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불타는 금요일, 외로운 맘을 달래기 위해 tv를 켜면, kbs2tv <용감한 가족>을 제외하고는 여기도 남자, 저기도 남자,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게 아니라, tv 속에서 쏟아져 나온다. 쏟아져 나올 뿐만 마치 여자들만으로 이루어진 아마조네스의 남성판이라도 되듯, 남자들끼리 먹고 마시고, 심지어 가족을 이루고, 마음을 나눈다. 그들은 외롭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삶은 그들 자체로 충만하다.



 

남자, 요리하다

매주 과연 차줌마 차승원이 어떤 요리를 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삼시세끼>에서 변함없이 차승원은 갖가지 요리를 선보인다. 그저 바닷가에 붙어 있던 장식과도 같았던 거북손이 그의 손을 거치면 밥상의 반찬에서 부터 술안주, 심지어 죽으로 갖가지 변신을 거듭한다. 어디 그뿐인가, 갖가지 김치는 당연지사요, 동거인 참바다씨 유해진이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아니, 보통의 주부라도, 그저 마트에서 사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어묵이 그의 손을 통해 탄생할 정도니, 웬만한 주부라도 그의 앞에선 명함도 못내밀 정도다. 거기에 요리를 하기 위해 그가 동원한 중국팬에서 부터, 매실 액기스 등에서 고수의 향기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그가 음식을 해내는 과정 자체가 흥겹다. 요리를 좀 해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느낄 것이다. 그저 어떤 음식이던지, 주저하지 않고 뚝딱 만들어 내는 그의 모양새가 마치 고수가 칼을 가리지 않듯, 그저 요리를 잘 하는 것을 넘어 요리 자체에 어떤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tvn의 <삼시 세끼>에 차줌마가 있다면 <나 혼자 산다>의 이태곤의 먹방은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좋아하는 옷에 음식 냄새가 밸까봐 집에서 음식을 해먹지 않는 이규한과 달리, 이태곤은 혼자만의 브런치를 즐긴다. 이태곤이 만들어 낸 요리래 봐야, 그저 고추 참치에 날 계란, 김과 깨를 곁들인 것이지만, 생선 맑은 국에 곁들여 초간단 자신만의 브런치를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는 이태곤의 모습에, tv를 보는 시청자들은 나도 한번 저렇게 해서 먹어봐야지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남자, 여유를 즐기다.

자신만의 싱글 라이프를 소개하기 위해 <나 혼자 산다>에 나온 이규한은, 자신의 하루를 '패션 피플'의 그것으로 정의내린다. '멋'이라는 것이 여성만의 전유물의 영역을 잊은지 오래된 이제, tv  속 남자 배우는 서슴없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패션'이라 말할 수 있다. 혼자 브런치를 즐기기 위해 나서려고 옷을 몇 차례나 갈아입는 그의 모습이 당당하게 화면 속으로 펼쳐진다. 배우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벗겨내고 돈벌이가 없어 어려운 시절 생활비를 벌기 위해 자신이 쟁여둔 옷을 팔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중고 거래가 이젠 친한 친구가 광주에서 옷을 사기 위해 그의 집을 들를 만큼 부업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안입는 옷을 쌓아놓을 이유가 없다고 쿨하게 말하던 그지만, 옷이 팔리자 마자 비싼 가격에 세일을 기다리던 청바지를 사겠다고 전화를 넣는다. 심지어 그가 출연했던 분량의 마지막은 함께 했던 <나 혼자 산다> 출연자들에게 자신의 옷을 천연덕스럽게 강매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패션을 즐기는 싱글 라이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 여행에 성공했던 김광규는 새해를 맞이하여 역시나 중국어 한 마디 할 줄 모르면서 용감하게 홀로 백두산 여행에 도전한다. 그런가 하면 <마녀 사냥>의 네 mc는 데이트 코스의 선 경험을 핑계로 홍콩 행을 감행한다. 남자들만의 여행, 그곳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그들 자신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심지어 연인인 양 둘씩 짝을 지어 각자 해보고 싶었던 곳을 거닐고, 회전 관람차까지 탄다. 


남자, 사랑하다.

tv 속 남자들이 사랑을 나눈다. 게이물이 아니다. 하지만 드라마를 통해 등장했던 '브로맨스'가 이젠 예능 속에서 조차 그 지분을 확장해 나간다. 


<마녀 사냥>속 허지웅과 성시경은 서로 두 사람을 두고 사람들이 연상하는 '연인'모드에 왜 그런지 모르겠다면서도, 애틋한 속마음을 표출하는데 여념이 없다. 참 '고맙다'는 속마음을 진솔하게 표출하는 허지웅과, 그런 허지웅을 이해 넘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회전 관람차 속의 두 남자를 두고, 그저 '친구'라는 수식어로만 표현하기엔 어째 간질간질하다. 유세윤과 

이렇게 '브로맨스'로 시작된 남남 캐미들은, <삼시세끼>로 오면 아예 대놓고 '부부'가 되어버린다. 집안 일이며, 음식하기를 즐겨하는 차승원은 차줌마이더니, 아예 '안사람'이 되어버리고, 그런 '안사람'을 꼬드겨 등산을 하고, 바닷 낚시를 즐기는 이름마저 '참바다'인 유해진은 '바깥 사람'이 되어 버린다. '안사람'은 불철주야 '바깥 사람'을 위한 음식을 하느라 분주하고, 그런 '안사람'을 위해 원하는 만큼 물고기를 잡지 못하는 '바깥 사람'은 흡사 밥벌이를 제대로 못하는 '남편'처럼 면목없어 한다. 

어디 차승원, 유해진뿐인가. 게스트로 등장하여 눌러앉을 기세인 손호준까지 가세하면 아예 한 가족이다. 심지어, 이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강아지 산체조차도 <삼시 세끼> 농촌 편에서와 달리, 남자다. 시커먼 남자들로 유사 가족을 이뤄 시끌복작한데, 웬걸 제대로 가족 코스프레를 하는 <용감한 가족>보다 훨씬 가족같다. 




tv 속 예능에서 남자들이 득시글거리기 시작한 건, tv 리모컨의 향배가 여성 시청자층에게 있다는 것이 증명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그래서 이제 남자들은 시커멓게 토크쇼에서 부터 시작하여 리얼리티까지 그 존재감을 뽐낸다. 

그 속에서 그들은, 이른바 우리 사회가 '남성적'이라고 규정지어 놓은 영역을 자연스레 파괴해 나간다. 스스로 음식을 하고, 혼자 음식점을 찾아가서 먹고, 옷을 즐겨하고, 홀로 혹은 함께 여행을 하고, 남자들만의 가족을 만든다. 아마도 예전 같으면 남자가 음식 냄새가 밸까봐 집에서 음식도 안하고, 외출하는데 옷을 서너번 씩이나 갈아입는 걸, '남자답지'못하다고 할 상황이지만, 이젠 '패션 피플'이라는 명칭으로 자연스레 드러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차승원이 음식에 머리카락이 들어갈까봐 머리 수건을 하고 종종 걸음으로 식재료를 썰고 무치고 볶는 것이 더 이상 이상한 것이 되지 않았다. 야곰야곰 영역 파괴를 시작한 연예인들에게 더 이상 배우나 가수란 명칭이 무색해졌다. <나 혼자 산다>에서 가장 인기있는 mc 중 한 사람은 평론가 허지웅이요, <삼시세끼를 이끄는 세 남자는 온전히 다 배우들이다. 예능적이지 않은 예능인들이 만들어 가는 '남자들의 신선한 삶'에 사람들은 시선을 빼앗긴다. 


