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최현석, 정창욱, 이들은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쉐프 전성시대'를 이끄는 대표 주자들이다.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 보면 6월 13일 방송에서 밝혔듯이 백종원은 한식 조리사 자격증도 없는, 쉐프라기 보다는 '새마을 식당' 등을 위시로 한 요식업계의 대표적 ceo에 가깝다. 그에 반해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서 주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최현석과 정창욱은 방송 활동을 병행하고 있지만, 각각 '엘본 더 테이블'과 챠우기의 대표, 혹은 오너 쉐프로서 정통 쉐프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 중 백종원과 최현석은 <한식 대첩>에서 심사위원의 자격으로 등장하지만, 막상 프로그램 중에 이 두 사람의 차별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저 백종원이 '백과사전'파의 지식을 현란하게 내보이는 반면, 최현석은 깐깐한 후각과 미각에 입각한 섬세한 요리평을 선보이는 정도? 그런데, 정작 이 두 사람의 차이가 드러나는 건, 토요일 밤 늦은 시간 방영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젼>과 < 인간의 조건>을 통해서이다. 




백종원의 서민적 레시피
<마이 리틀 텔레비젼>의 백종원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마이 리틀 텔레비젼>이란 프로그램이 공중파의 예능으로 자리잡게 된 데에는 백종원이란 존재의 영향력이 지대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6월 13일 방영된 8회, 역시나 백종원의 고급진 레시피는 70%대의 육박하는 압도적인 시청률로 굳이 1등이 누군지 밝힐 필요가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매회 나머지 출연자들이 '백종원 타도'를 외치지만, 결국 백종원이 선점하고 남은 30%의 시청률 나눠먹기일 뿐이다. 

그런데 프로그램 제목이 무색하게 '백종원의 고급진 레시피'는 전혀 고급지지 않은 서민적 레시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낸다. 6월 13일 방영분, 그가 선보이고자 한 것은 함박스테이크(햄버그 스테이크)이다. 이를 위해 소고기와 돼지 고기 반근을 준비한 그는 거기에 필요한 고기로 비싼 부위를 쓸 필요가 없다고 강변한다. 그리고 이어 들어간 요리 과정, 각 가정에서 실제 준비하기 힘든, 하지만 실제 함박 스테이크에는 필요한 재료들을 적절히 생략하거나 대체한다. 
우스타 소스는 마트에 가면 살 수 있는 실제 가정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소스이지만, 백종원은 그 조차도 없을 경우를 대비하여, 토마토 케첩과 간장, 식초로 대체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백종원의 요리는 언제나 이런 식이다. 그가 완성시킨 요리는 그것을 시식해 보는 작가의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여느 레스토랑 음식에 손색이 없지만, 그 과정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리로 둔갑한다. 가장 서민적인 레시피로, 가장 고급진 음식을 맛보게 한다. 채팅창을 들여다 보며 실시간으로 그의 요리에 반응하는 채팅창의 독자들과의 조화와 더불어, 매회 그의 레시피가 세간에 회자되는 이유는 바로 그런 그의 '서민적' 레시피에 기인한다. 거기에 종종 등장하는 구수한 사투리에, 조리사 자격증이 없다며 '레테르'따위는 가볍게 넘어서는 그의 내공에, 요식업계 ceo 백종원을 잊어버리고, 권위와 서열에 지친 사람들은 열광하게 된다.

 

최현석과 정창욱의 특별한 요리 
그렇게 토요일 밤 11시대의 시간조차 백종원이란 쉐프 아닌 쉐프를 내세워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 내며, 기존의 <인간의 조건>을 무기력하게 만들자, 시즌 3에 들어선 <인간의 조건> 역시 칼에는 칼이라는 듯이 쉐프들을 내세운다. 바로 백종원과 함께 <한식 대첩>을 이끌고 있는 최현석과, 그와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또 한 사람 정창욱이 그 주인공이다. <인간의 조건>시즌 3가 윤종신, 조정치, 정태호, 박성광 등이 합류하고 있지만, 그 누가 봐도, 이 시즌의 주인공이 이 두 쉐프라는 건 단 한번만 이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두 명의 대세 쉐프를 필두로 한 <인간의 조건> 시즌 3의 방향은 어떨까? 6월 13일 두 쉐프를 중심으로 한 멤버들은 영등포 구청 옥상에 마련한 텃밭에 심을 작물을 구하기 위해 경북 봉화로 향한다. 왜 하필 경북 봉화일까? 거기엔 바로 쉐프들 요리의 비법이 되는 신비한 비밀의 정원, 즉 허브 농장이 있기 때문이다. 

봉화의 허브 농원에 도착한 두 명의 쉐프를 비롯한 멤버들은 커다란 농원에 가득찬 신기한 허브들에 눈과 마음과, 입맛을 빼앗긴다. 이미 스타 쉐프이지만, 한때 쉐프였던 농장주 앞에선 허브의 이름을 알아맞추지 못해 면박을 당하는가 하면, 세상에 처음 맛본 그 맛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들이 만난 갖가지 신기한 허브를 구경하고 난 후, 역시나 이곳에서도 두 쉐프의 주도로 멋들어진 바베큐 한 상이 차려진다. 농원에서 만난 갖가지 허브가 들어간 샐러드로 미각을 빼앗긴 멤버들은 정창욱, 최현석의 조합이 만들어낸 바베큐 요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의 '허세' 캐릭터에 걸맞게, 요리사는 만들어 지지만, 로티세르(고기를 다루는 책임자)는 하늘에서 내린다'며 그래서 자신은 하늘에서 내린다는 자화자찬에 걸맞에 그 어디에서도 맞보지 못한 허브 양념을 한 양고기, 삼겹살을 선보인다. 그리고 자신들이 만든 요리를 남다르게 만든 갖가지 허브를 잔뜩 사들고 돌아와 그들의 옥상 텃밭에 심는다. 

이렇게 최현석, 정창욱 쉐프는 그들이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의뢰인의 냉장고 속 평범한 식재료를 기가 막힌 요리로 거듭나게 했듯이, <인간의 조건>에서도, 예의 마법같은 요리를 선보인다. 그리고 거기에 맞추어, 가끔은 스스로들도 이름이 헷갈리는 허브를 옥상 텃밭의 작물로 심는다. 이들 요리의 마법은 여전히 기묘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인간의 조건> 속 활약과, 그들이 심어놓은 허브까지 기묘하지는 않다. 어쩐지 <냉장고를 부탁해>의 김성주의 리액션과 정형돈의 추임새가 그리워지고, 그저 옥수수만 심어도 재미있던 <삼시 세끼>가 떠오른다. 그들의 스타성과 요리는 대단하지만, 그게 <인간의 조건> 시즌3의 공감 요소가 될 지는 아직 의문이다. 그들이 심어놓은 이름모를 허브들처럼. 

어쨋든 쉐프 전성시대, 토요일 밤 공중파의 두 채널은 서민적, 혹은 가장 스타성이 강한 쉐프들을 동원하여 시청자의 시선을 빼앗는다. 그들 중 누군가를 선택할 지는 결국 시청자들의 취향에 달려있다. 누가 이기고 지는가 여부를 떠나, 다양한 쉐프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고, 선도하거나, 추수하거나 결국 쉐프 만능주의의 획일성은 한번쯤 생각해 볼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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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06.14 16:41

새롭게 시즌2로 돌아온 <인간의 조건>에 대해 <삼시세끼>를 흉내냈느니, <1박2일>을 흉내냈느니, 구설들이 많다. 솔직히 제 아무리 그럴싸한 변명을 해도, 시골 외딴 집에 떨어뜨려 놓은 것은 <삼시 세끼>요, 여섯 남자에게 딸랑 한 조각의 아침 식사 토스트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미션을 제시하는 것은 <1박2일>이 연상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1박2일>의 원년 멤버인 은지원까지 데려다 놓았고, 은지원은, 그가 <1박2일>에서 하던 방식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으니, 더 그럴 밖에. 하지만, 그렇게 이리 갖다 붙이고, 저리 갖다 붙이며 구박덩어리가 된 <인간의 조건>이 진짜 문제인 것은, 바로, 이 프로그램이, 이젠 <인간의 조건>으로서, 정체성을 상실하거나, 소모해 버렸기 때문이다. 


