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의 장르물 <작은 신의 아이들>이 3.926%,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닐슨 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 수치 상으로만 보면 그간 ocn 장르물들 사이에서도 그다지 높은 시청률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첫 회 2.54%로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호조를 보인 결과물이다. 시청률의 순조로웠던 상승세는 물론, <작은 신의 아이들>이 시도했던 신선했던 과학과 무속의 콜라보는 어쩐지 이 한 시리즈로 끝내기엔 아쉽단 생각이 든다. 


<작은 신의 아이들>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그 중심에 '신',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사이비 종교 집단'이 놓여져 있다. 20년 전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한 종말론자들의 집단 자살극, 그 '원죄'의 현장으로 부터 실타래를 풀어간 드라마는 그 '집단 자살극'을 유도한, 아니 정확하게는 '집단 자살'이라는 미명 하에 자신들의 범죄의 탈출구를 만든 '종교'를 이용한 세력에 대한 '징죄'의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각도에서는 그런 '종교'의 '혹세무민' 과정에서 가족을 잃은 이들의 '해원'의 과정이기도 하다. 



혹세무민, 그 뿌리깊은 연원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까지 간청했던 선산까지 팔아먹으며 일확천금을 꿈꾸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런 그가 우연히 망한 예배당의 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 주인없는 교회는 그에게 '목사님'이라는 날개를 달아주었고, 어느 틈에 그는 그 자신이 신이 되어 가고 있었다. 

오갈 곳없는 고아들과, 아이의 병을 고치기 위해, 세상이 외면한 처지를 거두었던 왕목사(장광 분), 그는 20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그들의 '어버이'연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곁에 그의 온갖 비리를 함께 하며 성장한 백도규 회장(이효정 분)이 있었다. 20년 전에도 그들의 '왕국'은 건실했다. 하지만, 그 '왕국'의 실체를 깨닫게 된 신도들이 투서를 세상 밖으로 내보낼 때까지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투서'의 목적지가 잘못되었다. 

가난한 집에 태어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용'이 되고 싶었던 남자, 국한주(이재용 분) 검사, 세상은 그를 가난한 이들의 청원을 들어주는 의로운 사람이라 했지만, 그에게 그들은 오로지 자신의 '입신양명'의 희생양일 뿐이었다. 천인 교회의 투서를 받은 국한주는 억울하게 강제 노역에 시달리는 신도들을 구제하는 대신, 왕목사를 찾아가 '딜'을 한다. 그리고 왕목사와 국한주, 그들의 '협잡'의 결과는 20년전 참혹한 집단 자살극이었다. 

<작은 신의 아이들> 속 왕목사, 백도규, 국한주, 그리고 그들의 하수인이었던 김단의 아빠, 김호기(안길강 분)의 모습은 특정 교파, 특정인이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를 만들어 낸 '괴물 아버지'들의 상징이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그 가난한 환경을 딛고 '성공'을 하고, '부'을 추구했던 그들은, 그 과정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며, 기꺼이 자기 자신,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타인'을 제물로 삼았다. 그 결과 그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내로라 하는 입지전적 인물이 되었있었지만, 그 성공의 역사는 희생자의 핏빛으로 얼룩져 있다. 



작은 신의 아이들, 그 묵직했던 해원 
이렇게 성공의 신화, 그러나 괴물이 된 아버지들의 세대에 의해 가족을 잃은 아이들이 있다. 왕목사가 그러모아 신약 개발의 실험 마루타가 되었던 아이들, 하지만 왕목사의 한 마디 말에, 그리고 그 반대였던 백도규와 김집사의 잔혹했던 학대에 길들여 졌던 아이들, 그들 중 누군가는 공범자로 살아남아 오른팔이 되었고, 누군가는 용병처럼 희생되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겨우 도망쳐 살아남아 그 기억을 잃었다. 

그렇게 왕목사가 스스로 신인 연 했던 천인 교회의 고아들은, 이제 그 실체를 파헤치다 동생이 희생된 또 다른 희생자 천재인(강지환 분)과 동료 형사인 김단(김옥분 분)으로, 그의 적인 검사 주하민(심희섭 분)으로 조우하게 된다. 

