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아니 기적은 없었다. 심지어, 13회 시청률은 2.8%(닐슨 코리아 기준)로 떨어졌다. 마지막 회, <닥터스>의 수도권 시청률이 시청률 표의 '지붕을 뚫는' 그 순간, 그나마 종영의 미덕으로 3.2%로 면피했을 뿐이다. 13회의 2% 남짓 시청률, 보는 사람조차도 보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다. 왜? 그걸 답해주는 건, 올림픽을 핑계로 결정된 '조기 종영'이다. 지난 몇 회간 <뷰티플 마인드>가 보여준 '질주'는 조기종영이 드라마에 미치는 악영향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차라리, 애초에 ocn이나 tvn처럼 시청률을 담보로 조기 종영이 없는 케이블로 갔더라면, 이런 무리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뷰티플 마인드>는 비록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오래도록 두고두고 회자될 '명작'으로 기록될 것이었다. 하지만, '조기 종영'이라는 결정으로, 드라마는 그저 불친절한 괴작으로 남고 말았다. 


중층적 갈등구조, 불친절한 서사 
14회를 시작하는 건,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를 진찰해야 하는 의사, 이영오(장혁 분)가 반대로 환자복을 입은 채 수술실로 들어오는 장면이었다. 법적으로 금지된 '폐이식' 수술, 심지어 생체 이식의 위험성으로 말미암아 두 사람의 공여자가 한 사람에게 폐를 이식하도록 되어있는 수술, 하지만 급격하게 나빠진 계진성(박소담 분)의 폐는 이식의 순번은 물론 또 한 사람의 공여자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 이영오는 그의 불법적 시술로 인해 두 사람의 말기 뇌종양 환자를 살렸던 그 때처럼 서슴없이, 환자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다. 단지 이번엔 그가 의사의 입장인 대신, 폐 이식 공여자로. 



하지만, 이전의 불법 시술과, 계진성의 불법 폐 생체 공여가 같은 불법이라 하더라도, 그에 주도하고, 가담한 이영오는 달라져 있다. 스스로 보석상을 털며, 감옥행을 감행하며 자신의 삶을 땅바닥에 후려쳤던 뇌종양 환자의 이율배반적인 삶의 의지를 읽어냈던 공감 장애 사이코패스 이영오는, 이제 공감의 문제를 넘어,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살아있고 싶다던 말기 암 환자의 죽음 앞에서, '의사로서의 최선'을 고민한다. 스스로를 '모탈리티 컨퍼런스(motality conference; 환자의 사망 과정과 원인을 살펴 재발을 방지하려는 회의)'에 세우며, 의사로서의 본분을 의심했던 이영오, 그런 이영오의 모탈리티를 주도한 아버지이자 병원장인 이건명(허준호 분)은 비록 환자는 고통 속에서 죽어갔지만, 의사로서 이영오는 최선을 다했다며 면죄부를 선사한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면죄부'에 대한 이영오의 대답은 뜻밖에도 '최선에 대한 거부'. 

아버진 이건명은 아들의 의료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했지만, 이는 곧 십여년 전 자신이 했던 아들 이영오에 대한 수술에 대한 '최선'이었다는 자신의 의료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하는 의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최선'을 통해 그리고 이어진 '최선'의 교육을 통해 사실은 사이코패스가 아니었던 이영오가 사이코패스 이영오가 되었듯, 이영오는 말한다. 환자가 죽어버린 의사에게 '최선'이란 말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이런 아버지 이건명과 아들 이영오 사이의 의사로서의,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로서의 관계와 존재론은, 아들 이영오로 하여금 스스로를 이식 공여자로 수술대에 오르는 결정을 내리기에 이른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십 여년 전에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했던 수술에서 당시의 의료 기술 미비로 말미암아, 의료 사고가 되었던 이영오, 그런 자신의 실수를 용서할 수 없다는 아들 이영오에게 아버지 이건명은 모탈리티 컨퍼런스에 스스로를 세운 아들에게 '최선'이란 말로, 아들과 자신을 구원하려 한 것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모탈리티 컨퍼런스, 하지만 거기서 이야기 되는 것들은 과거 이건명의 의료 행위로부터, 아버지 이건명과 아들 이영오의 관계까지, 중층적이고, 중의적인 관계와 서사들이다. 드라마는 이를 통해, 의사로서의 존재론과, 나아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론까지, 복잡한 사회적, 가족적 의미를 헤아려 보고자 한다. 

