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헌법 재판소 이정미 재판관의 20분 여 낭독이 끝나고, 드디어 현직 대통령 박근혜가 탄핵되었다. 지난 10월 29일 부터 133일 19회에 걸쳐 광장을 밝혀온 '촛불'이 비로소 결실을 얻는 순간이었다. 비록 '세월호' 등과 관련된 대통령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일부 재판관들의 의견이라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러나 임기 내내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방기하고 적극적으로 도운 존재로서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8명의 재판관은 전원 일치로 '파면'을 결정했다. 그리고 3월 11일 20번 째 광장의 촛불 집회가 마지막으로 열렸다. 그러면 이제 광장에 모인 촛불의 의미는 다 이루어진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끝이 아니라, 궁국적 목표가 아니라, 어쩌면 이제 진짜 '시작'일 수 있다고 '축제 분위기'를 환기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물론 조만간 치뤄질 대선에 입후보하는 후보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적폐 청산'을 이야기한다. '구속 수사'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막연한 방향성과 목적 의식성 속에서 3월 11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어쩌면 우리가 이런 때 들뜨기 보다 진짜 제대로 정신을 차려야 할 지도 모른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어느 복부인의 이상한 행적 
다큐의 시작은 어떤 한 '복부인'의 이상한 행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그 '복부인'은 여느 복부인이 아니었다. 평창의 땅을 휩쓸고 다니면서 땅을 그러모았던, 땅을 보러다니기에 부족하자, 다음에 나타날 때 대번에 외제 suv를 바꿔타고 나타나는 그녀, 마치 그 동네 사람들이 어울릴 수 없는 종족이라도 되는 듯이, 물 하나도 외제 생수에, 밥 한 번 식당에서 사먹지 않고, 그 비싼 땅값을 덥석 오만원짜리 뭉치로 내놓은 그 복부인은 바로 최순실이다. 

이미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왜 다시 최순실인가? 제 아무리 박근혜를 탄핵하고, 최순실을 법정에 보내도, 그들에게 '은닉'한 재산이 있다면? 바로 이 문제 의식이 다큐의 출발점이다. 그렇다면 최순실은 은닉 재산이 있을까?

최순실은 자신의 재산에 대해 '단 한 푼도 없다'라며 단언한다. 과연? 최순실은 커피 심부름을 시켜도 '카드 대신 오만원 권 지폐를 쥐어 주었다 한다. 왜? 전문가들은 '출저를 밝힐 수 없는 자금'을 쓸 때,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금을 운용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 입을 모은다. 심지어 최순실의 집에서 일하셨던 분은 정유라가 펄펄 뛴 사라진 두루마리 휴지 속에 오만원 권 지폐 다발이 돌돌 말아 숨겨져 있었다고 증언할 정도로. 최순실에게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현금이 있을 거라는 걸 보여준다. 

최순실은 이 많은 현금을 타인의 명의로 평창 등의 땅을 사모았다. 그리고 그 '타인'의 변절에 대비하여, 산 땅의 금액보다 많은 채권 증서로 명의를 빌려준 이를 얽어매는 방식으로 자신의 현금을 관리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페이퍼 컴퍼니의 마이너스 손, 최순실? 
독일을 드나들었던 최순실, 거기서 만난 '데이비드 윤' 등의 독일 교포를 이용하여 '페이커 컴퍼니'를 만들기 시작한다. 다큐는 '페이퍼 컴퍼니'는 만들 수 있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하지만 최순실이 만든 페이커 컴퍼니들은 만든지 몇 년만에 '폐업'을 거듭했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즉 페이커 컴퍼니, 독일과 합자한 회사를 만들면, 그걸 핑계로 '외화 유출'이 쉬워진다. 하지만 몇 년 뒤 그 합자 회사가 망했다고 하면, 그 동안 그 회사에 투자한 돈은 '망했다는 것'을 전제로 '공중'으로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최순실은 2002년부터 독일 내에서 수많은 사업체를 만들고 망하게 하며 자신의 돈을 '합법적'인 방식으로 유출했다고 다큐는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기상천외한 방식을 최순실은 어떻게 알았을까? 그리고 최순실의 돈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유치원을 해서 벌었다는 최순실의 말, 하지만 다큐가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은 했지만 그 정도의 돈을 벌지는 못했다는 것. 오히려 그보다는 아버지 최태민이 남긴 유산으로부터 지금의 최순실의 돈이 시작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전한다. 또한 최순실의 자금 세탁 방식 또한 아버지 최태민이 남긴 노란 수첩에 적힌 방식이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더하며. 

하지만 이런 '세탁'된 자금을 밝히는 것은 쉽지 않다. 심지어 전문가 200명이 달라붙어 2년이 걸려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도 한다. 특검이 손을 대지도 못한 이유가 그것이다. 하지만 관계자는 말한다. 이 돈이 국가에 환수되지 않는다면, 지금이야 '법정'에 섰다하더라도, 언젠가 이들이 그 '돈'을 무기로 우리 사회에 또 어떤 검은 커넥션의 주인으로 등장할 지도 모른다고. 

3월 11일 <그것이 알고싶다>는 11.9%(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런 시청자들의 관심은 곧, 광장의 촛불이 지속적인 진짜 '적폐 청산'으로 이어가기를 바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그것이 알고싶다>는 빵빠레가 아닌, 탄핵 정국에서 방송이 해야할 제 몫을 가장 제대로 보여준 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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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7.03.12 16:42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 그런데 노태우 후보는 흰 와이셔츠 바람에 소매를 걷고 나와 '보통 사람'을 운운하며 그 시대의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대통령이 되었다. 군인 출신의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쿠데타의 주역이었다는 사실은 방기되고 6월 항쟁 당시 거리를 메웠던 흰 와이셔츠의 넥타이 부대처럼, 그도 '보통 사람'이라는 '코스프레'는 통했다. 그렇게, 대통령도 자신을 내려놓고 '보통 사람'이라며 떠벌리던 시대, 그 시대는 '보통 사람'들의 시대라 믿어졌다. 그리고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17년, 이제 대한민국에서 '보통'의 또 다른 표현인 '평범'은 '평범' 이상,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이 되었다. 이 시대 청년들의 꿈은 이제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이 되었다. 도대체 이 시대 청년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모처럼 ebs 다큐 프라임이 '시대'에 대한 입을 열었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전해준 <민주주의> 5부작을 제작하고 겪은 혹독한 시련 덕분일까? 시대적 발언을 자제하던 ebs 다큐 프라임이 새해를 맞이하여 비로소 기지개를 편 것 같아 우선 반갑다. 




보통의 날들, 청년 괜찮은가요?
삼성과 관련된 '산업 재해'는 삼성 반도체의 백혈병 노동자들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스물 다섯 실습만 나가면 복지사가 될 이진희 씨는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삼성의 핸드폰 납품업체에 일을 나갔다. 숙련 노동자가 아닌 그녀에게 맡겨진 일은 '메탄올'로 부품을 씻는 일, 닥달하는 분위기에 안전 메뉴얼은 지켜지지 않은 채 헝겁 장갑이 흥건하게 젖도록 하루 12시간 일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시력을 잃었다. 그녀만의 일이 아니었다. 그녀처럼 꽃다운 나이의 청년들 다섯 명이, 그리고 다시 두 명이 더 시력을 잃었다. (2016)

안산 공단에서 만난 청년들은 '다치면 너만 손해'인 환경에서 자신을 '일회용품'이라 정의 내린다. 가족과 자기 자신을 위해 일찌감치 사회에 뛰어든 대견스런 그들, 하지만 사회는 그들을 '소모적'으로 사용하고,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뒤집어' 씌운다. 우리 시대의 '청년'이란 범주 안에 경제 성장기의 '산업 역군'으로 칭송받던 '공장'에서 일하는 이들은 이제 '그림자'다. 2015년 제조업 종사자 중 45.43%를 차지하는 이들은 그런 자신들의 존재에 소외감을 느끼고, 따가운 사회적 시선에 흔들린다. 그리고 기약할 수 없는 납품업체와의 민사 소송조차 보상의 기약이 요원하며, 하청업체 사장의 법정 구속조차 불분명한 이진희씨의 사례처럼, 사회는 그들을 쓰고 버린다. 그런 시대 속에서 언젠가 꾸었던 그들의 꿈은 시대 속에서 산화된다. 메탄올 중독 노동자 7명,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망자 19세 김모씨, 장안철교 추락사 29세 박모씨, 집배원 배달사고 30대 김모씨, 바로 이들이 '보통'의 삶을 꿈꿨던 이 시대의 일회용품들이다. 



최저 인생, 최저 임금 위원회 101간의 기록
시대의 중심 청년을 이야기하며 청년의 그림자들 먼저 들춰 본 다큐가 두번 째로 들어올린 것은 바로 '최저 임금'이다. '우리의 한 시간은 6030원 보다 소중하다'라는 발제로 시작되는 다큐. 그것을 이끄는 건 청년들을 위한 노동조합, 청년 유니온의 위원장 26살 김민수씨다. 청년의 대표로 지난 4월 최저 임금 위원회 1차 회의부터 참석한 그의 행보를 씨실로, 그리고 이 시대 '최저 임금'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날실로 우리 시대 최저 임금의 의미를 짚어본다. 

4월부터 세종시 정부 청사에서 이어져가는 최저 임금 위원회, 사용자 측 9명, 노동자 측 9명, 공익 위원 9명과 7년째 연임한 위원장과 함께 최저 임금을 조정하는 회의를 이어간다. 1986년 최저 임금법이 통과되고 88년 짜장면 한 그릇이 700원이던 시절 462원으로 시작된 최저 임금은 늘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 측과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 측의 평행선 끝에 공익 위원들의 조정안 투표로 마무리되는 '비극사'를 되풀이해왔다. 2016년은 다를까?

