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젼 속의 허지웅이란 캐릭터는 언제나 '방관자'에 가깝다. 평론가라는 직업 때문일까 흥분을 해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는 제시되는 사안이나, 연애 사건에 대해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고자 한 발 물러나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마녀 사냥>에서 등장한 성적 본능에 초월하다는 '사마천'이라는 별명이 낯설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학창 시절이래 가장 좋았다는 자신의 짝꿍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언제나 객관을 유지하던 그가, 자신이 유지하던 틀을 깨고, 쓰윽 우리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놀라웁다. 이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나? 하면서, 동시에, <학교 다녀왔습니다>가 뭐길래?

 

처음 연예인들이 고등학교로 간다고 했을 때만 해도, 지금의 고등학교 현실에서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란 회의가 앞섰다.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번씩은 손을 봐야 하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그러나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이 사회의 경쟁 이데올로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그 누가 손을 대도 점점 더 최악으로 치닫는 끔찍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공감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찌보면 군대보다도 더 끔찍한 곳이 고등학교라 해도 과언이 아닌 현실에서, 고등학교로 간 예능이라니?

 

<학교 다녀왔습니다>가 시작했을 때만 해도, 과중한 수업을 허겁지겁 따라가는 연예인들의 모습,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 되어, 혹은 외국에서 생활하여 낯선 연예인들의 당혹스러운 모습에 초점이 맞추어 졌었다. 그러던 것이, 회를 거듭하면서, '학교'와 '연예인'들의 시너지가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중구난방이었던 다수의 연예인의 조합도, 회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거의 고정이 된 출연자와, 거기에 맞추어 신선한 피를 수혈하며, 학교별로 색다른 구성을 만들어 낸다.

또한 획일적일 거 같았던 고등학교 생활도, 인천 외국어 고등학교처럼 기숙사 생활을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함으로써, 일률적인 연예인 학교 가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10월 11일로 마무리 된 인천 외국어 고등학교에 간 연예인은 성동일, 윤도현, 남주혁, 오상진, 허지웅, 강남이었다. 그 중, 성동일, 윤도현, 남주혁은 이미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해왔던 출연자이고, 거기에 새로운 피로 오상진, 허지웅, 강남이 합류하게 되었다.

 

처음 시선을 끈 것은 1987년생 일본 출신의 강남이었다. 현재 고등학생들보다는 한참 형이지만, 아직 신인 아이돌 그룹 멤버로 연예계의 능란함이 덜 묻어나는 그는, 동료 학생들에게 물량 공세를 펴며 호의를 얻던 동료 연예인들과 달리 혼자만 매점행을 강행하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런 그였기에, 그가 같은 반 학우들과 마음을 열고, 제작진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매점의 군것질을 나누고, 그들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이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백미가 되었다.

 

기숙사라는 함께 지내는 공간이 있었기에, 인천 외고 편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새로운 예능의 재미를 찾아낼 수 있었다. 선생님 몰래 함께 컵라면을 나누어 먹다 걸리는 모습은 학창 시절이 아니고서는 경험해 보지 못하는 해프닝인 것이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고, 강남이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어설프게 나누어 먹다 걸려서 톡톡히 혼을 나는 것과 달리, 성동일은 거의 스파이 작전을 불사하며 같은 반 아이들에게 '치킨'을 먹인다. 물론 그런 행동은 학칙에 어긋나는 것이지만, 아이들을 둔 아빠 성동일이 밤늦게 까지 공부하는 같은 반 친구들을 안쓰러워 하며 준비한 작전에 눈쌀이 찌푸려지기보다는, 흐뭇한 미소가 먼저 지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마지막, 치킨을 다 먹고 교장 선생님께 공부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옵션의 애교다.

 

같은 반 아이들을 수족처럼 부리는 형님이지만, 아빠같이 푸근한 모습을 보이는 성동일, 여전히 모범생의 포스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같은 반 학우의 연애가 신기해 한 달음에 달려가는 순진함을 잃지 않는 윤도현, 19금 방송을 주로 해와, 그런 그가 고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이 말이 안되는, 하지만, 가장 자유로울 것 같던 그가, 낮져 밤이의 당혹스런 질문을 넘어 고등학생의 연애에 대해,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뜻밖의 답을 보여, 오히려 진솔해 보였던 허지웅, '이게 뭐라고' 하면서도, 한국사 퀴즈건, 학급티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오상진 등이, 새로운 학교에 걸맞는 새로운 재미 이상을 준다.