조기 종영의 참사 
하지만, 졸지에 '조기 조영'이 선포된 드라마는 이 복잡다단한 서사를 '사건' 위주로 짚고 넘어갈 수 밖에 없다. <뷰티플 마인드>처럼 중층적 구조와 갈등 구조를 가진 드라마는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역학 관계와 심리가 전제 되어야 하는데, 시간에 쫓긴 드라마는 그런 갈등을 풀어가기 위한 전제 조건을 채 달구지 않은 채, 사건 위주로 극을 이끌어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드라마는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처럼, 한 회에 갈등을 벌였던 아버지와 아들이, 다음 회에선 아버지가 나서서 아들을 변호하고, 그런 아버지를 아들이 이해하고, 해고 위기에 처한 아들을 아버지가 구해내는 미담으로 급마무리된다. 사건들은 이어지지만, 그 사건의 토대가 되는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고민이 부족하다 보니, 각 인물들이 결정에 시청자들이 쫓아가기에도 급급한 모양새가 되었다. 심지어, 마지막 회, 마지막 장면 즈음, 이건명을 찾은 현석주가 이건명에게 진통제 운운하는 대사를 통해 이건명의 몸에 어디 이상이 생겼음을 알 수 있지만 시간에 쫓긴 드라마는 그걸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이 한 장면이 조기 종영으로 말미암마 <뷰티플 마인드>에게 벌어진 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저 시청자들이 헤아려 짐작해서 이해해야 하는 드라마. 



그뿐만이 아니다. 이렇게 주제 의식조차도 사건을 통해 선언하듯 허겁지겁 그려낸 드라마가 주변 인물들에겐 오죽했으랴. <뷰티플 마인드>가 꽤 괜찮았던 드라마인 이유에는 등장했던 인물들이 허투루 쓰인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레지던트 동하(양성은 분)에서, 장문경 간호사(하재숙 분)까지 에피소드를 통해 생생하게 살려내려 했던 드라마, 하지만 조기 종영 결정이 내려진 후 드라마에서 등장하지만 사라진 인물들이 여럿 있다. 무엇보다, 7년간의 고시 공부 끝에 순경이 되어 그 순수한 열정이 방송 초반 민폐로 묘사되어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던 박소담이 분한 계진성은 정작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강력반으로 전보된 이후, 직업적으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드라마 속 계진성은 여느 드라마에서 처럼 그저 이영오의 와이파이로서만 그 역할을 다한다. 현석주(윤현민 분) 역시 마찬가지다. 계진성의 짝사랑 상대로 등장하여, 이영오란 공감 장애 의사와 대비되는 도덕적이고 모범적인 의사였던 그가, 자신과 동료들이 헌신했던 줄기 세포 치료제의 성공을 위해 도덕적 신념조차 저버리게 되는 파격적인 행보를 드라마는 설득할 시간이 없었다. 이렇게 주인공 이영오의 주변 가장 중요한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가 단선화되고, 갈등자로서의 풍부함이 사라지며, 드라마는 오로지 공감 장애 사이코패스 이영오만이 독주하는 단조로운 드라마로 귀결된다. 

아마도 이렇게 인물간의 심리 묘사에 대한 곡진한 설득이 필요한 드라마를 '조기 종영'이란 결정으로 그저 사건 나열의 불친절한 드라마로 만들어 버린 그 이면에는, 개연성도 없고, 앞뒤가 맞지 않아도, 그저 시청률만 보장된다면 좋은 드라마가 되었던 한국 드라마의 관행에 대한 안이한 인식이 깔려있다. 무엇보다, 하나의 드라마를 시청률을 담보로 한 '장사' 이상으로 생각지 않는, '작품'으로서의 드라마에 대한 무지와 천박한 속내 역시 드러나 보인다. 차라리 이 드라마가 장르물에게 너그러운 혹은 장르물 전용의 케이블로 갔었더라면 어땠을까? 성급하게 계진성과 이영오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대신,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사이코패스 의사 시리즈가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저 시청률 안 나오는 드라마의 조기 종영으로 하나의 드라마가 묻혀 가는 것이 아니라, <뱀파이어 검사>나, <특수 사건 전담반 ten>처럼 괜찮은 의학 스릴러 시리즈 콘텐츠를 상실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애초에 깜냥이 안되면 편성을 하지 말던가,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를 상대로 진지한 심리 의학 스릴러를 배짱으로 편성할 때는 언제고, 시청률이 안나오자, 후다닥 '조기 종영'이란 카드로 드라마의 완성도조차 무너뜨려 버린 이 결정의 댓가는 과연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작품의 완성도를 훼손하지 않으려 애쓴 김태희 작가와,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쫓김이 드러나지 않는 화면을 그려낸 모완일, 이재훈 피디, 그리고 그의 또 한번의 인생 캐릭터가 된 이영오를 연기한 장혁에서 부터, 초반의 고전을 딛고 와이파이로서의 존재감을 상큼하게 보여준 박소담, 그의 모처럼의 복귀가 반가웠던 이건명의 허준호, 그리고 독수리 5형제까지 그 누구하나 허투루 연기하지 않았던 출연진의 열연에 경의를 표한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마무리가 아쉬웠음에도 불구하고 <뷰티플 마인드>는 오래오래 좋은 드라마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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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6.08.03 12:26