그렇게 4월에 시작되어 달을 넘기며 이어지는 임금 협상 과정을 통해 다큐는 최저 임금의 의미를 짚는다. '최소한의 가치, 돈을 올려달란 이야기가 삶의 가치를 올려달라는 진심으로 전달되기를 바란다'는 942명 청년들의 목소리들이 위원장에게 전달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시간, 그런 마라톤 회의는 '일급'과 월급'의 문제를 통해  하루 8시간 이상 일을 하면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하지만 늘 '실종되는' 주휴 수당의 문제 등 최저 임금의  또 다른 의미를 짚어간다. 그렇게 지리한 아니, 절박함을 호소하는 노동자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녁 메뉴를 들먹이는 사용자 측의 '코미디적' 반응의 끝은 결국 올해도 변함없는 '투표'. 그런데 이 101일간의 실랑이 끝에 발견된 고 김영한 민정 수석의 비망록은 마치 '예언서'인 양 이 101간의 투쟁, 혹은 방기를 '복사'한다. 이 권력의 농간 아래 '소극'이 되어버린 최저 임금 위원회, 그들이 투표로 결정한 건 돈 몇 푼의 인상이 아니라, 평범조차 꿈이 되어버린 젊은이들의 험란한 삶이다. 



이루고 싶은 꿈- 평범하고 싶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학교를 다니고, 금요일부터 주말 내내 야간 '알바'를 해서 한 달에 80만원을 버는 대학교 2학년 용훈씨의 하루는 늘 무겁고 길다. 그는 내일을 꿈꾸는 대신, 오늘만을 버텨간다. 33세 정재영은 20대 편의점 직원에서 부터 안해본 알바가 없이 살아왔다. 집의 빚을 다갚고 2015년 국비 직업 훈련을 받고 이제야 출판사에서 일하게 됐다. 그에게 지나온 삶은 '생존'. 34살 마트에 다니는 종열씨는 100만 원이 조금 넘는 월급으로 결혼은 꿈도 못꾼다고 말한다. 이들 '꿈'이 언감생심인 청년들에게 '최저 임금'은 동결이 가능한 사용자의 선심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누릴 최소한의 보장'을 뜻한다. 엄마에게 밥 한번 사고, 동료들과 저녁 한 끼 먹고, 사랑하는 이와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그렇다면 '돈이 보장된 삶'은 다를까? 대기업에 들어가 실적 1위까지 해낸 최준호씨는 입사 1년만에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직장을 그만두었다. 부지런히 일하면 일한 만큼 돌아오니, 참고 일하라는 아버지, 하지만 아들은 말한다. 주 60시간 이상 자신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삶, 그렇다고 아버지 세대와 달리, 집안의 보조가 없이는 결혼도, 가정도 힘든 세상, 차라리 '돈' 대신 나의 '시간'을 택하겠다고. 대기업 퇴사 27.7%의 속내다. 그들은 묻는다. '참을 수 있지만 이 삶이 맞는 삶일까?라고. '부당 해고'도 많다. 경제 성장을 이루어 냈다는 것만으로 젊은이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윗 세대에게 '솔직'한 젊은이들은 '쳐내야할' 대상일 뿐이며. 그런 부당한 대우는 조직 속에서 '사장'된다.

그래서 아예 상대적으로 덜 부당한 고용주를 찾아나선 젊은이들이 있다. 가장 모범적인 고용주, 상대적으로 공정한 경쟁, 학력과 배경, 그리고 성별의 차별이 없는 경쟁, 바로 '공무원'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은 '불안하지 않은 미래, 자기 가족을 꾸리고 먹고살 걱정을 하지 않는 작은 꿈'을 이룰 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면 왜 자기들이 여기에 매달리겠냐고 반문한다. 



할 수 있을까? -젊은 희망
청년을 등쳐먹고 살아가는 세상, 과연 청년들에게 '희망'은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개그맨 유병재가 외국의 사례를 찾아 나섰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집값은 비싸고 월급은 적어 청년들이 생활하기 힘들었던 대만, 그러나 대만의 청년들은 각자도생 대신 거리로 나섰다. 2014 갈 곳없는 시민들이 호화 아파트 앞에서 드러누워 '살 수 있는 집을 달라' 외쳤던 새둥지 운동을 시작으로 대만 정치의 젊은 바람이 불었다. 전체 투표율 64%를 넘는 74.5%의 청년 투표율, 평범한 회사원이던 홍츠용은 1년만에 국회의원이 되었고, 젊은 청년 중심의 시대 역량은 제 3당이 되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청년 실업률이 55%를 넘기도 한 스페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청년들은 50만의 경제 '디아스포라'가 되어갔다. 그리고 그들은 조국 스페인을 향해 '우린 떠난 것이 아니라 쫓겨난 것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젊은이들 중심의 '포데모스' 정당이 만들어 졌다. 특권 계급인 국회의원이 되어도 최저 임금의 3배만 받고 나머지는 사회 환원을 하는 이 정당 의 젊은 국회의원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시민의 목소리를 취합하고 투표하여 자신의 정책을 정한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월요일마다 거리 집회를 통해 젊은이들의 지지를 표명하는 든든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야요 풀라우타' 응원군이 있다. 



자신들의 어려운 사회 경제적 처지를 정치 참여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해외의 사례들, 우리는 어떨까? 2016 4.13 총선을 통해 당선된 국회의원 평균 연령 55.5세 역대 최고령 국회 시대를 열었다. 청년 일자리 특위에는 5,60대 의원들이 대다수다. 청년 정치인들은 아예 선거에 나가보지도 못하고 고배를 마신다. 삽십대 중반의 정치인이 중장년층 중심의 선거판에서 '아직 내가 어린가'라는 고민을 한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청년'의 입장이 대변될까? 젊은 정치인은 강변한다. 청년 문제는 곧 모두의 문제라고.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어르신들의 세상에 묻히기 십상이다. 해외의 사례를 살펴본 유병재가 답을 제시한다.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을 가지려는 대만과 스페인의 경우처럼. 청년 스스로 희망을 찾아나서야만 청년의 설 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다며, '정치의 계절' 청년의 활약을 독려하며 다큐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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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7.03.08 15:02

sbs스페셜은 지난 2006년 <환경 호르몬의 습격>을 통해 생리통이 심한 여학생들에게 '자궁 내막증'의 위험이 있으며 이것이 환경 호르몬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여 년 과연 세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환경 호르몬'이 습격한 세상의 10년 후를 2월 26일, 3월 5일 2부작으로 방영된 <바디 버든>이 살펴본다. 


호르몬은 생체의 체내에서 만들어 지는 화학물질로 생리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환경 호르몬(environmental hormone)은 말이 호르몬이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산업 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와 호르몬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호르몬과 같은 역할'을 하는 물질이 우리 몸의 정상적인 호르몬 작용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동물군의 생태계는 물론, 지구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안방의 세월호'로 기억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2001년 만들어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등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는 당시 신종 플루의 유행을 등에 업고 날개돋힌듯 연간 60여만 개가 팔려나갔다.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쓸 수 있다'던 문구를 믿고 사용했던 소비자들은 폐가 굳은 채 죽어간 1124명의 사망자를 비롯한 5410명의 피해자가 되었다. 그러나 대표적인 사례일뿐이다.  폴리클로로바이페닐(pcb), 다이온신 화합물 등 현재 밝혀진 것만으로 70 여가지가 넘는 물질이 있다. 그리고 '이 외인성 내분비 교란 물질'은 또 언제 어떻게 우리를, 우리 지구를 죽음으로 몰고갈 지 모른다는 사실이 더 위협적이다. 



자궁 경고하다
2006년 방송 당시 다큐는 환경 호르몬이 자궁 내막증, 성조숙증, 요도 하열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문제 제기를 했다. 왜 자궁이었을까? 환경 호르몬은 우리 몸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치지만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이 자궁이다. 그 이유는 바로 환경 호르몬이 우리 몸에 들어와 '여성 호르몬'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제 다큐는 5개 기관 30여 명의 연구진과 함께 생리통을 비롯한 5가지 자궁 질환을 가진 여성 4주간 '바디 버든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 호르몬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한편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까짓 생리통? 정 아프면 진통제 한 두알이면 되는? 하지만 생리를 하면 일상 생활이 무너져 버리는 생리통이라면? 2006년 조사 당시와 10년이 지난 현재, 놀라운 사실은 '생리통'이 여성들에게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심해졌을 뿐만 아니라, 병적이라 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여성들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여성들 중 상당수가 자국 내막증을 비롯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몇 십년전만 해도 희귀 질환이었더 자궁 내막증이 이젠 흔한 여성들의 질환이 되었다. 극심한 생리통을 비롯하여, 자궁 내막증, 불임 등의 다양한 자궁 질환을 가진 여성들이 모였다. 