 

(사진; tv리포트)

 

하지만 무엇보다 회를 거듭하면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회를 거듭하면서 재미의 깊이를 더하는 것은, 그저 연예인의 학교 체험기, 적응기가 아니라, 연예인과 학생, 학교간의 교감이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인천 외고 마지막 회, 겨우 일주일 남짓 연예인들과 함께 생활했던 아이들이 하나같이 운다. 심지어 코피까지 흘리며 엉엉 운다. 이제는 한달 동안 교생 선생님이 실습을 다녀가도 덤덤한 아이들이, 겨우 일주일 만에,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학교 방송에 게스트로 나간 허지웅은 그에게 전달된 학생의 편지 서두만 보고도 그 학생이 바로 자기 반 학생 누구라는 걸 알아챈다. 그 이야긴, 겨우 일주일이지만 그의 속사정까지 알아챌 정도로 서로가 깊은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마지막 날, 학생들도 연예인들을 보내기 위해, 이벤트와 선물을 준비하지만, 허지웅 등은 자신의 짝꿍을 위해, 자신이 쓰는 것과 똑같은 수첩에 자신의 글을 담아 선물로 남긴다. 학창 시절 이래 가장 좋은 짝꿍이었다는 말을 남기며.

강남 역시 학생들에게 말한다. 자신이 학교에서 짤렸다며, 너희같은 친구들을 만났다면 자신의 학창 시절과 그 이후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고. 그런 강남은 자기 반의 반장까지 하면서, 그러면서도 샤워하는 동료 학생의 욕실을 도발할 정도로 개구진 모습도 보이며 열심히 잃어버린 학창 시절을 다시 열심히 해보고자 한다. 함께 공부하던 정자에서 친구의 무릎을 베고 누은 강남의 모습이 어느덧 어색하지 않게 될 정도로.

 

하지만 한편에서 단 일주일을 함께 생활하는 연예인들에게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역설적으로 사람이 그리운 학생들이 보여져 안쓰럽기도 하였다. 친구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부모님까지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있지만, 단 일주일 동안이지만, 공부와, 경쟁과, 규칙이란 것을 벗어나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생활하는 그런 여유를 가지게 해준 연예인들의 방문이 준 일탈이 그들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만들지 않았나 해서 안쓰러운 것이다. 자신들을 성적이 아니라, 그저 같은 반 친구로 다가온 그들에게 눈물 흘리는 아이들에게서 순수함과 함께 고립감을 느꼈다면 지나친 확대 해석일까. 한참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질 나이에, 낮져밤이가 궁금해, 19금 프로에 등장하는 허지웅이 인기인이 되는 나이의 그들에게, 연애도 좋지만, 유한한 학창 시절이 아쉬우니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진심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그들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통해 드는 생각이다.

 

뻔할 것 같다는 예측과 달리, 회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예능적 재미를 만들어 가고 있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다음 회는 한국 학교로 간 외국인들이다. 과연 이들은 또 우리에게 몰랐던 학교의 어떤 모습을 알게 해줄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by meditator 2014.10.12 12:50

그저 연예인들이 학교 생활을 다시 체험하는 것만으로 어떤 예능적 재미를 뽑아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부호가 달렸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단 일주일의 학교 생활만으로도 헤어짐이 슬프고 아쉬움을 남겼던 무던한 출발을 보였던 가운데, 두번 째 학교 생활을 맞이한다. 


두번째 학교로 선정된 곳은 '신장 고등학교'이다. 똑같은 고등학교 생활이지만, 이전의 '선정 고등학교'가 남녀 공학이지만 서로 다른 반에서 생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출연진이 '전학'을 하게된 학교는 한반에서 남녀가 같이 생활하는 다른 생활 환경을 보인다. 덕분에, 같은 학교 생활을 경험했던 출연진들은 똑같은 고등학교임에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인 학교 생활에, 새로운 설레임을 안고 '전학' 생활을 맞이한다. 또한 허가윤, 강준이 빠지면서, 새롭게 등장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이제는 배우이기보다는 예능인으로 더 활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홍은희와, 2am의 조권이 가세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똑같은 남녀 공학이지만, 이전의 학교와 다른 '남녀 합반'은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예능적 재미를 선사한다. 선생님의 표현대로, '선비'같은 남학생들과, '삐삐'같은 여학생들의 대조적인 모습에서부터, 초등학생 시절에서나 볼 수 있을 것같은, 남녀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공기'를 하는 모습은, 그 자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몰랐던 요즘 학생들의 모습을 알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남녀가 같은 반에서 수업을 하며 일어날 수 있는, '누가 누구와 사귄다'라는 흔한 해프닝에서부터, 그것이 알려지면 전국민이 알게된다며 조심하는, 학생들의 '예능감'에, 남녀가 한반에서 공부하면서 발생하는 '썸'은 아니지만, '훈훈한' 정서 역시 '남녀 합반'만이 가진 색다른 묘미이다. 물론, 남녀이지만, 같은 반에서 생활하다보니, 이제는 그 앞에서 반바지 위에 걸쳐입은 치마를 불쑥 벗는게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닌, '문화 충격'은 덤이다.


