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 pd의 작품이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그들의 가슴을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이게 만드는 '로맨틱 코미디'의 묘미를 잘 살려 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tvn을 통해 돌아온 <하트 투 하트> 역시 천정명,최강희가 모처럼 제 옷을 입은 듯 고이석과 차홍도로 분해 동화같은 화면을 통해 가슴을 튕기는 선율을 넘어 가슴아프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내었다. 

하지만 이윤정 pd의 작품이 평가 받는 이유는 그저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아름다운 사랑으로 형상화된 스토리의 행간으로 스며든 당대 젊은이들의 고뇌를 섬세하게 다루었고, 어루만졌기 때문에 이윤정 pd의 작품은 늘 젊은이들의 선택 1호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하트 투 하트>에서도 역시나 이윤정 pd의 그 노력은 일관되게 유지된다. 

고이석와 차홍도를 발목잡는 추악한 어른들의 진실
얼굴 홍조로 대인기피증에 시달려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할 수 없었던 차홍도, 잘 나가던 정신과 의사였으나 알콜 의존증으로 하루 아침에 인기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 고이석, 두 사람은 환자와 의사로 만나, 연인이 되어 사랑을 키워 나간다. 하지만, 그 사랑의 인연이 그저 우연이 아니었음을 <하트 투 하트>의 후반부는 그려 나간다. 그리고 뒤늦게 15부 마지막에서야, 그들이 알게 된 드러난 과거의 사연 이면에 숨겨진 진실이 있었음을 밝힌다. 

사랑했던 두 사람이 가닿은 과거의 사연은 이렇다. 
실화로 죽은 고이석 형의 죽음, 그 현장에서 성냥을 들고 있던 다섯살 배기 차홍도는 실화의 범인으로 경찰서로 끌려가고, 할머니와 함께 저택을 떠나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자신의 원래 이름인 영지를 지워 버린 채 살아왔다. 결국 차홍도의 대인기피증의 이면엔 숨어 살아야 했던 영지의 범행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고이석도 그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평소 형이 미워 형이 들어간 드럼통 위를 무거운 것으로 눌러 버렸던 고이석은 자신으로 인해 어른들이 좋아하는 형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형 대신 착한 아들 노릇을 하기 위해, 형을 잃은 상실감에 고통받는 어른들을 어루만지기 위해 자신을 덮어왔다. 
그리고 대인기피증인 차홍도가 알콜 의존증 의사로 소문이 나 모든 것을 잃은 고이석을 찾아가면서 그들의 과거는 봉인이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15부 마지막, 16부 초반에 걸쳐 드러난 진실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고이석 형의 죽음은 뜻밖에도 고이석 아버지(엄효섭 분)의 실화였던 것이다. 현장에서 찾아낸 라이터를 켠 사람이 아버지였고, 그 아버지는 화재 현장에서 겨우 어머니만 구해 냈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자식의 범죄를 덮기 위해 홍도에게 그 죄를 뒤짚어 씌웠고, 아버지를 황급히 외국으로 피신시켰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후 20년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밖으로 떠돌아야 했고,  어머니도 죄책감을 잊으려 평생을 몸부림쳐 살아왔다. 

추악한 어름들의 세대와 그 자식인 젊은 세대
이 숨겨진 진실은 다양한 상징성을 띤다. 
어린 생명, 그것도 직계 존속을 죽게 만들었던 과거의 사건, 그 사건에 대해 가장 나이 많은 세대인 할아버지는 자기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남의 손녀인 차홍도를 범인으로 모는데 앞장 선다. 심지어 그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여전히 뻔뻔하다. 다시 그 상황이 돌아온다면 자신은 똑같은 선택을 할 거라며, 심지어 그 당시 할머니와 차홍도에게 적절한 금전적 보상을 했다던가 라던가, 이제 또 다시 금전적 보상을 하겠다는 식이다. 찾아온 차홍도에게도 사과는 하되, 차홍도의 말처럼 전혀 진심이 담겨져 있지 않은 형식적 사과다. 
아버지는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였지만 20을 밖으로 떠돌면서, 오히려 식구들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서운해 한다. 심지어 다시 한번 몰래 또 도망가려고 까지 한다. 
그런가 하면 가장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종종 자살 소동까지 일으켰던 어머니가 가장 대반전이다. 알고보니 자신의 아들을 죽인 것이 남편인 것까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잊기 위해 범인을 차홍도라 믿으려 했고, 심지어 그렇게 믿게 되기까지 했던 것이다. 
과거의 추악한 진실에 대해 자신의 피붙이를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데 앞장서며, 그 사실을 여전히 당당하게 주장하는 할아버지, 과거에 대해 비겁하게 도망치는 아버지, 그리고 과거를 왜곡시켜 기억하며 자신을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어머니, 이들 세 사람의 어른들의 모습은 그저 고이석 부모님들의 사례가 아니다. 한국 사회 젊은이들이 대면한 우리 사회 어른들의 상징적 모습, 그 자체이다. 