물론 이런 tv 속 남자들의 속내도 만만치 않다. 10년이 넘도록 오르지 않는 원고료가 평론가 허지웅으로 하여금 방송 출연이라는 영역 파괴를 실천하게 만들었고, 더 이상 자신을 불러주지 않는 드라마가 이규한으로 하여금 예능이라는 신천지를 개척하게 만들었다. 더 이상 윤종신이 특수한 경우가 아닌 가수들에게 예능은 자신을 알리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장이 되었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자신을 한껏 희화화시켜주는 <라디오 스타>의 갑질(?)에 이제 예능의 기회가 열렸다며 감사하기까지 한다. '밥벌이'의 고달픔은,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예능 늦둥이들의 '러쉬'로 제공된다. 


또한 여성 시청자의 취향을 넘어서, 짝을 이루지 않은 남자들만의 스토리에는 더 이상 결혼이 최선이 아닌 현실의 묘한 모사가 담겨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삶이 만만치 않은 세상에서, 혹은 잠정적으로 혹은 여타의 이유로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남자들은 혼자만의 삶을 즐기기에 노력한다. 그리고 tv 속 예능은 발빠르게 그런 남자들의 현실을 '예능'으로 승화(?)시킨다. 그런 남자들만으로 넘치는 예능을 보다, 문득, 남자건 여자건 저렇게 굳이 이성과 함께가 아니라도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삶도 괜찮겠다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알량한 예능만의 영역일 수도 있다. <삼시 세끼>를 보며 차줌마와 바깥 사람의 정경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사람들이 현실의 김조광수 감독의 결혼에는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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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02.14 10:05

무라카미 하루키의 2013년 최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는 36살의 싱글남이다. 남들이 보기엔 도쿄의 내로라한 공대를 나와 도쿄 전철에 근무하며, 어린 시절 꿈꾸던 역을 짓는 일을 현실로 실현시킨 멋진 남자요, 이제는 결혼을 독촉하던 그의 어머니와 누나들조차, 혼자 사는 삶이 너무 익숙해져서 결혼하기가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대학 시절부터 머물던 아파트에서 싱글 라이프를 꾸려나가는데 하등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금요일 밤 11시30분에 찾아오는 <나 혼자 산다>는 마치 위에서 서술한 다자키 쓰쿠르의 외면적 삶의 모습과도 같다. 혼자 살지만, 늘 주변에는 어우릴 누군가가 있고, 혼자 사는 삶은 먹방과 즐겨하는 취미로 넘쳐나고 감히 '외로움'을 들먹이기에 어색한 혼자로써 충만해 보이는 삶.

그런데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주인공 다자키는 그 누군가의 말처럼 스물 살 무렵에 이미 죽어버린 사람과도 같다. 아니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도, 저 책의 수식어처럼 개성이 강한 그들에 비해 '색채가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해 항상 쭈뼛거리기 바빴던 한 켠으로 물러선 청춘이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버림받았던(?) 그날 이후 그는 그저 이 이후의 삶을 연명해가며 서른 중반에 들어섰는데, 보는 사람들을 그를 그저 그럴 듯한 멋진 싱글남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전철 회사 멋진 싱글남  다자키 쓰쿠루의 속사정을, 아니 실은 경제 성장 시절의 무난하게 자랐지만 이제는 공허한 현실인이 되어버린 세대의 후일담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들여다 보듯이, 2월 28일 <나 혼자 산다>는 그간 화려한 먹방과 취미 생활에 밀려났던 속사정이 슬며시 드러난다. 전셋집을 옮겨야 하는 처지에 놓인 김광규와 홀로 감기 몸살에 시달리는 파비앙의 혼자 사는 삶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김광규가 전셋집을 구하기위해 고군분투 했다./MBC 나 혼자 산다방송 캡처
(사진; 스포츠 서울)

마치 다자키 쓰쿠루가 색채가 없는 자기 자신에 대비를 하듯 그가 만나는 누군가가 어떤 색깔로 대변되었듯, <나 혼자 산다>의 각각의 멤버는 무지개 회원이라는 아롱이 다롱이의 색깔을 지닌 동호회적 성격의 구성원으로 재규정된다. 그 중에서 김광규 회원이 발하는 빛의 프리즘은 독특하다. 우리가 동네 마트에서 쉽게 마주칠 것 같은 평범한 색채를 띠면서도, 가장 그 평범함의 파장이 크다. 마흔 후반의 머리가 더 벗겨질까, 혹은 이제사 좀 머리가 나는가 노심초사하며, 건강에 좋은 것은 결코 놓치지 않는 보통 중년남의 면모를 결코 빼먹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무색하게 에어로빅에,  살사에, 그것을 넘어 음반 취입에, 홀로 외국 여행까지 보통사람이 꿈을 꾸지만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들을 차근차근 해나간다. 그래서 다른 무지개 회원들의 삶이 홀로 사는 연예인의 삶을 '관상'하는데 그치게 되는 반면, 유독 김광규 회원의 삶에는 보는 사람들의 '감정이입된 공감'이 실린다. 더구나, 요즘처럼 날마다 뉴스에서 전세 대란을 하루가 멀다하고 보도하고 있는 시점에 하필 보통 사람의 대변인 같은 김광규 회원조차  그 전세 시장에 휩쓸리게 된 지점은 참으로 절묘하기 까지 하다. 

죽은 자식 뭐 만지기라고 하지만, 언제나 사람들은 과거의 자신이 누렸던 것들을 쉽게 놓지 못한다. 그렇게 김광규 회원은 전셋집을 옮길 처지에 놓이자, 자신이 사기로 날렸던 돈을 다시 떠올리고, 심지어 그때 살았던 동네의 시세까지 착각하며 다시 가보는 해프닝을 벌인다. 또 언제나 그렇듯 이사는 해야 하고 집값은 올라가서 여의치 않으면 사람들이 생각하듯 진작 무리를 해서라도 이집을 사는 건데 하는 정석의 과정 역시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나이들어 이제 좀 정들고 사는가 싶은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데서 오는 '정주의 동물'로써의 불안함이다. 집값이 맞지 않음에도 다시 예전 동네를 가보는 그의 발걸음은 이제와 또 다시 어디선가 정을 붙이고 살아야 하는 버거움의 표현이다. 

그런 김광규 회원의 모습은 물론 그 개인에게는 또 다시 평화로웠던 삶을 휘젓는 고통이겠지만, 나 혼자 사는 '저들의 이야기' 같은 <나혼자 산다>가 다시 한번 우리네 삶의 한 가운데로 던져지는 공감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사진; 엔터 미디어)

프랑스 청년 파비앙의 감기 몸살은 그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의욕적인 프랑스 청년 파비앙이 처음 동네 축구 동아리에 나가 하루 종일 종횡무진 열심히 뛰었지만, 그 결과 그가 얻은 것은 혹독한 감기 몸살이다. 쌓아놓은 설거지, 두겹의 이불을 덮고 누운 채 배즙을 덥혀 마시는 파비앙의 모습은 홀로 아픈 사람의 처량함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던 그가, 너무 아파 한의원을 찾고, 거기서 보험이 없어 거금을 내야 하는 장면에서부터는 우리 중 누군가가 아니라, 우리가 되고 싶지만 우리가 받아들여 주지 않는 누군가의 모습이 너무 여실히 드러나 가슴이 아파온다. 식당에 가서 감자탕을 즐겨 시키고, 공기밥을 흔들어 섞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람이지만, 결국 우리 안에 들어서지 못해 빠른 회복을 위해 고춧가루 탄 소주를 들이켜야 하는 그의 모습이 못내 짠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외국인 파비앙만이 아니라, 그처럼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서지 못하는 우리 안의 또 다른 우리들의 모습일 거 같다는 자각이 들기도 한다. 파비앙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병원에 가기 두렵다지만, 그와는 다른 우리와 같은 얼굴을 지닌 누군가는 또 다른 이유로 아픔을 물리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2월 28일의 <나 혼자 산다>는 모처럼 흥건한 먹방과 화려한 취미 생활을 뒤로 하고, 혼자 사는 삶의 속살을 내보였다. 그 속살에서 드러난 삶의 가장 기본인 사는 것, 그리고 질병에 대해 무방비한 싱글남의 모습은, 이 시대를 버텨가는 또 다른 우리들과 다르지 않기에 유독 짠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나 혼자 산다>는 삶의 희로애락을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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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3.01 10:17

