여행에 관한 경구 중, 아마도 가장 대중적으로 공감을 받는 문구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바로 이것일 것이다. 유홍준 교수가 그의 책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통해 소개해서 널리 알려지게 된 이 경구는, 조선 후기 문장가 유한준 선생(1732~1811)의 정의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여행 프로그램은, 바로 이 정의를 실현하는데 충실하고자 한다. 7월 18일 방영된 <7인의 식객>도 다르지 않았다. 악숨에서 우여곡절 끝에 '에티오피아 식' 닭고기를 맛본 식객들은 마늘향이 감싸고, 숯불로 잡내를 없앤 닭고기 맛에 감탄한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그렇고, 세계 어디를 가도, 미식에 대한 취향은 통한다라는 공감을 하며, 알면서 사랑하게 된 에티오피아에 대해 저마다 한 마디씩 보탠다. 
바로 거기서 등장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들은 바로 유한준 선생의 경구와 통한다. 7인의 식객들이 만난 에티오피아, 인터넷 웹서핑으로는 만날 수 없었던 에티오피아의 진정한 맛에 새삼 그들은 감탄한다. 그런데, 이제 세번 째 시간을 맞이한 그들의 여행에서 그런 그들의 감탄사가 과연 시청자들의 공감으로 이어질까? 그건 미지수다. 아니 미지수라기 보다는 '불감'에 가깝다는 걸, 3.8%(닐슨)의 낮은 시청률이 증명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한국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닭고기 바베큐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된 에티오피아의 맛이라, 그게 정말 에티오피아의 진면목일까? 제목에서부터 내걸었듯이, '식객'으로서의 관점을 유지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에티오피아 식 닭고기를 통해 그렇게 접근할 수도 있다 싶기는 하다. 하지만 어쩐지, 그건 마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 음식점에서 맛본 김치맛 하나를 통해, 한국을 알았다 호들갑 떠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는지. 

(사진; osen)

물론 에티오피아 식 닭고기 바베큐를 먹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너무 편한 여행이다 싶었는지, 느닷없이 직접 닭고기를 잡으라는 미션이 주어진 악슘팀, 서로 누가 닭을 잡으로 갈건가 미루다 결국 투표까지 하게된다. 이 심각한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이 유추할 수 있는건, 어디 정글에 가서 직접 닭을 사냥이라도 해오나 싶은 거였다. 하지만 정작 남상일과 키가 한 일이라곤 에티오피아 시장을 찾아가 닭을 사오는 거였다. 그저 낯설은 동물, 직접 닭을 손으로 들고 오는 과정을, 심각하게, 프로그램은 닭을 잡는다고 내세운다. 당연히 그 다음, 진짜로 닭을 잡아 요리를 하는 과정은 에티오피아 요리사의 몫이고 그 과정은 생략된 채, 식객들은 바베큐용 나무 쌓는 걸 실랑이를 벌이다 지글지글 숯불 장작에서 요리된 닭고기를 뜯으며 에티오피아의 참 맛을 알았다며 감탄한다. 상대편 방송에서는 정글로 들어가 요기꺼리가 되는 거라면 벌레에서 나무 뿌리까지 모든 것을 '채집'하고 '사냥'하는데, 에티오피아의 참맛을 알겠다며 기껏 시장에 가서 닭을 직접 사오는 걸로 '닭을 잡는다' 호들갑을 떨고, 요리를 한다며 니가 나무를 잘 쌓았네, 내가 나무를 잘 쌓았네 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이 '식객' 프로그램이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에티오피아에 간다고 할 때만 해도 이번에는 제대로 여행다운 여행을 하려나 싶었는데, 막상 에티오피아에서 <7인의 식객>이 보여주는 모습은 하다못해 ebs의 <세계 테마 기행>보다도 겉훑기식이고, 우리나라 버전 식객 프로그램인 <한국인의 밥상>보다도 어설프다. 

소금 사막을 찾아 '다나킬'로 여행을 떠난 김경식과 손헌수, 대낮에는 40도가 넘는 사막의 열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보인다. 겨우 소금 사막에 도착한 두 사람, 두 사람은, 거기서 소금을 캐는 사람들의 일을 체험한다. 소금 땅을 캐보기도 하고, 상품화 하기 좋게 정사각형으로 소금을 깍아 보기도 하고, 하지만 그뿐이다. 힘들게 간 소금 사막도, 거기서 소금 캐기 체험도 해보지만, 그저 그곳에 가고, 거기서 신기한 체험을 해봤다는 이상의 감동을 주지 않는다. 
곤다르의 전통 음식점, 포시스터즈를 찾아간 서경석, 이영아, 신성우 등 나머지 식객들, 에티오피아 전통 음식을 맛보고, 전통 춤 공연을 보고, 직접 인제라, 떼지 등 에티오피아 음식들을 만들어 본다. 
힘들게 소금 사막에 들어간 김경식 팀도, 전통의 에티오피아 음식을 맛본 5인의 팀도, 분명 그들은 에티오피아의 많은 것을 보고, 맛보고, 체험하는데, 그저 그뿐이라 느껴진다. 마치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이 민속촌에 가서 절구질도 해보고, 전도 부쳐보고, 각종 공연을 보는 느낌이랄까. 

과연 하루 종일 사막에서 일하는 에티오피아 인들의 삶을 알아본다며, 소금 땅 한번 깨고, 소금 덩어리 한번 맛보는 것으로 에티오피아의 삶을 알 수 있을까? 정말 그곳을 체험하고 싶다면, 적어도 하루라도, 그들처럼 소금 사막의 일꾼이 되어 일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정말 에티오피아의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에티오피아의 잘 알려진 음식점이 아니라,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집으로 들어가 함께 어울려 지내야 하지 않을까? <7인의 식객>은 에티오피아의 대표적인 문물과 음식들을 소개해 주지만, 그 소개가 '공감어리게' 다가오지 않는 건, 여전히 '관광'을 온 여행자의 눈높이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7인의 식객>이 빌려쓴 이름, 허영만의 <식객>이 장기간 베스트 셀러가 된 이유는, 거기서 소개한 하나, 하나의 음식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과 역사가 있기 때문이었다. 

<7인의 식객>에 에티오피아의 멋지거나, 희한한 풍광과 맛있는 음식은 있지만, 거기에 지금 에티오피아에 사는 사람들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관광지에서 만난 이방인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에티오피아 인들을 비춰주는 것만으로, 에티오피아 인들을 만났다 하면 안된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유래가 주인들이 먹다 버린 목과 날개를 먹기 위해 닭을 기름에 튀기기 시작한 흑인 노예들의 음식이라는 정보도 고맙지만, 에티오피아에서 닭은 먹기 힘든 귀한 음식이라는 그 에티오피아의 실정으로 조금 더 천착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어떨까? 비싼 식당에서 이게 에티오피아 음식이야 할 게 아니라, 한때는 지중해의 강자였으며, 단 한번도 식민지의 경험을 가지지 않는 자부심을 지닌 독립국이지만, 이제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하는 40도가 오르내리는 소금 사막에서 하루 종일 일해야 겨우 일당 몇 푼을 손에 쥐는 닭고기조차 귀한 에티오피아의 참모습으로 조금 더 다가가면 어땠을까 싶다. 

에티오피아의 닭고기를 맛보면서 '생각 외로 맛있다며 감탄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에는, 사실, 에티오피아 음식은 먹기 힘들 것이라는 '우리 안의 또 다른 오리엔탈리즘'이 존재하는 것이 보인다. 거기에는 여전히 호텔과 식당과 풍광좋은 여행지를 전전하며, 이방인으로 스쳐 지나가는 여행객이 있을 뿐이다. 