사건으로 고이석의 형이 죽어간 것처럼, 우리 사회 젊은이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던 과거사의 구비마다 우리 사회 어른들이라는 사람들은 외면하거나, 그것을 왜곡 인식하거나, 심지어 그 왜곡에 앞장섰던 것이다. 그리고 적반하장으로 엉뚱하게 피해자로 몰아넣은 사람들을 다시 한번 '족치거나', 금전적 보상을 했다며 큰소리를 친다고, <하트 투 하트>는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이기적'이며 '파렴치한' 어른들로 인해 애꿏은 남의 자식 차홍도만이 아니라, 정작 자기 자식인 고이석 조차도 고통받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또한 말하고자 한다. 

이윤정 pd의 작품 속 젊은이들은 늘 어른이 되었지만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이다. <하트 투 하트> 역시 마찬가지다. 형의 죽음에 눌린 고이석은 여전히 가족을 짊어진 채, 아니 가족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자신의 일에서 조차 영향을 받는다. 차홍도는 한 술 더 뜬다. 심지어 차홍도란 이름조차 지운 채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할머니의 이름을 빌어야먄 세상 속으로 한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이 만나게 된 것은, 우리 사회 젊은이들이 진정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자신을 왜곡시킨 어른들의 '파렴치'함을 직시하고 그것은 인정하고 반성하는데서 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15,16회에 걸쳐 뒤늦게 밝혀진 과거의 추악한 진실, 16부의 조급한 종영 때문인지, 아니면 그 해결 과정에 대한 개연성있는 천착에 대한 해명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결론은 마치 그저 차홍도의 '버전업'된 마무리로 끝을 맺었다. 비록 중간 과정이 없는 그 결론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하트 투 하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 사건을 알게 되고, 고이석은 그 사람들이 가족이란 이유로 과거를 덮지 않는다. 식구들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고이석을 붙잡지만, 그는 차홍도를 찾아가 진실을 밝힌다. 그 진실이 다시 한번 차홍도와 자신의 관계를 일그러 뜨릴 수 있을 것이란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라며 어이없어 하고, 숨을 못쉴 정도로 억울해 하던 차홍도도 하지만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비록 그녀를 이십 여년 동안 집 안에 비끌어 매어 놓은 과거사을 일으킨 집안의 자식이었지만, 자신이 범인이었을 때나, 그리고 이제 아버지가 범인이 된 지금이나 한결같이 '미안하다;'고 진심을 전하는 고이석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과거'를 벗어난다. 
그들이 다시 한번 '사랑'을 이루는 것은 그저 '사랑'이 아니다. 과거을 알고, 그것을 인정하고, 사죄하고, 하지만, 그런 어른들의 추악한 역사에 발목잡히지 않고, 자신들의 선택으로 그들의 삶을 새로이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차홍도와 고이석은 과거에 짖눌린 영지가 아니라, 추악한 과거를 지닌 집안의 고이석이 아니라, 그저 차홍도, 고이석으로 서로 사랑하게 된다. 이제야 비로소 그들은 진짜 어른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진짜 어른이 되는 방법
물론 이런 좋은 주제 의식에도 불구하고 <하트 투 하트>의 전개는 아쉬웠다. 홍조증으로 고통받는 차홍도, 하지만 그럼에도 장두수(이재윤 분)을 사랑해서 자신의 병을 고치려 용기를 내었던 차홍도가 알콜 의존증으로 문제을 일으킨 정신과 의사 고이석을 찾아가면서 시작된 이들의 러브 스토리는 16부작의 상당 부분을 고이석과 차홍도, 장두수의 실랑이로 소모한다. 물론 '로코'의 매력이 '삼각관계'의 줄다리기 라지만, 15,6회에서야 비로소 드러나는 차홍도와 고이석의 진짜 과거사, 그리고 그에 대한 조급한 결론에 이르면 조금 더 이 문제에 대해 설득력있는 마무리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조리한' 어른 세대를 대하는 젊은이들의 자세에 대한 <하트 투 하트>의 의견은 귀기울일만 하다. 어른들이 벌여놓은 과거가, 그저 과거가 아니라, 지금 현재까지 그들의발목을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은 그들에게서 금전전 혜택을 입고 있는 고이석과 차홍도에게 까지 예외가 아니라고 드라마는 힘주어 말한다. 또한 그런 과거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자식이었던 고이석이며, 그런 고이석의 용기로 차홍도조차 비로소 과거로 부터 놓여 날 수 있다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것은, 말만 번드르한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를 진심으로 보다듬는 진심어린 사과라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해명과 사과의 과정을 거쳐서야, 비로소 과거에서 놓여날 수 있으며, 그때 진짜 어른으로 젊은이들을 스스로 살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변한다. 또한 고이석과 차홍도의 결합에서 처럼, 어른들의 일은 어른들의 일, 그것에 얽매이지 말고 젊은이들은 젊은이들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갈 것을 주문한다. 여전히 애어른같은 우리 세대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하트 투 하트>의 어른이 되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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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03.08 13:03