최근 <삼시세끼>를 통해 슬로우 라이프의 예능화에 성공한 나영석 피디가 kbs를 나가기 전 런칭한 프로그램이 바로 <인간의 조건>이다. 파일럿으로 시작한 <인간의 조건>에서 三無, 즉 컴퓨터, 텔레비젼, 그리고 핸드폰 없이 사는 삶을 제시했을 때, 그건, 그가 tvn으로 이적하여 추구했던, 아날로그화된 슬로우 라이프 예능의 단초를 보여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조건>은, 최근 예능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을 가능성으로 품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렇다면 2015년 현재, <삼시세끼>를 흉내내고 있다, <1박2일>을 모방한다며 욕을 먹고 있는 <인간의 조건>은 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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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텔레비젼, 핸드폰을 빼앗겼던 여섯 명의 개그맨들은, 우리가 텔레비젼을 통해 만나던 연예인이 아닌 여섯 남자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마치, <삼시 세끼> 속 이서진이, 텔레비젼 드라마에서 만나던 이서진이란 탈렌트가 아니라, 좀 까칠하지만 젠틀한 노총각처럼 말이다. 그래서, 뚱보 개그맨이 아니라, 감수성넘치는 김준현이 드러났고, 웃기는 개그맨이 아니라 엄마같은 정서를 가진 정태호가 발견이 되었었다. 겪의없는 선배 김준호도, 정말 웃기고 싶어하는 박성호도 그렇게 알게 되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나영석이 사라진 <인간의 조건>은 그때부터, 이른바 '인간답게 살기 위한' 미션들의 전시장이 되었다. 그래도, 초반에 물없이 살기, 쓰레기없이 살기, 지갑없이 살기까지는, 그래도 어찌어찌 인간다운 삶에 대한 고민이 더해졌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는, 미션을 위한 미션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었다. 그래도, 미션을 위한 미션을 버텨 간 것들은, 애초에 인간적 매력을 듬뿍 선사했던 개그맨들 개개인의 인간적인 면면들이었다. 하지만, 그것들마저 소진된 프로그랭은, 결국, 여성판 인간의 조건으로 화제를 돌렸고, 급기야는 멤버들을 개편하고, 아이돌들을 비롯한 게스트들을 초청하며 연명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그 조차도, 소진되어 버리자, 이제 시즌2라는 이름으로 물갈이를 하고 등장하였다. 

그런데 어쩐다. <인간의 조건2>라고 해서 새롭게 보는 사람들이야, <삼시세끼>랑 비슷하다 하고, <1박2일>이랑 비슷하단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인간의 조건>을 쭈욱 시청해 온 시청자 입장에서는, 시즌2의 <인간의 조건>이 그전의 인간의 조건이랑 너무도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이다. 마치, 시즌 1의 멤버들이 생명을 다하자, 슬쩍 몇몇 멤버들을 물갈이 하고, 그들에게 미션을 준 것처럼, 남성 멤버들이 인기가 없어지자, 여성 멤버들에게 남성 멤버들이 하던 미션을 고대로 주고, 도돌이표를 한 것처럼, 새롭게 시작된 <인간의 조건2>의 이른바 5無라이프는 마치 몇 번째 되풀이 되는 도돌이표 노래를 다시 듣는 것 같다. 

오죽하면, 그들이 쓰레기를 없이 살기 위해 하는 고군분투도 다 한번씩은 본 것같고, (심지어 본 것들이 다수이고), 돈이 없어 쩔쩔매는 모습도, 컴퓨터, 핸프폰, 텔레비젼 등이 없어 아쉬워하는 모습들도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 분명 출연자들은 전혀 달라졌는데, 하는 내용이 똑같으니, 마치 군인들이 군대에 가면 똑같이 되듯, 매뉴얼을 실행하는 듯한 상황을 지켜보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가끔은 아마도 다음에 저런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출연자들의 반응에 실소를 하게 된다. 아마도 이것은 그간 <인간의 조건>을 충실하게 지켜본 시청자라면 공감하게 될 부분일 것이다. 딴에는 새롭게 시골에다 그들을 풀어 놓았는데, 그것도 이미 남성판 <인간의 조건> 멤버들이 다해본 것들이 태반이다. 그리고, 도대체, 바쁜 도시의 삶에서 고민해야 될, 컴퓨터, 텔레비젼, 핸드폰 없이 살기를 시골에서 한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미션의 의미도, 가치도 둥둥 떠다닌다. 

심지어 새로운 출연자들인데, 출연자들의 면면도 새롭지 않다. 윤상현은, 예능에서 소진된 캐릭터가 아님에도, 그가 보이는 행동의 면면은, 그가 드라마 속에서 보여주던 캐릭터와 그리 이반되지 않아 새롭지 않다. <삼시세끼>의 매력이, 이서진이라는 인물, 연예인이 가진 반전 매력에 상당 부분 기대어 있는 것과 달리, 이상하게 윤상현은, 연예인 윤상현과 별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에 합류한 은지원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이미 소진될 대로 다 소진된 '은초딩' 캐릭터를 모두가 예능 초짜인 배우들 예능에 끼워넣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조건> 제작진의 선택이 아쉬울 뿐이다. 그렇다고 은초딩 캐릭터를 넘어서 은지원이 배우들 가운데 예능적 조화를 이루는 것도 아직은 난망이다. 그나마 신선하다면, 케이블 예능을 통해 가능성을 보인 봉태규 정도이지만, 역시나, <인간의 조건>은 그가 케이블에서 보여 주었던 그 이상을 끄집어 내지 못한다. 허태희가 가능성이 보이지만, 아직은 미지수고, 현우나, 김재영은 굳이 왜 예능에 나왔는지 아직 타당한 이유를 찾기 힘들어 보인다. 마치, 배우들 예능이 대세라니, 우르르 몰려나온 모양새를 넘어서지 못한다. 우르르 몰려 나온 그들에게 개연서을 부여해주는 것이, 제작진의 몫이지만, 이미 <인간의 조건> 앞 시즌에서 보여지듯이, 그것을 하기엔 늘 미션 우선의 제작 방식이 발목을 잡는다. 

시즌에 시즌을 거듭하고 있는 <1박2일>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조건>이 출연자들을 갈아치우고, 남성편, 여성편에 이제 시즌2까지 거듭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남성편, 여성편을 하고, 시즌2를 하는데, 새로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데 있다. 심지어, 이제는 <인간의 조건>이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이, 타 프로그램의 아류만 말이나 듣고 있는 상황이 문제인 것이다. 

<인간의 조건>을 쭈욱 지켜보며, 줄곧 지적했던 지점이, 바로, 이 프로그램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것이었다. 컴퓨터 없이 살고, 쓰레기 없이 살고, 물없이 살고, 돈없이 사는 미션을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인간들의 삶을 되돌아 보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었다. 그것은 번다한 미션 후에, 몇 마디 멘트로 설명할 수 없는 프로그램의 정서다. 물론, 제작진은 이 시대 인간들의 삶을 되돌아 보기 위해, 숱한 조건들을 고민해 왔다. 하다하다 심지어, 피부 미용에 탈모까지. 하지만 언제나, <인간의 조건>에서 2% 부족했던 것은, 바로 나영석 피디가, 지금 <삼시세끼>를 통해 펼쳐보이고 있는 바로 그, 아날로그화 된 슬로우 라이프였다. 그것은 다채로운 미션, 다양한 출연진들만으로 메꿔줄 수 없는 프로그램의 철학인 것이다. 늘 그것의 빈자리가 아쉬웠던 <인간의 조건>이 결국, 타 프로금의 아류로 지적당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필연적인 귀결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단 8회의 분량으로 트렌드가 된 <삼시세끼>와 몇 년을 거듭한 <인간의 조건>을 비교한다는 건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매회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공중파 피디의 안타까운 숙명을 상기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1박2일> 시즌3가 <1박2일>이지만, 심지어 그 전의 멤버 김종민과 차태현이 있는데도, 그들의 앞선 시즌에서의 활약이 전혀 떠올려지지 않듯이, 시즌2로 돌아온 <인간의 조건>이라면, 다른 버전에 대한 준비를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이, 그저, 도시에서의 멤버들을 시골로 옮겨놓고, 여러 가지 미션을 한데 뭉뚱그려 충격파를 더하는 것으로가 아니라, 2015년에 생각해 볼 만한, 진짜 인간의 조건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어야 하겠다. 부디, <인간의 조건>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생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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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01.18 13:11

4박5일의 '나트륨 줄이며 살기' 미션이 종료되었다. 

