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이 지고 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한 해를 보내며 '회자정리'의 많은 회고들이 등장한다. 방송사마다 자신의 방송국에 기여한 출연자들에게 무수한 상을 수여하고. 그런데, 2015년이나, 2016년이 사실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에 인간의 잣대로 꾸역꾸역 새겨 넣은 것처럼, 사실 2015년을 지나 2016년이 된다한들, 천지개벽이 되어,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마침표와 쉼표를 찍으며 한 시름 덜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은 저마다의 규정을 내리지만, 그 속에서 그저 너도 주고 나도 주고, 좋은 게 좋은 거였지를 넘어, 결국은 '병신년'을 진짜 '병신'스럽게 만들지도 모른 우려의 예능 경향을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돌아온 예능의 귀재, 이수근과 노홍철, 그리고 
10월 27일 기준으로 5183만 4318뷰를 기록한 <신서유기>는 침체된 강호동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또한 케이블 예능의 부흥과 이제 그 여세를 몰아 인터넷 기반의 콘텐츠에서조차 성공 신호탄을 쏘아올린 나영석 피디의 전성시대를 검증하는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드러난 성과의 수면 아래, 잠시 수면 위로 오르다 사라진 화제가 하나 있다. 바로 '도박'으로 물의를 빚고 자숙을 했던 이수근의 복귀이다. 영리한 나영석 피디는 그런 세간의 문제 제기를 의식하고, 돌아온 이수근을 '서유기'의 말썽꾸러기 캐릭터 '손오공'으로 설정하여 그에게 금테두리를 씌웠다. <서유기> 속 천하의 불한당 손오공을 부처가 머리띠를 씌워 꼼짝 못하게 복종시키듯. 마치 그간 사회적 물의를 빚은 '속죄'의 양으로 이수근은 손오공을 연상시키는 머리띠를 한 채, <신서유기> 속에서 온작 굴욕적 상황에 던져진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그에게 따라붙었던 섣부른 복귀에 대한 구설수도 사라졌다. 부처처럼 예능신 나영석의 품 속에서 이수근의 원죄는 사함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신서유기>를 통해 예능 신고식을 혹독하게 하지만 무난하게 치뤄낸 이수근은 발빠르게 예능으로 복귀했다. <신서유기>를 함께 했던 강호동과 함께 한 jtbc의 <아는 형님>, 그리고 역시나 <신서유기>를 함께 한 은지원과 함께 xtm의 <타임 아웃> 등이다. 또한 일일 mc로 <냉장고를 부탁해>에 참석하여, 정형돈의 후임 물망에 섣부르게 회자되기도 한다. 

이수근만이 아니다. 지난 9월 2부작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단발로 모습을 보였던 노홍철은 2016년의 콘텐츠로 예견되는 '집방'을 노리는 tvn의 <내 방의 품격>으로 돌아왔으며, 자신의 이름을 내건 <노홍철의 길바닥 쇼> 또한 예정되어 있다. 어디 그뿐인가, 김용만 역시 tvn의 8부작<쓸모있는 남자들>에 이어, mbn의 <오시면 좋으리>에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 

이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도박'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예능 스타들이 속속 2015년의 끝무렵에 돌아왔다. 그런 가운데 섣부르게 신정환 등의 복귀를 점치는 사람들 조차 등장하고 있다. 이들 스타들은 이수근이 인터넷 기반의 콘텐츠에서 시작하여, jtbc로, 그리고 노홍철이 단발성 예능으로 시작하여 케이블로, 그리고 김용만이 케이블에서 시작하여 종편으로 에서 보여지듯이,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공중파 예능을 피하여, 케이블이나 종편으로 복귀의 첫 발을 디뎠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이들 중 김용만은 <쓸모있는 남자들>이 8부작으로 종영되듯이 아직은 몸이 덜 풀린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수근과 노홍철은 <아는 형님>에서 혹한의 날씨에 알몸으로 고군분투하거나, <내방의 품격>에서 녹슬지 않은 입담으로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몇 년여의 자숙 기간을 거쳐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에게 복귀의 기회를 주는 것에 토를 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물의를 빚은 지난 몇 년여의 시간이 흘러서도 여전히 '노홍철'과 '이수근'이 명불허전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예능 환경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듯하다. 



빈익빈 부익부의 예능 카르텔
아니 좀 더 근본적으로 2015년을 보내면서 진짜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은 빈익빈 부익부의 예능 mc군의 카르텔이다. mbc 연예 대상의 대상을 받은 김구라의 경우 공중파 mbc<복면 가왕>,<마이 리틀 텔레비젼>을 비롯하여 케이블 jtbc의 <썰전>, <헌집 줄게 새집다오>에서 종편<솔직한 연예 토크 호박씨>까지 십 여개의 프로그램을 맡고있다. 그렇다면 이런 다작이 김구라뿐일까? 2014년 백상 예술 대상 남자 부문 예능상을 받은 신동엽의 경우 역시 공중파 kbs2의 <안녕하세요>를 비롯하여 케이블 <수요미식회>, <성시경신동엽의 오늘 뭐 먹지?>를 비롯하여 연예가뒷담화를 다루는 <용감한 기자들>까지 우후죽순 다수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진행중이다. 마치 남자 예능상은 다수의 출연과 그 중 타율이 높은 사람에게 주는 듯 2014년의 신동엽과 2015년의 김구라는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그리고 대세 예능에서 부터 연예계 잡담에 이르기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예능의 진행자로 활약하였다. 

문제는 소위 빚을 갚아야 한다며(?) 자신들의 바쁜 출연을 합리화하는 이들 두 사람만이 아니다. 마치 이들이 모범 답안이라도 되는 듯 그 뒤를 후배 mc들이 따르고 있다는 데 것이다. 연말 이상식에서 이들만큼 분주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전현무 역시 공중파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를 비롯하여 케이블<히든 싱어>, <문제적 남자>, <헌집줄게 새집다오>까지 이들 두 사람 못지 않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전현무만은 아니지만, 장동민은 그의 지난 과한 언사로 인해 공중파 예능은 쉽게 접근하지 못하지만, <더 지니어스>,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 , <속사정 쌀롱> , <도시 탈출 외인구단> 등 종편과 케이블 예능의 출연이 빈번하다. cj의 적자라 자부하는 이상민의 활약 또한 장동민 못지 않다. 

심지어 예능 mc들만이 아니다. 올 한 해 대세가 되었던 '먹방'의 주역들인 쉐프들 역시 빈익빈 부익부가 드러난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을 두 개나 하는 백종원을 비롯하여 최현석, 샘킴, 이연복 쉐프의 활약은 웬만한 예능 mc들 저리 가라다. 