3월 4일 오마이 뉴스 에는 < 남학생 절반이 일베, 강남 중학생들의 위험한 선택>이란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에 따르면 주 7일 직장인이라도 견디기 힘든 공부 스케줄에 시달린 강남의 고등학교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일베'를 한다고 한다. 부모의 뜻에 따라 '공부 인형'이 된 아이들은 자신들의 꿈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고, 그런 억압적인 상황을 일베 등을 통해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kbs에 공채된 신입 직원이 '일베' 회원이었던 것이 문제가 된 바 있듯이, 아이들은 자신들의 분노를 '병적인' 코드를 통해 풀어나가고자 하고,  이른바 '일베'는 그 상징적 표현 수단으로 우리 사회에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국사과목조차 입시 과정에서 선택 과목 중 하나가 되는 나라, 심지어 국사 교과서 선정 과정에서조차 왜곡된 교과서가 판을 치는 나라, 입시 교육에 헌신하느라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도덕적 규범 따위는 제껴버리는 나라에서, 어쩌면 '질풍노도'의 청소년들이 가장 극단적인 감정 표출 집단인 '일베'에 모여드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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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 힐미
ⓒ mbc

 


 

 

왜곡된 한국 사회를 상징적으로 그려내는 드라마들

여기서 드러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은 자신들의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재단하는 억압적 부모, 그리고 그런 부모 밑에서 거부하지 못한 채 '억압적 기재'를 내재화한 채 '병적'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이런 우리 사회의 현실은, 드라마로 들어와, '정신병적 증후군'에 시달리는 남녀 주인공들로 형상화된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최근 젊은 층에 화제가 되고 있는 mbc수목 드라마 <킬미 힐미>와 tvn의 <하트 투 하트>이다.

이제 중반부를 넘어서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고 있는 두 작품은 공교롭게도 남녀 주인공의 숨겨진 사연으로 애를 태운다.

 

7가지 인격을 가진, 스스로 '차도현입니다'라고 밝히기 전에는 도무지 누구일까 헷갈리는 남자 주인공, 그리고 졸지에 그의 개인 주치의가 되어버린 여주인공의 '썸'인 듯, 치유인듯 헷갈리는 <킬미 힐미>. 알고보니 그와 그녀가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늘 '차도현입니다'라며 자신을 밝혔던 차도현(지성 분)이었지만, 그의 그 선명한 자기 소개가 극의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발목을 잡는다. 과거의 사연이 드러나고 보니, 정작 '차도현'은 남자 주인공이 아니라, 오리진(황정음 분)이라는 이름으로 그와 조우하게 된 그의 개인 주치의였던 것이다. 하나의 '차도현'을 나누어 가지게 된 두 사람의 숨겨진 사연에는, 그들 두 사람을 둘러싼 부모, 조부모들의 탐욕이 숨겨져 있었다.