'인간이라는 종을 탄생시킨, 생물체들의 그 엄청난 뒤얽힘은 이동성, 미끄러짐, 이주, 도약, 여행으로 이루어졌다. 인간의 역사가 노마드적인 것이 되기 훨씬 전에, 아메바에서 꽃으로, 생선에서 새로, 말에서 원숭이로 진화된 생명의 역사 자체가 이미 노마드적이었다'


자크 아탈리는 그의 책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유목하는 인간이라고 정의내린다. 심지어, 우리가 인류 문명의 근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바, 농업을 통한 정주조차도, 결국, 노마드적 삶의 결과물이었다고 단정을 내린다. 그의 이론은 차치하고라도,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인류의 삶이 이제 지구의 전 대륙 심지어 남극에까지 그 손을 뻗치는 영역만 보더라도 노마드적 경향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제 사람들은, 현실의 땅을 취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디지털 유목이라 하여, 오늘도 하염없이 인터넷의 바다를 유랑하고 있는 중이다. 실상이 이럴진대, 우리가 어찌 노마드적 성향을 부인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그런 인간의 본성(?) 혹은 경향성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오늘날의 인간들은, 휴식의 영역에서 조차도 노마드적 성향을 보인다. 즉, 정주해 있는 동안 자신의 삶에서 배태되었던 노마드적 본능에의 억누름을 휴식을 통해 발산하는 것이다. 바로 여행이 그것이다. 휴식이라면 그저 편하게 쉬면 될 것인 것을, 인간들은 시간을 쪼개 산으로, 바다로, 그리고 우리네 영토도 모자라 고생고생을 하며 해외로 나간다. 1월 10일 방영된 <나 혼자 산다>에서 로마에서 나폴리까지 5시간이 넘는 지난한 여정 끝에 도착한 나폴리 항구나 부산항이나 별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으면서도, 막상 돌아올 시간이 되자, 그곳을 떠나는 걸 아쉬워 하는 김광규처럼, 떠나고 고생하고 후회하면서도 다시 떠나는 여행의 딜레마를 반복한다. 그러니 이걸 노마드적 본능이라고 설명할 밖에.

(사진; 리뷰스타)

공교롭게도 소위 말하는 불금의 밤, 나란히 tvn과 mbc, 그리고 sbs는 어딘가로 떠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정글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살아남기와 시골집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미션을 중심으로 한 <정글의 법칙>과 <사남일녀>를 빼고서도, <꽃보다 누나>와 <나혼자 산다> 김광규, 김민준 편은 온전히 여행 그 자체다. 

물론, 여행이라고 다같은 여행은 아니다. <꽃보다 누나>가 터키에서 경유를 해야만 갈 수 있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나라 크로아티아로의 9박10일의 장정이었다면, <나 혼자 산다> 김광규의 이탈리아 여행이나, 김민준의 한라산 등반은 그 반에, 그 반에 반에도 못미치는 일정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정의 길고 짧음보다는 두 여행 과정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홀로냐, 함께 하냐이다.

<꽃보다 누나>는 그토록 고된 일정에도 김희애가 밤잠을 못이룰 만큼 낯선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야 하는, 그래서 작가 김수현의 한 마디에 그 스트레스가 눈물이 되어 쏟아지는 부담을 얹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그 사람으로 인한 부담만큼 어울려 지내는 시간이 되돌려 주는 선물도 만만치 않다. 데뷔한 이래 한번도 누군가에게 책잡혀본 일이 없는 바른 생활 사나이 이승기가 원점에 서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었고, 덕분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연예인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멋진 남자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관광객이 손을 꼭 잡고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한 마디에 쏟아지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던 처지의 이미연에게, 한참 위의 선배들은 아홉 째 날이 넘을 즈음에야 진심어린 조언을 들려 줄 수 있었다. 아마도 그 따스한 위로의, 그리고 진지한 조언들이 서울의 어느 거리 한 곳에서 였다면, 보는 사람마저 뭉클해지는 진심으로 다가갈 수 없었을 것이다. 고된 여행의 일정을 함께 해낸 동료애 위에 보태진 말이기에, 정말 이미연에게 절실하게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 OSEN)

함께 하는 여행은 결국 함께 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그럼으로써 덕분에 얻어지고 쌓이는 것들이 있다. 반면 홀로 하는 여행은 온전히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벽부터 시작된 한라산 백록담을 향한 김민준의 강행군은 그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영어 한 마디 변변히 못하는 김광규가 정말 홀홀단신 이탈리아 여행의 과정에서 빚어내는 해프닝도 다르지 않다. 그는 말 한 마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발버둥치며 외로워하지만, 덕분에 곳곳에서 그에게 도움을 주는 외국인들과, 여행을 떠난 한국인 동료와의 뜻하지 않는 만남이란 행복을 얻을 수 있었다. 마중 나온 매니저가 밀어주려는 가방 카트를 자신만만하게 끌고가려는 김광규의 모습에서, 홀로 여행의 성과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홀로 떠나건, 함께 하건, 자신이 머무르던 일상을 떠난 그 새로운 공간과 시간은 떠난 자에게 원컨 원치 않건 뜻밖의 선물을 건넨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노마디즘의 정신이다. 노마디즘이 그저 정처없이 떠도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 철학자인 질 들뢰즈(Gilles Deleuze)와 프랑스 정신분석학자인 펠릭스 가타리(Felix Guattari)가 공통 집필한『천개의 고원(Mille plateux)』(혹은 '천의 고원'으로 번역)에서, 들뢰즈, 가타리가 주목한 유목적 삶은 그냥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불모지에 달라붙어 새로운 생성(生成)의 땅으로 바꿔가는 것이다. 즉, 노마디즘은 제자리에 앉아서도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붙박히지 않고 끊임없이 탈주선(脫走線)을 그리며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사유의 여행을 뜻하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진; 뉴스엔)

떠남이 지금 머무름과 다르지 않다면 무에 그리 고생을 감수하면서 떠나겠는가. 인간은 묘하다. 머무를 수 있는데도, 구태여 또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하여 떠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바꾸고, 지금 자신이 사는 자리를 벗어나 비약한다. 결국 노마디즘의 현존, 여행은 현존 삶의 노마디즘을 위한 또 하나의 자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텔레지젼을 통해서라도 바라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시청자들, 그런 노마디즘의 간접 체험자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성장한 이승기에, 여행을 통해 서로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누나들, 그리고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외국 여행을 홀로 해낸 김광규, 자신의 목표인 백록담에 닿은 김민준에게 매료되어 그걸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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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1.11 13:20

11월 1일 <나 혼자 산다>에서는 김광규가 어머니에게 전셋집을 마련해 드리는 에피소드가 방영되었다. 