비단 <7인의 식객>만이 아니다. <꽃보다> 시리즈를 시작으로 여행 프로그램이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의 여행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이국의 문물 앞에서도, '나'만이 중심이 된 자기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국의 문물 앞에서 우리까지 웃고 떠들고, 감동하고, 감상에 빠지고. 장소만 바뀌었을 뿐, 어쩌면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이다


by meditator 2014. 7. 19. 13:07

7월 17일 72회 <썰전, 그간 패널 중 한 사람으로 출연했던 김희철이 이제 더 이상이 <썰전>의 일원이 아님을 밝힌다. 그러면서, 그간 연예인들의 각종 사건에 동료 연예인의 한 사람으로 <썰전>의 한 코너인 '하이퀄리티 미디어 비평'을 지향하는 '예능 심판자' 코너에 참여하는 것이 힘들었음을 토로했다. 늦었지만, 그래도 바람직한 결정이다. 


아이돌 통신을 자처하며 '예능 심판자' 코너에 참여한 김희철은 본인은 당찬 각오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 김희철의 출연은 마치 '삼성'이 '공정거래 위원회'의 한 자리를 차지한 셈이나 마찬가지의 모양새였다. 1부 '썰전' 코너에 대놓고 아직도 박원순과 안철수의 저격수임을 자부하는 강용석이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1부에는 대놓고 여당을 편드는 강용석의 맞은 편에, 그런 강용석을 편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이철희가 존재한다. 하지만, '예능 심판자'에는 그런 이철희가 없다. 더구나, 제 아무리 친분이 깊어져도,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불꽃이 튀는 이철희와 강용석과 달리, 애초에 불꽃튀기는 입장 차이는 커녕,  점점 더 '연예부 기자 뒷담화 방담'과 같은 모양새를 취하는데다, 그나마도 출연자들의 친분이 깊어지면서 '예능 심판'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였다. '김희철'이 이제 더 이상 출연을 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섭섭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허지웅의 모습이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마도 '예능 심판자' 초기의 허지웅이었다면, 이철희처럼, 김희철과 친하지만, 예능 심판자 코너에서 나가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말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허지웅은 그간 친숙해진 관계를 들며, 함께 했던 술자리를 아쉬워 하면서 김희철의 퇴장을 아쉬워 한다. 한 술 더 떠서, 박지윤은 '웃자고 하는 소리겠지만, 누굴보고 진행을 하라며 '사심'을 드러낸다. 도대체, '예능 심판자' 코너의 정체성이 무엇이었는지, 새삼 의심스러운 장면이다. 


김희철의 출연은 그 자신이 말했듯이, 이미 자신은 알고 있는 주변의 사건들이 앞으로도 <썰전>을 통해 다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한에서 곤란해질 자신의 처지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곤란한 처지 혹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는 이미 그간 <썰전>을 통해 수차례 증명되어 왔다. 그와 같은 소속사인 여자 아이돌과 남성 힙합 듀오 멤버와의 연애 스캔들과 관련하여,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혀 아니라는 듯이, 여자 아이돌의 편을 들었지만, 결국 이후의 과정은 그의 그런 '장담'이 결국 자기 소속사 사람 챙기기였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 되었다. 문제는 자기 소속사 사람을 챙기는 것에서만 끝나지 않는데 있다. 자기 소속사 사람이야,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런다 치더라도, 그렇지 않는 타 소속사 연예인에 대해서는, '예능 심판자'의 패널로서, 혹은 '아이돌 통신원'의 발빠른 입으로 '비판'에 앞장 선 듯한 모양새를 보였기에 불공정한 처신으로 논란이 되었다. 

당장 17일 방송분만 봐도 그렇다, 소속사 아이돌들의 연애 이야이와 관련하여, 김희철은 억울한 듯이, 연애 하는 게 죄냐고 자신의 감정을 토로한다. 하지만, 그는 지난 과정, 안그런듯이, 마치 그들이 연애 하는 것이 죄라도 되는 양, 자사 소속 아이돌의 연애 사건을 덮어 주기에 급급해 왔다. 반면, 박봄 사건에 대해서는, 이미 자신이 4년 전 기자들과의 회식을 통해 그 사건을 알고 있었음을 자랑스레 언급한다. 물론, 아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이 무슨 문제겠냐마는, 더구나 사안이 하물며 개인적 스캔들이 아니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니 어쩔 수 없다지만,  과연 박봄이 김희철과 같은 소속사였어도 저렇게 앞장서서 내가 잘 아는데 식으로 이야기를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김희철 본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가 몸담고 있는 거대 기획사가, 연예 산업 전반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엄청난 상황에서, 그가 '비평'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넌센스였다. 그런 '넌센스'를 김희철 자신의 결단으로 회수를 결정한 이 즈음, 이를 계기로, '예능 심판자' 코너 역시, 1부의 '썰전'처럼 본격적인 '독한 혀'들의 전쟁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제 아무리 친한 사이가 되었어도, 여전히 각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첨예한 시각차이를 감추지 않는 이철희 강용석 두 사람처럼, 2부의 '예능 심판자' 역시 '미디어 비평'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 종종 드러나듯이 김구라처럼 '비평'의 대상이 되는 프로그램조차 보지 않은 상태로 '썰'을 푸는 그런 해프닝은 이제 더 이상 드러나지 않기를 바란다.  차라리 이 기회에, 자신은 연예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함을 대놓고 언급하는 강용석등이나, 아줌마의 편항된 기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자부하는 박지윤 대신, 예전에 특집에 잠깐 선보였던 문화 비평가 그룹처럼, '비평'다운 비평을 할 수 있는 진짜  '예능 심판자'들의 코너로 변신해 봄은 어떨까?


그나마 김희철은 본인의 현명한 결단으로 '썰전'에서 물러나지만, 사실, 김희철과 같은 사례는 현재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일비재하다.  김희철과 같은 소속사인 수영이 mc로 출연하는 <한밤의 tv 연예>의 편향성이나, 규현이 mc로 자리잡은 <라디오 스타>의 팔이 안으로 굽기 식의 진행이나, 출연자 섭외는 하루 이틀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종 정치적 사안이나, 사내 인사의 민주적 절차와 관련돼서는 '공정'을 외치는 방송가가, 비단 이런 '카르텔'에 대해서는 무지(?)하거나, 무심(?)한 이유는무엇인지, 그래서 안슬프게도 '김희철의 결단'이 대견하다. 이런데, 다음 회에, 김희철과 같은 소속사 누군가가, 김희철을 대신하여 그 자리에 앉는 건 아니겠지?


by meditator 2014. 7. 18. 10:32

ebs <다큐 프라임>은 7월14일에서 7월 16일까지 3부작 '당신이 화내는 이유'를 통해 '화'를 다스려 보고자 한다. 


7월 14일 방영된 1부는, '원초적 본능, 화의 비밀'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화'라고 통칭하여 부르는 이 감정을 분석한다. 즉, 우리는 일반적으로 '화'가 난다고 하고, '화'를 낸다고 하지만, 사실, 이 '화'라는 감정 안에는 분노에서 부터, 모멸감, 자기 비하, 그리고 좌절감까지 다양한 감정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밝혀낸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감정들이 그저 '화'라고 눙쳐지면서, 그 섬세한 감정의 파고는 제대로 소통될 여지가 막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다양한 감정의 발로, '화',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이런 감정의 발로가, 상대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이라는 잠정적 믿음 때문이다. 혹은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거나, 참다 그걸 견디지 못하고 그만 '화'를 통해 분출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조사 결과를 보면, 오히려, '화'는 당장은 자신을 전달하거나,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는데 효과적일 듯 보일 뿐, 결국 대부분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화'를 참지 못하고, '화'를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이 왜곡된 감정의 분출 '화'를 다스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를 위해 2부, '분노의 조종자 내면 아이'는, 화의 근원을 추적한다. 즉, 대부분 화를 습관적으로 심하게 내는 사람들의 경우, 그런 감정의 분출의 근원이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즉, 자기 내면의 어린 아이는 '구멍 뚫린 컵'처럼 긍정적 모든 것을 흘러버리고 오직 어린 시절의 상처만으로 자신을 꽁꽁 싸맨다는 것이다. 