 

승진 그룹을 살리기 위해, 딴 사람의 자식을 낳아 홀로 키우려던 며느리(명세빈 분)를 아이를 승진가의 떳떳한 후손으로 만들어 주겠다며 꼬인 할아버지 (김용건 분). 그 할아버지의 유혹에 넘어가 남의 자식을 승진가의 핏줄이라 숨기며 다시 승진가로 돌아온 며느리, 그리고 뒤늦게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승진가로 돌아와 그 사실을 알고 분노한 아버지(안내상 분). 아버지는 배신당한 자신의 마음을, 아내가 데리고 들어 온 딸 아이의 학대로 푼다. 심지어 자신의 아들이 잘못을 해도, 딸 아이를 때리는 식의 학대를 고스란히 지켜봐야만 했던 아들은, 결국 자신의 속에 숨겨져 있는 '파괴의 인격'을 불러 올려 불을 낸다.

아버지의 학대, 그리고 그 학대를 용인하는 다른 어른들에 분노한 아이는 다른 인격을 통해 현실의 자신에게서 도피한다. 그리고 학대의 당사자 딸 아이는, 겨우 불길 속에서 목숨은 건졌지만, 공포스러웠던 과거를 잊는 것으로 자신을 보호하고자 한다.

결국 왜곡된 어른들의 피해자였던 아이들은 어른이 돼서, 7가지 인격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정신과 의사로 조우하게 되었고, 치료의 과정에서 그들의 봉인되었던 과거가 드러나면서, 극은 정점으로 치닫는다.

 

여기 또 다른 '불'의 현장이 있다. 늘 싸우기만 하는 부모, 그 날도 아버지와 엄마는 소리 높여 싸우면서, 아이들에게 나가 놀라고 했다. 평소에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던 형이 미웠던 소년은 창고 안 드럼통 안에 숨은 형이 미뭐 형이 나오지 못하게 무거운 것으로 눌러 버린다. 그런데 그만 불이 나고 미처 창고 밖으로 나오지 못한 형은 죽고 만다. 화재의 원인은 가정부로 일하는 할머니의 손녀가 붙인 성냥불이란다. 그 다섯 살 밖에 안된 소녀는 화재를 일으킨 범인으로 경찰에 잡혀갔지만, 소년은 안다. 자신이 형의 죽음에 피할 수 없는 책임이 있다는 것을. 겨우 경찰에서 나온 소녀(최강희 분)는 할머니와 함께 차홍도로  이름을 바꾼 채 살아가지만 얼굴이 빨개지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려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형을 대신하여 형의 부재에 고통스러워하는 엄마를 거두며 착실하게 성장한 동생 고이석(천정면 분)은 알콜 의존증에 헤매인다. <킬미힐미>와 정반대로, 홍조증에 시달리는 여주인공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인 남주인공을 찾아간다. 하지만 역시나 사랑과 치료가 뒤범벅이 된 두 사람의 관계는 뜻밖에도 숨겨진 과거의 사연을 만나 고통받게 된다.

 

기사 관련 사진
하트 투 하트
ⓒ tvn

 


 

 

번듯해 보이지만 고통받는 그들, 과거의 인연에 엮이다

<킬미 힐미>의 남자 주인공 차도현은 승진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인 재벌 3세이고, <하트 투 하트>의 고이석은 잘 나가던 정신과 의사이지만 역시나 자전거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기업가 고상규(주현 분)의 손자이다. 그들의 집은 화려하고, 그들이 가진 물적 조건은 풍족하기 이를 데 없지만, 하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행복하지 않다. 아버지를 죽일 뻔한 인면수심의 존재로 자신을 바라보는 할머니, 그리고 오로지 후계자의 자리만 노리는 어머니, 그 두 사람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차도현을 이용할 뿐이다. 고이석의 집안도 콩가루이긴 마찬가지다. 형의 죽음 이후 밖으로만 떠도는 아버지, 자책감에 시달려 자살을 밥먹듯이 하는 어머니, 그런 가족 속에서 역시나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어떻게든 착한 아들 노릇을 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착한 손주, 아들 노릇에는 차도현 역시 저리가라이다.