이미 학교 생활을 한번 체험했기에, 하지만 '매점'이 없다거나, 실내화를 신어야 한다는 등 달라진 환경에 조금은 당황하면서도, 성동일, 혜박, 윤도현등은, 이미 그 이전 학교에서부터 일관해온 자신의 캐릭터에 충실한다.  한참 연배의 선배같거나, 때로는 아버지 같기도 한 성동일의 여유로움, 일단 '매점'부터 찾고 보는 기센 짱언니 같은 혜박의 적극성, 모범생 모드로 일관하지만, 맞춤범 맞추기 등에서 좌절하고마는 윤도현의 절치부심은 이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예능적 기반이 되어간다. 
하지만, '선정 고등학교'편의 상당 부분이 처음 학교를 아니,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간 연예인들의 적응기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였듯이, 새롭게 찾아간 '신장 고등학교'편의 서두는 이번에 새로이 학교 생활을 시작한 홍은희와 조권의 적응기에 비중이 주어진다. 

오랜만에 학교를 다시 찾은 홍은희는 간밤 설친 잠에, 그 누구보다도 먼저 등교해버린 바지런함에서도 드러나듯이, 긴장감을 놓치지는 않지만, 두 아이 엄마로서의 서글서글함으로 새로운 학교 생활을 '아줌마'답게 기선 제압해 버린다. 제대로 눈도 못마주치는 짝궁에게 학부형같은 질문을 연신 던지며 다가가고, 한때 날리던 실력으로 동급생들의 공기 놀이의 판을 휘어잡는가 하면, 엄마의 그 마음으로, 선생님이 전해주신, 안도현의 '간장 게장'에 눈물을 보인다. 아직은 서른 다섯의, 이제 겨우 12살, 6살의 아이들을 둔 젊은 엄마이지만, 어쩌면 신장 고등학교 학생들의 엄마가 그 자리에 와도 다르지 않을 거 같은, '아줌마'의 학교 생활 체험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스며드는 간장에, 뱃속의 알들에게 이제는 잘 시간이야 라는 시인의 문구에 눈물을 흘리는 모성은, 이전 시리즈에서 보여주지 못한 그저 연예인의 신기한 학교 체험을 넘어선, <학교다녀오겠습니다>의 백미를 이룬다. 

학부형 모드로 일관한 홍은희와 달리, 아직도 당대 최고의 아이돌 그룹인 2pm의 조권은 노랗다기 보다, 거의 백발에 가까운 획기적인 헤어스타일의 등장에서 부터, '논란의 중심'이 된다. 단 하루 동안, 교문에서 부터, 수업 시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예고편을 통해서 보면, 학교 모의 법정에 이르기까지, 교칙을 위반한 조권의 머리는 그것이 그가 출연한 '뮤지컬'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학교'이기에 문제가 된다. 덕분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돌 수업을 받기 위해 제대로 즐기지 못한 학창 시절을 제대로 맛보겠다는 조권의 야심찬 의도는, 첫 날부터 삐걱대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권이 누군가, 그 누구보다도 오랜 준비생으로서의 시간을 견디며, 혹독한 예능 시절, '깝권'으로 재탄생되었던 이 아이돌은, '차라리 자신도 여자 친구로 봐달라'는 특유의 적응력과, 체육 시간 한 시간 동안 모든 종목을 섭력해 보이는 열성으로, 그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듯하다. 첫 시리즈에서, 몇몇 등장 인물들을 제외하고, 출연자간의 개별적 특성이 그다지 부각되어 보이지 않았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홍은희, 조권의 등장으로, 이전 편에 비해, 한결 풍부한 '예능적 재미'를 탑재한 느낌을 준다. 