'나트륨 줄이며 살기' 미션도 이전의 먹거리 미션과 그리 다르지 않게 진행되었다.미션이 주어지자 멤버들이 충격에 빠지고, 미션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본다. 단지 좀 다르다면, 이번 '나트륨 줄이며 살기' 미션은 다짜고짜 미션을 제시하는 대신, 멤버들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건강 검진을 했다. 멤버들 각자의 현재의 건강 상태, 나트륨 중독 여부와, 그에 따른 신체 부기 정도까지, 미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현재 각 멤버들이 얼마나 나트륨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졌는지를 알린 것이다. 그에 따라 '나트륨 줄이며 살기' 미션에 대한 자세가 달라졌다. 그도 그럴 것이, 80을 병상에 누워 맞이할 꺼라는데, 어느 누가 심각함을 가지지 않겠는가. 약간의 다른 시도이지만, 그리고, 이미 <남자의 자격> 등을 통해 써먹은 방식이지만, 접근 방식에 따라, 미션을 대하는 멤버들의 자세가 달라진 것으로, 이번 나트륨 줄이며 살기 미션의 시작은 전과 다르게 신선했다. 

하지만, 좀 더 신선했던 것은, 이전과 다른 확연하게 드러난 미션의 효과이다. 단지 하루 이틀 나트륨을 줄이며 살았을 뿐인데, 멤버들의 반응이 이전과 다르다. 
남자 멤버 중 김준호는 늘 미션이 주어질 때마다 악동 역을 맡는다. <남자의 자격>에서 처음 욕을 먹기 시작하면서도, 그것을 피할 생각이 없이 감수할 것을 자인한 이래, 늘 김준호는 미션의 적극적 수행자이면서, 동시에 트러블 메이커였다. 하지만, 이번 '나트륨 줄이며 살기' 미션에서 그가 달라졌다. 나트륨을 줄인 식사를 하루 이틀 한 결과, 과도한 스케줄로 인해 늘 피로에 쪄들어 살았던 김준호였지만, 한결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끼자, 솔선수범 미션에 앞장을 서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그저 그런, 여러 미션 중 하나였던 '나트륨 줄이며 살기'는 각별한 미션처럼 다가오기 시작한다. 

김준호 만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저염식을 했을 뿐인데, 무려 4kg이상을 감량하게 된 김준현도 다르지 않다.  단지 음식을 덜 짜게 먹었을 뿐인데, 이기광이 자부하듯, '잘생겨졌다'는 그 효과를 김준현도 느끼면서, 본인이 신이 난 것이 느껴진다. 

(사진; 리뷰 스타)

이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결국 미션도 말 그대로 '미션'을 넘어서, 멤버 개개인의 진정한 우러남이 프로그램의 성취를 다르게 보이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나트륨 줄이며 살기 미션은 이전의 밀가루 없이 살기나, 고기없이 살기 미션과 그리 다르지 않은 '건강'을 화두에 놓은 미션이었지만, 그것이 단지 '건강하게 살기'의 막연한 의무만이 아니라, 건강 그 자체의 실감으로서 다가오니, 멤버들 자신도 보다 열성적이 되고, 보는 시청자들은 그런 멤버들의 진심이 느껴졌기에 더욱 '미션'의 실감을 공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시청률 답보 상태에 놓인 <인간의 조건>의 딜레마 해결 가능성도 제시한 것일 수도 있다. 
즉, 미션은 미션이되, 이전에 왔던 그 미션이 아니라는 듯, 신선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접근에서 필요 조건은, 다짜고짜 의무로써의 미션이 아니라, 미션의 필요성에 대한 멤버들의 공감이 멤버들도, 시청자들도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 과정이 방송을 통해 공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트륨 줄이며 살기'의 화제성과 달리, 시청률은 생각보다 요지부동이다. 

그리고 이점에서, 이제 두번 째를 맞이한 시즌2 멤버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가 생긴다. 
<남자의 자격> 시즌2는 기존의 박성호, 양상국, 허경환 등의 개그맨 멤버들 대신, 다이나믹 듀오 최자와 개코, 아나운서 조우종, 개그맨 김기리를 새로운 멤버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들이 프로그램에 놀아들어가는 것과 달리,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즉 시즌2의 신선함이 그다지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이나믹 듀오는 재밌지만, 개그맨들의 재미를 감당할 만큼 재밌지도 신선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다이나믹 듀오 그들의 음악은 매력적이지만, <인간의 조건>에서 두 사람은 조우종보다도 오래된 멤버처럼 보인다. 열심히는 하지만, <인간의 조건> 고정이 될 정도일까? 라는 지점에서는 고개가 갸웃해진다. 최근 예능 트렌드가 때묻지 않은 예능 기대주들의 발굴이지만, <도시의 법칙>에서 보여지듯이, 섣부른 예능 기대주의 발굴은, 프로그램을 시청률의 무덤으로 끌고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라리 무리하게 새로운 멤버들을 고정으로 끌어 갈 것이 아니라, 김준호, 김준현, 정태호를 고정 멤버로 하면서, 각 미션에 맞게, 즉 미션에 절박할 만한 게스트들을 융통성있게 받아들여 끌고 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점이다.  물론 지금까지 <인간의 조건> 게스트의 선택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게스트라고 한다면 뜬금없는 아이돌 특집이 되버리곤 했으니까. 하지만, 여성편에서 김민경처럼, 시청자가 보기에도 미션이 필요해 보이는 게스트의 출연은, 그리고 그 사람이 변화되어 가는 모습은, '나트륨 없이 살기' 미션의 김준호가 보여준 반응만큼 보는 맛을 차원 다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 멤버들의 익숙함에, 미션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 헌신적인 멤버의 수혈, 용병술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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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7.20 14:25

여성 멤버의 아르바이트로만 살기 미션이 완수되고, 다시 돌아온 남성판 <인간의 조건> 이번 미션은 '나트륨 줄이며 살기'이다.

나트륨 줄이기 미션에 앞서, 남성 멤버들은 그간 나트륨에 자신의 몸이 얼마나 중독되었는지 알기 위해 병원에 모였다. 

병원에 모여 소변을 채취하고, 혈압 및 부종 검사를 한 멤버들, 그 결과는 대부분, 권장치 이상의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그나마 운동을 시작한 정태호나 김기리 등은 나은 편이라지만 여전히 나트륨이 과다한 식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상대적으로 채중이 많이 나가는, 즉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먹는 김준현이나, 짠 음식을 선호나는 김준호의 경우엔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 있음을 지적받았다. 

세계 보건 기구(WHO)에서 권장한 1일 나트륨 권장량은 2000mg, 하지만 찌개나 탕류를 즐기고 짠 밑반찬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일 평균 섭취량은 4583mg으로 1일 권장량의 2.3배에 이른다. 조우종이 만난 브라질 음식이 소금을 발라 고기를 구울 정도로 짠 맛이 심하지만, 정작 브라질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나트륨 중독이 덜한 결과에서 보여지듯이, 우리나라의 식습관이 특히 나트륨에 있어 무방비 한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나 '매식'이 일반적인 식생활 습관이 된 <인간의 조건> 남자 멤버들의 경우, 닭가슴살 통조림에도 정제염이 들어가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케 하는 우리의 식품 시장에서, 짠맛에 중독되지 않은 게 이상할 지경이다. 

나트륨, 그까이꺼? 좀 짜게 먹는게 무슨 상관이냐고?
가정의학과 주치의는 짜게 먹는 식습관이 그저 좀 다른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고혈압, 골다공증, 신장 질환을 가져오는 심각한 문제임을 깨우쳐 주면서, 실제 자고 일어나면 부종이 심한 김준호의 경우처럼 그 여파가 바로바로 드러나는 시급히 바꿔야 할 식습관이라는 것에 경종을 울린다. 

(사진; 엔터미디어)

그에 따라, <인간의 조건>은 가장 극단적인 수단으로, 첫 날 '나트륨 없이 살기' 미션에 도전한다. 
그에 따라 말린 새우나 다시마처럼 천연적으로 나트륨을 가지고 있는 음식을 차치하고, 정제염이 포함되어 있는 그 모든 음식을 멤버들은 먹을 수 없다. 

미션 수행에 들어간 멤버들, 각가 지급된 '염도 측정기'를 가지고 나트륨이 없는 음식을 찾기 시작하는데, 그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도무지 찾을 길이 없다.
결국 대부분의 멤버들이 끼니로 택한 것은 소스없는 샐러드, 바나나 등의 과일 등이었다. 브라질에서 월드컵 중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조우종 역시 예외가 아니다. 더구나 덥고 습한 날씨 덕분에 모든 음식이 짠 브라질에서, 결국 조우종이 아침으로 먹을 수 있는 것도 푸성귀뿐이었다. 나트륨이 없는 음식을 찾기 위해 들어간 마트에서 만난 것은, 케쳡과 같은 소스류에는 당연히, 하다못해 튀김 가루 하나에도 들어간 나트륨읮 존재이다. 결국, 항복 선언을 한 멤버들, '나트륨이 세상을 지배한다'며 고개를 젖는다. 