(사진; 연합 뉴스)

그래서, 다큐는 화를 내는 사람들의 감정 밑바닥에 숨겨져 있는 어린 시절의 상처를 들춰낸다. 최면도 아니고, 심호흡을 하며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자기 마음 밑바닥에서 분노에 찬 어린 시절의 자신을 조우한다. 의붓 아들에게 폭언을 서슴치않다 자기 분에 못견뎌 자기 가슴을 텅텅 두드리는 오십대 주부는, 그런 '화'의 근원에 어린 시절 자기만을 사랑해 주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편애와 달리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오빠들에게 고통을 당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난다. 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하지만,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때문에 꿈을 접고 사랑조차 잃었던 힘들고 외로웠던 어린 시절의 소녀로 돌아가 서러움을 토해 낸다. 역시나 어린 아들에게 화를 참지 못하던 주부도, 아들만 편애하던 부모님 사이에서 외로웠던 어린 소녀를 끄집어 낸다. 
이렇게, 현재의 '화'의 근원에, 어린 시절 제대로 사랑받지 못해 상처받은 어린 아이가 숨겨져 있음을, 그 아이가 자라지 못한 채 어른이 된 후에도, 여전히 떼를 쓰며 사랑을 받고 싶다며 조종을 하고 있다는 것을 2부 '분노 조종자 내면 아이'를 통해 밝힌다. 그리고 그런 내면 아이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연민을 가지고 말을 거는 것으로, 현재 자신의 '화'를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3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를 바꾼다. 분노 디자인'를 통해, 분노에 대한 적극적인 컨트롤을 시도한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분노 지수를 조사한 결과, 상대 분노와 특정 분노가 높은 한 그룹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동안 '분노 디자인' 훈련을 한다. 즉, '화'에도 연습과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상을 초등 연령차로 한 것은 '화'를 내는 즉,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가 '전두엽'으로 이는 5세에서 14세에 걸쳐 성장하기에, 학령기의 감정 학습이 성인의 감정 컨트롤까지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그에 따라 열명의 아이들은 화를 다스리는 수업을 한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가 일반적을 '화'라고 통칭되는 감정 안에 얼마나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 있는지 알아보고, '화'가 아닌, 정확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보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은, 몸에서 부터 시작하여 감정까지, 'calm down(진정하다)'하는 이완 훈련을 한다. 우리 뇌의 전두엽은 '화'를 낼 경우, 후퇴, 심지어는 퇴행을 하게 되지만, 'calm down'을 하면, 그 퇴행에서 급격하게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마음의 안정을 찾는 훈련을 한다. 
안정은 그저 오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하고,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고,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시킬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것을 위해, 아이들은 마치 '탐정'처럼 자신의 감정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 보는 훈련을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짜증이나 화를 긍정적으로 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갖는 훈련을 한다. 감정을 그저 넘기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나아가, 화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훈련도 중요하다. 

화를 다스리는 훈련과 학습을 한 아이들은, 처음 트레이닝에 참석하던 당시에 비해 분노 지수가 한결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지능, 언어 이해력 등 학습 능력조차 한결 좋아지게 되었다. 즉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이 학습의 집중력을 가져온 결과이다. 
아이들만이 아니다. 1부에서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던 출연자들은 몇몇 감정적 기제를 다스리는 훈련만으로도, 단지 '화'를 덜 내는 것만이 아니라, 얼굴색이 달라질 정도로 그의 삶 자체가 한결 밝아진 것을 증명해 낸다. 

현대 사회의,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더더욱 대표적 감정 코드인 '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디자인'하려 시도한 3부작 '당신이 화내는 진짜 이유'는 섬세한 시도이다. 
특히나, 어른의 '화'가 어린 시절의 상처받은 내면 아이에게서 시작되었다는 분석은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쇼킹한 분석이었다. 단지 숨겨진 내면 아이를 이해해 준 것만으로도 한결 '화'를 덜 내는 출연자들을 보면 마치 '마술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신기하다.
그렇게 화의 근원을 밝히는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학령기의 아이들과, 사례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분노 디자인'은 우리의 '화'가 얼마든지 컨트롤 될 수 있는, 그리고 컨트롤하기에 따라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것을 증명해 내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현대 사회, 특히나 한국 사회의 '화'는 단지 감정적 기제가 아니다. 오히려, 감정적 기제로 전환된 사회경제적 압박의 결과물이다. 
1부에서 부터 3부까지, 등장한 '화'를 참지 못하는 출연자들은,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화'의 근원 중 상당 부분이 경제적인 부담감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모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그 갈등 요인이 주로 '학습'이었다. 
결국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화로 분출되는 감정 이면에,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부담, 그리고 그 경제적 부담을 가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성공 신화가 있다는 것을 다큐는 간과한다. 아니 간과한다기 보다는, 분노 디자인에 집중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과연, 실질적인 압박이 간과된 '분노 디자인'이라, 그것은 곧, 청년들의 사회 경제적 조건은 간과한 채, 미치고, 도전하고, 열정을 불사르라고 다그치는 이 시대의 멘토링처럼 효율적이면서도, 어쩐지 허전한 느낌을 숨길 수 없다. 


by meditator 2014. 7. 17. 11:42

대통령이든, 동네 할아버지이든 '왕년에'~ 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만큼 참고 들어주기 힘든 이야기도 없다. 하물며 그것이 70년대도 아니고, '주먹' 자랑임에랴. 우리 시대의 주먹이란, 이제 영화 '친구'처럼 한 때의 잔인한 하지만 찬란했던 영광이라기 보다는, 영화 '바람'같은 폼잡아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찌질한' 상처에 가까운 그것이다. 중학교 시절 '짱'이랍시고 학교 복도를 휘젓던 아이들도, 고등학교 쯤되면, 조용히 교실 구석에서 잠이나 자거나, 자기 '나와바리'를 찾아 일찌감치 사회로 진출(?)해 버리는 시절에, <라디오 스타>는 무려 두 번째, 전설의 주먹 시리즈를 방영한다. 


그나마 첫 번째 전설의 주먹 시리즈는 애교라도 있었다. 타칭 전설의 주먹이라 불리워 진다는 박남현, 홍기훈, 유태웅은 스스로 '평화주의자'라거나, '이렇게 라도 2년 3개월만에 방송 출연하는게 어디'냐거나, 그냥 평범한 가장이라고 자신을 낮춘다. 
물론,  전설의 주먹 시리즈 두 번 째 출연한 출연자 중 래퍼 스윙스나, 배우 이재윤, 요리사 레이먼 킴 등은 그저 이제는 자신이 평범한 사람임을 역시나 강조한다. 하지만, 대놓고 한 때 한 주먹했으며, 여전히 과거의 영광의 흔적을 지우지 않았다고 자부하는 배우 이동준이 자신만의 자부심으로 분위기를 휘몰아 가면서 전설의 주먹 시리즈는, 말 그대로 '주먹' 자랑이 되고 말았다. 

물론 첫 번째 전설의 주먹 시리즈 때도 그랬다. 가로수와 눈이 마주쳤다며 가로수를 뽑아야 한다던 홍기훈이나, 젓가락만으로 파리를 잡고, 손가락만으로 상대를 제압한다던 박남현 등의 회자되던  '풍문'의 전설로 토크를 시작할 때만도, '주먹 부심'이었다. 하지만, 병 안의 파리가 이젠 보이지 않는 노안이 오는 나이의 출연자들에게, 한 때의 주먹이란 마치 영화 '바람'의 그것처럼, 찌질했던 추억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찌질했던 추억 덕분에, <라디오 스타>다운 웃음이 발생될 수 있었다. 

라디오스타 시청률
(사진; tv데일리)

하지만, 이른바 '재야의 고수'라는 '전설의 주먹' 두번 째 시간은 양상이 조금 달랐다. 태권도로 부터 시작하여, '주먹'으로 한 가락했던 이동준은, 여전히 자신의 모든 것을 '주먹'에 건 듯했다. 심지어, 여전히 '주먹'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이제는 주먹 대신 요리를 하거나, 랩을 하는 다른 출연자들의 현재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야기가 깊어질라 치면 대놓고 오늘의 주제가 '주먹'이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mc들보다 나이가 많은, 그리고 나이 뿐만 아니라 '기'까지 센 이동준의 전횡(?)에, mc들은 통제을 거의 하지 못한 채, 아니 통제할 의도조차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게도, 이제는 '주먹'과 별 상관없이 살고픈 나머지 세 사람은 한 시간 내내, 주먹 세계에 발목이 잡혀 버렸다. 