이제 겨우 두 학교를 방문한 것에 불과하지만, 그리고 대부분 연예인들의 학교 생활 적응기에 많은 시간을 투여하고 있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이들 연예인들의 학교 생활을 엿보게 얻게 된 새로운 '학교'의 묘미가 있다. 그저, 우리가 '수능 시험대비' 장소로만 생각되어지는 학교에, 그리고 거기서 이루어지는 수업에 '생각 외로' 다종다양한 시도가 이루어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연예인들이 함께 하는 수업으로 인해, 그저 따분한 진도 대신에, 이벤트 성 행사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는 그저 '수능 시험'만을 위한 수련 이상의 풍부한 배움이 있다. 시인 안도현의 눈물어린 모성을 노래한 '간장 게장'이라는 시를 통해, '공감'을 회복하고자 하는 국어 선생님의 시도가 그것이요, 따분한 국사 책이 아닌, 사진을 통한 우리 문화재 알기나, 맞춤법 맞추기 퀴즈가 '수능 시험 준비'를 넘는 살아있는 수업의 현장이다. 또한 가사 시간의 바느질 하나 조차도, 그저 수업이 아니라, 보살핌을 받지 못한 신생아를 돕기 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의 교육 현장이 '산교육'을 향해 생생하게 살아움직이고, 그것을 위해 선생님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by meditator 2014.08.17 04:37

jtbc가 선보인 또 하나의 새 예능,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7월12일 첫 선을 보인데 이어, 19일 두번 째 방송을 내보냈다.

연예인들의 일주일간의 학교 생활 체험기를 다룬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아침 등교에서부터 시작하여, 방과 후 자율학습까지, 학교로 간 연예인들의 생활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내고자 한다. 

도대체 학교로 간 연예인들을 어떻게 그려낼까? 아니 제대로 그려낼 수 있을까? 라는 기우는, 성동일, 김종민, 윤도현, 브라이언, 허가윤, 혜박, 강준, 남주혁 등의 땀 뻘뻘나는 등교에서부터, '리얼'의 맛을 살려낸다. 
당장 브라이언과 김종민의 지각을 언짢아 하거나, 혜박, 허가윤의 옷차림을 지적하는 선생님의 반응에서 이들의 학교 생활이 '연예인'이라는 계급장을 떼고 진행될 것이며, 그리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학교를 떠난지 이십 여년이 흘렀건, 단 두 해가 지났건, 혹은 아예 한국에서 학창 시절의 경험이 있건 없건, 그 어떤 '사족'도 달지 않고, 연예인들의 학교 생활은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하루의 일과를 맞이한다. 
낯을 가리던 윤도현도, 형님 포스를 풍기던 성동일도, 자신이 아직 누군지 조차 알리기 버거워 하던 아이돌 강준도, 교실을 런웨이로 만들어 버리던 혜박도, 수업 종이 울리자, 그저 수업이 낯설은 학생 중 한 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전학생이건 말건, 예정된대로 진행되는 수업에, 시험은, 학교로 간 연예인들을 작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하루 종일 빽빽하게 진행되는 수업은, 이들을 다른 학생들처럼 점심 식사 후 5교시 식곤증과의 전쟁에 휘말리게 했다. 
다행히도, 이제는 그 또래 아이를 둘 거 같은 성동일에서 부터, 학교를 나온지 두 해밖에 안된 남주혁까지, 참여한 연예인들은, 처음엔 이방의 외계인처럼 낯설어 하는 것도 잠시, 자신들의 직업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학생으로서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생경한 외래어 같은, 아니 특히나 학교를 나온지 오래된 연배의 성동일이나, 윤도현, 그리고 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혜박, 브라이언에게는, 진짜 외계어인 수업 시간의 내용들도, 하나하나 귀담어 들으려고 하는 노력이, 어쩌면 밋밋할 지 모르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진정성을 차근차근 부여해 간다. 

(사진; tv리포트)

그저 하루 종일 수업을 듣는 것에 불과한 학교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이, 그 하루에만도 수백 수천의 해프닝이 벌어지는, 좋은 말로 하면 '사랑이 꽃피는 교실'이요, 극단적으로는, '전쟁터'이다. 
그 극과 극의 상황에 놓인, 연예인들은, 첫 날 생경한 수업과 낯설은 급우들에 적응을 하느라 진땀을 뺀다. 
당장 반 아이들을 휘어잡으며 큰 형님이 되어버린 성동일도 있지만, 쉬는 시간 교실 창밖을 외로이 바라보며 무한 상념에 잠기는 윤도현도 있다. 마치 한 1년 학교를 쉬다 복학한 좀 좀 놀 형같은 남주혁이나, 헤박이 있는가 하면, 낯설은 학교 생활 이리저리 눈치로 때려 맞추느라 정신이 없는 브라이언과, 김종민, 강준도 있다. 
그래도, 가끔은 이동 수업 반도 잘못찾고, 다짜고짜 보는 시험에 당황하며, 자기 반 아이들인 줄 알고 다른 반 아이들이랑 유쾌하며 농구를 하고는, 반 아이들의 불만섞인 투정을 마주하기도 하지만, 함께 매점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심지어 수업 시간 도중 오목을 할 만큼 여유를 찾아간다. 