우선 이들 몸속의 '바디 버든'을 측정해 보았다.  '바디 버든(BODY BURDEN)은 인체 내 유해 인자, 화학 물질의 총량을 뜻하는 용어로, 바디 버든이 높다는 것은 인체 내 유해 물질의 축적 수준이 '높'거나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은 바디 버든의 원인이 되는 것들이다. 화학 제품 범벅으로 살아가는 현대인, 개별 화학물의 유해도 문제지만, 이로부터 비롯된 화학적 유해의 총량, 그것이 진짜 문제라며 다큐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아침에 일어나 플라스틱 통에 든 샴푸로 머리를 감고, 화학 제품 용기에든 역시나 화학 제품 범벅인 화장품으로 빠짐없이 온 몸을 도배한다. 그리고 바쁜 시간을 쪼개 끼니를 챙기느라 화학 제품 용기에 든 식사를 전자렌지에 돌려 먹거나, 그도 아니면 역시나 화학 제품 용기에 든 간편 조리 식품으로 배을 채운다. 그리고 화학 제품으로 코팅된 컵에 커피를 마시고, 화학 제품인 생리대를 쓰고.....이렇게 동어반복처럼 '화학 제품'으로 된 매일매일의 삶을 살아간다. 인간, 그 중에서도 특히나 여성들이 더 많은 환경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은 여성들의 라이프 스타일만 봐도 당장에 알 수 있다, 그런데 여성들이 무방비하게 노출된 이 환경 호르몬 들 중 상당수가 몸 속에 들어와 '여성 호르몬'인체 하며 여성의 자궁을 '공격'한다. 당연히도 조사에 참가한 여성들의 바디 버든 수치는 심각하게 높았다.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독성 유전
1부가 환경 호르몬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여성들의 문제를 통해 심각해진 바디 버든 문제에 접근을 했다면 2부는 우리 대에서 끝나지 않는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살핀다. 딸과 함께 '바디 버든 프로젝트'에 참여한 캐나다의 감독 베리 코헨, 코헨 감독은 검사 결과를 보고 경악한다. 캐나다에서는 20여 년 전에 사용이 금지된 환경호르몬, 당연히 감독 역시 어린 시절 이래로 사용한 적이 없는 환경호르몬이 그녀의 딸 몸에서 측정됐다!

1부가 우리의 후손을 책임질 여성 자궁의 건강성 문제를 통해 환경호르몬 문제를 접근했다면, 2부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가 낳는 우리의 후손들이 그들이 사용한 적조차 없는 환경호르몬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어머니는 아이를 위해 모유 수유를 하지만, 그 모유 수유를 통해 어머니의 바디 버든은 줄어드는 반면, 축적된 환경호르몬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진다는 것이다. 서울대 최경호 교수는 '어린 아이일 수록 언제 노출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노출되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2013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라는 책을 펴낸 임종한 교수는 현대인들의 대다수 질병들이 '환경호르몬'과 연관이 있다 주장한다. 특히 아이들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천식, 아토피, 당뇨등의 질병이 느는 것은 물론  다큐는 ADHD 등의 정신적 질환조차 환경호르몬과의 연관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은 하루 200여종 이상의 화학 물질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를 임종한 교수는 '담배만큼' 나쁘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 생활 주변을 포위하고 있는 환경호르몬에 우리는 무방비하게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다큐는 미흡하나마 그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8주간의 '바디 버든 프로젝트'에서 여성들은 가급적, 최선을 다해 주변의 환경호르몬과 '절교'를 고한다. 화장을 지우고, 친환경 제품을 쓰고, 채소 위주의 유기농 식사를 하고자 노력한다. 겨우 8주에? 하지만 겨우 8주만에 참가한 실험자들에게 변화가 나타났다. 생리를 하면 그 며칠간은 일상 생활을 전폐해야 했던 실험자는 '생리통'을 잊은 자신이 놀랍다. 불규칙한 생리로 고통받던 여학생은 피부도 좋아지고, 살도 빠지며 생리도 원활해졌다. 불임 부부에게는 희망조차 보인다. 

겨우 8주라도 가능성이 보이는 것이다. 모유 수유조차 두려운 '독성 유전'도 마찬가지다. 환경호르몬'이 덜한 숲에서 하루 종일 뛰어놀은 아이들의 몸은 달라졌다. 비록 엄마로부터 '독성 유전의 영향'을 받은 아이들도 '유기농' 위주의 식단 등 노력을 한다면 발병 정도의 차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큐는 분명히 밝힌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이런 일련의 환경 호르몬에 대한 대처가 '개인적'인 소신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제 아무리 '환경호르몬'에서 안전하다는 면 생리대를 쓰고, 유기농 제품을 먹고 사용하고, 자연에서 뛰논다 해도 , 인간 생활지 근처에서 변형되어 태어난 무당개구리와 까치에서 보여지듯 무차별적인 환경호르몬의 공격에 우리의 삶이 무방비하다는 것이다. 

2006년 처음 환경호르몬의 문제를 제기했던 다큐,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10년 후 '안방의 세월호'를 겪었다. 하지만 역시나 같은 시기 문제 의식을 갖게 된 미국, 캐나다, 유럽 등은 우리와 다른 결과를 가진다. 유럽 연합은 2007년부터 화학물질 규제 제도(REACH) 제도를 도입해 연간 1t이상 제조 또는 수입되는 화학물질에 대해 제조량, 수입량, 위해성 등에 따라 제조와 유통 등에 제한을 두고 있다. 물론 우리도 '화학 물질 등록 및 평가에 대한 법률'이 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보듯이 적정량조차 실험없이 무방비하게 제공하여 소비자를 죽음에 이르는 현실이다. 또한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유럽에서는 통용되던 원칙이 대한민국에 오면 대한민국 식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지난 해 12월 28일 '생활 화학 제품 및 살생물제 안전 관리법(살생물제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비용 부담' 등을 우려한 산업계의 반발로 '자중지난'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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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7.03.06 11:09
지구 온난화'는 토를 달 것도 없이 현재 전세계가 봉착한 '위기' 중  하나다. 하지만, '위기'라는 점에 있어서 전세계인이 공감하지만, 그 '위기'에 대처를 두고 전세계를 구성하는 각 국의 입장은 엇갈리기 시작한다. 일찌기 세계는 1992년 유엔 기후 협약을 시작으로, 97년 교토 의정서를 통해 전세계적 합의를 도출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렇게 지구 온난화를 해소하는데 공감은 하지만 '실천'에 있어서는 각국의 이해가 앞섰던 세계가 2015년 '파리 협약'을 통해 '합의'에 이르렀다. 오바마 행정부가 일찌기 비준에 동의하고, 중국, eu 등이 합류하며 '실행'을 눈 앞에 두고 있다. 

141개국이 비준한 교코 의정서가 온실가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 중'의 합류 불발로 '실천력에 있어 좌초를 만난 것과 달리, 미중, eu, 인도 등의 온실 가스 배출 비중이 큰 나라들이 일찌감치 합류하고 우리나라도 2016년 11월 뒤늦게나마 합류하며 전세계적 '실행'의 날개를 달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mbc는 중국 cctv와 함께 발빠르게 기후 협약 실행을 앞두고 이와 관련한 다큐를 제작하였고, 2월 6일부터 20일까지 3부작 <AD2100 기후의 반격>이 방영되었다. 



기후 협약의 비준를 통해 전세계는 기후와 관련된 지구 생존의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고자 하는데 합의했다. 다큐는 그 중에서도 동북 아시아가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기후 변화와 관련된 거센 파고를 맞이하고 있다는 지점에 공감하며 이런 '기후'와 관련된 실천이 '급박'하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여 만들어 졌다. 

생태계로부터 인간에까지 
3부작의 다큐, 그 시작을 연 것은 <생물 대이동>이다. 산업화와 맞물려 극심해진 기후 이동은 동북 아시아 생태계의 변화를 낳는다. 우리 나라의 경우 한라산 구상 나무의 고사에 촛점을 맞춘다. 

나무 한 종이 사라지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기온은 1.85도 상승했고, 이 기온 상승은 한대성 수종인 구상나무의 고사를 불러온 것이다. 이 구상 나무의 고사는 그와 관련된 식물군들의 동반 고사를 예언한다. 우선적으로 구상나무와 함께 자생하는 희구 식물군도 사라질 위기이며, 생태계에서 가장 근간을 이루는 식물종의 사멸은 그와 관련된 생태계 사슬의 붕괴를 의미한다. 즉 기온의 상승은 구상 나무 등 식물종의 사멸은 물론, 2010년 40일에서 2015년 25일로 꽃이 피는 간격이 달라지며, 그에 의존해 살아가는 꿀벌의 급감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생태계의 혼란으로 먹이를 구하기 힘든 야생 원숭이들이 농가로 내려와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중국에서는 특정 먹이에만 의존하는 판다의 먹이가 되는 대나무 숲이 줄어들며 그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다큐는 이렇게 한, 중, 일 세 나라의 '기후'와 관련된 상황을 하나의 주제에 맞춰 보여주며 지구 온난화가 동북 아시아에 미치는 심각한 파급력을 증명한다. 

기후의 반격, 그 두 번 째를 연 것은 생물 대이동보다 더 심각한 '생존'의 문제이다. <생존대도전>은 올림픽을 여느냐 마느냐까지 파급된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로 시작된다. 지난 2015년을 시작으로 브라질에서 '소두증' 아이가 출생하게 된 원인이 된 이집트 숲모기. 그런데 놀랍게도 이 이집트 숲모기처럼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 줄 숲모기가 서식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와 함께 이들의 활동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충격적 내용을 다큐는 다룬다. 

흰 줄 숲모기만이 아니다. 119를 불러야 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등검은 말벌 역시 그 원래의 서식지는 아열대였으나 2003년 부산에서 발견된 이래 기후 온난화와 함께 경기도, 강원도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중이다. 


기후와 관련하여 달라진 환경은 인간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돌아온다. 지난 여름 서민에게 전기세 폭탄은 여름 기온 상승의 후유증이다. 늘 서늘한 기온에서 살던 티벳사람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높아진 기온은 '입원'해야 할 질병이 됐다. 또한 해수면 상승은 제주도의 명승지 용머리 해안을 사라지게 만들고, 소래 포구를 물에 잠기게 하고, 히말라야의 빙하를 강으로 흐르게 만든다. 중국의 차도, 우리의 벼도 어쩌면 예전만큼의 수확이나 품질을 얻을 수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식물들이 가속화되는 온난화를 견뎌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한, 중, 일 삼국, 그 변화의 시작 
이렇게 동북아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지구 온난화, 이에 대해 아시아 3국은 어떻게 대처해 가고 있을까? 그 내용을 20일 방영된 3부 <도시 대변화>가 다룬다. 