그 과정에서, 한때는 전설의 주먹이었으나, 이제는 전설의 래퍼가 된 스윙스의 '랩부심'도, 어떻게든 예능에서 자신의 지분을 찾기 위해 애썼던 이재윤도, 도대체 내가 왜 여기에 나와야 하는지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 채, 김구라에게 조차 팔씨름도 지는 레이먼 킴까지, 자신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다 말고, 철시한 셈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것이 안타까웠는지, mc 중 윤종신이 스윙스의 그 유명한 '컨트롤 비트 다운' 사건을 들먹였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한때 내가 이랬던' 주먹 부심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덕분에, 배우 이재윤도, 랩퍼 스윙스도 그의 현재 모습 대신 한때 주먹께나 날렸던 연예인으로만 기억에 남게 되었다. 

<라디오 스타>의 자중지란에 대해 프로그램은 스스로 고백한다. 첫 머리에, '전설의 주먹' 시리즈가 거의 1년여 된 2013년 8월 방송분이었는데, 이제 와 다시 '전설의 주먹' 시리즈 두 번 째를 방영한다는 것은, '전설의 주먹' 시리즈가 흥해서라기 보다는 이제 와 '딱히 할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원래도 <라디오 스타>의 특징이 뜬금없는 공통점을 가진 출연자들의 조합이지만, 최근에 들어 더더욱 그 뜬금없음은 도를 넘어서는 듯하다. 그래도, 예전엔 뜬금없어도, 어느 정도 흐름도 있고 추세도 있었다면, 이제는 '전설의 주먹'이나, 'sm'특집처럼 지금 왜 이걸 방영해야 하는지, 이유도 목적도 불분명한 게스트들의 조합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7월 16일 방영분처럼, 레이먼 킴처럼 내가 왜 여길 앉아 있는지 모르겠는 게스트부터, '주먹 부심'이 넘쳐 흐르는 이동준까지, 출연자들의 면면이 부조화스럽다. 그러다 보니, 이동준을 열을 내며 '주먹 부심'을 내세우는데, 그에 대해 이제는 '손을 씼은' 다른 출연자들이, 그런 이동준을 소닭보듯 멀뚱하게 바라보며 앉아있는 상황이 되풀이 되고 말았다. 즉, 뜬금없는 주제라도 그걸 통해, 서로 다른 성격의 출연자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모으고, 거기서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하다못해 <해피 투게더>라면, 그리고 유재석이라면, 어떻게든 출연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외되지 않게, 그리고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갖은 애를 쓸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자신들이 전설이 된 듯한, 그래서 의자에 기대어 앉아 어디 한번 해봐라는 식의  mc들은 별로 그럴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언제나 그렇듯, 예능감이 좋은 승자 독식 체제인 <라디오 스타>는 대놓고 주먹 부심으로 좌중을 휘저은 이동준의 원맨 쇼와, 결국은 출연의 존재 이유를 찾지 못한 듯한 이재윤의 섭섭함으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 

최근 들어 이렇게 뜬금없는 주제와, 그 주제에 마저도 함께 흐름을 타지 못하는 이질적 출연자들의 조합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은, 이재윤처럼 그나마 방송 출연이 갈급한 처지가 아니라면, 더 이상 <라디오 스타>의 출연이 전처럼 화제를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프로그램의 노쇄를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공중파에서 두번 째나 '전설의 주먹' 시리즈를 방영하는 이유를 지금의 <라디오 스타>는 스스로 증명해 내지 못하고 있다. 덕분에 출연자의 면면에 따라 시청률은 요동친다. 시청률에서는 1위를 회복하지 않았냐고? 입은 삐뚤어 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 <라디오 스타>가 재밌었던 것이 아니라, 다른 예능들이 재미없었던 것이다. 


by meditator 2014. 7. 17. 09:43

<유혹>은 드라마의 내용이 소개되는 순간부터, 1993년작, 데미 무어와 로버트 레드포드의 <은밀한 유혹>이 언급될 만큼,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다. 세월이 흘러, 데미 무어를 유혹하던 중후한 신사 로버트 레드포드는, 고혹적인 재벌녀 최지우가 되었고, 젊은 데미 무어는, 몸짱 권상우가 되었을 뿐이다. 아니 십여 년 된 옛 영화를 들먹일 것도 없다. 피고지는 각 방송사의 아침 드라마 중, 재벌남과 젊은 주부, 혹은 부유한 여자와 젊은 남편, 그리고 그의 아내 식의 고리타분한 애증의 관계들이 새록새록 재 부팅되는 경우는 빈번하다. 

하지만, 그런 소재의 뻔함에도 불구하고, <유혹>은 그런 뻔함을 다시 들여다 보게 만드는 호기심을 자아낸다. 어쩌면, '멜로'라는 자본주의 시대의 1부 1처제의 부조리함을 논하는 드라마적 장치 본연의 호기심에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견고하리라 믿었던 사랑이 파열음을 내는 그 지점은 언제나 '유혹적'이다. 

시청자들이, 그리고 드라마의 주인공 차석훈(권상우 분)이 예상했던 것과 달리, 3일의 시간에 10억의 대가를 제시했던 유세영(최지우 분)의 유혹은 시시했다. 그녀는 아내를 버리고 온 차석훈에게 그저 자신이 홍콩에서 하고자 했던 컨설팅 관련 업무의 보조적 역할만을 맡겼을 뿐이다. 

유세영은 차석훈에게 4일간의 시간을 사는 대신 10억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SBS 방송화면


하지만, 유세영이 차석훈에게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았지만, 그녀가, 차석훈과 나홍주(박하선 분)을 바라보았던 그 질시의 눈빛은 승리를 거두었다. 
자신을 넘보지 않는 유세영에게 안심하며 아내에게 전화를 건 차석훈에게 나홍주는 '자신을 버리고 갔다'고 절규하며 분노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유혹>은 그저 삿된 남녀간의 유혹을 넘어서, 부부간의 사랑, 혹은 신뢰에 대한 문제 제기로 드라마의 시야를 넓힌다. 
차석훈은 유세영과의 사이에서 아무 일도 없었지만(?), 이미 차석훈은, 돈 10억에 자신을 위해 3일을 쓰라는 유세영의 요구에, 아내를 공항에 홀로 남겨 둔채 가버린 그 순간, 아내를 배신한 셈이 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유혹>에서 차석훈의 선택은, 얼마전 화제를 끌었던 <따뜻한 말 한 마디>의 그 문제 의식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남편  유재학(지진희 분)가 나은진(한혜진 분)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송미경(김지수 분)은 복수를 하고자 한다. 하지만, 정작, 호텔까지 갔던 두 사람 사이에, 전혀 육체 관계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송미경은 분노한다. 그 분노의 핵심은 '사랑'이다. 그저 스쳐지나갈 욕망의 '바람'도 견딜 수 없지만, 심지어, 둘이 진짜 사랑을 했다니! 라는 좌절감이다.
그리고 바로 그 송미경의 좌절감은, 공항에서 차석훈을 기다리던 나홍주의 좌절감이다. 

차석훈의 상황은 절박하다. 아내의 아버지, 즉 장인의 집은 자신으로 인해 담보로 잡혀 있으며, 돈을 구하지 못한 자신은 이대로 귀국하면 고스란히 장인의 집도 날리고, 감옥 행이다. 1회의 <유혹>은 바로 그런 차석훈의 절박함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2회, 그런 차석훈에게 유세영은 단 3일에 10억이라는 유혹을 한다. 