또한 영화계가 몇몇 거대 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듯 예능계 또한 몇몇 기획사를 중심으로 출연이 번복되는 현상 또한 깊어졌다. 위에 나열된 연예인들 중 신동엽, 전현무, 이수근이 smc&c소속의 연예인이며, <아는 형님>에 강호동, 이수근, 김희철 처럼, sm과 그 계열인 smc&c의 나눠먹기 식 출연도 여전히 빈번하다. 또한 smc&c를 비롯하여, 유재석이 합류한 fnc엔터테인먼트, 장동민, 이휘재등이 소속되어 있는 코엔 엔터테인먼트의 과점 또한 두드러진 현상이다. 

즉 노홍철, 이수근이 명불허전의 존재감을 가진 것은 맞지만 과연 이 두 사람이 fnc엔터테인먼트나, smc&c 소속이 아니었더라도 이렇게 쉽게 기회가 주어졌을까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이렇게 몇 년간 자숙의 기회를 가졌어도 기회가 다시 주어지는 두 사람과 달리, 2015년의 한 해 기존의 mc군이 과점에 가까운 활약을 보이는 반면 신선한 mc군의 등장은 미흡했다. 그나마 <무한도전>이 다양한 기획을 통해 서장훈, 현주엽 등 스포인들과, 류승수 등의 연기인들을 계발했고, <라디오 스타>가 다수의 예능 신인을 개발했지만, 그들의 후속 활동은 아직 대세의 징조는 보이지 않는다. 부디 카르텔을 넘어선 신선한 예능 스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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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12.30 20:50

시상식의 계절이다. 언제나 그렇듯 각 방송사는 각자 자기 방송국만의 잔치를 이제는 '한류'라는 명목을 내세워 국외 손님들까지 끌어모으느라 분주하지만, 지난 26일 kbs 연예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휘재가 수상 소감 첫 마디에서 기사 댓글을 걱정하듯 해를 넘길수록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개별 방송사의 '공로상'이랑 상관없이 올 한 해 예능 트렌드를 이끌어 왔던 인물에는 과연 누가 있었을까? 




김구라를 보면 예능의 트렌드가 보인다. 
<마이 리틀 텔레비젼>, <복면 가왕>, <집밥 백선생>까지 올 한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프로그램들이다. 또한 이 세 프로그램 모두 그 이전에 있었던 예능 프로그램들과 콘텐츠에 있어 신선한 차별성을 가진 프로그램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 세 작품의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세 프로그램 모두 김구라가 함께 한다는 것이다. 올 한 해 예능 프로그램들을 여러 갈래로 접근해 들어갈 수 있다. 이른바 '먹방'으로 대변되는 요리 프로그램들의 범람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콘텐츠 상으로 접근해 들어가거나, 혹은 인물로 접근해 들어가거나 공통적으로 교집합이 되는 인물이 바로 김구라이다. 그리고 이런 그의 활약에 힘입어, 섣부르게 올해 mbc 연예 대상의 대상감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올 한 해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는 요리 프로그램이다. 요리 중심의 케이블에서 요리를 선보이던 쉐프들은 그 영역을 점차 넓혀 공중파로, 종편으로 그리고 광고까지 지는 먹방이 무색하게 분주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성취를 보인 것은 역시나 백종원이다. 쉐프라는 말보다는 요식업계의 큰 손이 더 어울리는 백종원은 <음식 대첩>등을 통해 보이던 그의 진가를 <마이 리틀 텔레비젼(이하 마리텔)>을 통해 대중에게 알렸다. 그리고 그런 백종원의 화려한 전성기를 여는 <마리텔>에서 프로그램의 정착을 위해 고군분투한 것은 김구라이다. 그리고 그렇게 <마리텔>에서 깜냥이 안되는 적수로 만난 두 사람은, 이제 <집밥 백선생>을 통해 엄한 선생과 말많은 제자로 변신하여 남성 시청자들조차 칼을 들게 만드는 요리 붐에 앞장 선다.

그렇게 쿡방의 대세 백종원과 함께 하던 김구라는 추석 특집으로 선보였던 <복면 가왕>이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면서 그 터줏대감으로 예리한 감별력을 선사한다. 이미 <라디오 스타> 시절부터 스스로 팝칼럼니스트 출신이라 자부하던 김구라의 음악 선구안은, 그의 마당발 인맥과 함께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인물을 떠올려 내며 <복면 가왕>의 화룡점정이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2015의 트렌드가 된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2015년의 예능 대세가 된 김구라의 비결은 무엇일까? 2012년 총선 과정에서의 해프닝으로 뜻하지 않게 몇 개월 칩거를 한 김구라는 마치 그 칩거로 그가 지난 시절 원죄처럼 짊어져 왔던 젊은 날의 막말 파동을 떨쳐버리기라도 한 듯 종횡무진 활약한다. 무엇보다 김구라가 예능 mc로서 대세가 된 데에는 그로 대변되는 보통 중년의 남자라는 컨셉의 무난함이다. 종종 눈치없이 자기 할 말만 하고, 낄데 안 낄데 눈치 없이 끼기도 하는, 그러면서도 어느 직장에서나 한 사람 쯤 있을 법한 중년의 아저씨로서의 컨셉이 바로 무난한 예능 mc 김구라를 대변한다. <라디오 스타>나, <동상이몽>, 그리고 <호박씨>, 심지어 영화 소개 프로그램<무비 스토커>의 모습이 그렇다.

바로 하지만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바쁜 와중에서도 측근인 봉만대 감독의 <떡국 열차>에 주연으로 열연(?)하는 모습에서도 보여지듯이, 막말은 스스로 거세시켰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젊은 시절 그를 추동했던 기발한 에너지는 그가 선택하는 실험적인 프로그램들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마이 리틀 텔레비젼>을 비롯하여, <화성인 바이러스>를 이은 <공유 tv 좋아요>, 그리고 音담패설> 등으로 이어진 활약이 그것이다. 

또한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종편에서 연예가 뒷담화를 하다가, 떠억하니 자리를 바꿔 시사 평론의 장에서 중심을 잡다가, 음악에도 한 마디 거들고, 그러다 가족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데 이물감이 없는 mc는 김구라가 유일무이하다는 점에서, 그가 2015년의 대세가 된 이유가 있기도 하다. 그래서 그가 트렌드가 된 것은, 그가 트렌드에 대한 선구안이 있기도 하지만, 올 한 해 그가 마구잡이로 출연했던 무수한 출연작들의 타율이 좋은 편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한 평가가 되는 상황으로 귀결된다. 