 

그런 그들에게 '사랑'이 찾아왔다. 7개의 인격에 시달리는 차도현에게는 정신과 의사라는 존재로, 반대로 정신과 의사인 고이석에게는 골치아픈 환자의 존재로 그녀가 왔다. 누가 의사인든, 환자이든, 그렇게 가족으로 인해 억압적 상황에서 고통받던 그들은, 자신을 찾아 온 그녀에게서, 사랑도 얻고, 치유도 받는 중이었다. 하지만 사랑이 깊어지고, 치유에 한 발 다가가면서, 그들의 봉인된 과거가 풀려지고, 거기엔 치유자가 아닌,  그들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희생자였던 그녀들이 떠오른다.

 

공교롭게도 <킬미힐미>와 <하트 투 하트>에서는 어린 시절 아이들의 처지를 폭발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으로 '불'이 등장한다. 신화 속에서 불은, '파멸'이자, 동시에 '정화'를 뜻한다. 어린 시절 왜곡된 삶을 살던 아이들은, '불'을 통해 자신의 관계들을 파멸로 이끌어 간다. 동시에, 그

불'은 그들의 왜곡된 삶을 풀어낸 계기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그들은 이렇게 다시 환자와 주치의의 관계로 만나졌고, 남자와 여자로 교감하게 되면서, 과거 자신의 상처를 바라 볼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이제 그 힘으로 자신들을 왜곡시켰던 어른들의 역사를 거두어 내고,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이렇게 <킬미 힐미>와 <하트 투 하트>가 그려내는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은 공통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받는다. 그들은 재벌가 라는 풍족하다 못해 넘치는 물적 조건과, 그룹 내 중진에, 정신과 의사라는 번듯한 직업을 가졌지만 공허하다. 자신을 견뎌내지 못하고 7개의 인격으로 파열음을 내거나, 알코올에 의존한다. 풍족한 사회 속에서 방향을 잃고, 정신적으로 의지가지없는 현실의 젊은이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리고 그런 현실의 젊은이들을 초래한 것이, 그들올 오로지 '공부 인형'으로만 키운 욕심많은 부모 세대이듯, 드라마 속 젊은이들은 부모들의 탐욕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이들 두 드라마는 중장년층이 리모컨의 향배를 쥔 tv 문화에서 '대박'은 되지 못하지만 젊은 층의 호응을 얻는다. 아마도 그들이 차도현의 7가지 인격의 파열에 공감하며, 작가가 그려내고자 하는 치유의 과정에 호응하는 것은, 차도현을 통해, 상처받은 자신들을 구원하고자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고이석과 장두수 사이에서 헤매이던 차홍도의 이야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힘을 가지는 것은 여전히 젊은 그들의 치유를 끝내 놓치지 않고 있는 점때문인 것처럼. 그래서 그나마 젊은이들이 관심을 두고 찾아보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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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03.05 06:01

공교롭게도 mbc와 sbs의 수목 미니 시리즈에는 다중인격 장애를 지닌 재벌남들이 등장하여 경쟁을 벌이고 있다. sbs 의 <하이드 지킬 나>의 웹툰 원작가인 이충호 작가가 표절을 주장하고 나설 만큼, 두 드라마는 동일하게, 다중인격, 정확하게는 해리성 인격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를 지닌, 그러면서도 재벌가의 자제인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충호 작가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킬미 힐미>가 앞서 시작한 선점 효과에 더해, 자그만치 7중 인격의 캐릭터를 앞세워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중이다. 그에 반해, <하이드 지킬 나>의 경우, 현빈, 한지민 등 스타를 앞세워 화제몰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첫 방을 선보인 후, 상대적으로 밋밋한 캐릭터와 연기로 인해, 동시간대 꼴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1위를 하거나, 꼴찌를 하거나, 결국 공중파의 수목 드라마는 세 개 중, 두 개가 이상 인격을 가진 재벌남의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다. <킬미 힐미>건, <하이드 지킬 나>건 채널을 돌리다 문득, 왜 우리가 이런 정신 이상 재벌남 이야기나 보고 있어야 하는가? 란 반문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공중파만이 아니다. 미생의 후속 작품으로 tvn에서 한참 방영 중에 있는 <하트 투하트> 역시 외관상으로는 정신과 의사인 남자 주인공 고이석(천정명 분)이 대인기피증 차홍도(최강희 분)를 치료하는 듯 보이지만, 기실 들여다 보면, 차홍도가 없으면 환자 조차 치료할 수 없는 고이석의 정신적 문제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고이석 역시 직업은 정신과 의사이지만, 자전거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고상규 회장의 단 하나뿐인 손자라는 점에서, 이른바 재벌가 남주의 계보를 잇는다.