그 누구보다 남편 차석훈의 절박함을 이해하는 건 아내 나홍주이다. 심지어, 그녀는 아버지의 집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려고 까지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10억을 얻기 위해 유세영에게 달려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차석훈은 유세영과 사이에 아무 일도 없다고 했지만, 이미 유세영에게 달려가던 차석훈은, 그가, 그리고 시청자들이 예상했듯이, 보조적 업무 이상의 일을 기대했었고, 아내 나홍주는 누구보다 그 '딜'의 실체를 안다. 즉, 자신들의 결혼을 담보로 한 '딜'에서 그것을 알면서도 달려간 남편 차석훈, 그의 절박함을 알면서도, 아내 나홍주는 그를 용납할 수 없다. 결국 그가 던지고 달려간 것은, 자신들의 결혼 서약이기 때문에.

개인 파산자가 넘쳐나는 시대에, 몸을 바쳐서라도 돈을 주겠다는 '딜'과, 그런 딜의 목적이 결국은, 한 개인의 소박한 행복이라는 결론은, 뻔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유혹>이라는 드라마에 현실성과, 그에 바탕을 둔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끔 만드는 매력적인 요소다. 애틋하게 포옹하는 차석훈 부부를 바라보던 유세영의 미묘한 눈빛처럼, <유혹>이 뻔한 드라마를 넘어, 심리극으로서의 가능성을 열어두게 만드는 지점이다. 

물론, 일관되게 결혼의 도덕성이라는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따뜻한 말 한 마디>와 달리, 1, 2회만에, 유혹과 파멸의 징조를 보이는 <유혹>은 포진된 네 명의 남녀 주인공의 면면에서 보여지듯이, 결혼이라는 제도가 가지는 믿음에 천착하기 보다는, 그것을 뛰어넘어, '멜로' 본연의, 어쩔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로 변주될 가능성이 높다. 3일 째 아침, 이제는 돌아가도 좋다는 유세영의 결정에, 뜬금없이, 첨밀밀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차석훈의 행보가 그걸 증명한다. 이미 깨져버린 그릇을 다시 붙일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깨져버린 그릇을 붙일 의지가 있는가의 문제로 <유혹>은 판을 달리할 듯하다.  부디 아침 드라마식의 스테레오 타입의 결론이 아닌, 시청자들이 '나라면?'하면서 멜로적 유희를 즐길 수 있는 고품격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 


by meditator 2014. 7. 16. 08:16

pd수첩은 1000회를 맞이하여 '돈으로 보는 대한민국' 3부작을 마련했다. 1부, 대한민국 중산층, 52세 그 후(7월 1일 방영), 2부, 임대업이 꿈인 나라(7월 8일), 3부, 대한민국 사교육 잔혹사(7월 15일 방영)의 3부작이다. 


7월 15일 방영된 '대한민국 사교육 잔혹사'에서 조명한 대치동을 비롯한 과열된 위리 교육의 현실은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다. 평준화 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 지기 시작한 특수목적고, 과학고와 외고, 그리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는 이제 그 아래 일반고를 놓은 고교 교육의 서열화 체계로 귀결되었다. 실제 학생들을 가르친 선생님의 증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특수 목적고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입시 교육에 올인하는 우리 교육의 현실에서, 서열화된 학교들은, 결국 보다 많이 sky에 학생들은 진학시키는 결과로 드러난다. 그렇다면,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 특수 목적고에 가는 학생들은 누구일까? 아니 특수 목적고만이 아니다. 부의 상징인 강남, 서초, 송파 강남 3구 출신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입학한 서울대 입시 결과만 놓고 봐도 그렇다. <pd 수첩>은 '돈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취지에 맞게, 바로 부모의 '돈'이 곧 학생의 학력이 되고, 성공의 증표가 되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조명한다. 1000 회를 맞아 1000명의 사람들 중 91.5%가 '부모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자녀의 교육 수준과 학벌이 달라진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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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과열된 교육 경쟁이 결국 '치킨 게임'이라는 것을 다큐에 등장한 사람들은 증명한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좋은 고등학교를 가야 하고,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중학교, 초등학교, 아니 일찌기 솔직한 어느 엄마의 고백처럼 서서 걷기 시작하면서 부터 '교육'에 매진하는 부모들의 열성에 대한 댓가는 3%에 불과하다. 어릴 적부터 쉴 틈없이 입시 전쟁에 휘말린 아이들 중, 부도가 원하는 성공을 거두는 아이들은 단 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바로 그 3%의 성공을 위해, 부모들은 돈을 쏟아 붓고, 아이들은 '교육'이라는 이름의 학대에 시달린다. 이런 과열된 교육 현상에 대해, 한 전문가는 공연장의 관객에 빗대어 말한다. 공연을 보다 잘 보기 위해 한 사람이 서자, 그에 지지 않을 세라, 공연을 보는 다른 관객들도 일어서기 시작한다. 결국 모든 관객이 일어서고, 공연은 엉망이 되어버린 상황, 그것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부모들은 자신들의 노후 비용, 아니 빚을 져가면서라도 자식들의 교육에 매달릴까? 부모들은 말한다. 자신의 아이들은 조금 더 수월하게 살아가길 원한다고. '부모가 생각하는 '수월한 인생'이란, 바로 지금의 부모들이 맞닦뜨린, 1부, 대한민국 중산층, 52세 그후의 현실이다.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다,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듯이 기업의 편의에 따라, 자신이 평생을 몸담으려니 했던 곳에서 밀려난다. 그리고 경험도 없이 자영업 등을 하다 그나마 가진 퇴직금마저 날린다. 그도 아니면 언제 짤릴 지 모를 비정규직을 전전한다. 바로 지금, 이렇게 보장되지 않은 자신들의 삶에 대한 반대 급부로, 부모들은 아이들의 교육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너는 나처럼 살지 말라'며. 월급장이로 고생하지 말고, 전문직이 되어 편하게 살라고, 지금 현재 아이의 행복을 강탈한다. 

하지만 정작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부모가 원하듯 '전문직'이 아니라, 임대업자라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최근 청문회에서, 아니 청문회조차 가지 못하고 낙마하는 후보자들의 의 결정적 실격 사유가, 바로 그들이 각종 '임대업'을 하다 걸린 케이스가 빈번한 것을 보면, 2부, 임대업이 꿈인 나라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 대학 교수가 되어도, 임대 소득이라도 좀 있어야 공기가 숨쉴만 해지는 나라에서, 하지만, 결국 위너는 대기업 일가인, '돈 놓고 돈을 먹는' 세상에서, 그저 부모 세대보다 조금 더 배우고, 조금 더 올라가면, 길이 보이려니 하는 부모들의 욕망은 사실 눈 가리고 아웅식이다. 자신이 몸 담은 사회의 불행을 개선하지 않고, 그저 그 안에서 내 자식만 조금 더 나으면 되려니 하는 안일한 맹목성이, 서열화된 교육과, 계층 고착화를 가속화 시킨다. 개천에서 더 이상 용이 나지 않는 세상, 그래도 내 자식은 용이 되어야 한다는 부모들의 어리석은 맹목성이다. 

세월호 부모님들이 거리로 나섰다. 국회로 가 소리 높여 요구를 한다. 자식을 잃은 부모는, 자식을 그렇게 만든 실체를 밝히고자 한다. 더 이상 자기 자식과 같은 희생자가 되풀이 되서는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냄비처럼 달았다 이미 식어버린 사람들은, 그런 세월호 희생자 부모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자기 자식이 희생되기 전까진, 내 자식만 아니면 돼 하는 사고 방식의 결과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살기 힘든 사회를 고치는 대신, 내 자식만 세상에 맞게 '고치려고' 든다. 달라지지 않은 세상에서, 결국 부모들이 '경쟁'에 허덕이며 살아왔듯이, 내 자식도 그저 조금 나은 조건일뿐, 똑같은 경쟁 사회 속에서 '고사'돠어 갈 지도 모르면서. '돈'으로 교육시켜,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해지는 그런 교육을 하면서, 부모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고, 사회 속에 부속품이 되어 살다 떨어져 나왔듯이, 내 자식도 똑같은, 아니 조금 더 양질의 부속품을 만들고자 애쓰는 안스럽고, 한심한 어른들의 대한민국, 그것이 바로 pd 수첩이 바라본 2014년의 '돈'이 화두가 되는 사회이다. 