하지만, 푸성귀와 과일로만 하루를 때우기엔 너무 허기가 진 멤버들, 각가 나트륨이 없이도 먹을 수 있는 식사를 모색한다. 운동을 시작한 정태호와 김기리는, 운동에 필요한 단백질 섭취를 위해, 나트륨이 없는 고기만을 섭취하기로 한다. 하지만, 고기만 먹으면 되겠지 했던 식사는, 그간 그들이 고기맛이라고 여겼던 것이 사실은 고기를 찍어 먹었던 소스의 나트륨 맛이라는 걸 자각하게 된다. 즉, 나트륨없이 고기는 '니맛도 내 맛도 아닌' 그저 느끼한 남의 살 맛일 뿐이다. 

그래서 나트륨이 없는 짠 맛을 찾기에 도전한다. 그 첫 번째 시도로 최자는 시장을 찾아가 천연의 짠 맛을 지닌 말린 새우, 다시마 등을 사다, 후라이팬에 볶을 후 믹서기에 갈아 천연 조미료를 만든다. 이를 정태호가 찾아낸 나트륨 없는 밀가루에 넣어 반죽을 해서 자체 소금기를 지닌 오징어 튀김을 만들어 짭쪼름한 튀김을 만들고, 감자와 호박을 잔뜩 넣은 나트륨의 얕은 맛은 아니지만, 어르신들이 즐기던 깊은 맛이 그득한 수제비를 탄생시킨다.
김준호 역시 찾아간 식당에서, 나트륨 범벅인 곱창 전골 대신, 참기름과 야채로 볶은 고기 요리에서, 나트륨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각자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나트륨 없이 하루를 보낸 멤버들은 배는 부른데, 공복감이 채워지지 않는 나트륨의 '허기'에 어쩔 줄 몰라하고, 어쩐지 기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는 나트륨 결핍감에 흔들린다. '나트륨'없이 살기 1일차를 보낸 멤버들, 나트륨이 지배하는 세상에 무기력한 자신들을 절감한다. 

그런데, '나트륨없이 살기' 미션 1일차를 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기시감이 든다. 밀가루없이 살기나, 권장 칼로리로 살기, 혹은 산지 음식으로만 살기와 그리 달라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다른 미션인데, 미션이 주어지고, 그 미션이 우리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때문에 멤버들이 멘붕에 빠지고, 가장 강력한 첫 미션을 수행하느라 혼비백산 하루를 보내고, 그 과정에서 그래도 대체 식품을 모색하느라 분주하고, 굳이 보지 않아도, 나트륨 없이 살기도 이런 사이클을 통해 가리란 예상이 훤한다. 

이 말인 즉슨, 이제 <인간의 조건>에서 미션으로 인한 충격파는 더는 신선한 그 무엇이 될 수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나트륨이 이렇게 우리 생활에, 우리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어? 라는 것이 필요 요소이기는 하지만, 엄밀하게 그간 이와 비슷한 먹거리 미션을 많이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조건>이 아니라도 숱한 프로그램에서 나트륨이 나쁘다는 내용을 많이 내보냈기에 그리 새로운 내용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제 <인간의 조건>은, 그런 이제는 익숙한 사이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시점이 되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2기 멤버들이 등장하고 그리 급등하지 않은 시청률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새로운 멤버들이 가져온 신선한 여파 역시 크지 않다. 
미션도 신선하지 않고, 멤버들도 신선하지 않다. 바로 이것이 지금의 남성편 <인간의 조건>이 봉착한 현재의 모습이다. 
어쩌면 뻔할 수 있는 먹거리 과제 나트륨 없이 살기, 그리고 새로운데 익숙한 2기 멤버들을 데리고,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그 무엇을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 그것이 나트륨 없이 살기 미션에 도전하는 <인간의 조건>의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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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7.06 16:35

6월 28일 방송으로 여성편 <인간의 조건>' 아르바이트로만 살기'가 3부로 완료되었다. 마지막 그간 모았던 공과금으로 액자를 만들어 멤버들에게 건네자, 그걸 받은 여섯 명의 여성 멤버들은 울컥한다. 심지어, 결국 김숙과 최희는 눈물을 숨기지 못한다. 살다가 어려운 일이 생겨 돈 오만원이 없을 때, 과연 이렇게 받은 액자 속의 오만원을 헐어서 쓸 것인가 라는 우문에, 여섯 명의 멤버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젓는다. 그렇게 허무하게 써서 없애버릴 돈이 아니라고, 오랫동안 남겨두고, 아르바이트로 살기로만 보냈던 시간을 기억할 거라 다짐한다. 멤버 중 김지민은 말한다. 그간 몇 번의 <인간의 조건> 미션을 경험했지만, 이번에 미션이 가장 좋았다고, 김지민 만이 아니다. 각자 자신들이 처음 시작했던 그곳을 돌이켜 보게 만들었던 멤버들의 아르바이트로만 살기, 그들의 감동만큼 시청자들도 감동을 받는다. 


미션이 다 끝나고 돌려 받은 지갑에서, 바로 전날 먹은 커피 영수증을 보고 김지민은 경악한다. 무려 커피 값으로 17000원이나 썼다고, 자신이 미쳤었나 보라고, 미션을 시작하기 전 김지민은 그저 어렵게 자신이 번 돈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가방을 사서 보상을 받던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의 미션이 그녀를 변화시켰다. 그녀, 아니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다시 모인 여섯 명의 여성 멤버들, 제작진은 그들에게 이전에 남성멤버들이 했던 아르바이트로만 살기 미션을 다시 부여한다. 개그맨이 되기 전 온갖 아르바이트를 섭렵했다며 그게 싫어서 개그맨이 되었는데, 다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는 김영희의 경악도 잠깐, 여섯 명의 멤버들은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를 구하기에 나선다. 

(사진; osen)

하지만 상황 때문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여섯 명의 멤버들, 생각보다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전단지를 찾아 전화를 걸어보고, 직접 찾아나서지만, 하루의 일거리를 구하기는 만만치 않다. 자꾸 거절을 당하면서 위축감도 느끼고, 자신감도 잃었지만, 당장 오늘 벌어, 오늘을 살고, 공과금 만원까지 내야하는 처지의 여섯 멤버들에게 주저앉을 시간은 없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다니고, 거절을 당하고, 그리고 다시 구하러 다니고, 일을 얻어 오랜만에, 혹은 생전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해보면서, 오랫동안 잊었던 '돈을 번다'는 그 처음의 마음을 되새기게 된다. 이제는 <인간의 조건>의 정규 멤버, 혹은 게스트가 될 만큼 연예계에서 자리를 잡은 멤버들이지만, 누구나 다 그렇듯, 절박했던 그 시절의 마음을, 단 하루씩의 아르바이트지만, 그 시간을 통해 확인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렇게 느끼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바로 오랫동안 잊었던 아르바이트의 고됨이다. 미용실에서 한 나절을 일하고 파스를 도배를 하고 누워 버려야 할 정도의, 꿀알바로 알고 갔는데, 하루 종일 거지 코스프레를 하고 다니다 보니, 결국은 목이 부어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의, 한때 꿈꾸었던 제빵사였지만 정작 몇 시간을 무게를 재고, 반죽을 빚기만 하는 단순 노동에 팔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일이 주는 노동의 무게에 여섯 멤버들은 새삼 세상의 현실을 절감한다. 그리고 힘들다 불평했던 지금 자신의 일이 주는 소중함을 되새긴다. 