송도 산동네에서 아래짝 도심 아파트에 전셋집이나마 아파트를 마련하는데 47년이 걸렸다는 김광규의 감회, 그리고 듣고도 믿지 못하는 김광규 어머님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물이 핑 돌만큼 공감하는 내용이다. 
사람이란 동물이 늘 위를 바라보고 살다보니, 살면서 늘 저만큼만 갔으면, 저기 만큼만 나아졌으면, 평지에 사는 사람들은 전망이 좋은 아파트에 살았으면, 산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무릎 아프게 헉헉 거리며 걸어다니지 않는 평지에 살았으면, 겨울이면 한데서 시달리는 사람들은 그저 따신데 살았으면.......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진솔한 속내가 김광규의 에피소드에서 고스란히 전달된다. 
거기에 더 마음을 짠하게 하는 것은 그런 아들의 성의를 받으면서도, 끝내 내가 해준 것도 없는데 민망해 하는 어머니의 내리 사랑이다. '오늘밤 잠을 어떻게 자겠노'하실 정도로 좋아하시면서도, 그에 앞서 '내가 이런 집 하나 너한테 사줬으면 장가를 갔을낀데' 하는 어머니의 노파심이 먼저 마음을 적신다. 

(사진; 뉴스엔)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바로 이런 모자간의 애틋한 정이 발연되는 곳이 바로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나 혼자 산다>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혼자 살지 않는 모습이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더구나, 11월 1일의 방송이 대비되었던 것은, 김광규와 어머니의 사연이 담긴 무지개 회원들의 이벤트에 앞서 진짜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준 김도균이 사는 모습이었다. 
타 방송에서도 주차장까지만 촬영을 허락했던 기타리스트 김도균은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의 삼고초려 끝에 자신의 집과 하루 생활을 공개한다. 그런데, 정말 김도균은 혼자 산다. 
홀로 일어나 명상을 하고, 편의점에 들러 산 두부 등으로 홀로 아침을 먹고, 홀로 커피 전문점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하고, 홀로 한강 고수부지에 가서 꽃을 감상한다. 유일하게 사람들과 어울린다 싶은게 후배가 하는 바이자 락 공연장이었지만, 거기서도 김도균은 홀로 술을 한 잔하고, 홀로 연주를 한다. 그리고 다시 홀로 분식점에 가서 음식을 먹고 사서 집으로 돌아간다. 
그간 <나 혼자 산다>라고 하면서 결코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무지개 회원들과, 많은 게스트들과 달리, 온전히 홀로 하루를 보내는 김도균의 모습은 이질적일 정도였다. 

언제부터인가 <나 혼자 산다>는 홀로 살지 않는다. 처음엔 혼자 생활하고, 먹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부터, 무지개 회원들은 늘 함께 모여 무언가를 '작당'하고 함께 활동을 한다. 다같이 못하면 끼리끼리 하다못해 둘씩이라도 뭉쳐서 무언가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무지개 회원들과 그들의 '측근'들이 항상 함께 한다. 텔레비젼을 통해 중계되는 류현진의 경기를 보는 것으로라도, 그들은 누군가와 함께 있다. 
<캐스트 어웨이>처럼 무인도가 아니고서는, 애초에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온전히 홀로 사는 삶을 누리기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처음 싱글 라이프의 삶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와 달리, 언제부터인가 부터 무지개 회원들에겐 늘 누군가와 함께 하는 미션들이 프로그램을 채운다. 

(사진; 서울 경제)

그리고 이것은 아마도 관찰 예능으로 시작한 <나 혼자 산다>의 한계일 것이다. 1박2일처럼 어디를 가는 것도 아니고, 게스트 초청 토크 프로그램도 아니고, 자신의 삶을 보여주어야 하는 관찰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혼자 만의 삶을 계속 보여줄 '꺼리'가 희박해 지는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함께할 꺼리가 없는 고정 무지개 회원진도 변화를 줄 수 밖에 없고, 김민준이나 김도균처럼 게스트의 삶으로 영역을 확장시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1월 1일자의 방송처럼 김도균의 일상을 보여주고, 이어 무지개 회원들이 측근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보여주는 것, 이것이 <나 혼자 산다>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가능치일 것이다. 

하지만 잠재적 자원을 상대적으로 무한정하게 가진 특별 게스트의 싱글 라이프와 달리, 무지개 회원들의 이벤트성 행사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김광규가 어머니를 위해 전셋집을 마련해 드린 것은 자연스런 그의 싱글 라이프의 일부처럼 받아들여졌지만, 이성재가 친구 이봉주를 위해 치킨집 홍보를 나간 건, 그다지 그의 자연스런 삶의 일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이봉주 치킨집을 홍보해주나 이러고 가재미 눈을 뜨게 만든다. <인간의 조건>에서 쓰레기 무단 투기 방지 홍보를 위해 동물 옷을 입고 거리에 나선 것이랑은 경우가 다르기 때문이다. 새로운 무지개 회원의 충원에도 불구하고, 무지개 회원들의 자가 발전의 한계가 여전히 <나 혼자 산다>의 발목을 잡는다. 아니, 결국은 쳇바퀴같은 삶을 반복하는 그저 그렇고 그런 인간 삶의 행태가 <나 혼자 산다>의 근원적 한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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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11.02 10:09

8월 17일 방영된 <인간의 조건>에서는 각자 휴가를 즐기던 멤버들이 모처럼 한 집에 모여 늦잠에 빠져있는 아침, 느닷없이 엠블랙의 이준이 방문을 한다. 이유인즉, 자신의 그룹이 활동을 끝내고 휴가라, <인간의 조건>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생뚱맞은 아이돌 게스트의 출현에 멤버들은 조금은 낯을 가리거나, 남의 집에 찾아오면서 빈 손으로 왔다고 타박을 하며 경계를 허물어 가면서, 예의 그 가족적인 따스함으로 게스트 이준을 <인간의 조건>안에 녹아들게 만든다. 

그리고 그날 하루 이준은 <인간의 조건> 멤버들과 함께 긴 하루를 보낸다. 

(사진; sstv)

<인간의 조건>에는 종종 아이돌 게스트들이 방문한다. 17일 방영분의 이준이 그랬고, 그 이전에 전기 없이 살기 미션 중에는 2pm이 단체로 혹은 친구의 자격으로 개인 멤버가 방문을 하기도 했었고, 뜬금없이 예은이 자신의 강아지와 함께 <인간의 조건>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와 먹방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같은 아이돌들이지만 그들 각자의 캐릭터에 따라 멤버들의 반응 혹은 멤버들과의 합이 달라진다. 여자 아이돌이었던 예은은 남자들만 드글거리는 집에 말 그대로 '꽃'처럼 등장해, '공주'처럼 대접을 받다 갔고, 2pm은 전기 없이 모시 옷을 입고 버티는 미션에 합류해 땀을 흘렸다. 그리고 이제 이준도 멤버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던 일 하는 휴가 미션에 도전을 한다. 

아이돌이건, 그렇지 않건 게스트의 첫 등장에 있어서 성공과 실패의 관건이 되는 것은 '개연성'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아이돌 게스트의 등장은 17일 방영분의 이준의 등장처럼, 이유불문, 뜬금없이 나오니까, 나오는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처음 <인간의 조건>을 시작하고 집을 떠나 게스트 하우스에서 함께 모여 사는 게 낯설던 시절 개그맨 후배 신보라한테 놀러오라고 하다가, 그녀와 같은 소속사인 이유로 등장했던 에일리는 그나마 기승전결이 있는 셈이다. 허경환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임슬옹의 등장도 그럴 듯하다. 

하지만 그런 경우를 넘어선 아이돌 게스트의 등장은 대부분 안타깝게도 프로그램의 흐름을 깨뜨리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돌이 나오면 어느 프로그램이던지, 아이돌이란 프리미엄을 인정하고 대접하면서 들어가게 되는데, 그런 멤버들의 접고 들어가는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까지 공유되는 공감대를 형성하는가에 있어서는 회의적인 면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나 누가 누군지 이름을 기억하기기조차 어려운 아이돌이 범람하는 이즈음엔. 더더욱 아이돌의 프리미엄이란 냉소의 대상이기가 십상이다.  
게다가 <인간의 조건> 박성호처럼 낯을 가리는 멤버는 생경한 아이돌의 등장으로 얼음이 되어버려 원래의 활약조차도 제대로 펼쳐보이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게스트의 존재가 기존 멤버와의 시너지를 만들어야 되는데 그 반대의 효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이젠 화제성도 그닥이다. 결국 아이돌을 출연시키는 것은 그들을 통해 1회성이라도 화제를 끌어모으려고 하는 것인데, 김준호의 자평대로 닉쿤이 모시옷을 입었지만 화제는 되지 않았고, 분홍색 미션 티를 리폼해 입은 이준 편의 시청률이 그걸 증명한다. 