애초에 기획된 16부작을 14부작으로 '조기 종영'하기로 결정난 <뷰티플 마인드>, 하지만 끝없는 '부진'이라는 말에 아랑곳없이, '조기 종영'이라는 불명예가 무색하게, 이제 12회까지 종주의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 <뷰티플 마인드>의 서사는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하다. 주제 의식은 명징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괴물의 아이, 이영오
그의 눈을 가렸던 선그라스를 벗고, 계진성에게 '사랑'을 다시 한번 시도해 보겠다고 다짐했던 이영오, 묵직했던 이야기가 드디어 말랑말랑한 '연애사'로 참기름 칠이라고 하는가 싶더니, 그게 아니었다. '사람'처럼 '사랑'을 해보고 싶다던 그의 욕심을 의사 이영오(장혁 분)가 처한 상황이 다시금 뭉개버린 것이다. 레지던트 동하가 살려낸 친구가 햇빛을 피해야 하는 루푸스라는 질병에도 불구하고 다시 먹고 살기 위해 뜨거운 햇빛 아래 실외기를 달기 위해 건물을 오르다 추락하여 응급실에서 젊은 생을 마감하는 순간, 그의 철부지 친구였던 동하를 비롯한 응급실의 모든 스텝은 오열하고 만다. 하지만, 그 순간 눈물을 흘릴 수 없었던 단 한 사람, 이영오는 결국 다시 김민재가 권했던 뇌 ct를 찍고 자신의 전두엽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한다. 계진성을 만나 두근거렸던 심장조차 결국은 '학습'이라 결론내린 이영오는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사랑'마저 포기하고 만다. 



'평범한 사람'과 '사이코패스'의 간극에서 좌절하고 만 이영오, 하지만 <뷰티플 마인드> 12회는 그 이영오의 좌절, 아니 엄밀히 말해서 그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괴물의 슬픔, 그 이면의 진실을 폭로한다. 이미 앞선 회차에서 이영오의 사이코패스성이 아버지 이건명(허준호 분)의 의료 과실이었음을 드러낸 바 있었던 드라마, 하지만 12회, 그 알려진 비밀 이면에 또 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아버지 이건명은 '보통 사람'처럼 '확률'이 아닌 '마음'으로 환자를 지켜보는 아들 이영오를 통해 '사람'을 학습시킨 자신의 교육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한다. 그리고 이건명은 아들 이영오에게 그랬듯이, 이번에도 줄기 세포의 연구에 대한 신념 대신 해외 자본 투자를 선택한다. 하지만 해외 자본을 등에 업고 나타난 그의 예전 동료는, 그가 예전 이영오에게 그랬듯이 여전히 '정의'를 가장한 채, 자신의 이기심으로 가득찬 인간임을 폭로한다. 이영오는 이건명의 의료 과실이 아니라, 예전의 미흡한 의료 기술로 말미암은 오진이었던 것이다. 즉, 이영오는 전두엽에 장애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두엽에 장애가 있다고 믿은 이건명에 의해, 사이코패스로 키워진 것이다. 결국 이건명은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해, 이영오를 장기간에 걸쳐 '교육'이란 명목으로 '정신적 학대'를 했고, 그 결과 이영오는 진짜 전두엽의 장애를 가진 인물로 자라난 것이다. 

누가 진짜 괴물일까?
12회에 드러난 사이코패스가 아니지만, 사이코패스가 되어버린 이영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굳이 애써 예를 들려 하지 않아도 '자식을 위해서'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식의 입신양명에만 힘쓴 많은 부모들이 떠올려진다. 결국 그들은 자식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 자식을 위해서의 본심은, 드라마에서처럼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에서 부터 자신의 명예, 자신의 위선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는 걸 드라마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폭로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저 이건명을 '괴물'이라 지칭하면 끝날까? 그러기엔, <뷰티플 마인드>를 통해 드러난 괴물들이 너무 많다. 당장 이건명은 평생을 받쳐, 더 이상 '외과 의사'가 필요없는 세상을 위해 신약 계발에 매진해 왔다. 이건명이나, 현석주(윤현민 분)가 자신, 혹은 누군가의 명예를 위한 이기심에 휩쓸렸다지만, 하지만 그를 비롯한 연구진의 열정은 '현성'이라는 자본 앞에서는 무기력하다. 자본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원장이 된 이건명을 과거의 오명으로 흔드는 건, 외국 자본의 앞잡이가 된 친구요, 그와 손을 잡은 건 당연히 '자본' 현성이다. 