무수한 잽들 속에 몇몇의 카운터 펀치
그래서 김구라는 올 한 해 스테디셀러인 <라디오 스타>, <썰전>에서 신선한 콘텐츠로 부상한 <마리텔>, <집밥 백선생>, <복면 가왕>을 넘어, <무비 스토커>, <호박씨>, <결혼 터는 남자들>, <능력자들>을 통해 무수한 잽을 날렸다. 그리고 이제 2015년의 마지막 무렵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는 '집방'의 <헌집 줄게 새집다오>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2016년의 활약은 이른바 '먹방'에 이은 '집방'의 트렌드화로 가능할까? <헌집 줄게 새집다오>의 성공 여부가 곧 김구라의 대세의 유지 여부를 판가름하지는 않을 것이다. 2015년에도 그랬듯이, 김구라는 이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무수한 잽을 날릴 것이고, 그중 2015년처럼 시대를 잘 만난다면 <마리텔>이나, <복면가왕>, <집밥 백선생>같은 칸운터 펀치가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김구라의 전성시대의 복병은 바로 김구라 그 자신이다. 그가 음악 프로그램에 있건,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 있건, 심지어 먹방이 되건, 집방이 되건, 어디서든 우리 회사 부장님같은 '아저씨스러움'이 그의 친근함을 돋보이는 카드이지만, 동시에 어디서 그를 보아도 똑같이 진부한 김구라스러움이 그를 '진절머리'내게 하는 걸림돌인 것이다. 결국 그의 대세 유지는 그 자신이 아니라, 그 대중의 '진절머리'의 유효기간에 달려 있을  것이다. 

또한 <마리텔>이나, <복면 가왕>이나, <집밥 백선생>까지 그가 대세의 프로그램을 이끈 것은 사실이지만, 막상 이 프로그램의 일등 공신이 그인가? 라는 질무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 밖에 없다. 그 예전 강호동이나, 시청률이 미미해도 <해피 투게더>의 유재석의 존재감에는 비견될 수 없는 것이다. 프로그램 성공의 빠질 수 없는 조미료이지만, 메인인가라는 점에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점에서 이휘재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대상'이라기엔 어쩐지 좀 무색한 존재감인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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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12.28 14:19

7월 8일 채널 cgv는 영화 전문채널의 특성을 살린 영화 전문 토크쇼 <무비 스토커>를 선보였다. 이른바 '취향 저격 토크쇼'라는 취지를 내건 이 프로그램은 실제 영화 잡지 '맥스 무비' 편집장인 박혜은을 편집장으로 하여, 기자 출신 영화 감독 이병헌, 그리고 현역의 기자 이지혜에, 뮤지션 윤상, 배우 김정민, 최태준이 기자로 등장하여, 각자 취향에 맞춰 주제에 맞는 영화를 소개하고, 그 내용으로 한 권의 영화 잡지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결국 영화 전문 채널답게 하나의 주제로부터 시작된 다양한 영화 소개가 이 프로그램의 본질이지만, 거기에 잡지를 표방한 다양한 기자층을 중심으로 한 좌충우돌 토크가 <무비 스토커>의 매력이다. 


그런데 첫 회, 제 아무리 등장만으로도 다섯 기자들을 움찔하게 만드는 기존 영화 잡지의 편집장이라지만 토크쇼는 처음인 박혜은, 이 명목상 편집장의 곁에서 부편집장으로, 이질적인 다섯 기자들을 때로는 쪼고, 때로는 부추키며 토크쇼로서의 활력을 불어넣는, 결국 실질적으로 이 프로그램의 mc격인 한 인물이 있다. 바로 김구라다. 



mc계의 신종 포식자 김구라
그렇게 김구라는 자신이 진행하거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또 한 편 늘렸다. 고정 mc를 보는 mbc의 <라디오 스타>, <복면 가왕>, <세바퀴>, sbs의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jtbc <썰전>, tv조선<솔직한 연애 토크 호박씨>, tvn의 <집밥 백선생>에 이제 채널 cgv의 <무비 스토커>까지, 말 그대로 공중파와 케이블, 종편을 종횡무진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 수에 있어서는 최근 예능 mc가 되어 열 몇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신동엽에 비해 비록 그 숫자는 적을 지 몰라도, 그 활동 범위에 있어서는 신동엽 못지 않은 '포식력'을 자랑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김구라가 누구인가. 2012년 새정치연합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김용민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이후 과거 김용민과 함께 했던 인터넷 방송에서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폄하한 막말 동영상이 문제가 되어 본의 아니게 출연했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던 사람이다. 그렇게 칩거했던 김구라는 같은 해 9월 tvn의 <택시>를 통해 다시 방송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 가정사로 인한 건강 상의 이유로 잠시간의 칩거는 있었지만, 김구라는 오히려 그가 방송을 자진하차했던 이후보다 더 활발하게 mc로서의 영향력을 확장해 가고 있는 중이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mc로서 김구라와 신동엽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장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존재감을 보였던 이경규가 <힐링 캠프>에서의 하차와 더불어 주춤하고 있고, mc계의 양대 산맥이라 일컬어지던 강호동, 유재석 중 강호동은 <우리 동네 예체능>으로 면피를 하는 형편이고, 유재석 역시 <무한도전> <런닝맨>등의 스테디 셀러를 통해 존재감을 놓치진 않지만,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와 jtbc의 새 예능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와중에, 신동엽과 김구라는 불도저처럼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늘려가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김구라만의 다양한 행보 
이 두 사람의 활약은, 이른바 리얼리티 예능이 한 풀을 꺽이고, 다시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한 '토크'예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 예능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일하게 스튜디오 예능의 강자로 두각을 나타내지만 신동엽과 김구라의 행보는 좀 다르다. 신동엽은 열 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하고, <마녀 사냥>에서 <오늘 뭐 먹지>까지 다양한 색채를 보이는 듯 하지만, 그 모든 프로그램에서 신동엽은 묘하게도 다른 듯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그런 신동엽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 것은 바로 <마녀 사냥>의 신동엽을 들어 설명할 수 있다. 나이가 좀 들었지만, 여전히 '야한 것'에 솔깃한, 솔직한 아저씨의 모습이다. 그런 <마녀 사냥> 속 신동엽의 모습은 그가 참여하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버전만 다를 뿐 동일하게 운용된다. 

그에 반해 몇 달 간의 칩거 후 복귀한 김구라의 행보는 좀 더 실험적이다. 여전히 예전에 하듯이 <라디오 스타>에서부터 <복면 가왕>, <세바퀴>까지의 말많고 간섭이 심한 듯 하지만, 게스트의 숨은 매력을 매의 눈으로 놓치지 않는 그의 장기를 아낌없이 내보이는 한편, <마이 리틀 텔레비젼> 등을 통해서는 기존 프로그램에서 보이지 않았던 영역으로의 시도를 거침없이 해본다. 