(사진; 마이데일리)


비단 이런 경우는 <인간의 조건>만이 아니다. sm 소속의 신생 아이돌 그룹 exo는 sm 소속 연예인들이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면 어느 곳이나 얼굴을 비춰 자신들을 알리기에 분주하다. <불후의 명곡> 게스트는 애교일 정도로,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태민과 함께 등장하는가 하면, <나 혼자 산다>에서 강타의 소속사 후배로 나타난다. 문제는 그룹 exo 팬들이야 우리 오빠가 자주 나와서 좋았겠지만, 그들의 출연이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태민과 강타에게 도움이 되었는지는 의문을 낳는다. 
<우리결혼했어요>의  exo처럼 지금의 남편보다 태민보다 멋있어보이게 등장하는 후배들은 역효과도 이런 역효과가 없다. 
더구나 최근 <나 혼자 산다>의 경우는 애초에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독거남의 삶을 조명하겠다는 당초의 취지와 달리 넘쳐나는 게스트들로 인해 프로그램의 방향 조차 모호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결국 exo는 그런 분위기를 몰아가는데 일조한 셈이 되어버렸다. 
<인간의 조건>도 마찬가지다. 최근 생각보다 여의치 않는 시청률을 1회성 게스트의 출연으로 만회해보려는 시도를 하지만, 그건 외려 <인간의 조건>의 본연의 취지를 흐뜨러뜨리는 꼼수가 되어버리는 듯 하다. 

이제 와 새삼 당연한 것처럼 되어가고 있는 아이돌 게스트의 출연을 문제삼는 것은 우스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조건>이나, <나 혼자 산다> 그리고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이미 출연진들의 합이 이루어져 있고, 그들간의 시너지가 우선이 되어야 할 프로그램에서 섣부른 게스트의 출연은 심사숙고 해봐야 할 지점이다. 왜냐하면 생각만큼 홍보도 되지 않고, 멤버들의 합마저 흐트려뜨리고, 프로그램의 흐름마져 깨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테니까. 이제 더 이상 아이돌 게스트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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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8.18 10:07

"개라도  키워서 다행이야"

서인국이 바쁜 스케줄로 인해 잠시 하차를 하고 대체 멤버로 강타가 등장했다. 최근 '핫젝갓알지'등 1세대 아이돌의 '역습(?)' 에도 불구하고, 뜬금없다는 세간의 평처럼, 그의 등장은 최근 연예계 흐름에서 그닥 화제성도 없었고, 캐릭터로도 그닥 신선하지도, 산뜻하지도 않았다. 오죽하면, 강타보다, 그가 키우는 개가 더 화제가 되었을까. 이제는 하나의 제국이 되어버린 sm 소속의 강타는 언제나 그 소속사의 스타일대로 소속사 후배들을 등장시키며 sm버전 <나 혼자 산다>를 만들어 가려 했지만 오히려 지금까지의 <나 혼자 산다>의 흐름과는 이질적이라는, 혹은, sm이 그러면 그렇지 라는 평을 얻었을 뿐이다. 

그러니, 새로운 멤버의 등장으로 프로그램이 활기를 띠어야 하는데, 오히려 < 나혼자 산다>는 안그래도 멤버간의 조합을 통한 시너지의 발휘가 잘 되지 않는 프로그램인데다, 이질적인 멤버의 등장으로 더더욱, 프로그램 자체가 붕뜬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나 혼자 산다>의 구세주가 등장한다. 바로 특급 게스트 김제동과 김용건이다.


(사진; tv리포트)


사실 <나 혼자 산다>의 자원은 무궁무진하다. 17년째 혼자 사는 김용건에, 세상이 다 아는 노총각 김제동뿐만이 아니라, 연예계를 뒤져보면 얼마나 혼자 사는 사람이 많겠는가. 그 자원을 적절히 활용만 한다고 해도, <나 혼자 산다>의 롱런은 떼놓은 당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멤버의 충원에도 불구하고 정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특급 게스트를 등장시킨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의 묘수는 11.4%(닐슨 코리아)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성공을 입증한다.


26일 <나 혼자 산다>는 하루 종일 두 게스트와 함께 한 일정을 담았다. 

김제동, 김용건 두 게스트의 캐릭터를 한 마디로 정의내리자면 '반전'이 아닐까? 불쌍한 노총각으로만 알려진 김제동이 처음 멤버들을 데리고 간 곳은 '진관사'라는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절이었다. 여자들이 많다는 말에 가슴이 부풀어 기대했던 김광규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게, 그곳에서 멤버들을 맞이한 것은 중년의 여승들이었다. 게다가 이어서 간 곳은 승마장. 찌질하고 궁상맞을 거라는 기대와 달리, 노총각 김제동은 스님들과 차의 훈향을 음미하고, 비록 아직은 뻣뻣하지만, 말과의 교감을 즐기는 멋진 독거남의 반전 묘미를 보여주었다. 

17년차 독거남 김용건은 한 술 더 뜬다. 후덥지근한 장마철에, 흰 바지에, 와이셔츠, 양복, 심지어 보라색의 버버리까지 장착한 김용건은 그가 즐겨찾는 청담동의 외국 서적이 전시되어 있는 분위기 있는 카페로 후배들을 불러들인다. 게다가 그 후배들과 함께 한 첫 여정이 그림 전시회요, 어머니의 묘소를 들렀다 이어 들린 곳은 패션을 즐긴다는 그가 자주 찾는다는 아울렛 매장이다. 꼭 옷을 사지 않더라도 마음에 드는 옷을 입어보며 한 매장에서 30여분을 보내는 그의 모습에, 느긋하게 그림을 음미하는 김용건의 모습에서, 17년을 혼자 견뎌온 삶의 처량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김제동, 김용건 두 게스트가 보여준 모습은, 마치 '세상은 넓고 즐길 것은 많다'라는 삶의 숨겨진 또 다른 명제와도 같다. 정해진 멤버들의 미션을 통해 보여지는 것과는 다른,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체득하여 즐기는 것들에서 빚어지는 즐거움은 그 사람의 체취처럼 많고 많은 취미 중 그만의 색다른 색깔로 다가온다. 