11회, 한때는 중학교 같은 반 같은 책상에 나란히 앉았던 급우가, 이제는 병원에서 실려온 환자와 의사로 만나게 되듯, 그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의사가 '우정의 선심'으로 고쳐놔도, 몇 시간 만에 결국 생계의 전선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오듯, 우리가 사는 사회의 '시스템'은 한 개인을 넘어선다. 드라마는 곳곳에서 개인들의 이기심과 욕망, 그리고 갈등들을 분출해 내지만, 그 모든 것을 넘어서는 건, 안타깝게도 시스템이다. 개인의 명예도, 자식을 위한 사랑도, 순수한 열정도 모두 '자본'이란 시스템 속에 휘말려 버린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사이코패스,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 의사가, '인간적 유혹'에 무딘 가슴이 뛰지 않는 의사가, 이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강직하고, 가장 선하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인술'을 펼치는 '인간'이 되어버린다. 



아니, 이런 것은 비단 드라마 내적인 문제 만이 아니다. 4%조차 넘기 힘들어 조기 종영당하는 <뷰티플 마인드>의 곳곳에서 만나는 문제들, 그리고 툭툭 내뱉어 지는 대사들은, 마치 이 드라마가 현 시점에서 '조기 종영' 당할 것을 알기라도 한 것인 양 시의적이다. 드라말 속 현성이란 자본 속의 의사들은 '환자'를 생각하기 전에, 서슴없이 '돈'을 떠올리고, 의사로서의 위상을 앞세운다. 

<뷰티플 마인드>는 올림픽을 이유로 해서, 애초에 기획되었던 16부대신, 14부로 조기 종영된다. 이 드라마의 조기 종영에 붙인 기사는, 마치 12부로 조기 종영할 것을 선심쓰듯이 14부로 마무리할 것이라 언급한다. '자본'으로 돌아가는 드라마 시장에서, '광고'가 붙지 않는, 그래서 ppl조차 감사한, '젊은 한류 스타'가 붙지 않아 해외 시장 판매조차도 쉽지 않은 이 드라마의 조기 종영은 '자본주의적 논리'에서 당연한 듯이 치부된다. 초반의 매끄럽지 않은 진행으로 책임이 물어지기도 한다. '자본'의 시장에서, '예술'이나, '고상한' 주제 의식은 사치인 양 손가락질 받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kbs2는 '시청료'를 받는 방송국이다.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공영 방송인데, 이곳에서 '광고'니, '자본'이니를 들먹이며, '조기 종영'되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 것인지. 

이런 일련의 조기 종영을 둘러싼 불협화음들은 묘하게도 현성 병원 속 자본의 논리와 맞물리며, 그 속에서 사람답지 않은 마음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영오는, 사람들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주제 의식과,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조기종영에도 불구하고 애쓰는 <뷰티플 마인드>에 겹쳐진다. 사이코패스 이영오 뒤에 그를 키운 괴물 아빠 이건명, 그리고 그의 명예심을 가지고 그를 뒤흔드는 '자본' 현성, 그리고 20부작이래도 아쉽지 않을 드라마를  몇 프로의 시청률을 들먹이며 '완주'를 발목걸고만 방송국, 과연 끝판왕 괴물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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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6.07.27 13:46

'마음이 아프다'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올린다. 하지만 이건 거짓이다. 우리가 마음이 아프다고 느끼게 하는 건 바로 우리의 뇌, 그 중에서도 전두엽의 감정 중추이니까. 하지만 그런 과학적 사실을 다 알고 난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심장이 울리는 내 가슴에 손을 얹어 내 마음을 표현한다. 어쩌면 '과학' 이전에, 심장의 떨림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공감'의 느낌에 솔직한 건 아닐까. 




이영오식 인간학, 인간을 헤집다 
이영오(장혁 분), 은혜원의 205번째 아이, 그래서 자신의 아들을 위해 살리기 위해 이영오를 수술하다, 자신의 아이를 잃고 이영오의 전두엽 감정 중추까지 손상시킨 이건명(허준호 분)은 자신의 의료 사고를 책임진다며, 이영오를 이영오란 이름으로 입양한다. 그리고, 책임이란 이름 아래,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흉내를 내도록 이영오를 '훈련'시킨다. 하지만, 그는 이영오가 자신과 같은 의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감정이 없는 너는 불가능하다고 반대한다. 그 누구보다 이영오를 잘 아는 이건명은, 이영오가 환자의 복잡한 감정을 공감하지 못해 시한부의 환자를 살려내고, 결국 그의 아내가 그를 죽이는 결과에 이르자, 서슴없이 이영오에게 '괴물'이라 칭한다. 아버지의 허물마저 덮어주려 애썼던 이영오에게 돌아온 아버지의 대답은 '괴물'이었고, 애써 사랑을 노력했던 김민재(박세영 분)에게서 되돌려 받은 것은 사이코패스 이영오에 대한 폭로와 치밀한 연구였다. 그렇게 보통 사람으로 더불어 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마음이 없는 사이코패스'라며 따돌림을 받는다. 그와 함께, 그가 쌓아왔던 읽어서 도달했던 '인간들 마음'의 세상도 흐트러진다. 