이렇게 20년전 집단 학살극의 해원을 풀어가기 위해 <작은 신의 아이들>이 차용한 캐릭터는, 대한민국 10대 미제 사건 중 3을 해결한 아이큐 167에 모든 것을 '과학적 지식'을 설명하고자 하는 '과학주의자' 천재인과, 그와 정반대의 무당의 손녀로 그녀에게 나타난 무속의 끼를 피하기 위해 천인 교회 복지원으로 갔던 김단이다. 이 정반대의 캐릭터는 드라마 초반 연쇄 살인마 한상구(김동영 분)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의혹과 불신, 불협화음을 넘어, 가족을 잃었다는 동지애로 뭉쳐, 서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가진 파트너로 16부의 여정을 통해 도달했다. 

그리고 바로 이들이 성취한 동지애에 기반한 불협화음같으면서도 적재적소에서 기가 막히게 어우러지는 과학과 무속의 콜라보가 1회성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작은 신의 아이들>은 마치 <엑스맨; 더 퍼스트 클래스>처럼 두 형사 천재인과 김단이 서로를 동지로써 수용하는 과정의 전사를 다룬다. 과학으로 실증되지 않는 현상을 믿지 못하는 형사 천재인이 동료로써, 그리고 무속인으로써 김단을 수용하고, 함께 하는 과정이며, 두 사람 모두가 동생을 잃고, 아버지를 잃는 개인의 트라우마를 딛고 경찰로서의 자신의 책무와 무속적 능력을 받아들이는 자기 확신의 과정이기도 하다. 



캐릭터로서의 '과학'과 '무속'의 만남을 기대하며 
16회, 빌딩의 옥상으로 상대편 대통령 후보의 위협이 되는 노조원들을 모아 20년 전과 같은 집단 투신극을 재연하려는 왕목사와 그의 열혈 광신도들,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천재인과 김단이 현장으로 간다. 그 과정에서 천재인은 비품 창고에 있던 재료를 끌어모아 임시방편의 폭발물을 만들고, 그 폭발물을 터트리며 빌딩 옥상으로 진입한 김단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예의 무속적 기시감으로 왕목사의 실체를 파헤치며 그의 허를 찌른다. 

엄밀하게 천재인의 캐릭터는 아주 새로운 캐릭터는 아니다. 과학을 신봉하고,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사건을 해결하려 드는 캐릭터의 장르물 주인공은 이전에도 있어왔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과학 신봉주의자와 호흡을 맞춘 상대방은 '감성'이라던가, '공감력'을 무기로 들고 왔던 것과 달리, <작은 신의 아이들>은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인 김옥빈의 '접신'이라는 신선한 콘텐츠를 들고 나오며, 기존 캐릭터들과의 변별력을 확실하게 했다. 그러기에, 각자의 전사를 해결하고 비로소 자신의 능력치와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보한 이들의 캐릭터를 한 시리즈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쉽게 여겨진다. 

또한 동지인지, 연민인지, 혹은 가끔은 남여 관계인지 모를 천재인과 김단, 두 사람의 허허실실 파트너 쉽과 긴장 관계를 이룬 어린 시절 친구인지, 첫사랑인지, 생명의 은인인지 모를 검사 주아민의 묘한 모성 본능을 자아내는 캐릭터는 비록 마지막 엔딩에서 흐뭇하게 함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었지만, 여운이 길다. 아니 남녀 관계만이 아니라, 검사로서 형사 천재인에 필적했던 그의 지략 역시 아깝다. 이들 세 사람의 삼각 관계인지, 동지인지, 애증인지 모를 모호한 긴장 관계 역시, 그 다음의 여정이 기다려진다. 

<작은 신의 아이들>은 그 제목에 걸맞게 아이들을 희생시켰던 사이비 종교 집단, 아니 종교를 명목으로 입신양명에 몰두했던 '아버지' 세대에 대한 징죄, 그리고 사라진 이들에 대한 복원이라는 그 애초의 주제에 충실하게 마무리되었다. 하늘의 대리인으로 또 다시 사람들을 희생시키며 나라의 패권마저 넘보던 이들은 '심판'되었다. 그리고 20년전 희생된 31명의 희생자들은 그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았다. 그들과 함께, 자신들의 트라우마에서 주인공들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트라우마'의 해원이 아닌, 그들 각자의 장기를 가진, 천재인의 과학과 김단의 무속, 맛보기가 아닌 그들의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장르물에서 어렵사리 복원된 '무속'의 매력적 활동이 좀 더 펼쳐졌으면 한다. 

by meditator 2018.04.23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