어려운 시절 꼭 종교란 범주를 넘어서 찾아가 스님을 붙잡고 울다가 이제는 정이 들어 즐겨 찾게 되는 절, 사지 않더라도 그저 좋아서 입어보고 거울을 통해 그런 자신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 시간이 좋은 옷 쇼핑, 그리고 아들조차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그림을 그리게 만들었던 그림 감상처럼, 김제동, 김용건이라는 사람을 통해 다가온 취미들은, 꼭 혼자 사는 삶이 아니더라도 찾아보면 인생을 다채롭게 만들 것들이 많이 있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나 혼자 산다 김광규 이성재

(사진; tv데일리)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굳이 왜 한 회에 두 명의 게스트를 초대해 흐름을 끊어가면서 주마간산격으로 보여주기에 급급했는가 하는 것이다. 김제동이면 김제동, 아니 김제동과 함께 한 산사, 혹은 승마장 처럼, 한 사람 별로, 혹은 한 아이템 별로, 충분히 천착하며 즐길 요소들을 소개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아마도 그것은, 게스트와 아이템의 문제라기 보다는, 멤버들의 한계에 기인하는 점이 클 것이다. 중복되는 것이 뻔함에도, 김광규라는 멤버를 김제동, 김용건 두 사람의 일정에 동행시킬 수 밖에 없는, 게스트와 멤버 사이의 시너지를 만들어 낼, 혹은 예능 포인트를 찾을 멤버가 김광규 밖에 없다는 한계를 드러내 보인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김광규가 더 많이 리액션을 보인 곳은 분량이 많고, 그렇지 않은 곳은 적어지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림처럼 김광규가 문외한이라거나, 패션 매장처럼 김광규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곳은, 찾아낼 많은 볼거리가 있음에도 그것을 발굴해내지 못한 채 이러고 살아요 수준의 소개에 그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금요일 밤에 안정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나 혼자 산다>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딜레마이다. 노홍철이나 김태원은  재밌지만 신선하지 않고, 데프콘은 먹방이 아니면 재밌지 않고, 이성재는 기복이 있고, 새로 들어온 강타조차 심심하니, 제작진의 포인트는 자꾸 모든 지점에서 재미를 유발해 낼 수 있는 김광규에 의지해 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점을 개선하지 않는 한에서 <나 혼자 산다>는 게스트가 아니고서는 지루한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무궁무진한 게스트가 포진해 있다는 점이 타고난 흥복이라면 흥복일까. 

그런 의미에서 김제동, 김용건 두 게스트가 방문한 26일의  <나 혼자 산다>는 프로그램의 명과 암을 극명하게 보여준 한 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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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7.27 10:04

'취미가 뭐예요?'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 당신은 대답할 말이 있을까?

대한민국 남자들, 그 중에서도 중년 즈음의 남자들을 기가 막히게 해부하기로 평판이 자자한 김정운 교수는 한겨레 신문 칼럼에서 대한민국 중년 남자들의 취미는 '정치'라고 정의내린다. 그런데 이게 안쓰럽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만 하고, 직장에 들어가서는 야근을 밥먹듯이하며 돈을 버느라 번듯한 자신의 취미 생활 하나 가져보지 못한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그저 가능한 취미라는게 정치인들 보면서 씹어대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대선 기간 동안 종편의 시사 토크 프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열렬한 인기를 누렸었다.

그런데 중년 남성들만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죽어라 학원만 보낸 젊은이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심지어 그 아이들은 야구도, 줄넘기도 학원에서 배운 세대다. 이 아이들이 자투리 여가 시간에 할 수 있는 거라곤, 기껏해야 게임 정도다.

늙수구레한 아버지는 맨날 텔레비젼을 끼고 침을 튀기며 누군가를 욕하고, 아들 녀석은 방문 꽉 잠그고 눈이 벌개져서 화면 속의 누군가를 쳐부수고, 살아오면서 취미를 만들 시간도, 여유도 없는 그들에게 허락된 유일한 취미다.

 

혼자 사는 사람은 좀 다를까?

하지만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드러난 독거남들의 사는 모습도 대한민국 평균에서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이미 바이크를 타거나, 배드민턴,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한 이성재나 김광규, 노홍철 회워님도 있지만, 취미가 누워서 자기(혹은 쉬기)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김태원이나, 취미에 대한 미션이 주어지자 그때부터 무얼할까 고민하는 멤버들을 보면, 그들도 대한민국 평균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취미를 떠나서, 젊은 시절 서울로 상경한 이래 십 여년을 쭈욱 혼자 살아왔던 데프콘이 할 수 있는 음식이 '계란 후라이'라는 사실은 취미 이전에, 혼자 살아내기의 열악한 생존 과정을 슬쩍 엿보게 되는 듯해, 비감하기 까지 했다. 크림 소스는 싫어하는 알고보면 상당히 예민한 미각의 소유자인 그가 집에서 먹는 식사는 3분 카레에, 계란 후라이, 컵라면이라니. 덕분에, 그의 취미 생활의 결과인 스파게티는 그 어느 음식보다 성대한 만찬으로 보였다.

 

 

 

어떤 게 취미지?

그가 등장하기만 하면 언제나 빵빵 웃음을 터트려주시는 김광규 회원님은 이번 취미 미션에서도 예외없이 영어배우기를 선택해 시청자들의 기대를 배반치 않았다. 그런데 이분의 영어 취미 생활 선택 이유는 웃기지만은 않다. 전직 택시 운전사 시절부터 항상 그를 자신없게 하는 영어, 즉 자신의 컴플렉스를 커버하기 위한 투자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게 취미가 맞나?

대한민국의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 생활 이외의 시간에 자신을 투자하는 것 중에 많은 것이 외국어 습득이란다. 그런데 직업이 연기인 김광규 회원님이야 좋게 봐서 취미라고 할 수 있지만, 직장인들에게 외국어 습득은 '승진'이나, '전직'을 위한 '방과후 학습'이나, '과외'같은 항목에 더 어울리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건 그저 재밌거나, 즐기자고 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취미 생활하면 빠짐없이 들어가는 외국어 배우기, 여전히 학습 컴플렉스에서 놓여나지 못한 대한민국 현실의 편린이다.

 

10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김광규는 자기계발로 영어를 배웠다. / MBC방송화면 캡처

(사진; 스포츠 서울)

 

앞에서 대한민국 남자들 운운한 김정운 교수의 취미 중 하나는 만년필 모으기란다. 신상 만년필을 자랑하는 그를 유치하다 비웃는 동년배들에게 오히려 김정운 교수는 니네들은 좋아하는 거라두 있냐고 오히려 반문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텔레비젼을 끄고 하다못해 만년필 나부랭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모으기라도 해보라고. 어린 시절 새 우표를 사서 행여라도 손자국이라도 날까 조마조마하며 우표첩에 끼워 넣던 그 마음을 되살려 보라고 충고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조건>에서도 돈없이 취미 즐기기라는 미션이 등장했었다. 그때 멤버들은 노래를 부르거나, 한강에 가서 낚싯대를 드리우며 새삼 자신들이 생활에 치여 손쉽게 할 수 있는 그 좋아하던 것조차 생활에 치여 하지 못하고 사는 자신들의 삶을 반추했었다. 반면 <나 혼자 산다>는 각자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미션 자체가 더 부각된다.

하지만, 삶의 반추든, 무엇을 즐기고자 애쓰던, 대한민국에서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삶의 조건이 선행이 되어야 한다는 건 두 말 하면 입 아픈 전제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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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5.11 10:01

<1박2일>, <인간의 조건>, <나 혼자 산다>, <진짜 사나이>, <무한도전>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맞다. 바로 남자들만의 예능이다. <<런닝맨>과 새로 시작하는 강호동의 예능 <맨발의 친구들>은 여성 멤버가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 내내 종횡무진 달려야 산다던가, 외국에 나가 무일푼으로 그 나라 사람처럼 생활해야 하는 포맷은 여성을 포함한다지만 기본적인 흐름에 있어서는 남성적이다. <남자의 자격>이 101가지의 미션을 다하지 못하고 역사의 한 장이 되어 사라진 것을 아쉬워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오히려, 이 프로그램에서 다하지 못한 군대 체험하기, 혼자 생활하기 등의 미션들은 분화되어, 여러 프로그램의 주제가 되어 각개약진 중이다.

 

1세대 예능; '북치고 장구치고'

종영한 <남자의 자격>도 그렇고, 건재한 <무한도전>도 그렇고, 프로그램의 관건은 어떤 미션이 주어지는가에 달려 있다.

한때 <남자의 자격>이 합창 미션을 통해 멤버들의 수장 이경규가 연예대상을 다시 거머쥘 수 있었던 것처럼, 미션에 따라 프로그램의 부침이 오고간다. 실제 <남자의 자격>이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프로그램의 종영을 앞당긴 것도, '화무십일홍'이라고 유효기간이 지나 '합창' 미션에 연연한 탓이 크다.