우리나라의 <도시 대변화>를 이끈 주인공은 배우 황석정이다. 황석정은 온실 가스 배출의 42.2%를 차지하는 전력 소비를 줄이는 실험에 도전한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여름 '3A(암페아)의 전기로 살기'를 도전한다. 3A의 전기, 그 양에 대한 감도 없이 도전한 황석정, 전자렌지에 음식을 데워도, 세탁기를 돌려도 넘어버린 3A에 삼복 더위에 에어컨도 없이, 손빨래를 하며 여름 3달을 보낸다. 하지만, 그 무더위의 결과, 황석정은 이제 전기차를 타고, 태양광 패널을 달고, 가급적 전기를 적게 쓰는 생활 습관을 갖추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을 통한 실험을 했다면, 일본의 경우 전기가 없던 100년전의 생활 양식을 현대에 맞게 실험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나선다. 전기없이도 조리를 하고, 생활을 영유하는 갖가지 실험적 방식을 시도하는 공동체와, 정부 주도 아래 태양광 발전을 정착시켜 오히려 남는 전기를 되돌려 하는 에너지 체제를 갖춘 마을을 찾아간다. 중국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자랑하는 전기 버스 공장과 전기 버스로 공공 교통 수단을 대신하고 있는 도시를 찾아 기후 협약 시대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담는다. 

기후 협약 비준과 함께 1년에 걸쳐 준비된 <AD2100 기후의 반격>은 한류 스타 장나라가 프리젠터로 나선 가운데, 버츄얼 스튜디오를 활용한 첨단의 영상으로 2100년의 미래를 그려낸다.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가장 시의적인 시각에서 준비된 다큐, 하지만 다큐를 준비한 1년간의 상황에서 현실은 또 급격한 변화를 맞는다. 우선 그래도 이명박 정부가 녹색 성장이란 모토 아래 기후와 관련된 제반 정책을 주도하려 했던 것과 달리, 박근혜 정부 아래 우리 나라는 2017기후 변화 보고서(ccpi) 38.11점으로 온실 가스 1% 이상 배출 국가 58개국 중 55위의 평가를 받았다. 또한 기후 협약에 앞장섰던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새로이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사기'라며 석탄, 석유 등 전통적 에너지 자원 치중 정책으로 유턴하고자 한다. 미국의 눈치를 보고, 기후 협약도 미루다 하루 전에 허겁지겁 비준한 우리나라의 경우 다큐의 주제 의식을 과연 얼마나 국가적 시책으로 시행해 나갈지 의문이 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 다큐를 만들 당시만 해도, 한류에 기반하여 우호적이었던 양국 관계는 사드 배치 등을 둘러싸고 급격하게 냉각되었고, 미국이 구상한 중국에 대항한 한. 미, 일 삼각 대응 체계의 일원으로 편재되어간 한국은 다큐가 보인 문화적 밀월 관계로 부터 멀어져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시점에서 방영된 3부작 다큐는 그러기에 더더욱 정치적 상황 속에 휩쓸려 들어가는 기후 정책의 난망을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듯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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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7.02.21 10:20

우리의 문화적 자부심 중에 하나는 서양에 비해 앞선 금속 활자의 발명이다. 하지만, 당시 세계사 속 고려의 금속 활자 발명은 그리 '인정받지 않는 모양새'다. 왜 그럴까? 그건 활자의 발명도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을 통해 사회 문화적 변화가 어떻게 이끌어 졌는가라는 영향력에 있어서 고려 금속 활자의 파급력은 서양의 금속 활자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세 금속 활자의 발명은 이 금속 활자를 활용한 성서의 보급을 이끌고, '종교 개혁'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이끌어 냈다. 그랬기에, 활자가 발명되었을 때 기득권인 귀족들은 활자의 보급을 반대했었다. 마찬가지로 조선 시대 세종대왕이 발명한 '한글' 역시 기득권인 양반 계급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이런 당시 기득권 계급과 백성을 사랑한 군주 세종대왕의 갈등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상세하게 그려진 바 있다. 



감시 부재 사회 대한민국 
2월 19일 방영된 <sbs스페셜>은 중세의 활자와 조선의 '훈민정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백성들이 '무지'하기를 바랬던, 그래서 자신들이 마음껏 권력을 농단하기를 원했던 기득권들, 우리는 역사를 통해 그런 당시의 시대를 배우며 한껏 혀를 찬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역적>을 보며 저런 시대에 살지 않은 걸 다행이라 여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그런 자부심을 가질 자격이 있을까? 20세기 이후의 세계를 정보화 시대라 지칭한다. 정보화 시대의 권력은 바로 그 '정보'를 '소유'하거나 '독점'하고 있는 세력을 뜻한다. 그러기에 정보화 시대 '우민화 정책'은 바로 권력의 정보 독점으로 이어진다. 바로 2017년 청문회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라는 그 '권력'의 독점적 폐해말이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며, 그래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데, 2017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아니 해방 후 현대사에서 거개의 권력은 늘 '부패'의 딱지을 떼지 못했다. 왜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권력이 늘 부패하는 걸까? 과연 '탄핵' 이후 새로운 권력이 들어선다면 그 권력은 '부패'로부터 자유로울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바로 그 의문과 과제에 대해 <sbs스페셜>이 선택한 답은 '권력'에 대한 국민의 권리로서의 '감시'이다. 

위안부 합의 내용을 외부에 공표하지 않기로 합의? 
그 '감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다큐가 접근한 우회로는 세 가지다. 그 첫 번 째, 2015년 12월 28일에 발표한 한일 위안부 합의이다. 양국의 외무 장관의 합의 조항에는 일본은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했다. 하지만 이후 아베 총리는 말을 바꿔 '털끝만큼도 인정할 마음이 없다'고 주장한다. 아베 만이 아니다. 국제 회의에 나선 일본 외교관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본은 돈을 주었기에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자국의 대사를 소환하는 강력한 제스처까지 취한다. 얼굴을 바꾸는 일본, 그런 안하무인의 태도에 분노하며 양국의 합의 내용을 알려달라는 시민 단체에 정부는 양 국 정부의 합의 내용을 외부에 공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식의 '비공개' 원칙을 고수한다. 


지질 역학 조사는 했지만 발표는 할 수 없다?
외교적 관례 때문이었을까?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 월성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주변 마을, 마을에 사는 주민들 대다수가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나거나 투병 중이다. 과연 이곳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암에 걸려 검사를 받은 주민, 주민의 몸에선 제한치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됐다. 거주민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의 아들도, 심지어 손자의 몸에서 까지, 3대에 걸쳐 모두 방사능이 검출됐다. 하지만 이에 정부는 방사능 수치가 높다고 암에 걸리는 건 아니라는 식으로 발뺌을 할 뿐이다. 심지어 월성 주변 마을 주민의 암 발생 수치를 알려 달라고 하니, 이번에도 역시 '비공개' 원칙을 주장한다. 

암 환자 수치만 비공개가 아니다. 그 수명이 다한 월성 원전의 재가동을 시도하려 했던 정부, 하지만 주변 도시인 경주의 잦은 지진 발생과 함께, 월성 주변 지질대에 대한 의심이 커져만 갔다. 이에 '역학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그 결과 또한 '비공개'다. 심지어 '역학 조사'에 참여한 학자들조차 보고서의 열람이 복사나, 카피가 안되는 제한적 열람만을 가능하게 했을 정도다. 

국회 청문회만이 아닌, 국가 전반, 사회 전반 곳곳에서 '국민의 주권'이 행사되어야 할 영역이라면 어디서든지, 국민이 맞닦뜨리는 것은 '위임한 권력'에 대한 정보 대신 '비공개'의 원칙이다. 그리고 결국 그 '비공개'의 향배가 궁극적으로 향한 곳은 '저 푸른 기와 집'.


3년 전 일이라 기록이 없다? 혹은 국가 원수 안위의 문제다?
2014년 4월 16일 전라남도 진도군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와 관련하여, 여전히 우리 사회는 '안갯속'을 헤맨다. 당시 출동했지만 학생들을 구하지 않았던 해경 출동선의 cctv에서부터, 바로 그 시간 위임받은 국가 권력이었던 대통령의 7시간 행적까지, 도대체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당시의 일정이라 내놓은 보고서는 허술하기 짝이없고, 보고를 했다는데 통화 기록이 없다. 남겨진 것조차 '기록'되 내용이 아니라, 알음알음 누군지도 모르는 당사자의 기억을 쫓은 것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그 마저도 이제 대통령의 '정보 보호' 요청이 있다면 향후 30년간 '자물쇠'가 잠궈질 처지이다. 

달라질 세상을 향한 전제 조건으로서 국민의 알권리 
과연 이런 권력의 비타협적 비공개는 '민주적 정부'의 관행일까? 당연히 아니다. 다큐는 외국의 예를 들어 비교한다. 스웨덴에서는 이미 학교에서 민주 사회의 기본 권리로서 정보의 공개를 배우고 실습한다. 학생이 요청한 정보 공개를 위해 교장은 지난 3년간의 이메일 기록 수백 페이지를 복사해 준다. 이유는? 물을 것도 없다. 그것은 권리이고, 의무이기 때문에. 덕분에 스웨덴에서는 공금으로 가족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한 총리 후보가 사퇴한다. 전기 요금을 내지 않은 장관도 사퇴한다. 마늘 주사를 비롯하여 정체 불명의 약품과 심지어 비아그라를 구매한 청와대의 물품 목록의 사용 내역은 여전히 '국가 안위'를 위한 '비공개'인 우리와 격세 지감이다. 우리나라에선 관련자조차도 혹시나 정보를 퍼다 나를까 열람 제한을 하는 원전 주변 지질 조사서는 캐나다로 가면 인터넷만 켜면 바로 검색할 수 있다. 심지어 그 사무실에서는 그 자료가 굴러다니는 수준이라나. 