첫 회 병원을 난입한 강철민의 테이블 데쓰와 국회의원 김명수의 라이브 서저리, 그리고 이어진 신동재 원장의 죽음, 심은하 사망 사건으로 <뷰티플 마인드>는 현성 재단이 운영하는 현성 병원에서 벌어진 새로운 신약 계발에 따른 임상 실험의 부작용을 둘러싼 비리와 음모라는 굵직한 갈등으로 진행된다. 거기서, 오랜 유학 생활을 마치고 화려하게 현성 병원으로 입성한 이영오는 '공감 능력 제로의 사이코패스'이기에, 각자의 이해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현성 병원 속 잇달은 '연쇄 살인' 속에서, 오히려 '의사'로서의 평점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즉, 자신이 평생 이루고자 하는 그 무언가를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혹은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으로 인해, 사람들은 저마다 '진실' 대신,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거짓'의 진실을 추구한다. 하지만, 오히려 '공감'할 수 없었던 이영오는 그들의 거짓을 넘어, 진실을 추구하고, 그런 이영오는 그가 사이코패스라서가 아니라, 그가 그들이 덮어두고자 하는 '진실'을 끄집어 내는 불편한 존재라서 외면받게 된다. 

<뷰티플 마인드>는 의학 드라마로 시작하여, 병원 내 신약 계발 비리와 관련된 스릴러를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의 본질'을 질문한다. 그것도 바로 우리가 가장 경외시하는 사이코패스라는 존재를 통해. 드라마 속 이영오는 각자 자신이 보고싶어 하는 진실만 보는 인간 세상의 '리트머스지'와도 같은 존재이다. 그는 그의 말대로 어떤 가치 판단에 흔드리지 않기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정의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정의로움'은 편의적인 인간들의 이합집산을 통해, 배척받는다. 마치, '모난 돌이 정맞는다'라는 속담을 비껴가지 못하듯이, 김민재를 내세운 현성을 비롯한 사람들은 이영오가 사이코패스라 돌팔매를 던지지만, 사실은 그들의 '거짓'된 속내가 들통날까 두려운 것이다. 



가슴에 손을 얹어 마음을 표현하듯, 이영오 마음을 배우다
그렇게 지난 시간 사람이 되기 위해 '학습'했던 '인간학'의 붕괴를 경험한 이영오, 자신이 학습해온 인간에 대한 논리, 확률의 세상이 무너졌다고 느꼈을 때,다행히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 <뷰티플 마인드> 첫 회부터, '진상' 노릇을 톡톡히 했던 계진성, 그 '진상'이, 여전히 '진상'답게 남들이 다 외면한 이영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진상'이 희망이 되는 순간! 그리고 그 '진상'의 '희망'을 통해, 이영오는 '와이파이'처럼, 그가 놓쳐버린 인간 세상의 숨겨진 신호를 찾아간다. 그가 '학습'을 통해서 외웠던 도식,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또 은밀한 '마음'의 신호들을. 

여전히 그는 스스로의 입으로 덤덤하게 말하듯 자신은 '공감 능력이 없는 사이코패스'라 하지만, 그 공감 능력이 없는 사이코패스는, 현성에서 폐암 말기의 자포자기 환자도, 가정 학대를 받은 어린 환자에게도 '공감'이 넘치는 의술을 펼친다.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고, 와이파이가 필요해서라고 하지만, 이영오는 '희망'을 전해준 계진성바라기가 되어있다. 이제 '사랑'까지 시도해 볼 용기를 낼 정도로. 비록 그는 전두엽의 상흔으로 공감할 수 없지만, 아버지 이건명으로 부터 받은 기억으로 어린 가정학대 환자의 마음을 짚어내듯이, 그가 경험했던 '역지사지'로 가장 지혜로운 의사로 거듭난다. 마치 마음이 없는 가슴에 손을 얹고 우리가 마음을 경험하듯. 



