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개띠해, 그 중에서도 십간과 십이지를 조합한 육십간지 중 서른 다섯 번째 해인 무술 년이다. 육십간지 중 십이지, 열 두 띠로 대표되는 동물의 띠는 12년마다 돌아오고, 그 중 열 한 번째 띠인 '술년', 개띠 생은 올해 육십간지를 한번 돌아낸 61에, 49, 37이 되었다. 환갑에 40대 후반, 서른 중반,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두툼한 '허리' 세대라 해도 무방하다. ebs 다큐 프라임은 설을 기점으로 새로이 시작되는 무술년을 맞이하여 특집으로 각 세대 개띠 들이 살아온 시대와 삶을 들여다 보는 '개띠 열전'을 마련하였다. 




아니 벌써?  58년 개띠
시리즈의 시작을 연건 우리 사회 '베이비 붐' 세대를 상징하는 58년 개띠다. 전쟁의 상흔이 마무리되는 시점 58년, 일본의 전후에 '베이비 부머' 단카이 세대( 團塊世代)가 등장했듯이, 대한민국에는 '58년 개띠' 세대가 '폭발적인 인구 증가'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다큐는 대한민국의 '베이비 부머' 세대를 그들이 공유했던 '문화'를 통해 정의내리고자 한다. 한국 종전 후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과 맞물려 '90만'의 신생아, 그 주인공 베이비 부머 세대, 그들은 전쟁 후 어려운 형편을 넘기기 위해 해먹던 부모님의 '김치죽'을 향수로 기억하는 세대이며, 최초로 이른바 '뺑뺑이 세대'라 칭해지는 '무시험 진학 추첨' 세대이며, 이른바 '얄개'로 대표되는 청소년 문화를 상징하는 세대이자, 비틀즈, 퀸, 아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과 함께 대학 입학과 함께 '대학 가요제'등 새로운 대학 문화를 맞이한 세대이기도 했다. 88 올림픽, 86아시안 게임으로 상징되는 풍요한 경제 성장 시대, 아파트 문화를 선도했던 세대의 주역이 된 58년 개띠, 하지만 '폭발적인 출산'의 결과물로 '경쟁'이라는 사회적 논리를 표면화시켜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세대이기도 하다. 

가난한 시대, 콩나물 교실에서 복닦이며 경쟁을 했던, 하지만 여전히 교실의 '급훈'이 '서로 돕자였던 '공동체 정서'가 팽배했던 그 시대를 살아낸 주인공들은 '환갑'이란 나이가 무색하게 '생업'의 현장을 지킨다. 십 남매 중 다섯 째로 태어나 이름조차 '오순이'가 된 광장 시장의 전 가게를 운영하는 최오순 씨는 공사 현장에서 다친 남편 대신 가장으로 혹한의 추운 날씨에도 광장 시장에서 가장 늦게까지 손님을 맞이한다. 한때 호황을 누리던 대구 구두 골목의 김태수 씨 먹을 게 없어 아이들의 서리를 눈감아 주던 농촌에서 태어난 김씨에겐 '제화공'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발전하는 산업에 밀려난 제화 골목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키는 정도가 된 대구 제화업의 증인이 되었다. 여전히 재즈무용가로 현장을 지키는 전미례 씨라고 다르지 않다. 



그것만이 내 세상 70년 개띠 
1988년 대학 가요제에서 싱그럽게 등장했던 '담다디'의 이상은 씨가 벌써 데뷔 30주년이 되었다. 그녀처럼 70년에 태어났던 개띠 들도 이제 어언 마흔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58년 개띠가 '무시험 진학 추천제'의 시대였다면 70년대 고도 성장기의 초입에 태어난 개띠들은 '교복 자율화' 세대로 교복 대신 '브랜드'를 입으며 성장한 세대이다. 그들이 경험했던 '자율화'의 문화적 경험은 그들의 삶에도 관통한다. 

배달 라이더를 구하지 못해 점주 자신이 한 겨울의 칼바람을 맞으며 배달을 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의 한동욱 씨는 어느새 '꼰대'라 불리우는 나이가 되었지만, 친구들을 만나면 여전히 동네를 누비던 소년의 마음이 된다. 임상일 씨라고 다를까.  언더 그라운드 가수와 콜 밴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단칸방에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지만 어디서든 자신을 부르는 곳이라면 서슴치 않고 달려가 젊은이들과 호흡하며 예술혼을 불태부는 그에게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달리자 82년 개띠
82년 개띠를 여는 음악은 크라잉 넛의 '말 달리자', 크라잉 넛이 데뷔하던 해 고등학생이던 그들은 '인디 밴드'와 함께 '얼터너테이티브 롹'을 향유하며 '문화의 해방구'를 형성한 세대이다. 88만원 세대, n포 세대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세대, 하지만 이들은 앞선 세대처럼 맹목적으로 달리는 것은 자신들 답지 않다며 '제대로 잘 사는' 모색의 세대라 불리길 원한다. 

그런 82년 개띠를 대변하는 첫 번 째 키워드는 바로 '워라벨work and balance', 서핑이 좋아 서핑을 파다 서프 보드 제작 수리직인 쉐이퍼가 된 이상문 씨는 '사람들이 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세상이 얼마나 멋질까?'라며 반문한다. 그래서 그들은 '거창한 꿈'을 쫓는 대신 '현재'를 잘 살아내는 '욜로'족이 되기로 한다.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8년을 보냈던 방준재 씨는 그 일로 자신이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과감하게 그 일을 그만두고, 대신 여행을 다니며 자신이 하고 싶던 바리스타 일을 하며 '지금 가진 것만으로 오늘을 풍성하게 만드는'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매진한다. 이들 세대에겐 가성비보단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을 사로잡는)가 우선하는 것이다. 



2017년 우리 사회를 달궜던 '82년 김지영'의 주인공인 세대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제빵 자영업 황연씨나,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라는 문구를 디자인해낸 김효미 광고사 대표는 그럼에도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사는 삶'이 고되더라도 도전해 볼 만한 인생이라 입을 모은다. 

사람을 통해 시대를 돌아본, 그리고 그들이 살아온 시대를 이어,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그려낸 설 특집 '개띠 열전'은 베이비 붐 세대, 자율화 시대, 그리고 n포 세대라 규정되는 세대 그 이상, 그럼에도 자신의 꿈과 열정을 놓지 않고 살아왔던 사람의 현대사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by meditator 2018.02.16 0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