이런 '정보'에 대한 스웨덴, 캐나다와 우리의 서로 다른 관행은 이들 나라와 우리의 부패 지수의 차이로 판가름난다. 스웨덴이 전년도에 비해 한 계단 내려와 4위인 반면, 우리나라는 1년 사이에 37위에서 52위로 전락했다. 국민의 알권리 보다 '국가 보안'과, '국가 안위', 통치자의 신변이 우선되는 나라인 이상, 어쩌면 정권이 변하다 해도 쉬이 '부패'는 개선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정권의 변화와 함께, 이제 정말 다른 세상에서 살기 위해서, 다큐가 전제로 삼은 것은 바로 국민으로 부터 나온 권력의 진정한 행사로서,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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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7.02.20 05:39

자괴감'을 운운하며 전국민을 '자괴감'에 빠뜨렸던 당사자는 아직도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 덕분에 엄동설한을 보내고 입춘을 맞이하는 광장의 촛불은 여전히 활활 타오른다. 그러나 김부겸 의원은 '쉽지 않은 싸움'이라 주장한다. 여전히 지방으로 내려가면 정치 활동을 하면 안되는 저 청와대 점거인에 대해 '불쌍하다'는 인식이 저변에 널리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 '강고한' 온정, 덕분에 선거 때마다 그 사람을 '선거의 여왕'으로 만들었던 저 '괴력'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sbs스페셜은 2월 5일 과연 우리가 그간 '선거'를 통해 뽑은 '대통령'의 선택이 어떤 것이었나, 그 실체를 밝히고자 한다.




   
       “정치인은 어떻게 보면 연예인하고 같은 과예요. 
        그러니까 이미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지.”
        -한때 이명박의 좌청룡우백호 정두언- 


연예인과 같이 이미지만 그럴듯하면 대통령이 가능?
1948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건국'과 '정부 수립'의 그 '딜레마'의 원년,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 취임하였다. 하지만, 그 '초대' 대통령이래, 지금까지 18대 11명의 대통령들의 대부분이 '불명예'스러운 인물로 남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로 시작되는 대통령의 사과는 너무 익숙해서 이젠 '악어의 눈물'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이렇게 '대통령의 사과'가 대통령 취임 시기의 관례가 되어버린 대한민국, 도대체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어떻게 속았길래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황상민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침을 가한다. '내가 왜 속았는지 정확히 알지 않으면 다음에 또 속게 돼있다'고. 이에 다큐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기초로 하여, 또 속지 않을 묘책을 고심한다.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이구동성은 한결 같다. 대통령은 '연예인'과 같은 과다. '이미지'라는 것이다. 공약도, 정책도 아닌. 대통령 선거 전문가는 말한다. 사람들은 그저 이미 자기 맘 속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을 뽑을 뿐이라고. 공약, 정책, 그거 하룻밤이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연예인같은 이미지의 대통령, 도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혹자는 말한다. 대한민국의 일부는 여전히 '왕조' 국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이씨 왕조'의 혈연이라는 이유만으로 왕처럼 뽑힌 이승만 대통령, 그리고 '후진형 독재'를 자신들을 잘 살게 해주었던 왕조로 떠받들던 사람들, 노무현 대통령처럼 친근한 이미지의 대통령을 받아들일 자세를 가질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내가 다 잘 할 수 있다'며 호언장담하는 '장군'과 같은 이미지의 이명박 대통령을 뽑고, 그도 부족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후광에 기댄 독재자의 딸을 눈물겹게 대통령의 자리에 모셨다. 

모르는 질문이 들어왔을 때 좀 엉뚱하지만 다른 식으로 넘어가는 연습, 
그게 제일 주안점이죠.” 
-임현규 전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 정책홍보특보-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마련된 후보자 검증의 시간 
이런 선택에 대해 유시민 작가는 냉정하게 말한다. 오늘날 국민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잘못된 선택때문에 인간의 질병(메르스)도, 동물의 질병(AI)도, 재난이나 참사(용산 참사, 세월호 등)도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그러니 자신이 그 엄청난 대가를 다시 치루지 않기 위해서라도 '오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의 한국 선거 시스템은 '이미지'의 외피를 걷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인터뷰 말미, '언론은 뭐했냐?'며 냉정하게 되물은 유시민 작가의 질문처럼, 그 '이미지'에 언론은 나팔수 역할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기간 양산된 종편, 정권의 입맛에 맞게 개악된 이른바 공영 언론들은 노무현 선거는 물론, 이명박 선거 때보다도 거의 반에 불과한 선거 관련 방송을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선거 관련 방송의 대부분이 '이미지네이션'에 부합하는 후보자 동정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방송 환경에서 '이미지'의 척결은 커녕, '이미지'의 확산만이 가능할 뿐이다. 

미 대선의 경우, 대통령 선거 자체가 1년 반정도가 걸리는 대장정이기에, 그 과정에서 검증에서 탈락한 후보는 자체적으로 '사퇴'라는 경우가 등장한다. 또한 장시간에 걸쳐 되풀이 되는 후보 토론 과정은 자신이 선택할 후보에 대해 충분히 알고자 하면 알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거기에 토론 과정에서 제시된 내용에 대한 '언론의 팩트체크'가 뒤따른다. 물론 이런 다큐의 내용조차 '이미지네이션'의 끝판왕이라 일컬어지는 미 대선에 대한 '오독'일 수 있다. 하지만, '토론'자체가 봉쇄되어, 앵무새처럼 외워 온 대답만으로도 '능력있는' 대통령처럼 보여질 수 있는 현재의 선거 제도 자체에서는 '미국'만큼이라도 하는 것이 '이상'이 되는 것이다. 



결국 2월 5일의 다큐는 프로그램 말미 바로 이어진 대통령 후보에 대한 <국민 면접>로 이어진다. 다큐는 그나마 우리의 현실에서 '이미지'로 오독된 대통령을 다시 뽑는 어리석은 행동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끝장 토론'을 제시한다. 기존의 선관위의 준비된 대답만을 읽어내리는 지극히 부족한 '토론' 양식 대신, 후보자의 면면을 다 드러낼 수 있는 충분한 토론 시간만이 현재의 이미지 정치를 탈피할 최소한의 방법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다큐의 제안에 '선관위'는 난색을 표한다. 아마도 후보 측에서 저어할 꺼라고. 다큐가 찾아간 대선 주자들. 기꺼이 토론에 임하겠다 하고. sbs는 자신이 준비한 카드 <국민 면접>을 꺼내드는 것으로 <대통령의 탄생>은 마무리된다. 

 긴 서론 끝에 등장한 <국민 면접>, 하지만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문재인 후보가 거절한 것으로 인해 화제가 되었던 kbs의 <대선 주자에게 듣는다>가 이미 테이프를 끊은 바 있다. 그 뒤를 이어 sbs가 끝장 토론이 가능치 않다면 압박 면접이라도 하겠다며 국민들이 직접 보내온 질문을 바탕으로 5명의 면접관들이 대선 주자들을 탈탈 털어보겠다고 주장한다. 아마도 타 방송사들에서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뒤를 이을 듯하다. '선관위'가 하지 못한다면, 이번엔 '방송사'만이라도 제대로 '검증'을 하여, '말은 많지 않지만 결정적 한 마디를 잘 해서, 혹은 웃음으로 잘 때워서' 대통령이 되는 불상사는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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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7.02.06 12:53

sbs는 지난 해 신년 특집으로 <엄마의 전쟁 3부작>을 내보낸 데 이어 2017년 신년 특집으로 <아빠의 전쟁 3부작>을 마련했다. 전개 방식은 유사하다. 이상한 나라의 나쁜 엄마들이 되어버린 이 시대의 엄마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대안을 모색해보던 그 방식을 <아빠의 전쟁>에서도 동일하게 차용한다. 1부에서 문제 아빠들의 사례를 모아보고, 2부에서 그 해법을 마련하고, 3부에서 대안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구성이다. 


지난 해 <엄마의 전쟁>에서도 다큐의 사례 중 등장한 이른바 '나쁜 엄마'의 사례를 놓고 인터넷 게시판은 갑론을박으로 뜨거워졌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특히나 2부에서 등장한 이벤트성 아빠와의 저녁 식사 해법이 방영되자, 방송인 조영구 씨네의 방영분을 놓고, '차라리 혼자 사는게 낫다'는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가족'의 일부이기도 어색한 아빠, 차라리 혼자 사는게 편하다는 아빠, 그럼에도 부득불 가장의 짐을 짊어지고 가는 아빠, 이 시대의 아빠, sbs스페셜이 지켜본 아빠가 도대체 어땠길래?

아름다운 야경을 가진 나라, 대한민국,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요인이 야근을 하느라 건물마다 밝혀진 불빛이라면? 다큐의 시작은 OECD 36개국 중 두번 째로 긴 노동시간, 일과 삶의 균형 지수 끝에서 3번째인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는 가장들, 아빠의 삶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평균 하루 6분, 저녁이 사라진 시대, 아빠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냥 없어졌으면 좋겠는 아빠
다큐가 들여다 본 아빠, 그 첫 번 째,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한다는 국제 중학교에 입학한 딸, 하지만 그 딸은 핸드폰에서 아빠의 번호를 지워버렸다. 아빠와 눈이 마주치기는 커녕 벌레보듯 피한다. 딸은 지난 5월의 사건을 원망스레 말하지만 아빠의 기억엔 그 날이 없다. 다른 아빠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방송인 조영구씨도 바쁜 스케줄에 가정을 돌볼 새가 없다. 어느새 아들과 엄마만의 라이프 사이클과 아빠 조영구씨의 라이프 사이클은 엇물린 지 오래다. 