숨가쁘게 현성 병원을 둘러싼 음모와 그 음모에 따른 인간 군상의 이합 집산을 사이코패스 이영오를 통해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인간에 대한 회의와 질문으로 집요하게 따라붙었던 <뷰티플 마인드>는 이제 중반, 7회에서 10회차를 거치면서, 리트머스 시험지의 자가 발전을 위한 '쉼표'와 같은 시간을 가진다. 더불어, 단선적인 캐릭터였던 계진성에 대한 존재 이유도 더해진다. 덕분에 '비인간적'이었던 확률 기계 이영오는 이제 여전히 사이코패스라지만, 어쩐지 귀엽기까지 한 종종 그가 공감 능력 제로가는 것이 의심스럽기까지 한 현명한 의사로 거듭났고, 고지식해서 답답했던 계진성은 그래서 이영오의 와이파이가 될 수 있는 순수한 진짜 첫사랑이 될 수 있었다.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들과 달리, 복잡한 갈등 구조에, 첫 회에 단번에 매료시키는 주인공들은 아니었지만, 회차를 거듭할 수록, 볼 재미가 깊어지는 드라마이다. 부디, 남은 회차동안, <뷰티플 마인드>의 건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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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6.07.20 15:12

도대체 누가 편성을 했길래? 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게 kbs2와 sbs는 월화 드라마로 동일하게 의학 드라마로 격돌했다. 하지만 '의학'이라는 동일한 소재에도 두 드라마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sbs의 <닥터스>가 19.7%로 20%를 목전에 둔 채 '대박'의 찬스를 맞은 반면, <뷰티플 마인드>는 애국가 시청률을 벗어나 4%를 회복한 게 자랑(?)인 된 처참한 상황이다. 




하지만, '의학' 드라마라는 외피를 벗어내고 보면, 두 드라마의 행보는 판이하다. 애초에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앞세워, 거기에 '키다리 아저씨'까지 토핑으로 얹어 결국은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닥터스>의 시청률 고공 행진은 '순리'이다. 그에 반해, 역시나 매력임을 강조했으나, 졸지에 민폐가 되고만 여주인공의 고군분투가 붕 떠버린 <뷰티플 마인드>는 그저 여주인공의 캐릭터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이 드라마가 목적하고자 하는 바가, 현재 대한민국 사람들이 그다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목엣 가시'같은 껄끄러운 이야기라는 점이다. 물론 1,2회의 전개가 아쉽긴 하지만, 그 이후라도 제 아무리 이영오 선생의 장혁이 발군의 연기력을 보인다 하더라도, 애초에 대중적으로 선호할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트렌디한 맛집과 쓰디쓴 독초로 만든 자연식의 비교랄까? 그러기에, <닥터스>와 <뷰티플 마인드>를 시청률만 놓고 비교한다는 건 애초에 어불성설이다. 

<너를 기억해>의 계보를 잇는 <뷰티플 마인드> 
오히려 <뷰티플 마인드>의 기조는 2015년 방영되었던 <너를 기억해>의 정서를 연상케 한다. 안티 소셜 디스오더(anti social disorder), 결국 사이코패스(psycho-pass)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뷰티플 마인드>와 <너를 기억해>는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일반인으로 '공감'할 수 없는 정서를 가진 이들이 '범죄자'를 연구하는 프로파일러나, '인간'을 치료하는 '의사'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아웃사이더'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또한 동일하다. 더욱이, 그들은 자신이 사회로부터 배척받아 마땅한 그 특징으로 인해 오히려, 자신의 일에 '천재'가 된다. 사이코패스이기에 범죄자의 심리에 능통한 <너를 기억해>의 이현(서인국 분)은 그래서 '범죄'를 꿰뚫어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마음'이 없는 이영오는 다른 이들이 '이해'와 '편견'으로 뒤틀린 현상을 꿰뚫어,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으로 환자를 고칠 수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이지 않은' 주인공이, 가장 '인간적인' 일을 해내는 스릴러라는 점에서 두 드라마는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이들로 가득찬  부조리하고, 부도덕한 현재의 인간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드라마가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이들 주인공의 불행한 성격에, 물론 태생적 '낙인'은 어쩔 수 없다지만, 그들의 성장 과정에 있어서, '비인격적인' 대우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두 드라마는 동일하게, '인간'의 책임을 묻는다. 



거기에, 이들의 조력자, 혹은 상대역으로서, 상처받았지만, 인간성이 훼손되지 않은 '성처녀'와 같은 여주인공을 등장시킴으로써, 이들의 상실된 캐릭터를 부추기고, 보듬어 안는다. <뷰티플 마인드>의 계진성(박소담 분)이 그러하고, <너를 기억해>의 차지안(장나라 분)가 그 역할이다. 그래서, 드라마는 가장 '인간적이지 않은' 남자 주인공과, 그의 조력자로서 가장 '인간적'인 여성 캐릭터의 합주로, 그들에게 닥치는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며, 결국 부조리한 '인간' 사회의 허물을 벗겨간다. 

이렇게, <너를 기억해>와 동일한 캐릭터의 범주로 진행되고 있는 <뷰티플 마인드>, <너를 기억해>가 범죄를 매개로 했다면, <뷰티플 마인드>는 좀 더 복잡하게, 의학 드라마인 듯 하다가, 범죄 드라마인 듯 하다가, 이제 조금 더 한 발 나아가, '인간' 그 자체에 대한 탐구로 발을 디딘다. 