하지만 팍팍한 노동의 하중만이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여섯 멤버들로 하여금 자신의 초심을 되돌아 보게 만든 건, 아르바이트 과정에서 만난 젊은이들이었다. 쇼핑몰에서 똑같은 자세로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마임을 선보이는 아르바이트 생들은, 기왕 하는 거 즐겁게 하는 게 좋다며, 공연이라 생각하며 그 시간을 즐기다 보면 시간이 쉽게 흘러간다며, 힘들다는 김영희를 무색하게 만든다. 꿀알바라는 해석에 새로운 개념이 필요했을 경마장 땡볕에서의 단순 노동과, 거대한 말의 뒷감당을 해야 하는 시간을, 미래의 꿈을 위한 충전의 시간으로 보내는 젊은이들이, 몇 탕의 아르바이트를 뛰면서도 주눅들지 않는 당당한 젊음이 이제는 조금은 지치고, 조금은 닳아버린 여섯 명의 중견 연예인들에게 자신의 초심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르바이트로만 살기'는 이미 남자편에서 했던 미션이다. 그런데, 똑같은 미션임에도, 여성편의 아르바이트로만 살기는 마치 남자편의 첫 미션, 핸드펀, 텔레비젼, 컴퓨터 없이 살기를 통해 조우했던 아날로그적 삶의 반추 편처럼, 각별한 감성을 가지고 다가온다. 똑같은 미션인데, 무슨 차이일까? 여성이 보다 감성적이기에? 아니 그런 성별의 차이라기 보다는, 미션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에서 오는 차이가 더 클 것이다. 같은 미션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멤버들은 매일 매일 다른 미션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음식적 서빙이나, 매장 직원은물론, 짜장면집 배달에서부터, 말 오줌 받기, 상추 모종 심기, 웨딩드레스 바느질, 동대문 시장 장봐주기, 아기에 강아지 봐주기, 하다못해 비닐 접기 부업까지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다. 첫날  최희가 스케줄로 인해 공과금을 넣지 못했지만, 그날 이후로 누구 하나 그럴 일이 없을 정도로, 아니 공과금을 내고도 때로는 만찬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누구 하나 뺀질거리지 않고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여섯 멤버들이 일주일 간, 스스로 발로 뛰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경험과, 만난 사람들이, 오랜 연예계 생활에 스스로 조금은 굳어진 일상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결국 <인간의 조건>의 성패는, 어떤 미션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미션을 대하고, 수행하는 멤버들의 자세와 성실함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을 여성편 아르바이트로 살기 미션이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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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6.29 02:18

대안적 삶을 예능의 화두로 삼으며 화제를 몰고 시작했지만 결국 동시간대 <세바퀴>에 못미치는 시청률의 벽을 뛰어넘지 못해 시즌 1으로 마무리지어진 남자멤버들의 <인간의 조건>이 시즌 2로 돌아왔다. 


비록 높지않은 시청률이지만 <인간의 조건>을 아끼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시즌1의 멤버들에 대한 정이 들어, 과연 이들을 능가할 시즌2가 가능하겠는가 라는 회의적인 반론이 나왔던 상황을 참고하기라도 한 듯, 시즌1의 멤버 중 김준호, 김준현, 정태호가 살아남았다. 
정태호로 말하자면 <인간의 조건>의 엄마같은 존재로 <인간의 조건> 1기가 끝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아쉽다고 언급된 멤버로서 그의 생존은 어찌 보면 당여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나머지 멤버 김준호와 김준현으로 가면, 아마도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김준현의 경우, <인간의 조건> 초창기에만 해도 주도적으로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가장 잘 살려낸 멤버였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미션에 따라 리액션을 넘어선 듯한 짜증을 보이거나, 여유를 지나 게을러보이기도 하는 모습으로 그 성실성에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보였던 바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준호로 말하자면, 이미 <1박2일>이라는 리얼리티 예능이 그의 주력 무대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또 하나의 리얼리티 예능을 한다는 것이 과연 그자신에게나, 프로그램 자체에 도움이 될까 싶은 경우이다. 
하지만,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여 재개되는 시즌2에서, 낯선 인물들과의 시너지를 고려할 때, 기존의 박성호나, 허경환이 낯을 가리고 친해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개인적 딜레마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무람없이 프로그램의 질을 담보해낼 수 있는 김준호와 김준현의 선택은 불가피했으리라 보여진다. 또한 김준호는 늘 악역을 자처하며 프로그램의 궂은 자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김준현은 촌철살인으로 프로그램의 맥을 짚는데 탁월하니, 결국 선택의 자리를 놓고 본다면 불가피한 카드였으리라. 

하여튼 이리저리 따져본 끝에 선택되어진 듯한 김준호, 김준현, 정태호가 시즌2의 선배로서 멘토의 역할을 자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할 멘티로서 선택되어진 것은, kbs의 아나운서 조우종과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였다. 
기존의 <인간의 조건>이 개그 콘서트를 기반으로 한 인간적 유대에 밑바탕을 두고, 그때그때 적절한 게스트를 섭외하는 것으로 갔었다면, 이제 <인간의 조건> 시즌2는, 그 유대의 폭을 기존 멘티로 국한시키고, 예능에 있어 신선한 인물을 수혈하여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데 주력하고자 하는 듯 보인다.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 예능을 통해 한번도 선보인 적이 없던 '다이나믹 듀오'와, '조우종'이라는 카드는 '예능의 새로운 피를 공급했다는 점에서 주효했다. 더구나 이미 주부들 대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중년층 이상에게 익숙한 조우종과, 젊은 층들에게 열광적 지지를 얻고 있는 '다이나믹 듀오'의 선택은 전세대를 포섭하려는 제작진의 포석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은 나이든 세대에겐 '다이나믹 듀오'가 낯설고, 젊은 세대에겐 '조우종'이 '뭥미?'일수도 있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도 포함한다.

(사진; 뉴스엔)

하지만 무엇보다 시즌2의 관건이 되는 것은 과연 이 새로운 세 사람의 멤버가 보여줄 예능적 가능성과 기존 멤버와의 시너지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시즌2의 첫 회는 아직 유보적이다. 

새롭게 참여한 멤버 중 조우종은 방송에서 보여진 친숙한 이미지를 넘어선 털털한 노총각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또한 미션에 임하면서 철저한 미션 수행을 위해 결국 포장지가 두려워 빵 한 조각도 입에 넣지 못한 채 '멘붕'에 빠지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와 개코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인간의 조건>1기 멤버들이 첫 날 생각지도 못한 포장지로 인해 미션 수행에 어려움을 겪은 것과 달리, 최자와 개코는 첫 날 부터 모범생처럼 미션에 철저하게 적응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주어 첫날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미션의 수행 면에서 보자면 새로운 멤버들은 모두 나쁘지 않았지만 과연 한시적 게스트가 아닌 2기의 고정 멤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심심해'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과연 이들을 데리고 2기라는 시간을 채워나갈 '예능적 건더기'가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이들의 문제라기 보다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을 꾸려나가는 제작진의 문제로 다시 귀결된다. 같은 관찰 예능으로, <꽃보다>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인간의 조건>을 탄생시킨 나영석 제작진의 그것과 <인간의 조건>과의 차별성이 비교가 되는 것이다. <꽃보다 할배>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나영석 피디는 새롭게 예능에 첫 선을 보이는 이서진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몰래 카메라를 동원하였다. 그 과정에서 이서진이라는 인물의 면면이 고스란히 들어났고, 시청자들은 그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미 예능을 통해 익숙한 인물이었던 이승기를 <꽃보다 누나>에 짐꾼으로 도입하면서, 제작진은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그의 이미지 외에, 스타가 되었지만, 해외 여행을 함에 있어서는 혼란스러운 스물 몇 살의 청년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다.
즉, 예능에 새로운 인물을 초대할 때는 그 인물에 대해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할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조건>은 늘 투박하다. 아니 핸드폰 없이 살기나, 쓰레기 만들지 않기라는 미션에 대한 자부심 때문인지, 게스트나, 새로운 멤버에 대해 불친절하다. 이미 그들에 대해 알려진 이미지 외에, 더 나아가는데 있어 단편적이거나, 더 나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지레 멈춰버린다. 

5월 17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다. 방송 초반 개코의 집을 방문하여, 짐을 싸고 그와 함께 나온 제작진은 그저 신기한 듯 자신의 차를 자랑하는 개코를 비춰준다. 차량 마크가 흐리게 처리된 영상에서 시청자들은 그저 정말 개코가 자신의 차를 참 사랑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은 방송 말미에 가서야 알게 된다. 그렇게 자부심이 넘쳤던 차가 알고보니 십 여년이 넘은 오래된 차였던 것이다. 그렇게 개코라는 힙합 가수를 넘어 그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화두를 제작진은 그저 스치듯 짚고 지나쳐 버린다. 방송 초반 자신의 차에 자부심이 넘치는 개코를 그저 '차를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치부해버리고 채널을 돌린 시청자라면 결코 개코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다보고 나면, 저렇게 <인간의 조건>에 어울리는 내용을 저렇게 부실하게 다루나 싶을 정도다. 그 장면은, 개코가 <인간의 조건>에 참 어울리는 연예인이라는 걸 부각시켜주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걸 그저 여느 아이템 중의 하나로 소비시켜 버린다. 차라리 방송 초반, 오래된 차를 애지중지하면서 아끼는 소박한 인물로서 개코를 좀 더 부각시켰다면, 방송 말미 와이퍼가 고장난 상황이 그저 웃기는 걸 넘어 애특해 졌을 것이다. 