젊은 아빠라고 나을까? 어린 아들을 둔 인천 공항 직원 부부, 삼교대 근무인 이들 부부의 만남은 아이 돌보기 육아 근무 교대식이다. 혹여 늦을까 아기띠를 둘러매고 공항에서 종종거리다 겨우 시간에 맞춰 아이를 근무가 끝난 상대에게 맡기고 다시 종종거리며 가는 일상, 연가와 휴가, 근무 그 모두는 아이 육아를 위한 돌려막기이다. 밤을 새고 돌아온 아빠는 밀린 잠 대신 아이를 돌봐야 한다. 

1부에서 보여진 이 시대의 아빠들, 좀 젊어서 아이를 함께 키운다 싶으면 그 육아에 치이거나, 그도 아니면 아이를 볼 시간도 없이 직장 업무에 쫓기거나, 아이가 철 들기 시작하면 아이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제대로 아빠 노릇을 하지 못하거나, 할 시간이 없다. 

2부에서 한 달간 아빠와의 저녁 식사라는 이벤트를 통해 풀어보려 하지만 쉽게 풀리기는 커녕 오히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관계를 악화시키기조차 할 정도로 쉬이 해소되지 않은 가족 문제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아빠들은 바쁘다. 2부에서 한 직장의 두 직장인을 실험 삼아 정시 퇴근을 하도록 만들었지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음 날 더 일찍 출근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대한민국 직장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3부 스웨덴의 아빠들과의 비교 사례에서 야근을 밥먹듯이 하며, 하루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6분이라는 사실에 믿기 힘들어 하는 모습에 대비되듯, 대한민국 아빠들은 '일'에 대한 강박으로 젊은 시절을 보낸다. 

돈을 벌어야 하기에 자신이 좋다는 아이를 밀어냈던 아빠. 당연히 그 상처의 댓가는 철든 아이의 외면이나, 냉랭한 대응이다. 아빠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고 항변하지만,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아이의 트라우마는 좀처럼 해소되기 힘들다. 

하지만 과연 열심히 일했다는 것만이 유일한 호소가 될까? 아빠를 벌레보듯 피하는 딸, 그리고 아빠의 말끝마다 톡톡 쏘아대는 딸의 버릇없음을 따지고 들어가니, 거기엔 '가장'이란 이름의 '독재자'가 등장한다. 하루 종일 돈을 버느라 힘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집에 돌아와 '감정을 고스란히 배설'했던 기억은 이제 아이들의 트라우마로 남는다. 

아니 아빠들도 억울할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아빠들이 보고 자라온 아빠들이 그랬으니깐. 아빠들의 아버지들은 밖에 나가 돈을 벌어오면 집안에서 독재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라, 그렇게 하면 되려니 했지만, 이제 아빠들은 밖에나가 돈을 버는 것도, 가정에서 아빠로 대접받는 것도 그 어느 것도 호락호락하지 않는 시대에 힘들어 한다.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건 아빠가 아니다. 
그 해법을 찾기 위해 다큐가 선택한 건 뜻밖에도 외국행이다. 복지 천국이라는 스웨덴으로 젊은 아빠 윤상현이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라떼 파파들, 육아 휴직 중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유모차를 끌고 여유를 즐기는 아빠, 라떼 파파를 만난 윤상현은 묻는다. 당신들은 어떻게 그리 살 수 있냐고.

뜻밖에도 돌아온 대답은 그저 부러운 외국 사례가 아니다. 스웨덴도 아이를 돌보며 행복한 여유를 즐기는 라떼 파파가 등장한 것이 불과 20여년 내외에 불과하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거리에서 만난 라떼 파파의 아버지들은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처럼 살았다고 한다. 그 일벌레 아빠들의 악순환을 깬 것은 아빠들이 아니라, 정부와 제도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분명 아빠들의 육아 휴직이 존재한다. 하지만 육아 휴직의 급여는 40%, 그 정도를 가지고는 아이를 돌보며 생활하는 건 불가능하다. 더구나, 아빠 외벌이 가정이라면 더더욱.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육아 휴직을 했을 경우 당하는 불이익이다. 대부분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육아 휴직 이후 직장 내에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심하면 권고 사직을 당하는 현실에서 가정을 책임지는 아빠의 육아 휴직이라니! 

스웨덴은 국가가 나서서 이런 부조리한 제도를 척결했다. 육아 휴직 수당의 부족분을 국가가 충당하여, 아빠들은 육아 휴직 기간에도 경제적 곤란함을 겪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육아 휴직을 했다고 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그것이 지켜진다. 거기에 육아를 하는 부모를 위한 오픈 어린이집에서 극장까지 다양한 문화적 배려가 마련된다. 이런 제도적 뒷받침 위에 비로소 아이의 성장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아빠들의 선택이 뒤따른다. 그리고 그런 아빠들의 다른 삶이 아빠만 생각하면 술, 담배, TV 대신 하트 뿅뿅이 난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끌어내는 것이다. 

여성들이 가장 살기 좋다는 스웨덴보다 한 술 더 뜨는 건 가장 적은 노동 시간을 자랑하는 독일이다. 최고의 컨디션에서 최상의 노동이 나온다는 생각을 가진 독일의 회사는 아픈 직원이 출근하면 오히려 힐난을 듣는 분위기다. 불경기를 맞이하면 직원을 자르는 대신, 노동 시간을 줄여 모두가 조금씩 그 부담을 나눠지고 가는 것이 관례가 되고, 제도가 된 나라. 그곳의 아빠들은 장기간 노동 대신, 너무 긴 휴가 계획이 고민이다. 



결국 스웨덴과 독일의 사례를 통해 다큐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 전쟁의 책임이 '아빠'들 개인의 몫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와 제도가 달라져야 아빠들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변한다. 야근과 특근을 해야만 수당으로 적정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사회에선 아빠 노릇은 용기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정시 퇴근에 적정 임금이 된다면? 다큐는 회의적으로 답한다. 아마도 아빠들은 정시 퇴근 후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설지도 모른다고. 아이 한 명을 대학까지 보내기 위해 갖가지 과외 활동비까지 3억을 훨씬 웃도는 돈이 필요한 대한민국에서 정시 퇴근이 법적으로 정해진다면 아마도 아빠들은 또 돈을 벌러 거리로 나서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2016 <엄마의 전쟁>이 가족 간의 관계 해소를 위한 노력에 방점을 두었다면, 2017 <아빠의 전쟁>은 그 방점이 사회와 제도에 찍힌 만큼, 그 해소는 난망이다. 이미 IMF 등을 겪으며 경제적 공포가 내재화된 우리 사회의 아빠들, 그 아빠들은 가족들의 원망을 들으면서도 '돈'에 대한 강박을 놓을 수가 없다. 하지만 사회는 그런 아빠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대신, 경쟁과 불안을 고도화시키고 있다. 거기에 변화되는 가족 관계, 고착화된 가부장 의식이 가정을 위기로 내몬다. 쉬이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아빠의 전쟁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2017년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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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7.01.16 13:36

거리의 시민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노후를 어떻게 보내고 싶냐고? 대부분 지금 먹고 사느라 할 수 없었던 취미 생활을 즐기는 여유로운 노후를 떠올린다. 과연? 남녀를 가리지 않고 아직 노후를 맞이하지 않은 사람들의 천진난만했던 답을 뒤로하고 이어진 다큐, 그 어떤 지옥의 묵시록보다 처연하다. 그런데 그게 바로 2017년 노령인구 14% 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새해를 맞이한 mbc스페셜은 특별히 새해맞이 특집이라 이름을 내걸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주 <나 혼자 산다>에 이어, 이번 주 <노후, 생각해 보셨나요?>는 1인 가구 520만 시대, 노령인구 14%의 대한민국을 가감없이 진단해 보려는 시도들이다. 거리에선 촛불을 들고 희망을 소망하지만 그 희망이 닿아야 할 지면의 구체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랄까? 마치 다큐판, 아니 리얼 한국판 <나, 다니엘 블레이크>처럼 다큐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갑남을녀로 성실하게 살아왔던 대한민국 노년의 처연한 삶을 그려낸다.  



평생을 목수로 성실하게 살아온 다니엘 블레이크 일하다 쓰러져 심장 이상을 진단받은 후 요양 급여를 받으려 하지만 신자유주의 하 영국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그는 자신의 자존을 주장하지만 그 자존이 증명되기엔 그의 병은 너무 깊었다. 아니 영국의 복지는 성실하게 살아온 노년을 보상하기엔 너무 편협하달까? 그래도 명목 상이나마 영국의 복지는 그 통과 의례를 지난다면 요양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시작은 49, 회사에서 명퇴를 하며 사회로 튕겨져 나온 중년의 끝자락에서 시작된다. 그래도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나이, 그 다음은 50대, 60대, 70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전히 먹고 살아야 하는 '먹고사니즘'은 물론 때론 '부양의 의무'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평균 은퇴 연령 53세, 그러나 늘어만 가고 있는 기대 수명은 82.2세 은퇴 후 생존하는 기간이 30여년 가까이 된다. 1인 최소 노후 생활비 99만원 부부를 기준으로 하면 160만원, 적정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225만원, 그렇게 따지면 노년에 최소한 필요자금은 5억5천만원, 적정한 필요 자금은 8억 1천만 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웬만하지 않고서는 일을 해서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노년이다. 이렇게 '돈'이 드는 노년 우리의 부모님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돈이 드는 노년, 하지만 돈이 없는 가난한 노인들
다큐는 몇몇 노인들의 하루를 쫓는다. 움직이는 않는 손으로 쇼핑백을 접어가며 돈을 버는 70대, 처음부터 그가 이런 생활을 한 건 아니었다. 노년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버젓이 집칸이나 지닌 중산층이었다. 아이들도 내로라하는 대학까지 보냈다. 그러나 자식 중 한 명에게 닥친 루게릭 병, 자식의 병마는 그가 노후 자금으로 마련한 집칸을 들어먹었다. 이제 그는 노숙자 쉼터에서 살며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쇼핑백을 붙이며 자식까지 뒷바라지하는 처지다. 