2015년 4월 첫 선을 보인 <마이 리틀 텔레비젼>에서 김구라는 인터넷 방송의 원조로서 합류한다. 그리고 11회에 이른 이제 변함없는 1위를 고수하는 백종원과 함께,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사람으로 '백종원 타도'를 내세우며 이 프로그램에 잔존하고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젼>에서 김구라는 인터넷 방송에서 하듯 '닥치고 막말'대신, 인터넷 방송도 이렇게 고품격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할 양으로, 야구, 그림,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대해 조금 더 깊은 '지식'을 보여주기에 고심한다. 물론 늘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볼 거리가 있는 방송으로서의 시도를 아끼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복귀 후 김구라가 타 mc들과의 차별성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내게 만든 프로그램은 다름아닌 <썰전>이다. <썰전>에서 두 시사 평론가 이철희와 강용석의 중심에 서서, 각종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풀어감에 있어 김구라는 손색이 없다. 물론 그 이후의 <예능 심판자> 코너에서 때로는 준비 부족으로 질타를 받기도 하였지만, 역시나 철판 깔고 심판하는데 김구라만한 출연자는 드물었다. 결국 '심판'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예능 심판자>는 사라지게 되었지만, 그 후속으로 경제 문제를 끌어 온 <썰쩐>에서 김구라는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엊그제까지 연예인의 가쉽을 논하던 그가, 오늘 집값과 차값, 증시를 운운하는데 이물감이 없다. 



시사 문제를 논하고, 인터넷 방송에서 인문학을 논하던 김구라가 <집밥 백선생>에서는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겠다고 나선다. 때로는 눈치없이 끼어들어 퉁바리를 얻어들으면서도 굳굳하게 자기 주장을 놓치지 않는 그가 회를 거듭하며 땀을 삐질거리며 요리를 한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영화 프로그램에서 부편집장입네 하고 앉아서 '입을 터는데' 그리 이물감이 없다. 각자 취향에 빠져 자기 주장만 앞세우는 기자들 사이에서 때론 중심을 잡고, 종종 예리하게 핵심을 집는다. 그저 말만 많은 상사가 아닌 것이다. 

7월 8일 방송된 <라디오 스타>에서 김구라는 기승전 '나 잘 났소'의 삼천포식 자기 최면 화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최근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면 '나 잘 났소' 할만하다 할 만큼 다양하다. 과연 현재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김구라만큼 시사에서 경제, 요리, 영화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제 몫을 하는 mc가 과연 누가 있을까라고 반문한다면 답이 분명해진다. 아마도 이 정도의 역량을 보이는 누군가가 등장하기 전까지 김구라에 대한 '갈급'은 당분간 지속될 듯하다. 

김구라의 존재감은, 세상물 좀 먹은, 하지만 그저 나이만 먹지는 않은 그래도 줏어 들은 거가 좀 있는 세상사에 관심많은 아저씨를 대변한다. 그래서 때로는 아저씨스런 잔소리나, 아저씨스런 속물감으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그래서 편하고, 쉽게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자진 하차 이전 비슷한 예능 프로그램의 mc로서의 확장을 넘어, 방송 칩거 이후 김구라가 보이는 다양한 시도는 쉽게 누군가 따라하기엔 '내공'이 필요한 영역이다. 아들 동현이에게 '책을 읽으라' 강권하는 아버지 김구라가 그저 '권위'나 '허언'이 아님을 최근 김구라의 실속있는 행보가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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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07.09 15:43

9월 19일 mc 김구라씨의 하루 일과는 분주했다.

우선 저녁 6시 10분 kbs2 의 <추석 특집 리얼 스포츠 투혼 1부>의 사회를 맡았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이 끝나자 마자, 바로 채널을 mbc로 옮기면, 8시 35분 <추석 특집 위인전 제작소>에 등장한다. 그게 끝이 아니다. 11시 5분 jtbc에서는 김구라가  메인 mc로 활약하는 <썰전>이 , 그 뒤를 이어서는 재방송이지만 역시나 김구라가 나오는 <적과의 동침>이 방영되었다. 
추석은 추석이니깐 여러 특집 프로그램들이 방영되고 그러다 보니 mc들이 특수를 누리는 기간이라 그럴 수 있다손 쳐도, 김구라의 분주함은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최근 각 방송사들이 가을 방송 개편을 앞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거나, 혹은 파일럿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여기서 역시 김구라의 활약은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정규 방송으로 안착한 jtbc의 <적과의 동침>, tvn의 <퍼펙트 싱어 VS>, <택시>에서 고정 MC로 김구라는 등장 케이블과 종편을 섭렵한다. 또한 파일럿이었던 KBS2의 <너는 내운명>, MBC의 <위인전 주문 제작소>, SBS의 <슈퍼 매치> 등을 통해 공중파 3사를 평정하려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엄격하게 따져 보자면 김구라만 바쁜 게 아니다. 
실제로 신동엽 역시 tvn의 <snl>, <환상 속의 그대>, jtbc의 <마녀 사냥>, qtv<신동엽과 순위 정하는 여자>, e채널<용감한 기자들>로 종편과 케이블을 누비고, kbs2의 <안녕하세요>, <불후의 명곡>,  sbs의 <화신>, 그리고 막 폐지된 <스플래쉬>로 공중파 3사를 누비는 것에서는 김구라 못지 않은 아니, 김구라보다도 더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김구라의 약진이 돋보이는 것은, 본의 아니게 과거에 했던 발언이 국회의원 선거와 맞물려 1년 여간의 칩거를 거치고, 어렵게 복귀를 한 후 마치 강력한 엔진을 리뉴얼이라도 하고 나온 듯,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에 그의 움직임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고, 실제 새롭게 준비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김구라를 찾는 걸 보면, 그의 분주함이 곧 mc계의 새로운 대세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해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김구라일까?
앞서 신동엽의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신동엽은 신동엽이라서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 있듯이, 김구라에게는 김구라만이 가능한 영역이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치적 영역을 다루는 <썰전>이다. 
이철희라는 야성이 강한 결코 하고자 하는 말에 주저함이 없는 , 그리고  강용석이라는 한때는 온국민적 비호감이었던, 하지만 여전히 여당의 저격수라는 사명감을 가진 두 고정 패널을 요리하는데 김구라는 독보적인 가치를 내보인다. 
얼핏보면 두 사람의 패널이 논쟁을 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결국 그날의 여론의 행보는 김구라의 '기색'에서 나온다. 강용석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면서 우기는지, 혹은 이철희가 난처해 하는지를 꼭 집어 밝히며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 바로 김구라이기 때문이다. 그 뒤를 이어서, 김구라는, 이윤석, 박지윤, 강용석, 허지웅 이라는 다양한 mc들의 조합을 이끌며 방송가에서는 역시나 새롭게 시도되는 미디어 비평이라는 영역을 순조롭게 이끌어 가고 있다. 
정치 비평이 되었든, 미디어 비평이 되었든, 그 자리에서 김구라의 존재는 결코 누락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의 시선임을, 중립임을 강조하는 그의 시선은 어느새 그의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의 평균 시선으로 작동한다. 
<썰전>을 통해 김구라는 자숙기간을 가진 연예인에서, 정치, 비평이라는 고난위도 영역조차 소화해 낼 수 있는 능력자로 거듭났다. 지금의 김구라의 전성시대에서 가장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 <썰전>에서의 독보적 활약이라는데 아마도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사진. 뉴스엔)