<무한도전>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에 대해 절대적 충성을 다하는 두터운 팬 층을 지니고 있지만, '돈을 갖고 튀어라' 등의 미션에 따라, '무한도전답다' 라던가, '너무 매니악하다'라던가의 평이 엇갈리며 시청률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다.

크게 보아서 <1박2일>도 장소에 따라 '삶의 현장'급의 체험을 하기도 하고, 맛집 투어가 되기도 하며, 복불복의 살벌한 배틀 현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1세대 예능들은, 멤버들과 함께 프로그램 틀 안에서 무한변주를 해내는 것이 프로그램의 묘미였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미션'을 위한 '미션' 그 자체가 중요시되었던 것이다.

 

인간의 조건

 

2세대 예능; 하나만 잘 하자

하지만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인간의 조건>이나, <나 혼자 산다>, 그리고 <진짜 사나이>는 마치 앞선 프로그램들의 한 회차 분의 미션을 옮겨 놓은 것처럼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시작한다. 이미 1세대 예능들이 자리를 잡거나, 그 인기를 다하고 사라져가는 시점에서, 일종의 고육지책이랄까. 하지만 분명한 선을 긋고 시작한 예능들은 오히려 그로 이내 색다른 묘미를 자아내며 순항 중이다.

<인간의 조건>은 ~없이 살기란 부정적 상황을 근거로 한다. 하지만, 세번째 미션(파일럿 프로그램까지 합하면 네번 째) 돈 없이 살기를 통해 멤버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고, 자신의 직업, 그리고 현대 사회를 이루는 돈이란 것에 대해 고민해 보는 중이다. 미션은 부정적이되, 그 부정을 통해 늘 얻어가는 건 '삶의 긍정'이랄까.

<나 혼자 산다>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의 조건>과 마찬가지로 간보듯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된 남자들이 혼자 사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현대 사회의 부정적 산물인 '혼자 살기'를 그저 인간으로써 살아가는 모습의 하나로 긍정한다. 때로는 외롭고 쓸쓸하지만, 악플을 남긴 데프톤의 스타일처럼 이미 거기에 길들여진 모습도 나쁘지 않다며 보여준다.

이제 막 시작한 <진짜 사나이>는 더더욱 역설적이다. 남자들이 가장 꿈꾸기 싫은 바로 그 군대 다시 미션이라니! 이 프로그램이 케이블에서 성황리에 방영되고 있는 <푸른 거탑>의 리얼리티 버전이라는 것에는 변명할 여지가 없겠다. 하지만, 시트콤과 리얼리티는 또 다른 질감을 자아낼 것이니, 이미 1회의 방영만으로도 화제성은 충분했다.

이처럼 2세대 남자들의 예능은,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생각되는 상황들을 미션으로 시작한다. <진짜 사나이>의 예후는 아직 진단하기 이르지만, <인간의 조건>과 <나 혼자 산다>는 그 부정적 상황을 통해 오히려 '힐링'을 추구한다. 혼자 살지만 나쁘지 않다라던가, 혼자 살아도 이렇게 잘 지낼 수 있어 라는 걸 보여주며, 고독에 몸부림치는 현대인들을 위로한다. <인간의 조건>은 더욱 성찰적이다. 당신이 목매어 사는 자동차, 돈, 이런 것들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멤버들의 체험을 통해 되묻곤하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너무 연연하지 않아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대안적 삶까지 슬쩍 곁들인다.

이렇게 새롭게 등장한 예능들의 주제가 '힐링'이다보니, 이 프로그램들의 미션은 1세대 예능들처럼 강요적이지 않다. 숨가쁘게 시간 안에 달성해야 할, 때로는 서로를 속고 속이며 도달해야 할 목표는 없다. 오히려 이미 나 혼자 사는 삶의 제한성, 혹은 분기 별로 주어지는 ~없이 살기가 밑에 깔리다 보니, 그 안에서 멤버 각자 혹은, 미션 별 다양함은 풍부해진다. 덕분에 데프콘은 빨간 무개차를 타고 달리며 맘껏 제주도의 먹방을 보여줄 수 있고, 돈을 벌기 위한, 김준호, 박성호 vs. 양상국, 허경환의 다른 선택을 마주치게 되는 것이다.

'~없이 살기'를 가지고 몇 주나 버틸까 싶지만, 매번 색다른 빛깔로 멤버들의 체험은 우리에게 또다른 삶의 질문을 던진다.

 

무지개 명예회원 :: 무지개 아지트에서_1

 

꼭 남자들만의 예능이어야만 할까?

세상은 점점 더 여성이 우위를 차지해 간다고 하지만, 여전히 직장 내에서 직원의 비율과 승진 기회에는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존재하는 것처럼, 예능에서의 남초 현상은 여전히 두드러진다. 물론 <인간의 조건>처럼 한 집에서 머무르는 한계적 상황에서 여성 멤버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좀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파업 기간이라는 변칙적 상황에서 편성된 <무한 걸스>의 처참한 시청률과, <남자의 자격>의 뒤를 이은 성격은 다르지만 여성 예능임을 내건 <맘마미아>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건 갈 길이 먼 여성 예능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꼭 '남성'들의 예능이 남성을 이해하는 건 아닐 수도 있겠다. 이젠 '군대가기'까지 주말 황금 시간대로 끌고 들어오는 것을 보면, 이건 오히려, 예능을 통한 '남성'의 이해라기 보다는 '남성'의 소비에 가깝단 생각이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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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4.21 09:34

'가족주의'가 최우선인 대한민국에서 언제부터인가 '1인 가구'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 아무리 '가족! 가족!'을 외쳐대도 2010년도 가족 구성 비율이 2인 > 1인 > 4인 > 3인 에서도 보여지듯이 '나홀로 가족'은 증가추세다. 심지어 2035년에 이르면 전체 가족 중 1인 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이를 거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나 혼자 산다>는 '힐링'과 더불어 이 시대의 트렌드를 가장 정확하게 읽어 낸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나 혼자 산다>란 프로그램을 통해 어울려 가는 여섯 남자의 모습은 1인 가족의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또한 시사적이다.

 

가구 수는 늘지만, 가족 수는 줄어드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지만, 그 현실의 속내는 씁쓸하다. 독거 노인의 증가, 기러기 가족의 상시화, 결혼의 부담스러운 젊은 세대, 종족적 특성으로 보면 분명 '무리'를 지어 살아가야 하건만 사회는 사람들에게 어울려 살아갈 조건을 마련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해체된 가족에서 떨어져 나온 각 개인들은 고독을 넘어 우울증이라는 병을 부산물처럼 짊어지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나 혼자 산다>의 여섯 남자들은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하고, 누군가와 부대끼는 것이 버겁다 하고 결코 혼자 사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연민의 그림자를 거둘 수 없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유럽 쪽에서 동성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합법화나 자녀 입양 허용 소식은 동성애 자체 조차도 인정하기 힘든 우리 쪽 상황에 비추어 보면 입이 딱 벌어지는 사안들이다. 하지만 좀 더 이해심을 가지고 들여다 보면, 거기에 담긴 뜻은 그저 이성간의 성애나 동성 간의 성애를 인정한다는 '사회적 포용'의 문제를 넘어, 한 사회를 이루어가는 구성원들의 공동체적 생활 양식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조한혜정 교수에 따르면 동성애 결혼의 합법화는 함께 살던 동성 배우자가 죽었을 때 그 상대가 그의 유산을 받을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부터, 배우자로써 연금, 보험의 혜택을 함께 할 수 있는 일종의 공적 부조의 성격을 띤다고 한다. 입양 역시 소외받은 생명에 대한 사회적 배려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찌기 1인 가족의 존재가 현실화 되고, 그 문제가 사회적으로 고민이 된 서구에서는 그 자구책으로 동성 결혼에 대한 인정 등으로 해체되어 가는 공동체의 고민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1인 가구 노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이든 노인들이 한 집에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는 가정 양로원 등이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나 혼자 산다> 이성재, 데프콘과 광선검 결투 이미지-1