공공근로로 학교 화장실 청소를 하는 노년의 여성 사례라고 다르지 않다. 사립대학을 나와 논현동에서 풍족하게 살던 전업주부, 하지만 삼십대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뜨자 그녀는 가장이 되었다. 동네 주부들을 상대로 밍크 코트를 팔고, 오십이 넘어 보험모집인을 하며 그래도 돈을 좀 만졌다던 그녀, 하지만 그 돈을 자신의 노후 자금 대신 자식들 교육비에 투자했다. 이제 자식은 커서 떠나가고, 그녀에게 남은 건 그런 곳이 있냐고 했던 비닐 하우스 단지, 공공근로의 일자리다. 

번듯한 대학이라면 고려대학을 나온 정대윤 할아버지를 따를 사람이 있을까? 대학을 나와 두 달만 벌면 집 한 채를 살 수 있던 엘리트로 살던 할아버지, 80년대 국제 그룹 해체로 평생 직장이던 그곳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 후에 집을 지어 파는 사업을 하며 돈을 모을 필요도 없이 풍족하게 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불어닥친 IMF, 두 번의 경제 위기는 그에게서 노년의 여유로움 따위를 앗아가 버렸다. 이제 월세 17만원의 임대 아파트에서 기초 생활 보장 40만원, 노령 연금 20만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처지. 1인 최소 노후 생활비에는 한참 모자르다. 

다큐가 보여준 노년의 사례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평범하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성실하게 살아왔던 이들, 자신의 축적보다는 자식을 키우기 위해 애를 썼던 그들, 하지만 이제 노년의 그들은 '빈곤하다. 노인 빈곤율 48.4%, 0ecd 최고인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도 돈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없다. 노인들의 단골 직업 아파트 경비원, 한 달에 150만원 남짓을 벌 수 있는 아파트 경비원을 하는 인구가 23만 2천 명에 이른다. 그게 아니라면 택시 기사? 70대 김영철 어르신은 말한다. 그 나이대 할 수 있는게 경비원 아니면 택시 기사 밖에 없다고. 지하철을 이용해서 택배 기사로 일하는 70대 어르신이 두 시간을 걸려 배달하고 받은 돈은 2만원 남짓, 그 조차도 택배 업체와 나누어야 하는. 하지만 어르신에겐 80대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아쉬운 처지일 뿐. 십년을 내다보고 벌어놓은 과일 도시락 노점 점포는 하루 수입이 2만원이 안될 정도로, 노년의 벌이는 위태롭다. 



그래도 새해 소망난에 공공 근로 재계약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몸이 건강하면 다행이다. 65세 노인 인구 중 만성 질환자가 89.2%, 노인 1인당 만성 질환 평균 2.6개, 노인과 약봉지는 대한민국에선 너무 익숙한 구도이다. 그래도 정신이라도 멀쩡하면 아직은 견딜만하다. 치매라도 온다면? 하지만 노년과 치매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7.1%이던 60대 치매 환자가 70대가 되면 21%로 늘어나고 80대 중반을 넘어서면 거의 1/3 수준을 넘는다. 더구나 치매로 인한 가정 파탄은 물론 입원비 등 경제적 부담도 가장 크다. 하지만 우리 노년의 치매와 병은 온전히 그 개인과 가족의 부담분이다. 

다큐는 덤덤하게 때론 처연하게 노년의 일상을 그려낸다, 그 흔한 다큐의 데코레이팅같은 외국의 사례조차 없다. 2017년 새해, 해가 바뀌었지만 하루하루 늙어가고, 그렇지만 가난하고, 할 일조차 줄어들고, 이젠 몸조차 아픈, 그러나 한 때 건설입국의 견인차였고, 새마을 운동의 동력이었으며, 홈 스윗 홈의 주역이었던 대한민국 근대사의 주인공들은 이제 병들고 가난에 시달리며 노년을 맞이한다. 그들에겐 다니엘 블레이크가 벽에 자기 이름을 쓰며 항변할 패기조차 사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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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7.01.10 12:04

728회 mbc 스페셜의 신년 첫 방송분은 < 나 혼자 '먹고' 산다>이다. <나 혼자 산다>의 다큐편일까? 왜 신년 벽두부터 혼자 사는 이야기를 다루었을까? 다 이유가 있다. 


거리에 '집' 미니어처를 만들어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이 집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살 꺼 같냐고? 그래도 세상이 많이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식구가 많이 줄었으니 하면서, 두 명이나 세 명을 미이어처 집의 가족으로 셈한다. 여전히 사람들의 머릿 속에 '집'에는 '가족'이 사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tv만 틀면 나오는 드라마들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대가족이 등장한다.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가 한데 살면서 세대 간 갈등과 화해가 대부분 '가족' 드라마들의 주 내용이다. 여전히 '가족'이 대세인 양 하는 대한민국, 하지만 실상은 대한민국 가족의 가장 보편적 형태는 이제 1인 가족이다. 520만 1인 가족 시대 어느덧 우리는 인생의 과정에서 젊은 시절 교육과 구직을 위해서 부터 시작하여, 이혼, 사별 등의 이유로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번 그 이상 홀로 사는 시기를 '필연적'으로 경과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고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여전히 사회는 1인 이상의 다인 가족을 사회의 기본 단위로 작동하는데, 대세가 되어버린 1인 가구, 이 언밸러스한 사회 구성이 낳은 문제를 신년 벽두의 mbc 스페셜은 '한 끼'를 통해 풀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미래에 알약 하나로 식사를 대신하는 날이 온다면 당연히 그것을 선택할 거예요” - 혼자 살기 5년 차 돌싱남 김성현

홀로 때우는 한 끼
'혼밥'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의 드라마가 만들어 질 정도로 홀로 먹는 한 끼가 낯설지 않은 시대,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주말 부부 6년차인 강대문씨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에서는 바베큐 장인 포스를 지녔지만, 정작 홀로 돌아온 그의 숙소에서 그의 한끼는 맥주 한 캔과 약간의 견과류 안주이다. 그의 싱크대를 채운 것은 3분 즉석밥들. 그만이 아니다. 다큐가 따라간 1인 가구, 다수의 1인 가구들에게 식사란 한 끼 '때우는 것'이다. 라면 등의 인스턴트 식, 편의점 도시락이나, 시켜먹는 경우가 대부분인 1인 가구들, 홀로 음식을 해먹으려 장을 봐놨다가 버리는게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들은 어느샌가, 고민스런 한 끼대신 '알약'을 소원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렇게 때우는게 되어버린 1인 가구의 한 끼는 필연적으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한다. 전국의 대부분 1인 가구주들은 2인 이상의 가구들에 비해 영양이 결핍되어 있거나, 불균형적인 것이다. 대세가 되어버린 1인 가구, 그들의 불균형적인 한 끼 식사, 이는 결국 전국민 건강의 적신호로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 <나 혼자 먹고 산다>가 둘러보는 1인 가구의 한 끼는 이제는 국민 건강에 대한 우려이다. 



알약으로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1인 가구의 영양 부족이나 결핍에 대한 대안을 위해 다큐는 여러가지 방식의 홀로 한 끼 식사 방안을 찾아본다. 

우선은 혼자서도 잘 해 먹는 방법, 서른 초반 이제 막 1인 가구 생활을 시작한 가구주는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엄마의 도움없이 홀로 된장찌개를 끓여본다. 하지만, 결과물은 홀로 식사라기엔 너무도 풍성한 서넛이 먹어도 남을 만한 양의 찌개. 과연 대안은 없을까? 일찌기 이십대 초반 홀로 살기 시작하여 서른 중반이 넘은 자취 생활 십 몇 년차에 이른 고수를 찾아가 본다. 오랜 자취 생활의 경험 끝에 '살기위해' 스스로 음식을 해먹기 시작했다는 고수는 근처 재래 시장을 활용한 한 사람의 먹거리에 걸맞는 장보기에서 부터, 있는 재료를 활용한 요리 팁, 그리고 마른 재료 등의 적절한 재료 찾기까지 유용한 팁들을 제시한다. 

“1인 가구에게 해물찜이란? 과도한 허세!” - 우야TV 애청자 조아연

이렇게 요리에 도전하는 1인 가구를 위한 손쉬운 팁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시장 판매의 저하로 고민하는 망원시장 상인들은 역시나 우야 tv라는 먹방을 주도하는 1인 가구 세 청년 셰프와 함께 먹거리 꾸러미를 준비한다. 시장에서 파는 신선한 재료들로 음식 쓰레기를 남길 여지도 없이 바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낸 덥밥, 찌개들의 소분 꾸러미. 이 덕분에 해물찜이란 1인 가구의 허세가 현실이 된다. 