이런 김구라의 모습은 jtbc의 새로운 프로그램 <적과의 동침>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오히려 얼마전 국회의원이었던 유정현조차도 다선 국회의원들 앞에서 어려워하는게 역력한데, 일개 mc인 김구라는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국회의원을 다루는 것이, 타 프로그램 연예인이나, 일반인을 다루는 것과 다르지 않는 배포를 보인다. 아마도 다른 mc였다면 국회의원이라고 일단 허리 꺽고 들어갔을 분위기에서조차도, 김구라는 <라디오 스타>의 게스트를 요리하듯 국회의원을 다룬다. 

그리고 이렇게 생전 처음 보는 국회의원들조차 스스럼없이 대하는 김구라의 능력은 곧 여러 프로그램에서 그를 찾는 가장 결정적 요인이 된다. 
실제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들에서 김구라는 유세윤, 김성주, 손범수, 서경석, 김현욱, 홍은희 등과 호흡을 맞춘다. 하지만, 이미 유세윤과 김성주야 타 프로그램을 통해 손발을 맞춘 사이라 하더라도, 서경석이나, 손범수, 홍은희 등과는 처음 마주하는 사이임에도 김구라의 진행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자연스레 어우러져 들어가는 것이 사실 김구라의 최강의 장점이다. 

하지만, 그런 김구라라고 모든 사람과 다 잘 어우러지는 것은 아니다. 
유독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mc든 패널이든, 게스트이든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이물감없이 친화력을 발휘하는 김구라가 어색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화신>이다. 칩거 후 처음 공중파에 등장하게 된 <화신>은 라디오 스타와 비슷한 성격의 프로그램으로 김구라가 잘 할 수 있는 것이었기에 선택을 한 것이었지만, 이어 그가 하던 수요일 밤의 kbs2<두드림>이 폐지되고 때 맞추어 유세윤이 <라디오 스타>에서 중도하차함으로써, 원래 그의 자리였던 <라디오 스타>로 돌아가면서 김구라에게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쎈' 진행을 해도 그게 분위기에 맞추어 자연스레 일상의 대화처럼 융화되게 만드는 것이 김구라식 진행의 특징인데, 그것이 안되고, 그의 발언이 종종 툭툭 수면 위로 튀어나오는 것이 바로 <화신>이다. 그리고 유독 같은 mc인 신동엽과 김희선과의 부조화가 도드라지는 것도 바로 이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시청률이 나올래야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사진; 마이데일리)

바로 이런 <화신>의 딜레마는 곧 김구라라는 mc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그는 친화력이 높지만, 그의 '아는 사람들끼지 이러지 맙시다', 혹은 '좋은 게 좋은 거지', '솔직히 말해봐, 사실 이런 거잖아'식의 '아저씨 스타일' 진행을 좋아하거나, 받쳐주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히 갈린 다는 것이다. 또한 사실 최근의 mc계에서 그만큼 정치이든, 토크이든, 심지어 소개팅 프로그램이든 다양한 분야를 무람없이 소화해 낼 mc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그의 선호도에 따라, 혹은 지나치게 그것이 과소비 될 경우, 역시나 진부하거나, 피로도가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김구라의 진격의 이면에는, 결국 새로운 프로그램을 믿고 맡길 만한 mc가 부재하다는 방송계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정치든, 사회든 다양한 분야에 대해 적절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적절한 식견을 가진 그러면서도 예능감도 있고, 친화력있게 프로그램을 이끌어 갈 수 있는 mc의 부재을 증명하는 것이다. 
유재석, 강호동 등 이른바 대세였던 mc진의 흐름이 지나가거나, 혹은 이미 거물이 되어 버렸고, 그 뒤를 있는 박명수, 노홍철, 이수근 등은 한 프로그램을 이끌기엔 이미 식상하거나, 100%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있는 이즈음, 또한 프로그램은 다양화되는데, 여전히 개그맨 출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mc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제작진은 그 모든 것에 무리가 없는 김구라를 찾을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렇게 하루에도 몇 개의 프로그램을 활보하는 김구라는 시청자에게도, 김구라 자신에게도, 정작 프로그램 자체에도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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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9.20 09:50

자숙의 시기가 언제인가 싶게 김구라가 약진 중이다.

월요일 밤 tvn의 <TAXI>, 화요일 밤 SBS의 <화신>, 수요일 밤 MBC의 <라디오 스타>, 목요일 밤 JTBC의 <썰전>, 그리고 얼마전까지 금요일 밤 TVN의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까지. 주말을 제외하고는 공중파, 종편, 케이블을 누비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복귀와 함께 빠르게 여러 프로그램에 투입된 것과 달리, 야심차게 기존의 캐릭터를 누른 채 착한 캐릭터로 복귀했던 KBS2의 <두드림>의 폐지 처럼, 여전히 텔레비젼 속 김구라의 캐릭터는 <라디오 스타>의 전형을 복제 혹은 변형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당연히 프로그램의 성격이 겹치는 <화신>과 <라디오 스타>에 연달아 나오는 김구라가 불편할 밖에. 융성은 하나, 실속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라는 요즘의 운세 형상이다.

 

 

(사진; 조이뉴스)

 

 

1. <화신> VS. <라디오 스타>; 옴메, 기죽어 VS 옴메 기살어?

<화신>에서의 김구라의 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은 9일 밤 <화신>에서 발생(?)했다.

여자들 머리의 염색 이야기로 비롯된 토크가 흘러, 김구라 자연스레 옆에 앉은 김희선의 머리가 과거 염색약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 '과산화수소수'로 염색한 거 같다고 농을 던졌다. 김구라는 그저 자연스레 토크의 흐름 속에 웃자고 한 마디 던진 것이었다. 다같이 하하호호 그래, 비슷하네 하고 넘어가면 될 정황이었는데, 김희선이 발끈한 것이다. 여배우의 외모는 논하는 것이 아니다에서 부터, 김구라가 자기를 두고 외모를 논할 자격이 없다까지, 웃음기는 띠고 있었지만, 내용인 즉슨, 니가 어디 감히 내 외모를!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순간 분위기는 싸~해졌지만, MC 중 누구도 두 사람을 중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게스트였던 안문숙이 김희선이 김구라한테 밀리지 않네 라고 눙쳤고, 김구라는, 이기려고 하지도 않아요 라며 넘어갔다.