 

드라마 킬미힐미 인기. 킬미힐미 황정음과 지성이 계약을 맺고 함께 살게 됐다. /MBC 킬미힐미 방송화면 캡처

the fact

 

여심을 흔드는 재벌가 남주의 등장은, 이미 로맨틱 코미디를 비롯하여 여성들을 주시청층으로 하는 드라마에서는 빼놓을 없는 설정이 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트렘펫을 불며, 거기에 매너까지 완벽했던 강풍호(차인표 분)라는 캐릭터를 통해 신출내기 차인표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던 1994년작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서만 해도 재벌가 남주는 가난한 여성을 위해 준비된 키다리 아저씨였다. 그러던 것이, <하이드 지킬 나>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빈의 히트작이 된 2010 <시크릿 가든>에 들어서면, 재벌가 남주는 가진 것은 많되 '찌질하기' 이를데 없는 보살펴 주어야 하는 캐릭터로 변모되었다. 그러던 것이, 2013년 <주군의 태양>의 주중원(소지섭 분)을 거치며 정신적 문제가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이제 아예 대놓고 해리성 장애라는 반사회적 정신적 증후군의 환자로 등장하였다.

 

그런데 그런 해리성 장애를 가진 주인공에 대한 반응이 갈린다. 원작 <지킬앤 하이드>를 전복시킨 <하이드 지킬 나>의 구서진이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여자의 손을 물고, 자신을 쫓아오는 여주인공을 엘리베이터에서 밀어버리는 싸가지 없는 행동으로, 비도덕적인 캐릭터로 등장하여, 원성을 사는 것과 달리, <킬미 힐미>의 차도현은, 재벌가의 불우한 혼외 자식으로 뒤늦게 재벌가에 입성한 사연에, 기억을 잃은 어린 시절의 상처가, 감당키 힘든 7인격을 만들어내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느라 전전긍긍하는 존재로, 애처로운 존재로 대접받는다.

구서진이 '땅콩 회항'의 주인공인 모 재벌가 자제의행동을 연상케 하는 비도덕적인 행동으로 비난을 사는 반면, 차도현은 극중에서도 그를 설명하는 단어로, 책임감이란 말이 반복적으로 등장할 만큼, 자신은 물론, 자신의 나머지 인격에 대한 뒤치닥거리를 마다하지 않는 존재로 설정한다.

 

하지만 실제 '땅콩 회항' 사건이, 물론 그 도덕적으로 지탄받아야할 사건임에는 분명하지만, 사람들이 그 사건에 손가락질을 하는 동안, 정작 어쩌면 더 도덕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정치적 사안들이 물에 물 탄 듯 넘어가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처럼, 그저 구서진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불쾌감으로, 혹은 차도현이란 캐릭터에 대한 연민으로, 실은 구서진이나, 차도현이나, 한 기업의 중요한 직책을 맡기에는 심각한 결격 사유를 가진 인물이란 사실을 간과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것이다. '해리성 장애'는 정신과 질병 중에서도 중증 질환으로, 과연 이런 질환을 가진 인물이, 한 기업, 놀이 동산이나, 엔터테인먼트라는 공익적 성격이 농후한 사업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가에 대해, 드라마는 전혀 반문하지 않는다. 도덕적인가, 책임감있는가라는 그 일개인의 자질 문제에 대해서만 논의가 분분할 뿐, 기본적으로 그 기업이 가진 본질적 전횡과, 부조리에는 무감각하듯이 말이다. <하트 투 하트>에서는 자신의 질병을 숨긴 채, 고이석은 차홍도를 대동한 채 환자를 진료하는 상황을 재연한다. 물론, 드라마이기에, 드라마적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상황이지만, 현실 사회에서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것들이, 드라마 속에서 재벌이라는 조건에서 용인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보아야 하겠다. 차라리 주말 드라마의 부도덕한 그래서, 지탄받고, 극복되어야 할 대상으로 등장하는 재벌들이 더 현실감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그런 공적 직함을 가질 수 없는 재벌남과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들이다.

