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경쟁력인 사회다. 아니, 나이듦이 무가치와, 무능력으로 규정지어지는 사회다. 그래서, 이 사회를 사는 사람들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더 이상 나이들어 보이지 않기 위해 한 해 10조원 이상의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돈을 투자해서 만든 동안이 젊음일까?


<mbc다큐 스페셜-동안의 비밀>은 미시 선발 대회로 부터 시작된다. 나이를 알 수 없는 미시들, 그녀들은 미스코리아 못지 않은 외모와 몸매를 자랑하며, 각자 자신을 뽐낸다. 그들이 결혼했다는 미시라는 이름표가 아니라면, 감히 그 누구도 그들의 나이를 섣부르게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동안으로 이름을 날리는 세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각각 삼십대, 사십대, 오십대의 여성들은 거리에 나가 그들의 사진을 붙여놓고 사람들에게 그들의 나이를 물었을 때 평균적으로 그녀들의 원래 나이보다 10년은 더 젊어보인다 평가를 받는 여성들이다. 그리고 동안의 외모만큼, 유치원에서부터 다 큰 자녀를 둔 엄마임에도 한결같이 이십대의 여성같은 외모와 자태를 유지한다. 

그런데, 자신들의 동안에 대해 자타를 불문하고 공인하는 이들이, 정말 젊은 것일까? 또래 보다 10여년은 어려보이는 이들의 신체 나이를 측정해 보았다. 그런데 실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각자 비장의 먹거리가 있고,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헬스를 하며 체력을 유지하는 이들의 신체 나이가, 그들의 어려 보이는 외모와 달리, 실제 나이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드러났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어려보이는 겉껍데기와 달리, 그들의 신체는 나이듦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면 외모만이 아니라, 진짜 어려보이는 비결은 없는 것일까?

그 비법에 도달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이 등장한다. 자신의 나이보다, 몇년에서 심지어 십 여년이 나이들어 보이는 이십대에서 사십대까지의 남녀 다섯 명이다. 이들을 데리고 8주 동안 동안의 '동안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그 결과 정말 동안이 될 것인가 여부를 실험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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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n 스타)

실험에 앞서, 자신의 나이보다 더 들어보이는 참가자들의 현재 상태를 들여다 본다. 서른 중반의 직장인, 바쁜 업무와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생활에 시달리는 그는 여느 남자들처럼 흡연과 음주를 즐겨한다. 업무 중 쉬는 시간은 담배 한 가피를 위해 주어지고, 퇴근 후 여유 시간은 동료들과 나누는 술자리로 채워진다. 또한 모처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주말, 그는 집 소파에서 아이와 뒹굴고, 쉬는 날 하루의 한 끼 정도는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운다. 여자라고해도 다르지 않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직장인 여성은, 술 대신, 그녀의 마실 거리 대부분을 수도 세기 힘든 커피로 대신한다. 점심 무렵 벌써 다섯 잔에 이른 커피는 그녀의 긴장감을 유지해주는 버팀목이다. 주부의 일상도 피곤하긴 마찬가지다. 아침 일찍부터 두 아이의 유치원 등교길로부터 시작된 그녀의 일상은, 두 아이의 학원 스케줄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여진다. 하지만 그녀의 밤은 길다. 매일 밤 불면증에 시달린 그녀를 버텨 주는 건 텔레비젼과 라면 등의 야식이다. 오전 중의 짧은 잠도 그리 편치는 못하다. 직장을 그만 둔 후 집에 첩거하다시피한 이십대의 젊은이도, 컴퓨터 앞에서 식사를 때우는 등, 화장실 가는 것 이외에는 굳이 한 자리에서 움직일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동안 프로젝트'는 이런 불규칙한 생활, 편중된 식습관이, 참가자들의 '노안'의 원인이었다고 진단하며, 8주동안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근거를 위해, 지금까지 동안의 원인이 유전적이라는 기존의 관념이나, 각종 과학 기술의 혜택이라는 선입견을 벗어나, 쌍둥이 실험을 통해,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라도 그들이 흡연, 자외선, 생활 습관 등의 차이에 따라, 노년의 모습이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예로 든다. 

그런 쌍둥이의 실험 결과처럼, 단 8주 만에 참가자들은 정말 한결 '동안'이 되었을까? 놀랍게도, 정말 채식 위주의, 과식을 하지 않는 식습관과, 하루에 잠시 동안이라도 꾸준히 스트레칭을 계속하는 운동 습관을 유지한 참가자들은, 그 전에 비해 한결 '젊어진' 얼굴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렇게 보톡스나, 필러 등의 과학 기술의 혜택없이 젊어진 참가자들은 단지 얼굴이 젊어진 것이 아니라,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삶의 자신감을 얻은 듯이 보였다.

<동안의 비밀>이 제시하는 동안의 요건은 바로 생동감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삶의 생동감 되찾기 프로젝트로서 '동안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그저 젊어지는 것이 아니라, 균형이 깨진 생활 습관, 편중된 식습관을 바꿈으로서, 그저 얼굴이 어려지는 것이 아니라, 신체가 건강해지면서 자연스레 얼굴마저도 젊어보이는 '혁명적 방식'으로서의 '동안 만들기'인 것이다. 거의 마흔이 넘었다고 해도 믿겨졌던 이십대 후반의 청년은 8주만에 원래의 이십대 얼굴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이십대 얼굴의 비밀은, 그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 미소였다. 채워도 채워도 결국은 채워지지 않는 주름의 골을, 얼굴에 만면한 웃음과 활기를 통해 대체한 것이다.

<mbc 다큐 스페셜-동안의 비밀>이 제시하는 방식은 어쩌면 참 뻔하다. 그리고 이런 식의 프로젝트도 어디선가 본듯한 것들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습관의 변화와, 규칙적인 운동만으로, 보톡스와 필러로도 하지 못한 인생의 활기를 되찾는다면, 까짓 몇 번의 복기와 반복이라도 감수할 가치가 있는 듯하다. 


by meditator 2014. 8. 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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