마음에의 탐구, 인간 그 본연에 대한 질문
강철민 살인 사건에서, 신동재 원장 테이블 데쓰로, 그리고 심은하 사망까지 이어진 사건들을 통해 드라마는 가장 인간적이지 않은 안티 소셜 디스오더 이영오를 통해, '이익'을 위해 인간의 목숨까지 거두는 인간들의 비인간적인 행태를 폭로한다. 하지만, 드라마는 그렇다고 해서, 쉬이 이영오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마음이 없어 '인간'의 무리에서 벌어진 일련의 해프닝에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이영오, 하지만, 결국 그의 '텅 빈 마음'은 '사고'를 치고만다. 강철민 살인 사건에서 부터 늘 언제나 제일 처음으로 '용의자'로 몰리며, 심지어 공개 석상에서 그의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폭로되며, 거짓말 탐지기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도, 그 모든 것을 이겨내며 이영오는 돌아왔다. 하지만, 응급으로 들어온 교모 세포종 환자의 '심정지' 상황에 대한 그의 '판독'은, 복잡한 '인간사'를 읽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학습했지만, 그의 학습으론 도달할 수 없었던 '김민재에 대한 '사랑'과 함께, 노력하면 인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이영오의 세계를 무너뜨린다. 



그렇게 무너진 이영오, 그리고 그런 이영오를 거침없이 괴물로 지칭하는 그의 아버지 이건명(허준호 분), 그리고 현성 병원의 사람들을 통해 <뷰티플 마인드>는 그저 흔한 병원 속에서 벌어진 부도덕을 넘어, '인간'의 모습을 탐구해 간다. 그래서, 모호하고, 그래서 어렵다. 우리나라 드라마가 이렇게 깊숙하게 인간에 대한 질문을 언제 던졌나 싶게 신선하다. 그래서 용기있다. 그 어렵고 모호한 퍼즐에 동참한 자들은 기꺼이 박수를 보낸다. 단지 아쉬운 것은 그 박수를 치는 사람이 적을 뿐. 모두가 환호하지 않는다고 해서, 섣부르게 한 여배우에게 희생양을 씌우거나, 작품성을 따질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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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6.07.06 15:19

공교롭게도 두 편의 의학드라마가 동시에 시청자를 찾았다. 그것도 같은 월,화 드라마로, 그리고 둘 다 '의사'라기엔 '부적절한'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sbs의 <닥터스>와 kbs2의 <뷰티플 마인드>, 하지만 같은 의학 드라마인 두 드라마의 결과는 희비가 엇갈렸다. 아니 '희비가 엇갈렸다'란 표현이 부적절할 정도로, 14.2%(닐슨 코리아 기준) <닥터스>에 비해 <뷰티플 마인드> 4.3%(닐슨 코리아 기준)는 처참하다. 




희비가 엇갈린 두 편의 의학 드라마 
같은 의학드라마이고, 비슷한 캐릭터의 주인공이라지만, 두 드라마의 진행은 전혀 달랐다. 요즘 인기를 끄는 '걸크러쉬'한 여의사 유혜정(박신혜 분)가 응급실에 들이닥친 깡패 일당을 물리치는 화끈한 소동극으로 부터 시작된 <닥터스>는 어찌보면 주인공을 부각시키기위한 뻔한 에피소드이지만, 그런 익숙한 해프닝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든다. 또한, 불량 소녀의 방황과 성장이라는 서사 또한 흥미롭다. 

그에 반해, <뷰티플 마인드>의 시작은 비행기로부터 시작된다. 언제나 의학 드라마가 그렇듯 감자기 응급 환자가 발생한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 도와줄만한 승객을 찾던 승무원은 vip 석에 앉아있는 이영오(장혁 분)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여기까지는 예상되었던 바의 스토리, 하지만 여느 의학드라마같으면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자에게 달려갔을 의사 이영오는 반문한다. 내가 왜 그 환자를 돌보아야 하지요? 라고,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읽던 신문으로 얼굴을 가린다. 바로 이 지점, 여기서 <뷰티플 마인드>라는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가 생기는 동시에, 의학 드라마로서 이질감, 거부감의 발생지가 된다. 

의학 드라마로서 <닥터스>가 아직은 의사가 아닌 불량 소녀의 '성장담'과 '개과천선'에 방점을 둔 서사라면, <뷰티플 마인드>는 일반적으로 의사가 될 수 없는 '인물'에 대한 역설적 의문으로 시작한다. 당연히 편한 유입이 쉽지 않은 드라마다. 서번트 증후군의 자폐 의사였던 <굿닥터>가 떠올려지지만, 그래도 의사가 되기를 간절히 열망하던 순수 청년 박시온(주원 분)과 달리 냉정한 눈빛의 이영오는 어쩐지 쉽게 동화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대중적으로 호응이 좋은 '의학 드라마'이지만 쉬이 호감을 느끼기 힘든 주인공 안티 소셜 디스오더(반 사회적 인격 장애 분)이영오를 당차게 대중적 접근성이 좋은 걸크러쉬 유혜정의 상대로 편성한 건 시청률만 놓고 보면, 무모하다. 하지만, 그런 시청률의 성과를 차치하고 보면, 그래서 <뷰티플 마인드>의 가치가 있다. 