(사진; 한겨레 신문, 이명박 정부때 해고 당한 13명의 언론인)

대한민국의 가장 중심적인 화두, '돈'을 통해, 대한민국을 재해석하며, 야심차게 1000회를 기념하여 3부작을 준비했지만, pd수첩의 1000회는 씁쓸하다. 그들이 준비한 3부작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제대로 해석해 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정의 내리는데, '돈'만큼 명확한 주제어는 없다. 그런 면에서, 1000회를 맞이하여, '돈으로 보는 대한민국'은 그 어느 것보다도 시의적절한 주제였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그 뒤안길에서 사라져 버린, pd수첩의 일원들 덕분에 무색해 진다. 지난 달 30일 pd 수첩의 전 pd를 포함한 '해고 무효 소송'을 하는 6명의 해직자들에 대해 항소심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는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고, 월급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런 법원의 판결조차, mbc는 묵묵부답이다. 사원증은 커녕, 해직자들은 노조 사무실까지 도달하기 위해, 몇 번의 출근 투쟁을 벌였다. 즉, 언론 자유라는 정작 자신이 처한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이, 해석해낸 1000회 3부작은, '아이를 보고 '바람풍하라며 '바담풍'하는 어리석은 훈장과도 같다. 


by meditator 2014. 7. 16. 07:00

7월 14일 mbc다큐 스페셜은 요즘 우리나라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협동 조합' 운동에 주목한다. 이름하여, '함께 쓰는 성공 신화, 협동 조합'이다.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 이후 5000개가 넘는 협동 조합이 만들어졌다. 이탈리아 등지에서 서민 경제의 단단한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협동조합이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mbc다큐 스페셜>이 몇몇 협동조합을 사례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협동조합 운동의 성취를 알아본다. 


다큐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것은 발레를 하는 사람들이다. 발레를 하는 사람들이 협동 조합이라니?
무대 위에서 한 마리의 백조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직업으로서 발레리나들은 고달프다. 국내 민간 발레단 50여곳 중 월급과 4대 보험을 지급하는 곳은 단 두 곳뿐, 대다수의 발레단이 월급 대신 약간의 공연비만을 지급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은 무대에 서기 위해, 그리고 생계를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열악한 발레인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다섯 개의 발레단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을 만들고, 협동조합의 이름으로 공연을 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공연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왜 협동조합인가?
앞서 발레인들의 협동조합처럼, 열악한 자신들의 처우를 모두 다 힘을 합해 개선해 나가고자 한것이 대부분 그 첫번째 취지이다. 
완주에서 한우를 키우다 한 달 사료값조차 감당하기 힘든 열악해 지는 축산 환경에, 많은 한우 농가들이 더 이상 소 키우는 것을 포기하려 할 때, 자력 구제의 수단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완주 한우 협동 조합이다. 
대기업 프렌차이즈 빵집의 공습으로 고사되어 가던 대구의 동네 빵집들이 모여 만든 서구 빵맛 협동 조합도 취지가 같다.

조금은 멀리 내다보며 경쟁과 성공이 아니라 천천히, 하지만 모두 함께 가고자 만들어지는 협동 조합도 있다. 
안산에 사는 주부 6명은 함께 모여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반찬 만드는 일에서 부터 시작한 '찬찬찬' 협동 조합을 만들었다. 하루에 네 시간씩, 큰 보수는 아니지만,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주부들 50명에게 일자리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 이 협동 조합의 취지이다. 
2000 여개가 넘는 제주의 폐가를 소생시켜 '갤러리' 펜션'등으로 지역 문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주 폐가 살리기 협동 조합'도 있다.
중소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협동조합으로 변신한 회사도 있다. 

협동조합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완주 한우 협동 조합의 경우, 생산에서 부터 유통, 판매까지를 책임진 협동조합 덕분에, 소를 파는 과정에서도 제 값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스스로 운영하는 한우 직판장에 몰려드는 손님들 덕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다리 위에서 자살을 고민하던 대구의 빵집 사장님은 이제 밤을 세워 협동조합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빵을 만들기 위해 고심한다. '서구 맛빵'이라는 각자의 몇 십년간의 노하우가 모인 협동조합의 브랜드는 열렬한 호응을 얻었고, 이제 협동조합 명의의 직판장까지 열게 되었다. 

대기업과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협동 조합으로 변신한 중소기업 주주 회의의 풍경은 색다르다. 직원들이 모두 참여한 주주 회의에서, 회사 운영을 위한 각종 안건이 공개되어, 직원들의 선택을 받는다. 기업주의 '독단적인' 경영에 익숙해진 우리 기업 문화에서, 그런 방식이 어쩌면 느리고 불합리해 보일 수도 있지만, 중소 기업으로서 소속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감을 배양시키는데 있어, 협동조합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고, 이제는 협동조합의 한 일원이 된 전직 기업주도, 직원도 자신한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 모여 만들어 가는 협동 조합은, 느리지만, 모두 함께 라는 취지를 놓치지 않는다. 덕분에, 완주 한우 협동 조합에서 60이 넘은 농부가 고기를 팔고, 협동 조합의 대표가 처음으로 고기를 써는 칼을 잡았다. 소파 귀신이었던 주부는 찬찬찬 협동 조합의 주부는 이제 자신이 갈 곳이 생겨 행복하다.


하지만, 모든 협동 조합이, 장미빛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5000 여개의 협동 조합이 생겼지만, 그중 이미 문을 닫은 곳도 있다. 대구 맛빵 협동 조합 관계자는 말한다. 협동 조합은 철저히 개인의 필요와 이해에 근거해야 한다고, 각자의 이해 관계들이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추진될 때, 그때서야 비로소 협동조합 운동은 자기 추진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몇몇 대표적인 협동조합 사례들을 통해 본, <mbc 다큐 스페셜>의 '함께 쓰는 성공 신화, 협동 조합'은 다양한 협동 조합의 사례와, 그 배경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몇몇 사례들의 나열만으로, 현재 우리나라 협동 조합 운동을 조망하기엔 어쩐지 아쉬운 시간이기도 했다. 더구나 마지막 열풍의 과정에서, 상당수의 협동조합이 부침을 겪고 있는 과정을 그저 한 마디의 언급으로 지나가고 있는 점 등은, 더더구나, 현재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아쉬운 한계를 남긴다. 그저 '성공'에만 촛점이 맞춰지지 않은 열풍의 협동조합 운동에 대해 조금 더 천착하는 기획이었으면 좋았을 듯 싶다. 


by meditator 2014. 7. 15. 08:01

아빠와 함께 여행을 가고, 아빠가 홀로 아이를 돌보고, 그리고 그저 누군가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엿보고, 육아 예능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이루어지는가 싶더니, 그게 아니었나 보다, 거기서 한 술 더 나아가, 육아가 '환금성'을 가진 예능이 수단이 되어 나타났다. tvn의 새로운 예능 <컴온 베이비>이다. 