혼자서도 잘 먹고 잘 사는 법 
1인 독거 노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홀로 남은 남성 독거 노인을 위한 요리 교실을 운영한다. 시금치 다듬기, 콩나물 데치기 등 가장 기본적인 요리 방법을 가르쳐 준다. 여성 어르신들과 달리, 홀로 남겨진 남성 어르신들이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색이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밥 해먹기가 번거로운 이들이라면 1인을 위한 식당을 찾아가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관악구의 한 식당은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는 대신 인터폰을 눌러야 한다. 직원의 허가를 얻어 들어간 식당은 일반 식당과 달리 요리공간을 둘러싼 ㄷ자의 식탁이 삥 둘러싼 공간, 그 곳에서 홀로 식사하는 사람들은 일반 식당에서의 소외감없이 조용히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연인조차도 나란히 앉아 사랑의 밀어를 자중해야 하는 처지다. 



조금 더 대안적 방식으로 등장한 것은 이미 사회적으로 알려진 소셜 다이닝이다. 금천구의 한 빌딩, 오로지 한 끼의 식사를 위해 모인 열 댓명의 청년들은 풍성한 해물찜을 앞에 놓고 모처럼의 호사를 누린다. 한 끼의 호사만이 아니다. 일이 아니고서는 일주일에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일이 별로 없는 1인 가구가 모처럼 가족처럼 속을 터놓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양한 우리 사회 1인 가구의 한 끼 식사를 모색해 보던 다큐는 시선을 덴마크로 옮긴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가게, 우리 나라의 식료품 가게와 같은 곳이지만, 파는 방식이 다르다. 비누 한 개도 반으로 잘라 살 수 있는 곳, 모든 식재료가 유리 용기에 담겨 있어 필요한 만큼 살 수 있는 곳, 코펜하겐 과반수에 해당하는 1인 가구를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가게다. 심지어 장바구니를 가져오지 않으면 가게에 구비된 주머니에 물건을 담아갈 수 있는 곳, 1인 가구 = 인스턴트와 그 음식물 쓰레기로 대변되는 우리네 현실과는 여러모로 대비되는 모습이다. 

소셜 다이닝이 승화된 형태도 등장한다. 90대 노인에서 부터 어린 아이들까지 30명 15가구의 가족들이 어울려 사는 덴마크의 코하우징. 한 달에 한 두번 돌아오는 식사 당번, 매일 저녁 함께 하는 식사, 하지만 의무는 아닌, 자유롭지만, 함께 하는 덴마크의 삶의 방식을 이상으로 다큐는 궁핍한 우리의 홀로 한 끼 식사에 대한 탐험을 마무리한다. 

무엇보다 <나 혼자 먹고 산다>가 대세가 된 1인 가구, 그들의 식생활에 주목한 것은 그간 다큐가 우리 사회 주도적 생활 방식이 된 1인 가구에 대한 관심을 넘어선 시도이다.  또한 그들의 영양이 궁핍한 현실과 그 대안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법은 <나 혼자 산다>의 현실판으로, 또한 우리 시대의 현실에 대한 생생한 접근으로 새해 첫 다큐로서의 의미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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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7.01.03 17:49

대기업의 독점적 과두 지배로 인한 '갑을 관계'등 제반 사회적 문제가 우리 사회를 짖누르다 못해 권력형 비리의 형태로 터져나오고 있는 이 즈음, 12월 5일에서 19일까지 3부작으로 찾아온 MBC 창사 특집 다큐 <미래인간 AI>는 시절을 모르는 한가로운 환타지처럼 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촛불 광장에서 회사 마크를 떼어냐 하는 처지의 MBC지만 창사 특집 <미래인간 AI>만큼은 '혜안'에 속한다. 우리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채 성큼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 혁명의 현실과 미래를 촉빠르게 짚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 혁명의 도래
AI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우선 최근 변화되고 있는 산업 환경이란 전제 조건에 대해 살펴보아야 할 듯하다. 최근 변화되는 산업 환경이란 한 마디로 요약하면 4차 산업 혁명을 말한다. 18세기 '증기 기관'으로 상징되는 기계 공업과 공장제 노동 분업을 통한 대량 생산을 가능케한  1차 산업 혁명은 세계를 '근대'로 이끌었다. 이후 1870년을 기점으로 헨리 포드가 도입한 '컨베이어 벨트' 생산 체제로 상징되는 2차 산업 혁명은 영국을 중심으로 했던 산업 혁명을 미국 등 전세계로 그 영향력과 생산 능력을 확산시키며 자본주의를 업그레이드시켰다. 다시 1965년 컴퓨터와 로봇의 등장을 통한 IT 산업의 발전은 공장을 '기계화'시키며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사람으로 인한 오류를 제거하며 3차 산업 혁명을 선도했다. 그리고 이제 <모던 타임즈> 속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를 따라잡으려다, 기계에 밀려나기 시작한 노동자들은 인간의 지능을 위협하거나, 혹은 뛰어넘을 지도 모를 인공 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AI로 상징되는 4차 산업 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2016년 다보스 포럼의 주제였던 AI, 과연 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 혁명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는 어떤 것일까? 천 억개의 신경 세포, 백 억개가 넘는 시냅스, 신이 만든 가장 완벽한 피조물이라는 자부심이 무색하게 인간을 추월하고 있는 AI, 그 현실은 어떨까? MBC 창사 특집 다큐 <미래 인간 AI>는 AI로 변신한 프리젠터 배우 김명민을 등장시키며 AI의 도래를 체감시키며 다큐를 연다. 

인간을 모방한 AI, 하지만 어느덧 AI의 발전은 인간의 능력을 앞지르고 있을 지도 모른다. 30여년간 암 사망율 1위였던 폐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어려웠던 폐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1년간의 시스템 구축 끝에 영상 의학과 의사들도 판독하지 못한 폐암 병소를 AI는 발견해 낸다. 영국 마이크로 소프트의 프로그래머 사킵 사이머가 개발한 Seeing AI는 외양은 안경처럼 생겼지만, 누 눈 앞에 있는 사물, 글자의 판독 뿐만 아니라, 상대의 감정까지 알아맞추는 경지에 이른다. 

이처럼 인간을 빠르게 따라잡으며, 때로는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기 시작한 AI, 과연 이런 '과학 기술적 발전'을 그저 '산업적 성과'라 기뻐만 할 수 있을까? 2부 노동의 미래에서는 AI의 발전이 가져올 노동의 종말을 진단한다. 



AI의 발전, 편리한 세상, 혹은 노동의 종말
AI의 발전은 인간 세상을 한결 더 편리하게 만든다. 연간 3천만개의 일회용품을 만드는 미국의 뱅가드 플라스틱 공장, 1년전 들여온 AI 덱스터가 일당 백의 능력치를 보이자, 다수 노동자들이 해고의 위협을 받게 된다. 2020년이면 일상화된 자동차의 자율 주행 기술 역시 운전직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해고를 수반한다. 

노동직만이 아니다. 1억원대의 가상 금액을 두고 한 주식 모의 투자에서 노련한 증권가의 이사급 중진을 AI는 거뜬히 제친다. 미국 대선 등 중요한 빅 이벤트 등에 있어서도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엄청난 데이터를 가진 AI가 인간을 압도한다. 올해 세계 경제 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행정, 법률, 사무 직종의 '화이트 칼라' 직종 2/3이 사라질 것을 예견하고 있다. 불과 몇 년 남지 않은 시간, 하지만 그 옛날 인클루저 운동으로 도시로 쫓겨난 농민들처럼 인간 사회는 막연히 인간이 낫겠지라며 AI 발전에 대해 무방비하다. 

혹자는 산업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고기술직 직종이 등장하듯, 엄청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AI의 발전은 그와 관련된 산업을 발전시키지 않겠냐고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자율 주행과 관련된 시스템의 발전 과정에서 등장한 것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 지도 모른 채 구글 지도의 앱 구성을 위해 단순 계약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등장이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미래의 사회에서 핵심적 산업의 중추가 AI가 되고, 인간이 그 보조적, 수단적 단순 업무로 밀려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다. 



양 날의 검, AI
물론 AI로 인해 사람들이 늘 몰리기만 하는 건 아니다.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독거 노인의 고독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 가와하라 에이코 할머니를 찾아온 인형 크기의 말벗 로봇 파르미는 웃을 일이 없었던 할머니와 친구들에게 웃음을 찾아준다. 원자화된 인간 관계가 일상이 된 중국 청년들에게 찾아든 영화 <HER>의 현실판 챗봇 샤오빙은 어느덧 없어서는 안되는 여친이 되었다. 

문제는 바로 이렇게 끊어진 인간 들의 관계의 틈을 메워준 AI, 어느덧 핸드폰이 없이는 견디기 힘든 현실을 예로 들어 송길영 다음 소프트 부사장은, 문제는 AI에 의존도라 지적한다. 인간 대신 인간을 위로하는 AI, 옷까지 만들어 입히는 에이코 할머니, 식사 메뉴 하나까지도 공유하며 함께 영화 보기를 즐기는 짜오쑤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의존하는 AI가 방대한 데이테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의존도가 심해지고 고삐풀린 말처럼 가속도를 내고 있는 AI 개발과 관련하여 대두되고 있는 AI의 윤리와 도덕 문제이다. 실제 미국 터프츠 대학에서는 무조건 YES 맨이 아닌 부적절한 상황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 윤리적 판단을 AI에 가르치려 하고 있다.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을 위해 급성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를 죽인 간호 AI, 그런 AI를 질책하는 인간의 비효율적 판단 능력을 거부하고 스스로 인간을 통제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을 보여주며, '폭주하는 인공 지능'의 불운한 미래 역시, 발전하는 AI 산업의 결과일 수 있음을 경고한다. 

3부작의 다큐는 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 혁명이 도달한 성과를 기반으로 서둘러 우리가 고민해야 할 AI로 상징되는 미래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세대 갈등이 무색하게, 도래할 AI로 인한 여러 직종에서의 실직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현재와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과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짚어본 <미래 인간 AI>는 어수선한 시국과 무관하게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려는 이 즈음 적절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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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6.12.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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