<인간의 조건>이 가진 착한 예능으로서의 강점은 독보적이다. 하지만, 시즌1을 넘어서, 이제 시즌2가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면, 그저 새로운 멤버들에게 다시 독한 미션을 던져주는 식을 넘어, 그들의 이야기가 되도록, 그리고 그들이 멘티들과 짧은 시간이나마 '인간적' 유대를 끌어나가도록 장을 풀어놓아야, 진짜 착한 예능으로서 <인간의 조건>의 맛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저 새로운 멤버가 새로운 혼돈에 빠지는 딜레마만이 아니라, 왜 이들이어야 하는 가를 설득하고자 좀 더 진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시청자들이 낯선 인물들에 정을 붙이고 <인간의 조건>에 채널을 고정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인물들의 새로운 웃긴 이야기라면 <세바퀴>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부디 이점을 잘 살려 2기 <인간의 조건>이 자리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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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5.18 12:04

5월 3일 방영된 <인간의 조건>,여성 멤버들은 팀별로 나뉘어 밀가루, 설탕, 흰쌀, 그리고 고기를 끊는 미션을 수행하였다. 그 중에서 게스트로 참여한 김민경은 멤버들의 권유에, 자신이 참여했던 고기 외에 다른 것들도 끊어 보기로 하였다. 먹을 것이 거의 없게 된 김민경을 위해 멤버들은 지난 회 현미밥 도시락을 정성들여 싸주었고, 그래도 걱정이 된 김숙은, 쌈밥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김민경을 위해 밀가루가 들어있지 않은 장을 찾아나선다. 밀가루가 들어있지 않는 보리를 발효시켜 만든 고추장에, 쌈장으로 적합한 콩알이 살아있는 된장에, 먹고싶다던 미역국을 끓이는데 꼭 필요한 조선 간장까지 구해 아지트로 돌아온다. 그리고 자신이 먹고 싶다던 그것들을 놓치지 않고 준비해온 김숙의 정성에 급기야 김민경은 눈물을 보이고 만다. 


김민경의 눈물에 정작 당황한 것은 김숙이었다. '네가 한 말을 기억해서 미안해'라고 농담처럼 덧붙일 만큼. 나중에 돌아온 멤버들은 혹시나 미션이 너무 힘들어 김민경이 운 것일까봐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정작 김민경의 운 이유를 듣고, 멤버들은 그것이 비단 김숙의 정성때문만이 아니라, 그간 젖어 살아온 먹거리들을 끊은 데서 나타난 우울증 증상의 하나라는 결론을 내린다. 즉 밀가루와, 설탕, 흰쌀이 주는 달콤한 충족감, 그리고 고기를 먹고 힘을 내던 그 에너지가 상실된 시간들이, 멤버들을 그저 헛헛하게 만드는 걸 넘어, 욕구불만의 우울증 증상까지 이르게 만들었던 것이다. 

단지, 먹고픈 걸 하루 이틀 먹지 못했다는 이유 만으로, 무작정 짜증이 나고, 기운이 떨어지고, 심지어 말하기 조차 싫어지는 금단 증상은, 마치 니코틴이나, 알콜의 금단 증상 못지 않게, 멤버들의 활기를 떨어뜨린다.  그간 이들이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밀가루, 설탕, 흰쌀의 성분에서 비롯된 당과, 고기에서 얻어지는 육식에의 침범당하며 살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사진; tv리포트)

가장 미련스러운 질문이지만,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라는 질문이 있다. 하지만, 인스턴트 식품이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먹거리의 공해가 심해지고 있는 요즈음, 우리는 거기에, 하나의 질문을 더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사는가?

그저 며칠 단 것을 먹지 않았다고 우울해지고, 고기를 먹지 않았다고 기운이 떨어지는 <인간의 조건> 여성 멤버들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거울이다. 진화론적으로 인간의 몸은 신석기 시대의 유전적 형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신석기 시대 인간은 사냥에 아직 동물을 가축화하지 못했거나, 가축화 했어도 육식을 즐길 수준은 아니었다. 사냥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고기는 맛도 못볼 시대의 사람들이다. 농사를 지었다고 하지만, 실제 신석기 시대 생산량은 오히려 구석기 시대 채집 상태보다도 인간의 영양 상태를 뒤로 가게 할 정도로 넉넉치 않았다고 하니, 그 당시 인간의 몸에 들어오는 당으로 전환 가능한 탄수화물이 얼마나 미미한 양이었는지는 새삼 확인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 유전 형질을 가진 몸으로, 인간은 이제 넘쳐나는 당분과, 육식에 치여, 중독의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인간의 조건>은 증명한다. 

또한 그 반대의 증명도 한다. 그런 고통스러운 금단의 시간을 넘어, 멤버들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마음껏 먹는데도 배가 들어가고, 몸이 편안해 지기 시작했으며, 여태 맛보지 못한 쾌변을 즐기게 되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앞서 중독의 증거와 정반대이다. 그간 우리가 오로지 '맛'을 즐기기 위해, 혹은 시간에 쫓고 때우던 음식들이, 얼마나 우리 몸에 반하는 것들이었는가 하는 것이다. 과자와 빵을 통해 얻던 당분들을, 현미밥이나, 올리고당을 통해서도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지혜도 얻었다. 아니 싱싱한 딸기 한 알이 주는 달콤함 만으로도 갈등은 해소되었다. 고기가 아니면 만족스럽지 않던 식단은, 콩고기를 발견하고, 생선과 버섯류를 통해서도 상쇄할 수 있음을 알아낸다.

그리고 처음엔 난감해 하던 멤버들은 조금씩 이 미션이 정말 자신들, 그리고 늘 군것질 거리를 달고 살거나, 극단적 다이어트를 통해서만이 살을 깍아내야만 했던 여자들에게 필요한 미션이었음을 깨닫고, 보다 적극적으로 변해간다. 단지 <인간의 조건> 멤버들만이 아니다. 그것을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우리 식생활의 오염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본다. 고기가 아니라도, 흰쌀이나, 밀가루, 설탕이 아니라도,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며 살아갈 수 있는 먹거리의 방향을 찾아내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조건>이 좋은 점은, 각각의 미션을 통해, 고통의 시간도, 그리고 새로운 대안의 시간도 그 과정을 통해 대리 체험하며, 스스로의 삶에 가능성을 열어가게 한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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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5.04 02:31

드디어 김숙, 김신영, 김지민, 김영희 등 여성 멤버들이 <인간의 조건> 고정 멤버가 되었다. 그와 함께 새로운 게스트로 천이슬과 김민경이 합류했다. 

지난 해 연말 kbs 연예 대상 우수상에 빛나는 개그우먼 김민경은, 아마도 자신과 같이 덩치있는 사람을 합류시킨 걸 보고 개그맨 동료들이 다이어트와 관련된 미션이라고 했다는 말이 그리 틀지지 않듯이, 처음 고정 멤버가 된 <인간의 조건>의 첫 미션은, 밀가루와 고기 없이 살기였다. 

방송의 시작과 함께 아침 밥을 먹고 모이라는 전갈에 각 멤버들은 자기만의 아침 식사하는 보여준다. 빵 가게로 가서 갓 나온 따끈한 빵에 황홀해 하는 김숙, 그리고 엄마가 삼겹살까지 구워 갖가지 반찬까지 잔뜩 차린 밥상을 받은 김영희에, 간밤에 먹고 남은 치킨에, 즉석밥, 거기에 컵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는 김민경까지 각양각색의 아침 먹는 모습이 등장했다. 

(사진; 뉴스엔)

아침을 먹고 새로운 아지트로 합류한 멤버들은 새로운 미션이 밀가루와 육식 없이 사는 일주일이라고 하자, 당연히 '멘붕'에 빠진다. 
천이슬이나 김지민처럼 날씬하건, 혹은 이미 각고의 노력을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을 한 김신영이건, 다이어트가 필요한 김민경이나 김숙이건, 모두 입을 모아 자신들에게 육식과 밀가루는 절대적이라고 탄원을 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미션은 가혹한 실행을 기다릴 뿐,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 것 같은 미션 과정을 위해, 제작진은 이번 미션을 3명씩 밀가루와 육식 차단의 팀으로 나눠 실천하는 아량을 베푼다. 그리고 출연진의 기대와 전혀 반대로, 밀가루를 원하던 팀에겐, 밀가루 없이, 육식을 원하던 팀에겐 육식이 없는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진다.