<컴 온 베이비>는 아예 프로그램의 소개에 대놓고 자신의 '속된' 목적을 분명하게 명기한다. '내 아이의 마음을 읽어 대학 전액 학자금을 획득하라'고. 방법은 간단하다. '내 아이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7월 14일 방영된 첫 회, 첫번 째 라운드, 아이가 들어간 게임 방에서, 아이에게는 놀이처럼 미션이 주어진다. 먹고 싶은 욕구를 참고 과자 쌓기, 엄마의 부탁으로 들고 있는 공을 60초 동안 놓치지 않기, 발레복을 입은 아빠를 따라 턴하기, 동생에게 방울토마토 나누어 주기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놀이처럼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스튜디오에서는 피말리는 '딜'이 이루어 진다. 아이와 함께 놀이방에 들어간 부모 중 한 사람을 제외한 또 다른 부모 중 한 사람이 스튜디오에 남아, 과연 자신의 아이가, 주어진 미션을 얼마나 수행할 수 있는가 판단하는 것이다. 스튜디오에 들어간 부모는 무조건 미션을 많이, 혹은 잘 수행하려 하지만, 스튜디오 밖에 남은 또 한 사람의 부모는 평소 자신이 본 아이의 모습에 대한 판단으로 적절한 수준의 결과를 예측한다. 
이 미션이 '피 말리는' 이유는 바로 이 첫 번째 미션의 단계에 놀이 동산 1년 이용권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잘 이해한다는 취지 하에,자신이 선택했던 결과에 아이들이 근접하는가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거기서 '희비'의 촛점은 말로는 내가 내 아이를 잘 이해했는가 아닌가라고 하지만, 아이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해도 안절부절하듯이, 온전히 부모의 의중에 올곧이 들어있는 건, 내 아이라기 보다는 '놀이동산 연간 회원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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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는 약과다. 놀이동산 연간 회원권의 '득템'과 상관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2단계는, 한 술 더 뜬다. 아이가 어떤 사물을 보고 전해주는 것만 듣고, 그 사물을 알아 맞히기이다. 역시나 취지는 평소 얼마나 내 아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이지만, 그 취지의 결과는 '대학 전액 장학금' 탈취를 위한 3라운드 진출이다. 
노홍철의 표현처럼,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 정도, 혹은 그 이상의 긴장감이 흐르는 스튜디오에서, 부모들은, 거침없이 대학 전액 장학금을 향한 욕망을 분출한다. 아이의 반응이 채 드러나기도 전에 선수를 치는가 하면, 부부간의 역학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옆의 부모가 했던 놓쳤던 오답을 자신의 답으로 채가는 무례 정도는 애교다. 남편의 독단으로 놓친 장학금 쟁탈의 기회에 아내의 얼굴은 일그러지고, 거침없이 '밥은 없다'는 선포가 이루어진다. 그런 노골적인 가족의 속내가 드러난, 2라운드를 지나고, 결국 승자는 둘러싸인 돼지를 깨서, 몇 학긴가의 장학금을 쟁취해 간다. 단지 내 아이의 말을 눈치껏 잘 때려 맞추고, 대학 입시를 미리 준비하기라도 하듯, 눈치 작전을 잘 한 결과, 승자가 된 부모는 몇 천 만원을 손에 쥔다. 로또도 이런 로또가 없다. 

스스로 동네 방네 '욕망 아줌마'라며 좀 더 많은 '돈'을 향한 자신의 욕심을 숨기지 않는 mc 박지윤의 모습은 고스란히, 출연한 부모들의 모습으로 전이된다. 
아이가 자라서 대학을 갈 때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 질 지도 모르면서, 유치원도 가기 전에 영어를 시키고, 대학 수능을 대비하는 현재 우리 사회 부모들의 모습은, 이제 갓 유치원에 갔을 정도의 아이들을 데리고, '대학 전액 장학금' 도전의 기회에 도전하게 만든다.
놀이동산 연간 회원권이라는 횡재와, 대학 전액 장학금이라는 대박의 기회에, 부모들은 거침없이 달려든다. 말로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부부사이의 금술을 자랑하지만, 말이 <컴온 베이비>지 아이를 놓고 '돈'과 딜을 하는 현대 사회 부모의 욕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거기엔 육아의 철학도, 아이의 이해도 무색하게, 결국은 '돈'으로 판가름나는 우리 사회 육아의 현실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쩌랴. 부모들은 말한다. 아이들이 학자금을 벌기 위해 휴학을 하는 불행없이 순조롭게 대학을 마치게 하고 싶다고, 십년 후며 오십대 기약할 수 없는 그 시절을 위해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로는 대학 등록금이 부담없어지는 그 상황을 바라지만, 부모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런 세상이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솔직하게, 이런 '횡재수'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컴온 베이비>가 슬픈 이유는, 가장 속물적인 이 예능이, 가장 현실적인 육아의 현실을 드러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을 속되다 지적하고 싶지만, 유치원도 가기 전부터, 아니 태어나는 순간부터, 엄청난 비용을 치뤄야 하는 우리나라 육아의 현실에서, 부모의 '속물 근성'은 불가피한 자존의 방패인 듯싶기 때문이다. 가장 아름다운 육아과정을 그리면서, ppl로 범벅된 '물신의 세상을 보여주는 연예인들의 육아 예능보다, 까놓고 애키우는데 돈이 필요하니, 우리는 그걸 외면할 수 없다는 <컴온 베이비>가 솔직한 지도 모르겠다. 


by meditator 2014. 7. 15. 06:48

카리브해의 보석, 하지만 미국의 봉새 조치가 60여년이 넘게 이어져온 쿠바가 혁명 55년을 맞이하고 있다. 

봉쇄 조치 이전에 운행되던 클래식 자동차가 여전히 거리를 누비는 나라 쿠바, 하지만 2008년 라울 카스트로 집권 이후, 쿠바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개방화 정책이 조금씩 진행되면서, 쿠바에도 조금씩 자본주의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미국의 봉쇄 조치 이후 그나마 쿠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던 소련의 해체 이후, 쿠바는 고난의 시기(perodo especial)를 견뎌오고 있다. 모두가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감수해야 했던 '가난'이 50여년을 넘어가면서 하지만, 국민들은 조금씩 지쳐가기 시작한다.
봉쇄조치 이전 수입되었던 미국의 클래식카들이 여전히 거리를 누비지만 운행되는 시간만큼, 고장으로 멈춰서는 시간이 못지 않게 많아진 것처럼, 아니 겉모습은 클래식카이지만, 기실 그 모터는 도요타 것인 것처럼, 쿠바의 사회주의는 지쳐가고, 조금씩 변화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사회주의 이후, 쿠바를 떠난 부자들의 집을 환수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언 준 지도 50여년이 지났다. 한 집에 열 다섯 세대가 사는 그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가난을 칭송하지만은 않는다. 
이런 국가적 불안, 사회적 위기에 대응하여, 라울 카스트로는 서서히 개방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관광 산업의 활성화 등으로 외국의 문물을 접하면서 자본주의 문화에 무방비하게 노출되기 시작한 국민들, 그리고 개방화 정책에 따른 국민간 수입의 차별화,그에 따른 빈부 격차, 그리고 군, 관료들의 특권 체제, 개점 시간부터 붐비는 쇼핑몰, 메이저 리거 야구선수가 꿈인 아이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쿠바는 최후의 사회주의 국가로서 그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혁명 55주년을 맞이하여 <sbs스페셜>은 쿠바인들에게 그 질문을 돌린다. 
하지만, '배고픈 혁명'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불타버린 집을 고쳐주지 않는 정부를 원망하기도 하고, 정부비판적인 힙합 가사를 쓰기도 하지만, 카메라를 맞이한 이제는 국민의 70%가 혁명 이후 세대인 대다수의 쿠바인들은 지금의 쿠바를 긍정한다.

과연 배고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체제를 긍정하는 그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카메라가 찾아간 한 주택, 50여년 전 부유한 사람들이 버리고 간 주택을 정부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탓에 한 건물에 열 다섯 세대가 옹기종기 모여산다. 실제 쿠바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주택 공급 문제이고, 그에 대해 정부는 정책을 바꿔 교환 가능에서 최근 들어 매매 가능까지 정책을 유연하게 전환했다. 하지만, 평생 벌어서 집 한 채 얻기 힘든 우리나라에서, 매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전셋값에 밀려 옮겨다니는 우리의 현실에서, 정부가 집을 고쳐주지 않는다 불평하는 쿠바의 주민은 불행한 걸까? 그럼에도 집 걱정은 안하니 행복한 것일까?

그들은 가난하다. 하지만, 세계 7위의 삶의 만족도에서 보여지듯이, 현재의 쿠바인들은 여전히 대다수 행복해 보인다. 
쿠바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활은 정부가 책임진다. 먹거리의 기본이 되는 밀가루에서 닭고기 등까지 기본적인 먹거리를 정부가 공급을 해준다. 물론 한 달 중 약 열흘에 해당되는 분량이지만, 쿠바 사람들은 그렇게 정부가 공급해 주는 먹거리에, 무료로 공급되는 가스와 전기에, 그리고 집에, 가난한 쿠바인들은 이웃과 더불어 삶을 즐긴다.
물론 개방화 이후 새로 생긴 맛있는 식당의 음식은 국영 식당의 그 맛을 훨씬 뛰어넘지만, 정부가 제공해 주는 기본적 삶의 근거가, 그들의 낙천적 행복론의 원천이다.