안티 소셜 디스오더, 마음이 없는 의사 
첫 회 비행기 안에서 응급환자를 보고도 냉담하게 다시 신문으로 시선을 돌렸던 이영오에 대한 의문은 1,2화의 에피소드를 통해 혹시 이 사람이 '테이블 데스(수술 도중 환자 사망)'의 주범이라는 의문으로 부풀려 졌고, 그런 의혹은 결국 2회 말 아버지 이건명(허준호 분)을 통해 그의 아들 이영오가 '텅빈 마음'을 가진 반사회적 인격 장애(anti social disorder)라는 것이 판명났다. 애초에 '마음'이 없기에 환자에 어떤 감정 이입을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 가장 유능해진 의사, 마치 환자에 대한 의술을 '게임'처럼 접근할 수 있는 냉철함을 무기로 할 수 있는 의사 이영오에 대한 설명을 뒤늦게야 설명해 낸다. 

그렇게 장황하게 에돌아 주인공 이영오에 대한 설명을 한 이유는 당연히 쉽사리 호감을 얻지 못할 주인공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다. 대신, <뷰티플 마인드>는 쉽사리 고개를 끄덕일 수 없는 주인공 대신, 그리고 '도덕성'이 부재한 주인공을 설명하기 위해, '대비' 효과로 다른 등장 인물을 설명하는데 공을 들인다. 그 주인공으로 등장한 사람이 1화에 다짜고짜 병원으로 들이닥친 순경 계진성이다. 

1회 말 이영오가 다짜고짜 그녀를 향해 메스를 들이대듯 그녀의 심장은 정상이 아니다, 애초에 수술 조차 무리였던 그녀를 그녀의 '선생님'인 현석주(윤현민 분)의 용기로 살려냈다. 그런 그녀는 노량진 고시원에서 '연애도 못한 채' 7년을 보내며 이제 겨우 '순경'이 되었다. 그런 그녀이기에, 자신이 목격한 교통 사고를 위장한 살인 사건에 맹목적으로 뛰어든다. '마음'이 없는 남자를 설명하기 위해, '아픈' 심장을 가진, '마음'이 뜨거운 여주인공의 등장, 하지만, 그 '마음'이 뜨거운 그녀의 행보는 '그 뜨거움만큼, 드라마의 톤에서도 튄다. 



<뷰티플 마인드>의 현석주와 계진성의 '바른 행보'와 그 '바른 행보'를 위해 절차를 무시한 해프닝들은 드라마를 극적으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이지만, 어쩐지 '마음'이 없는 이영오의 행보보다 쉬이 고개가 끄덕여 지지 않는다. 정황상 의심은 받을 수 있는 모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짜고짜 이영오를 살인범 취급하며, 회의장까지 난입하는 '순경'의 수사 방식과 같은 형태로, 계속 <뷰티플 마인드>의 이영오를 설명해 내는 식이라면, 이영오가 아니라, 계진성이 <뷰티플 마인드>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의심은 가지만, 그렇다고 계진성에게 범인 취급 받을 해프닝은 무리수다. 

그렇게 계진성이란 순경의 어설픈 수사로 이영오 캐릭터를 설명해 내는 어설픈 '선악 대비'로 드라마를 끌어가고 있는 <뷰티플 마인드>는 그래서 불안하다. <닥터스>가 불량 소녀 유혜정(박신혜 분)을 키다리 아저씨 같은 홍지홍(김래원 분)을 통해 전형적인 러브 스토리로 편하게 드라마에 흡인시킨다면, 안타깝게도 이영오에 대한 흥미를 계진성의 어설픈 정의로움이 반감시킨다. 뿐만 아니라 병원 외부인인 계진성이 자꾸 개입함으로써, 오히려 병원 내부의 갈등만으로 흥미로운 서사가 흐트러진다. 이미 아버지와 이영오, 이영오와 현석주, 그리고 병원 내부의 쟁쟁한 인물들만으로 충분한 서사에 계진성은 옥상옥같은 존재다.

'마음'이 없으며, 하지만 어릴 적부터 아버지로 부터 '인간'에 대한 훈련을 받은, 그래서 유능해진 의사, 이영오에 대한 집요한 천착, 그 자체만으로도 <뷰티플 마인드>는 시청률과 상관없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부디, 이 '괴물'같은 주인공의 매력을 잘 살려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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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6.06.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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