 

번개 모임을 통한 여섯 남자의 어울림, 그리고 이제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성재가 데프콘을, 김태원이 김광규를, 노홍철이 서인국을 방문하며 조금 더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1인 가족을 넘어 '또 하나의 가족'을 지향하는 첫걸음이다. 가족이 뭐 꼭 함께 살아야만 가족인가? 서로 곁에서 돌봐주고, 지켜주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 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새로운 연대의 시작은 만만치 않다. <인간의 조건>에서 여섯 개그맨들의 합숙은 한시적이고, 이미 <개그 콘서트>라는 공동체를 통해 익숙해진 인간 관계의 연장으로 쉽게 새로운 '가족'의 개념을 형성해 나가지만, 매우 이질적인 조합인 <나 혼자 산다> 여섯 남자의 어우러짐은 '문화적 충격' 그 자체다.

너무 깨끗한 노홍철은 서인국의 집에 머무는 것 자체가 후각과 시각의 학대처럼 느낀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부담스러워하는 김광규는 사사건건 요구가 많은 김태원이 부담스럽다. 외양과 다른 홈보이 테프콘은 안하무인 이성재가 눈치 없어 보이고. 그러기에 또 <인간의 조건>의 '힐링'적 가족 만들기와는 다른 현실태로서의 '또 다른 가족 만들기'는 새로운 재미를 낳는다.

 

어쩌면 이제는 '개인적 삶'이 너무 익숙해진 현대인들의 보다 적나라한 모습은 <나 혼자 산다>에서, 누군가와 함께 오래 있는 것이 불편하고, 자기만의 공간을 벗어나기 힘든 그 모습들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 '현실적' 인간들이 조금씩 자기 틀을 허물고 함께 하며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 그것이 <나 혼자 산다>의 역설적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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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4.06 09:27

금요일 밤 광화문 네 거리를 가보면 딴 세상에 온 거 같다. 불야성의 도시에, 술집마다 사람들로 넘쳐나고,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거리는 이상한 열기에 휘감겨 있다. 토, 일요일이 휴무가 된 시점부터 사람들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을 '불타는 금요일'이라 지칭하며 한 주간의 피로를 날릴 '껀수'를 찾아 이리저리 헤맨다. 하지만 오히려 늦은 밤 찾아든 두 예능, <땡큐>와 <나 혼자 산다>는 그 열기에 휩싸이기 보다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남자의 자격>의 대체재? <나 혼자 산다>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었던 <남자가 혼자 살 때>가 좋은 반응을 얻자 정규로 편성되어 돌아왔다. 물론 남자가 혼자 사는 모습을 리얼리티로 담아낸 그 착상 자체가 기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돌파구를 연 신선한 기획이지만, 그런 설정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러기 아빠, 독신자 가정 등 1인 가구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은 격세지감이다.

노홍철의 나레이션을 얹은 김태원, 이성재, 서인국, 데프콘, 김광규의 일상은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세간의 풍습과는 거기가 멀다. 항상 켜져있는 텔레비젼, 심지어 곰인형과 대화를 나누는 상황에, 기껏해야 단체 채팅으로(그조차도 누군가는 따라가기에 버벅거리는) 금요일 밤의 외로움을 달래는 모습은 '혼자'라는 모습을 역설적으로 각인시킨다.

하지만 '혼자'가 곧 '고독'은 아니다. 누군가는 잠자리에 든 다른 사람에게 끝까지 문자를보내며 '자냐?'며 붙들거나, 늦은 밤 매니저에게 생뚱맞게 우동 한 그릇을 먹자며 전화를 하지만, 대부분은 '혼자'의 삶에 익숙하게 스며들어 간다. 심지어 일요일에 급격하게 이루어진 '번개' 모임이 번거러워 버둥거릴 정도로.

<나 혼자 산다>는 말 그대로 혼자 사는 남자들의 모습을 충실히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단체 채팅이나, 번개에 '~님'이라는 호칭까지, 이 시대의 사람들이 관계을 맺어가는 방식까지 철저히 답습해 낸다. 그래서 어느 프로그램보다도 '동시대적'이다. 마치 시대를 거스르지 못하고 사라져 가는 아저씨 예능 <남자의 자격>이 2013년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된 듯하다.

하지만 이미 첫 회인데도, <나 혼자 산다>는 묘한 익숙함 혹은 진부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노홍철 특유의 설레발이나 그의 사는 스타일은 이미 <무한도전>을 통해 충분히 전달되었고, 국민할매라는 호칭까지 안겨준 <남자의 자격>에서의 김태원의 홀로 사는 모습 역시 익숙하다 못해 진부할 지경이니까. 노홍철이나 김태원의 합류는 프로그램을 친숙하게는 만들면서 동시에 새롭지 않게 보이게도 하고 있다.

또 하나, 최근 프로그램들이 '힐링' 등 분명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론칭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모습 이상의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도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지속할 수 있는가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번개에서 토로된 다양한 혼자 사는 남자들의 고민은 이 프로그램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의 일면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가능성만으로 <나 혼자 산다>의 발전을 예상해 보기는 쉽지 않다.

 

 

 

여행을 떠난 <힐링 캠프>? <땡큐>

금요일 밤 늦은 시간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듯 여유롭게 한 시간여를 보내는 듯한 <땡큐>는 동시간대 <나 혼자 산다>라는 경쟁 프로가 등장함으로써, 또한 이제 서너 번의 출연진을 거듭해 가면서 예능으로서의 자신의 성격과 특징을 분명히 해야 할 과제를 떠앉게 되었다.

<땡큐>의 가장 큰 장점은 시너지이다. 서로 다른 분야의, 서로 다른 연배의 사람들이, 여행지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의 관계가 집을 떠나온 그 분위기로 인해 응집하고 그를 통해 그들 한 사람이 가지는 속내 이상의 승화된 사연들이 시간을 흐르며 더 진하게 풀어내어지는는 마력, 그것이 바로 <땡큐>이다.

여행을 오면서 어른들과 어떻게 어울리나 걱정을 했던 지드래곤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를 외칠 수 있게 되었듯이 주제를 가지고 흐르는 이야기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서로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고민이었음을 알아가게 되는시간은 끄덕임과 심지어 눈시울을 적시는 공감에 이르게 만드는 시간을 마련한다.

하지만, <힐링 캠프>와 마찬가지로 <땡큐> 역시 시청자들은 함께 여행을 떠난 옆 자리의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저 들어줄 수 밖에 없듯이, 그리고 나중에 집에 돌아와 보니 그 이야기들이 여행지의 들뜬 분위기에 한껏 업된 자기 감상이었음을 깨닫고 씁쓸해 지듯이,<땡큐> 역시 출연진의 자기 속내에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는데서 오는 아쉬움이 있다. 지드래곤이란 뮤지션의 고민은 진솔했지만, 그가 우리 사회에 끼친 파장의 여운이 아직 다 가셔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토로가 때론 해명이나 변명 혹은 포장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 더구나, 그 다음을 이어가는 오상진 아나운서와 은지원의 출연은 더더욱 <땡큐>라는 프로그램의 위험성을 배가시킨다. 인터뷰이의 자기 해석과 객관적 진실 사이의 줄타기, 이것이 이제 초반을 넘어서고 있는 <땡큐>에게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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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3.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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