 

얼핏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은 이 상황은 사실 <화신>의 딜레마를 전형적으로 보여준 상황이다. <화신>의 주 아이템이 무엇인가, 맨날 '풍문으로 들었소'라며 게스트들의 온갖 루머를 들추며 그걸 가지고 씹고 즐기는 시간들 아닌가. 그런데, 게스트들을 상대로는 온갖 소리를 해대는 MC들이 상대 MC의 외모를 가지고 농을 쳤다고 정색을 하면, 너무 불공정한 시스템이 아닌가 말이다. 더구나, 그런 상황에서, 신동엽이나, 봉태규가 전혀 그 상황을 다르게 이끌어 가지 못했다는 게 더 문제다. 안문숙이 마무리를 하자, 그때서야, 신동엽이 '사랑과 전쟁'이니 라는 너스레를 떨었지만,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김희선의 얼굴은 풀리지 않았었다.

 

 

(사진; 파이낸셜 뉴스)

 

 

만약 이게 <라디오 스타>라면 어땠을까? 설사 김구라의 말에 상대 MC가 정색을 하더라도, 옆의 다른 MC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정색을 하면 정색을 한 거 같고 정색을 한다고 놀리며 분위기를 풀어갈 것이고, 만약 정색을 하지 않고 웃었다면, 맨날 김구라의 표현대로 '받아먹는' 에드립들이 양 쪽에서 한 마디 이상씩은 나오지 않았을까. 어쩌면 다음 날, '김희선 과산화수소수 머리라는 검색어가 뜰 정도로 이슈가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저 요일이 다를 뿐, 기실 성격이 거의 비슷한 토크쇼임에도, 화요일 밤의 <화신>과 수요일 밤의 <라디오 스타>에서 김구라는 전혀 다른 사람 같다.

 

<화신> 속 김구라가 각개 약진하는 MC 들 중 한 사람으로 정해진 풍문을 들먹이는 사람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 <라디오 스타>의 김구라는 모든 토크의 시작이다. 질문을 누가 했든지, 게스트를 상대로 한 곤란한 질문의 시작은 김구라요, 그걸 옆에서 윤종신과 규현이 거들어 양념을 치고, 김국진이 마무리하는 식의 팀 플레이를 한다. 유세윤의 하차는 개인적으로 안타깝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라디오 스타>의 김구라는 물 만난 고기 같고, 동료들은 김구라라는 고기가 펄떡이며 뛰어놀 수 있는 물을 기꺼이 자청한다.

 

안타깝게도 <라디오 스타>로의 복귀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한 <화신>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화신>과 <라디오 스타>는 MC진의 조화로움으로 인해, 그 차이가 두드러져만 간다. 불가피하게 동시에 두 프로를 함께 하는 김구라로써는 난감할 노릇이다. 신동엽이나, 김희선이 앞으로도 <라디오 스타>의 동료들처럼 김구라와 더불어(?) 호흡을 맞출 여지가 덜 보이니 김구라의 딜레마는 당분간 계속 될 밖에.

 

 

2. 김구라와 강용석, 따로 또 같이?

최근 강용석의 자질론이 불거지기 전까지, <썰전>에서 김구라가 즐겨 쓰던 표현이 있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이라는 김구라와 강용석을 한 묶음으로 하는 바로 그런 표현들이다. 그 대사를 들을 때마다, 왜 김구라는 자기 자신을 굳이 강용석과 같은 범주로 묶어 폄하하려고 할까 라는 안타까움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강용석의 이미지 세탁설이 화두가 되면서, 비록 단 한 회뿐이었지만, 김구라의 입에서, 우리라는 표현이 사라져 버렸다.

 

 

김구라의 생각으로는, 자신과 강용석이 말실수로 인한 구설수에 휘말려 본의 아니게 생업 전선에서 물러나게 되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한 듯 싶었다. 더구나 오랜 자숙의 과정을 거쳐 <썰전>이란 프로그램에서 만나게 된 처지도 비슷하고, 역시나 말로써 망했지만(?), 말로써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점에서 동병상련을 느꼈을 수도 있었겠다. 그래서 그런건지, 제작진의 의도였는지, 공평한 진행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썰전>에서 김구라의 진행이, 강용석의 재기를 돋보이게 하는 방향으로 흘렀던 적이 꽤 많았었다. 마치 형님 좋고, 아우 좋고 하는 식으로 한 묶음으로 같이 잘해보자는 식으로.

 

 

 

하지만 이른바 대중들은 다르다. 설사 두 사람이 지난 과정에서 했던 말 실수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고 해도, 두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전혀 달랐다. 김구라가 인터넷 방송을 하던 시절에 많은 연예인들, 심지어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한 막말 논란으로 인해 모든 방송에서 하차를 했지만, 조금 더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김구라의 말 그 자체가 아니라, 그가 했던 모 국회의원 후보자의 지지 연설 방송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 '나꼼수'로 인기를 끌던 국회의원 후보자의 흠을 잡을 게 없나 하고 뒤지던 여당 국회의원이 과거 김구라의 방송을 문제시하고, 그것이 이슈가 되어 졸지에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게 되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하차와는 별개로, 이미 공중파에 나오는 그 순간부터, 김구라는 과거 자신이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말들을 기회가 되기만 하면 반성하고 사과를 했었다. 하차의 순간에도 언젠가 이런 일이 올 줄 알았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었다.