물론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던 밀가루와, 흰쌀, 설탕의 이른바 3백(白) 식품없이, 그리고 소고기, 돼지 고기, 닭고기 등의 육식 없는 일주일을 선포당했을 때만 해도, 멤버들은 밀가루라면, 그저 좋아하던 과자나, 라면, 국수를 안먹으면 되는거려니 했다. 육식도 마찬가지다. 그저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소리내어 자신들을 유혹하던 고기만 참으면 되는 거려니 했었다.

하지만, 막상 미션에 돌입하면서 멤버들은 지금까지 생각했던 미션의 폭과 규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고기 만두는 안되니, 김치 만두라도 먹겠다던 김민경은 김치 만두 속에 들어있는 고기에 냄새만 맡고 만두를 후배에게 돌려준다. 
배가 고파 식당을 찾은 김숙과 천이슬은 식당 간판에 있는 음식 사진을 보고 고르다, 결국은 밀가루가 들어있지 않은 음식은 과일 모둠 밖에 없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심지어 먹을 거리를 찾아 마트에 들어간 밀가루 없이 살아야 하는 일행은, 하다못해 된장, 고추장에도 들어있는 밀가루 성분에 좌절하고 만다. 하다못해 쥬스 한 잔, 두유 한 봉지에도 들어있는 설탕 성분은 경악을 불러온다. 
고기 없는 사는 일행도 마찬가지다. 밀가루는 된다면 희희낙락하는 것도 잠시, 라면 소스 성분 표에 들어있는 사골 양념 분말, 조미 육수에 생각보다 자신들이 먹을 것이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만다. 

새로 시작된 <인간의 조건> 밀가루, 흰 쌀, 설탕의 3백(白)식품 없이 살기와, 고기 없이 살기 미션이 보여준 점은 충격적이다.
일단은 마르고 살찌고 사람들의 몸집에 상관없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얼마나 아무 생각없이 밀가루와, 육식의 삶에 길들여져 있는가를 보여준다. 
특히나, 아침부터 어제 남은 치킨을 뜯는 김민경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게스트로 합류한 천이슬의 경우, 보기에도 상당히 마른 모습이지만, 그런 사람들조차, 과자나, 밀가루에 거의 중독 수준이라는 건, 살찌고, 마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 일반의 식습관,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들의 식습관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가를 보여준다. 특히나 천이슬과 젊은 여성들이 스트레스가 쌓이면 폭식으로 마구 단 것이나 탄수화물을 쏟아 붓고, 그리고 굶는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은 충격적이다. 또한 김숙처럼 자신이 고지혈증으로 치료 받아야 할 상황에 있으면서도 입에 당기는 빵식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먹거리의 중독 역시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또한 단 한 회지만, 미션을 시작하면서 놀라움을 준 것은, 우리 먹거리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밀가루 등과 육식의 영향이다.
그저 국수나 흰 쌀 밥을 안 먹는 것으로 끝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양념인 된장, 고추장에서 부터 시작된 하얀 탄수화물의 공격은 생각보다 그 범위가 넓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육식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고기 반찬이 문제가 아니라, 라면에서 부터, 우리가 사서 먹는 모든 것들의 기본 육수를 장악하고 있는 육식의 존재감에 새삼 고개를 내두르게 만드는 것이다. 
그저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고,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영역까지 점령하고 있는 3백(白) 식품과 육식의 존재에, 새삼 우리 먹거리 전반을 돌아보게 만든다. 

(사진; 동아닷컴)

방송 초반만 해도, 그저 양상국의 애인으로만 알려져 있는 천이슬의 등장은 생뚱맞았다. 하지만, 첫 방송이라는 설레임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만으로 그녀의 선정에 대한 논란은 사그러들만 하다. 그저 지병이 있는 김숙이나, 보기에도 정말 다이어트가 필요해 보이는 김민경이라는 특수한 조건이 아니라, 그리고 천이슬로 상징되는, 이른바 날씬함을 지향하는 요즘 여성들의 모습이 그녀의 모습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질 수 있어 캐스팅의 의문을 1회 만에 어느 정도 해소되게 되었다. 누구를 캐스팅하느갸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묘미로 인해, 캐스팅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던 제작진의 역량을 보여준 한 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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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4.13 12:51

3월 29일 방영된 <인간의 조건>, 여섯 남자 멤버의 마지막 방송이 되었다. 

마지막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김준현은 말한다. 처음엔 미션이 주어지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며 당황했었는데, 어느 지점을 경과하면서, 어떤 미션이 주어지더라도, 오늘 하루 요렇게 요렇게 보내면 되겠다는 깜냥이 생겼었다고. 그런 김준현의 말에 정태호가 덧붙인다. 그래서 우리가 그만하게 되는거야! 라고. 

여섯 멤버들이 회고한 시간처럼 파일럿 방송으로 '핸드폰, 컴퓨터, 텔레비젼 없이 살기' 이래, 화제가 되었던 '원산지 음식만 먹고 살기', '쓰레기 없이 살기' 이래, 마지막 '최소한의 물건으로만 살기' 까지  인간의 조건, 문명 사회에서 보다 나은 인간적 삶을 지향하며 여섯 남자들이 한 집에 모여 살며 여러가지 미션을 수행하여 왔다. 

하지만, 깜짝 미션의 등장, 그 미션으로 인한 멤버들의 '멘붕', 그리고 혼돈 속에서 미션을 받아들이고, 수행하는 메뉴얼의 형식을 답습하다, 그것의 한계를 게스트로 넘어 보려고 했으나, 그 조차도 여의치 않자 결국 기존의 멤버를 1기로 치며, 멤버 교체의 단호한 결정에 이르게 되었다. 언제인가 부터 <인간의 조건> 멤버들은 그 어떤 미션을 해도, 함께 모여 밥먹고 놀다 잠들고, 뒹굴거리는 것이 화면을 채워가곤 했으니까.

멤버 본인들은 말하기 부끄러워 했지만, 작년 연말 시상식에서 '실험 정신상'을 받을 만큼 <인간의 조건>이라는 포맷이 가진 예능으로서의 건강성이나, 독창성은 독보적이다. 하지만 결국 멤버 교체라는 강수를 두게 될 만큼 프로그램은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다. 무엇때문일까?


무엇보다, 인간다운 미션이라는 범주의 한계가 있겠다. 핸드폰, 텔레비젼, 컴퓨터 없이 살기, 쓰레기 없이 살기라는 강수를 넘어설 화제를 불러 일으킬 미션이 더 이상 없다는 판단이 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종종 멤버들이 새로운 미션에 대비하여 스스로 추측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던, 집없이 살기 등의 미션은 아직 해보지도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찾아보면 얼마든지 인간다운 삶을 고민해볼 미션의 여지는 남아있다라는 생각은 든다. 

물론 <인간의 조건>이 가지는 프로그램적 특성이 크기는 하지만, 매년 '무도 가요제'등을다른 버전으로 활용하는 <무한도전>이나, 똑같이 여행가고, 놀이하는 방송이지만, 몇년 째 계속되고 있는 <1박2일> 앞에서 미션의 한계를 운운하는 건, 어쩌면 어불성설이 아닐까 싶다. 오히려 그보다는 이젠 어떤 미션을 해도 새롭지 않는 그 진부해진 방송 내용의 한계가 아닐까.

그렇다면 앞서 지적했듯이, 이제는 어떤 미션을 들이대도 능수능란하게(?) 해치워버리게 된 멤버들의 문제일까? 아마도 제작진이 생각한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여기에 방점이 찍히는 듯 하다. 

하지만 오히려 익숙해진 멤버들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제작진의 책임이 크지 않을까? 더구나, 같은 멤버 김준호가 <인간의 조건>에 비해, 새로 시작한 <1박2일>에서 훨씬 활약이 큰 것을 보면, 누가 하느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 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케이블 방송 <삼촌 로망스>의 양상국도, <인간의 조건> 양상국보다 훨씬 활기가 넘친다. 박성호, 김준호, 김준현, 정태호, 양상국, 허경환까지, 각자 많은 가능성을 가진 우수한 멤버들을 데리고, 파일럿 방송을 했던 나영석 피디이상 그들의 능력을 끌어내지 못한 것이 오늘날 <인간의 조건> 멤버 교체의 가장 결정적 원인이 될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여성판 <인간의 조건>이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는 걸 보면서, 신선한 인물들의 공급으로 지금의 지지부진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생각한 듯 한데, 그것은 자충수가 될 가능성도 크다. 단 2회만 한 여성 멤버들의 신선함이라는 것이, 그저 이벤트 성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기존의 남자 멤버들이 존속하는 한에서, 가끔 먹는 특식으로서의 신선함이었다는 것이다. 남자 멤버들의 초반 화제성 지속 기간만큼 그들이 화제성을 유지해 줄지 벌써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구나 29일 방송에서 정태호가 말한 것처럼 <인간의 조건>을 하면서 남은 것이 미션을 통한 인간다운 삶보다는 마치 친형제와도 같은 멤버 상호간의 관계라는 정의처럼, 그간 이들 멤버에 대한 정으로 본방 사수를 했던 <인간의 조건> 시청자층이 기존 멤버가 싹 물갈이 된 상태에서 기존 멤버가 하던 미션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은 새 멤버의 <인간의 조건>을 여전히 충성도 높게 보아줄 지도 미정이다. 