연예인이라지만, 연배도 다르고, 하고 있는 일도 다른 만큼, 하루의 수업을 마친 각자의 감회도 남다르다. 정말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온 성동일은, 이제서야 선생님들이 어떻게든 하나라도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애쓰는게 보인다고 소회를 털어놓는다. 반면, 비록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기왕에 하는 거 제대로 모범적으로 해보이겠다며 야간 자율학습까지 한 윤도현을,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학생들을 안쓰러워 한다. 겨우 하루의 학교 생활에 지친 브라이언은 서른이 넘은 나이를 보충하고자 비타민을 챙기고, 자신이 '땡땡이' 친 사건 때문에 교무실로 불려간 남주혁은 '복수(?)'를 꿈꾸고,  당장 내일 과제에 시험까지 떠맡은 혜박은 늦은 시간까지 공부의 여정을 불사른다. 연예인이라는 집단이 아니라, 개별 전학생으로서, 점점이 각 반으로 흩어진 학생들은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반응을 보여준다. 

이슈가 될 만큼 커다란 사건은 없었지만, 이제 두번 째를 맞이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학생들의 학교 생활에 맨 몸으로 부딪치는 연예인들의 하루를 온전히 날 것으로 담아냄으로써, 그들 각자의 개성만큼 다양한 학교 생활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첫 날의 낯설음은, 이제 두번째, 세번 째 날의 익숙함과 친숙함으로 채워 가면서 새로운 재미를 발생한 요소를 다분히 있음을 단 두 회만에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는 남는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와 어감도 비슷한 독립 영화 <학교 다녀왔습니다>가 있다. 장건재 감독의 13분짜리 이 영화의 고등학생은 학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온 후 학교에 가는 대신 담배 한 갑을 사들고 뒷골목을 어슬렁 거리다 중국집 배달을 하는 친구를 만나고, 학교에서 도망쳐 나온 여자 아이를 만난다. 1998년에 만들어진 영화라 극 중 주인공은 '삐삐'를 차지만, 여전히 우리 학교에서 튕겨져 나온 학생들의 삶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과연 학교로 간 연예인들의 학교 생활 체험기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당장은 하루 종일 빽빽하게 채워진 수업을 따라가느라 버겁고, 낯설은 친구들을 알아가기에 바쁜 이들이지만, 무한 경쟁의 입시 전쟁을 치루는, 그리고 그 이면에 학교 규칙과, 그것에 저항하는 전쟁들이 날마다 벌어지는 전쟁터 같은 이곳에서, 잠시 학교에 머무는 연예인들이 보여주는 학교 생활의 모습은 어디까지 담아낼 수 있을까. 당장은 학교 생활 적응기이지만, 그저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온 성인들의 적응기도 하루 이틀이지, 과연 이들을 통해 진짜 날것의 학교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까. 

수업 시간 들어온 선생님은 재밌다는 듯이 말한다. 연예인들이 학교로 오는 바람에 자기 반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좋아졌다고, 일반고인 선정고의 고등학교 학생들은 카메라가 비추는 교실에서, 점심 식사 후 5교시 사회 시간임에도 한 두명을 제외하고 거의 자는 사람이 없었다. 
자사고, 특목고가 생기면서, 학교 서열화의 희생양이 된 일반고 교실의 진짜 풍경이었을까? 과연 반 아이들 중 10% 정도만이 수업을 듣고, 나머지는 딴 짓을 하거나, 자버리는 일반고 교실의 현실적 풍경을, 교실 속에 담겨있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무기력한 학생들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연예인들의 1주일 학교 적응기를 통해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잠시나마 학교에 머무는 연예인들이 이런 학생들과, 학교의 현실적인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그건, 또 하나의 트루먼 쇼이고, 학생들은 일주일간 '쇼'에 동원된 엑스트라가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by meditator 2014.07.20 13:15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