 

 

하지마 강용석은 전혀 반대의 경우다. 이른바 여당의 저격수로, 심지어 지금까지도 <썰전>에서 호시탐탐 야당의 주요 인물들을 못 물어 뜯어서 안달을 낼 정도로,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여당의 유력 인사에게 '형님~'이라며 자신의 정체성에 여전히 충실한 사람이다. 그가 자숙을 했다고는 하지만, 자신을 개그 소재로 삼은 개그맨에게 소송을 걸려고 했던 정도로 자신의 입장에 투철했던 그가, 그간 자신이 했던 행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성하거나, 회개하는 걸 본 기억이 없다. 그저 방송에 적합한, 혹은 방송을 통해 튀어보려고 애쓰는 재기 발랄한 인간으로 조명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여당 정치인으로의 리바이벌을 노리는 그가, 지난 날 자신이 이러이러해서 잘못했다고 하는 말을 방송을 통해 들어본 적이 없다. 지난 주 썰전에서 NLL 문제를 제기한 여당 국회의원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 한 마디로 그를 추종하던 보수 세력에게 배신자 소리를 들을 만큼, 그동안 그는 '배신'의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엄밀하게 강용석의 문제는 그에게 돌아가는 수많은 방송을 통한 이미지 세탁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이전 그의 과오조차 제대로 해명하고 사과하지 않은 색깔 불변이 더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와 김구라는 번번히 동료애를 나누려고 했으니! 사람들은 두 사람을 다르게 보는데, 본인이 자청해서 한 묶음으로 난처함을 자청한 경우랄까. 먹고 사는 게 제일 우선인 김구라와, 호시탐탐 정치인으로의 복귀를 포기하지 않는 강용석의 길은 엄연히 다르다. 사람들이 강용석을 새삼 경계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근묵자흑이라고, 괜히 옆에서 거들다 같은 놈이라고 귓방망이 또 한 대 얻어맞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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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7.11 10:08

결국 이야기쇼<두드림>이 폐지의 수순을 걷는다.

상대적으로 한가했던 토요일 밤에서 겁도 없이(?) <라디오 스타>가 버티고 있는 수요일로 격전지를 옮기고 차별화되지 않는 연예인 게스트 모시기에 신선하지않은 포맷으로 개편을 하더니, 결국 몇 회를 견뎌내지 못한 채 종영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결과는 어설픈 <두드림>의 무모한 도전의 소산이기는 하지만 크게 보면 범람하는 연예인 게스트 쇼의 당연한 결론이기도 하다.

 

공중파에서만 아침 방송을 제외하고 연예인이 토크 게스트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라디오 스타>, <힐링 캠프>, <무르팍 도사>, <해피 투게더> 등이 있다. 각 방송국 별로 집단 토크쇼 하나, 개인 토크쇼 하나인 셈이다. 홍보 등으로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연예인은 한정되어 있고, 토크쇼는 넘쳐나다 보니, 이번에 복귀한 2pm처럼 방송마다 닉쿤이 나가서 심각하게 음주 운전과 관련된 해명성 방송을 남발한 것처럼 '좋은 것도 하루 이틀이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연예인 게스트 토크쇼가 10%를 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전의 <화신>이나 지금의 <무르팍 도사>처럼 3% 대의 치욕스런 시청률을 보이는 경우조차 생기는 것이다.

반면 <우리동네 예체능>이나 <안녕하세요>나 <짝>처럼 일반인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은 꾸준히 동시간대 1위를 수성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두드림>의 폐지는 현명한 판단이라 보여진다. 단지, 한국어판 'TED'(유명인사들이 멘토링의 취지하에 십여분의 짧막한 연설을 하는 프로그램)에 토크쇼를 합체한 본래 표방했던 '멘토링'이 강조된 포맷은 제대로만 했다면 좋은 프로그램이 되었을 텐데, 그저 그런 연예인 토크쇼로 전락한 <두드림> 제작진의 협소한 안목이 안타깝기는 하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이야기쇼-두드림이 다음 달 5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 / KBS 제공

 

 

여기서 문제는 야심차게 공중파로 복귀한 mc김구라가 복귀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1패의 전적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강호동처럼 프로그램은 망해도 강호동은 살아남아 리뉴얼할 수 있는 권력자라면(?) 모르지만, 김구라의 경우는 애초에 자숙의 사안이 다른 만큼 아직까지 그에 대한 호불호가 오고가는 상황에서 , 복귀 후 그의 성적 여하에 따라 '공중파는 무리다' 라는 섣부른 결론이 도출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모르는 일이긴 하다. 김구라도 강호동처럼 smc&c로 들어가 오뚝이처럼 쓰러져도 또 일어나는 힘을 득템할 지)

<두드림>으로 합류한 김구라는 예외였지만, 막말의 대명사가 아니라, 조영남이란 변칙 플레이어와 함께 온건한 메토링 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이고 싶을 거라는 그의 심정이 이해가지 않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결론은 '폐지'요, 그보다 더 지금 김구라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은, <화신> 역시 마음 놓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화신>이 상승세이긴 하다.

3%대의 치욕을 딛고, 김구라가 합료한 이래 계속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는 중이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1위를 <우리동네 예체능>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인 것이다.

 

확실히 김구라가 합류한 이후, <화신>은 재미있어졌다.

어정쩡한 꽁트를 없애고, 김구라의 특기(?)에 봉태규의 열의를 살린 듯한 '풍문으로 들었소'도 회를 거듭할 수록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한줄의 요약'도 종종 오글거리기는 하지만 위트있게 끌어가려고 mc들이 고군분투하는 느낌이 전해진다.

그런데, 풍문으로 들었든, 한 줄로 요약을 하던, <화신>을 보다보면, 자꾸 <라디오 스타>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비록 지금 그의 자리는 <화신>이지만, 김구라를 김구라로 인정받게 만든 대표적 프로그램이 공중파에서는 <라디오 스타>인 만큼, 복귀 후 그가 예전 <라디오 스타>만큼 해낼 수 있을까(지금의 라스가 잘 하던 못하던 상관없이)란 암묵적 비교가 자꾸 드는 건 어쩔수 없는 일인 것이다.

김구라가 예전의 <라디오 스타>처럼 출연자들을 물고 늘어지려는 의욕은 여전하다. 그의 옆에서 받쳐주는 봉태규의 '봉기자' 스타일도 나쁘지 않다. 김희선과 아웅다웅하는 모습도 생각보다 어울리고. 문제는 신동엽이다.

 

 

심하게 말해서 <화신>은 두 개의 프로그램을 보는 듯하다. 신동엽의 19금 판 <화신>이랑, 김구라의 <라디오 스타>, 두 사람은 프로그램 내내 몇 마디를 나누지 않는다. 같은 화면에 잡히는 적도 거의 없다. 신동엽은 자신이 잘 하는 것만 던지고, 김구라도 역시 자신만의 직설로 게스트를 끌고 가려고 한다. 두 사람은 각자의 영역에서 일인자이지만, <화신>에서 두 사람은 그저 신동엽, 김구라일 뿐, 그로 인한 시너지는 없다.

물론 <화신>을 보다 보면 웃기다. 하지만, 화요일 밤, 동네 사람들의 땀 흘리는 진정성을 이겨낼 웃음은 아직 아니다. 다음날 <라디오 스타>를 보면 되지, 굳이 채널을 돌릴 충성도는 약하다.