오히려 지금 <인간의 조건>에 진짜 필요한 것은 어떤 미션을 해도, 늘 똑같은 미션같아 보이는 제작 스타일의 문제가 아닐까, <1박2일> 시즌3의 서울 특집처럼, 그간 여러 번 갔던 서울이라도 전혀 다른 감상을 주었던 그런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그 누가 와도, 깜짝 쇼의 기간을 넘어서는 시청률의 충성도를 유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미션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민과 연구에서 비롯된 변화만이 지금의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넘어설 희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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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3.30 12:16

공교롭게도 kbs2의 대표적 예능 두 편에서 금연을 실천 중이다. <인간의 조건>과 <1박2일>이 그것이다.

지난 주부터 금연을 다루고 있는 <1박2일>의 경우, 이번 미션이 꼭 필요한 20가지 물건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기에, 게스트 박성관을 포함해 일곱 멤버 중 담배를 피는 김준현, 김준호, 양상국이 담배를 포기해야 해서 불가피하게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금연을 하게 되었다.
그에 반해, <1박2일>은 차태현을 제외한 그래서 대신 합류한 홍경민, 김주혁, 김종민, 김준호, 데프콘, 정준영 등이 담배를 피기 때문에 아예 작정하고 금연 섬이 증도로 여행을 떠나면서 금연을 주제로 내걸었다. 

피치 못한 선택이었든, 작정하고 내세운 주제였든 <인간의 조건>과 <1박2일>은 4박5일이라는 시간과 1박2일 동안 멤버들의 금연을 다룬다. 


	1박2일 방송 화면 캡처, 가위로 담배를 자르고 있는 사진
(사진; 1박2일; 조선일보)

삶에 밀착한 그리고 <1박2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기간을 금연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조건>은 외압에 의해 금연을 하게 된 멤버들의 모습이 시시각각으로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삶에 꼭 필요한 물건을 택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담배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거부감, 그리고 당장 담배를 빼앗기고 난 후의 공허감과 분노,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자신이 의존하던 담배가 없어 보여지는 아노미 상태들이 고스란히 담긴다.
<인간의 조건>에 비해 짧은 시간이지만, 어쩔 수 없이 20가지 삶의 물품을 위해 포기하는 심리적 포기의 절차도 없이 다짜고짜 금연을 강권당한 <1박2일>의 멤버들의 반응은 보다 예능적이다. 마지막으로 담배 한 모금을 피기 위해 질주한다던가, 담배 한 가치를 사수하기 위해 갖가지 꼼수를 피우는 모습이라던가, 그것을 지키지 못해 입수를 하고, 재판을 통해 흡연을 단죄하는 과정 자체가 그들은 절박한데 우리는 웃긴 전형적인 코미디의 모습을 지닌다. 

말 그래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묘미는 '리얼리티'이듯이, 즐겨하던 담배를 졸지에 빼앗긴 멤버들의 외압에 의한 금연 만큼 실감나는 상황은 없다. 담배를 피고 싶어하고, 어떻게라도 한 모금이라도 피려고 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그들이 절박할 수록, 그 절박함이 '리얼'하게 공감되기에 더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조건>이나, <1박2일>이나 그 어느 때보다 자신들이 의존하던 니코틴 성분이 떨어져 의욕도 없고, 무기력한 멤버들의 모습이 비춰지는데, 그것이 무능이나, 나태함이 아니라, 절박함으로 여겨져 수긍하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게임이라도 해서 흡연 욕구를 잊으려는 멤버들의 절박함이 안쓰럽기도 하고, 이기면 담배 한 가치를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까짓 담배가 뭐라고 저러는가 싶어 안쓰러운데 우스운 상황이 날 것 그대로 전해져 온다. 

그런데 문득, 과연 <인간의 조건>과 <1박2일>의 4박5일, 1박2일을 통해 금연을 일상에서도 실천하게 된 멤버가 있을까 하는 질문이 던져지는 것이다. 물론 단 12시간만 담배를 피지 않아도 몸에 니코틴이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과, 운동을 하면 담배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교훈이 누군가의 금연 의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의 조건>이나, <1박2일>의 금연 프로그램이라는게, 전혀 자의적이지 않았으며, 그 과정이 강권적이었다는데서 그것이 자발적 금연으로까지 이어질까 회의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인간의 조건>에서는 선택의 과정이 있었으며, 미션 자체가 대리 체험이라는 방식이기에 <1박2일>과 같이 분류하기는 어패가 있을 수 있다. 

'금연'을 처음 예능 프로그램으로 도입한 것은 <남자의 자격>이었다.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 과제 중 아니 101가지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금연을 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에서 금연은 지금 <인간의 조건>이나 <1박2일>의 금연과는 달랐다. 다짜고짜 금연을 해! 라는 외적 강권이 아니라, 평균 연령 40세를 넘은 멤버들의 건강 검진을 통해, 금연이 얼마나 그들에게 절실한 과제인가 공감을 통해 담배를 끊을 결심을 유도했다. 물론 그 과정에 지금 <인간의 조건>이나, <1박2일>에서 보여지는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에 담배를 둘러싼 술래잡기 식 해프닝도 있었고, 역시나 몰래 담배를 핀 이윤석의 한겨울 입수 식의 '단죄'도 있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담배에 의존해 온 멤버들의 습관을 고치기 위해, 금연침도 맞고, 향후에도 금연을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장치들이 조심스레 마련되었었다. 

(사진; 인간의 조건; osen)

그런 <남자의 자격>식의 금연에 비교하자면, <인간의 조건>과 <1박2일>의 금연 프로그램은 금연의 과정이 타율적일 뿐만 아니라, 금연에 대한 배려는 적고, 금연 과정의 괴로움이나 고통, 발버둥을 예능적 대상으로만 삼는 가학성에 치중된 듯이 보인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이제 담배를 피는 건 나쁜 일이다. 담뱃값에 수백 가지의 화학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문구가 새겨질 만큼 담배가 나쁘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여전히 담배를 '담배인삼공사', 이제는 이름도 멋들어 지게 'kt&g'를 통해 공공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담배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기호품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 역시 또한 사실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다짜고짜 즐기던 기호품을 빼앗긴 멤버들의 모습은 흡사 문을 잃어버린 채 우왕좌왕하는 실험실 쥐를 연상케 되는 불편함이 한편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타율에 의해 자유 의지가 강탈된 상황을 보며 즐기는 가학성의 껄쩍지근함이랄까. 

물론 피지 못하게 선택해야 할 물품에도 들지 못하는 담배 없이 4박5일을 견딘, 혹은 격하게 운동을 하며 1박2일을 버틴 멤버들은 혼돈 속에서 결국 담배 없이도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유호진 피디의 말대로 금연이란 것이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결국 담배를 끊어야 하는 것이기에, 때로는 그 어떤 설득보다 단칼에 끊는 과정이 더 중요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룻밤이 지나도록 여전히 호시탐탐 담배를 피울 계기를 찾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마치 게임이 나쁘니까 게임 그만해 라고 야단치는 부모님과, 그것을 피해 어떻게든 게임을 해보려고 전전긍긍하는 타율적 금기식의 훈육 방식을 보는 듯한 불편함이 남는다. 

중독된 게임이든, 화학 성분의 흡연 습관이든 분명 나쁜 것이다. 하지만 나쁜다고 해서 무조건 단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금연이라는 주제는 나쁘지 않았지만, <남자의 자격>에 비해 다짜고짜 던져진 과제에 우왕좌왕하는 하는 과정을 시청자가 즐기게만 만드는 <1박2일>의 그것은 조금 더 멤버들에 대한 진지한 배려가 아쉬운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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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3.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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