먹거리와 집뿐만이 아니다. 쿠바는 그 어려운 시기를 견뎌오면서도, 무상 의료와 무상 교육의 복지 제도 근간을 결코 허물지 않았다.
학생들은 누구나 의지가 있고, 재능이 있으면 배울 수 있다. 자국의 학생만이 아니다. 가난한 제 3세계의 학생에게도 그 문은 열려있다.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의과 대학에서, 예체능까지, 그리고 학교를 다니는 동안의 모든 비용을 쿠바는 국가가 책임진다. 
의료도 마찬가지다. 암이 걸려도, 심장 이식을 해야 해도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국가가 다 해준다. 수준 높은 양질의 치료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돈이 없어 치료를 못받는 일은 없다. 가정의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쿠바에서, 의사는, 우리나라처럼, 돈많이 버는 특권 직업이 아니다. 사명감이 없으면 지탱할 수 없는 박봉의 직업이다. 때로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그만두기도 하지만, 여전히 기꺼이 박봉을 감수하며, 무상 의료 제도를 지탱해 주는 대다수의 의사들이 존재한다. 혁명 55주년의 기념식에서 제일 선두에 선 것은 바로 이들 무상 의료를 책임지는 의료진들이다. 

봉쇄 조치 이후 더 이상 외국에서 농약 등을 수입할 수 없자, 무농약 등의 방식으로 자력 구제에 나선 쿠바 농업이 환경 오염이 문제가 되는 농업 위기에 대안으로 떠오르듯이, 저성장의 시대,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위기의 현재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한 쿠바가 삶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혁명가란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대답하는 젊은이가 있는 쿠바, 쿠바식의 사회주의적 실험은 55주년이 되는 현재, 여전히 진행중이다. 


by meditator 2014. 7. 14. 08:14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가 수요일로 옮겨 간 자리, 신개념 환타지 청춘 멜로 드라마 <하이스쿨-러브 온>이 찾아왔다. 촉망받는 아역 배우 김새론이 여주인공 이슬비로, 인기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남우현과 이성열이 각각 남자 주인공 신우현과 황성열로 등장한 이 드라마는, 아마도 그룹 인피니트의 팬들이라면 소리높여 환호할만한 드라마이다. 하지만, 케이블도 아닌 공중파에서 대놓고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 두 명을 주인공으로 삼은 노골적인 입장의 이 드라마가, 과연 공중파, 그것도 kbs의 공공성에 어울리는 건 차치한다손 치더라도(이제 새삼 아이돌을 주인공을 삼는 것 자체를 걸고 넘어질 상황도 아니니), 연기파 배우 김새론조차 발연기로 만드는 이 어설픈 드라마가,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도 아니고 번연히 20부작 시리즈로 금요일 밤 8시 55분을 차지하고 들어선다는 건, 인피니트의 뮤직 비디오도 아니고, 너무 뻔하고 얕은 편성이 아닐까 싶다. 


아이돌이 주인공이라도 좋고, 아직 소녀티도 채 나지 않는 김새론이 고등학생 또래의 역할로 나와도 그렇다 치자, 그래도 뭔가 이야기라도 신선하다면 그래도 <하이스쿨-러브온>의 미덕은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첫 회, <하이스쿨-러브온>은 온통 어디선가 본듯한 청소년 드라마, 혹은 순정 만화의 클리셰들로 가득차있다.

(사진; 뉴스엔)

여주인공 김새론은 자칭 천사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의 검은 옷에서 알 수 있듯이, 저승 하자다. 우리가 <전설의 고향>에서 만났던 저승사자의 현대판인 그녀는, 인간들의 드라마 보는 게 취미인 호기심많은 저승사자다. 그런 저승사자 아니 천사 그녀는 우연히 신우현이 황성열을 칠 뻔하는 상황을 모면케 해주면서 그와 조우한다. 아니 엄밀하게 천사 그녀의 일방적인 마주침이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다시 우연히 신우현이 그녀의 동급생이 자살하는 현장에 에 죽은 사람을 데리러 온 그녀는, 동급생 대신 떨어지는 신우현을 구하고 그와 함께 떨어지면서 인간 세계로 들어온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당연히 그녀는, 과거에서 현재로 타임슬립이라도 한 것처럼, 그동안 인간 세상을 늘 지켜보고, 드라마까지 섭렵했던 정보는 어디두고, 좌충우돌 사고뭉치가 된다. 
당연히 그런 그녀를 옆에서 도와주는 건, 남자 주인공들이다. 함께 떨어진 그녀를 다짜고짜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는 신우현, 그녀에게 다짜고짜 우산을 건네주는 황성열, 모두 어디선가 본듯한 멋진 남자 캐릭터들이다. 

당연히 아이돌 그룹의 멤버인 만큼, 당연히 한 인물한다. 신우현의 불행은 그가 너무 잘 나서, 모든 여자 아이들이 책상 위에 선물을 가득 쌓아놓을 만큼 그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우현은 엄마, 아버지도 없이 할머니랑 둘이 산다. 황성열의 아버지는 이혼을 하고 재혼을 했고, 황성열은 아버지의 재혼이 불륜을 전제로 했다며, 새엄마와 갈등 중이다. 두 캐릭터 모두 잘나고, 그 잘남을 한껏 과시하고, 거기에 한 술 더떠, 외로운 존재이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고 첫 회부터 노골적으로 드라마는 말한다. 

1회의 주된 갈등은 신우현을 관심이 없음에도 학교 1등이 그를 좋아한다는 것이요, 그런 자신의 딸을 용납하지 못하는 학부모회장인 엄마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여 신우현을 그 학교로부터 제거(?)하려 한다는 것이다. 엄마는 대놓고 교실로 찾아와 신우현을 협박하고, 그것도 모자라 경찰서로 불러들이고, 담임 선생님을 매수하여 폭력 학생으로 몰아간다. 막장 드라마 못지 않게 '실소'를 자아내는 엄마의 막무가내 신우현 죽이기와, 그 내용 못지 않은 엄마 역 김예분의 발연기는, <하이스쿨-러브온>의 재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김예분이 화룡점정을 찍었을 뿐, 두 남자 주인공은 물론, 늘 비극적 캐릭터를 연기하다, 모처럼 연기하는 깜찍 발랄한 캐릭터가 몸에 맞지 않는 듯한 김새론까지, <하이스쿨-러브온>은 중견 연기자들을 제외하고는, 연습 게임같은 연기를 보인다. 도대체, 공중파, 그것도 kbs에서 이들에게 연기 연습의 장을 굳이 마련해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게 말이다. 

가장 불온한 것은, 바로 <하이스쿨-러브온>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라는 것이다. 이미 <학교> 시리즈등을 통해 좋은 청소년 드라마를 만들어 왔던 kbs2였기에, <하이스쿨-러브온>의 시도는 더욱 노골적인 청소년 유혹하기로만 보인다. 그저 너희들은 이런 거나 좋아하지 하는 듯 청소년을 낮잡아 보면서, 가장 뻔하고, 얕은, 그래서 청소년의 고민을 논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말초적인 상황들로 범벅을 하여, 그저 어떻게든 시선이나 끌어보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첫 회였다. 도대체 공영 방송의 책임성까지 운운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양심의 마지노선은 있는 건지, <여왕의 교실>에서 그 진지하던 소녀 김새론은 어디 가고 어색한 천사 이슬비가 되어 나타난 건지, 하다못해 <드라마 스페셜>에서도 제법 괜찮았던 청소년 이야기들은 어디다 다 던져 버리고, 제법 연기 잘하던 청소년 연기자들은 다 어이다 두고, 저렇게 뻔한 설정와 이야기와 어설픈 연기들로 20부작을 열고 있는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하이스쿨-러브온>이 공중파 드라마라는게. 


by meditator 2014. 7. 12. 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