 

<화신>이 그저 그런 <라디오 스타>의 아류가 아니기 위해서는, <화신>만의 그 무엇이 필요하다. 그것은 김구라 혼자서도 안되고, 신동엽 혼자서도 안된다. 두 사람이 합을 맞춰 이룬, 새로운 미지의 그 무엇이 발생될 때, 그때가 비로소 <화신>이 神으로 거듭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두 사람 친해지는 것부터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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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5.29 10:09

불과 1년 여전 4.11 총선에 나선 김용민을 지지한 동영상을 계기로, 10여년 전 두 사람이 함께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막말로 인해 김구라는 당시 모든 방송 활동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그의 물러남에 대해 세간에서는 김용민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둥, 10년 전 19금 인터넷 방송 아니냐, 그래도 정신대 할머니들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등 갑론을박 많은 시시비비가 오고 갔지만, 김구라는 마치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기라도 한듯 모든 활동을 중단했지요.

그리고, 자숙과 소리없는 봉사로 참회의 시간을 보내던 김구라가 슬슬 케이블을 통해 복귀의 시동을 걸 무렵,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공중파에서 그의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자, 김구라란 mc의 캐릭터가 두드러진 <라디오 스타>에 언제 복귀할 것인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었습니다. 하지만 단호하게 mbc의 김재철 사장은 그런 일을 없을 것이라고 했고, 여저히 그의 원죄로 인해, 김구라의 공중파 복귀는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것이 세간의 평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로 부터 불과 반년이 지난 지금, 김구라는 그가 나올 일은 없을 거라던 <라디오 스타> 대신 <화신>의 mc자리를 꿰어찼습니다. 그뿐이 아니죠, kbs2의 힐링 프로그램<이야기쇼 두드림>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mc도 되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원래 그가 했던 <화성인 바이러스>는 물론, tvn의 <현장토크쇼 택시>에서는 운전대를 잡고 있지요. 뿐만 아니라,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썰전>에서 정치, 연예 비평의 양대 코너를 유유히 이끌어 가는가 하면, 금요일 밤 tvn의 <더 지니어스>에서는 들었다 놨다하는 두뇌 플레이로 여러 사람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월요일에 <현장 토크쇼 택시>, 화요일에 <화신>에 이어, <화성인 바이러스>, 수요일에 <이야기쇼 두드림>목요일에 <썰전> , 금요일에 <더 지니어스>까지, 아버지로 인해 방송 활동을 하는 어린 아들의 앞날을 걱정하던 김구라가 맞나 싶게, 케이블과 공중파를 1주일 내내 종횡무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김구라가 복귀와 함께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게 된 이유는 오랫동안 <라디오 스타>가 그를 목놓아 기다렸듯이, 그리고 그가 없는 <라디오 스타>가 웃기기는 하지만, 어딘가 각본에 의해 잘 짜여진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바로 그 지점에 있을 듯합니다.

그 스스로 '변칙 파이터'라고 평한 것이 어울리게 김구라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메뉴얼이 아니라, 그 상황을 치고나가는 임기응변으로 예외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mc입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기에, 오늘에 충실한다'는 그의 좌우명은 그가 자신이 속해 있는 자리에서 최선의 것을 뽑기 위해 좌충우돌 돌진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의 다른 말이기도 할 것입니다. 심지어 이경규조차 김구라에게는 그가 언제 자신의 말을 방송에서 이용해 먹을 지 몰라 함부로 말을 못한다고 할 정도로, 방송의 재미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스타일입니다. 꼭 몸을 던지지 않더라도, 방송의 재미를 위해 저런 거 까지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은, 새롭게 단장한 <화신>의 출연자 봉태규의 '이런 것도 해요!'라는 놀라움에서 충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돌직구'가 인기를 끄는 세태에서, 호불호가 분명한 김구라의 스타일은 보는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시원하게 해주는 카타르시스를 가장 정확하게 짚어주는 스타일이지요.

 

돌아온 김구라가 전과 다른 지점은, 그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하 것이든, 이전에는 <세바퀴>나 <붕어빵>등을 통해 보편적인 mc로서의 색깔을 유지해 갔었다면, 복귀 이후에는 <현장 토크쇼 택시>, <썰전>, 그리고 <더 지니어스>, <화신>에 이르기까지 그의 색깔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해 간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현장 토크쇼 택시>나 <화신>은 <라디오 스타>의 변형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현무나, 신동엽, 혹은 김희선 등은 워낙 자신들의 색깔이 두드러져 누군가와 어우러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화신> 첫 회에서 쉽게 친해질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도 벌써 김구라는 마치 현대 음악처럼 불협화음 속에서 묘한 시너지를 발휘하듯, 그 누구와도 자신의 색깔을 놓지 않은 채 새로운 재미를 뽑아 내고 있습니다. 그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조용남과의 어울림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이유도, <더 지니어스>의 모래알 같은 출연자들 사이에 묘하게 이합집산을 만들어 내는 능력도 알고보면 김구라의 숨겨진 '친화력(?)'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복귀 이후 김구라의 영역에서 가장 큰 발전(?)을 보인 것은 바로 정치, 연예 비평 프로그램 <썰전>입니다. 과연 김구라가 아닌 그 어떤 mc가 이 양자의 영역에 걸친, 비평 프로그램을, 예능적 성격을 살려가며 이끌어 갈 수 있을까요? 강용석이란 대한민국 대표 나쁜 놈이었던 사람에게 캐릭터를 만들어 주고 그의 색다른 면을 발견해 주었으며, 밋밋한 이철희 소장조차 강용석의 대항마로 캐릭터를 부여하는 것은, 그저 제작진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라 보여집니다.

무엇보다, 통일 등 가장 심각한 정치적 사안에서부터, 정치인 개개인의 뒷담화까지 다양한 영역을 자유자재로 끌어낼 수 있는 mc가 김구라 말고 누가 있을까요? 이 독보적 영역에서 김구라의 활동은 능력만 있다면 때는 다시 온다는 <화신>에서의 멘트처럼, 그 이전의 김구라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김구라의 재발견이 되었습니다.

 

그 예전 중국의 '와신상담('거북한 섶에 누워 자고 쓴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으려 하거나 실패한 일을 다시 이루고자 굳은 결심을 하고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것을 이르는 말)이란 고사처럼, 칩거 기간 동안 자신이란 칼을 다듬고, 한껏 벼려진 칼로 이전 보다 더 다양한 김구라란 mc의 아우라를 펼쳐내고 있는 중입니다. 단지 우려가 되는 것은, 그 예전에도 과하다 싶은 활동으로 세간의 싫증을 불러와 미움을 더 사지 않았나 싶었듯이, 이번에도 복귀다 싶으니까, 월화수목금토일을 채우는 활발한 활동이 또 한번 김구라란 메이커를 평범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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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3.05.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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