<하이드 지킬 나>의 여주인공 장하나(한지민 분)는 서진의 전속 테마 파크에 소속된 서커스단의 단장이자, 배우이다. 하지만, 첫 회, 당장 구서진에 의해 서커스단의 해체를 통보받는다.

<킬미힐미>의 여주인공 오리진은 정신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이다. 하지만, 차도현의 승진그룹의 입김으로 6개월 휴직 처리를 당한다.

<하트 투 하트>의 차홍도는 어떤가, 대인기피증 치료를 위해 고이석을 찾아간 환자이다.

드라마 속 그녀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을'이다. 하지만, 을인 그녀들은, 을로써의 불이익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갑'인 남자 주인공들과 사랑에 빠질 예정이다. 심지어, 그들의 정신적 상처를 보듬어 주고, 감싸안아주고, 치유해 줄 예정이다. 정신과 의사인 <킬미힐미>의 오리진이야 그렇다 치고, 서커스단을 이끄는 장하나와, 사람만 만나면 얼굴이 빨개지는 차홍도라고 예외는 아니다.

물론 이런 갑을 관계를, 을의 정신적 우위, 도덕적 우위를 통해 설명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사회에서, '을'로써의 분노와, 저항을 해야 할 존재들이, 드라마 속에서는 갑을 보다듬어 주고, 치유하고 있으니, 오히려 그들로 인해 상처받고, 치유되어야 할 존재들이, 오히려 저들을 치유하는 존재로 등장하니, 제 아무리 '사랑'이야기라지만, '을'인 그녀들에게 너무 가혹한 게 아닐까. 이건 뭐, '계급 화해'라기에도 무색한 퍼주기가 아닌가 말이다.

 

물론 드라마는, 재벌이라는 캐릭터, 혹은 다중 인격 장애를 가진 남자 주인공을 넘어, 정신적으로 혼돈스런 세상에서 여전히 순수한 그 어떤 사랑과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그 대상이, 재벌, 그것도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재벌을, 을의 위치의 여성들이 구원해 주어야 한다는 이 전형적 구도는, 청년 실업이 짖누르는 21세기의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의 젊은이들에게는  너무도 허황한 설정이 아닌지,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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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01.30 06:33

빛나는 청춘의 아련한 슬픔과 공감어린 사랑을 그려내는데 그 누구보다도 탁월했던 <커피 프린스>의 이윤정pd가 2009년 그녀를 연출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던 <트리플>이후 오랜만에 미니시리즈로 돌아왔다. 그간, <골든 타임>과, 2014 드라마 페스티벌 <포틴>을 통해 예의 연출력을 선보였지만, <커피 프린스>의 이윤정을 기다리던 팬들에게 흡족함을 주기엔 미흡한 작품들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 tvn으로 이적하면서, 드디어 이윤정이라는 이름의 색채가 첫 회부터 잔뜩 드리워진 <하트 투 하트>로 그녀를 기다렸던 사람들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이윤정 pd가 들고 온 <하트 투 하트>는 맨 얼굴로 세상에 나서면 얼굴이 붉어져 헬맷을 써야만 하는 대인기피증 여주인공 차홍도(최강희 분)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렇게 맨 얼굴로는 사회 생활을 할 수 없는 그녀가 택한 또 다른 세상살이에는, 돌아가신 할머니로 분장하는 방식도 있다.

그런데, 어라, 어쩐지, 그런 차홍도의 '변장'이 익숙하다. 그렇다. 바로, 자신의 본 모습으로 세상과 만날 수 없었던, <커피 프린스>의 고은찬(윤은혜 분)가 떠올려진다. 2007년의 고은찬이 옥탑방에 사는 소녀 가장으로 자신의 꿈인 바리스타를 하기 위해 남장을 해야 했다면, 2015년의 차홍도는, 대인기피라는 자신의 반사회적 증상을 덮기 위해 헬맷을 쓰고, 할머니 분장을 한다. 2007년에 꿈을 위해 남장을 하던 소녀는, 이제 세상 사람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상처를 입은 여자가 되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달라진 것은, 대인기피증을 앓는 여주인공만이 아니다. 세상은 넓고 하고 싶은 많다던 쿨가이, 하지만 커피전문점의 사장이 되어, 소년같은 고은찬의 '키다리 아저씨'같던 남자 주인공 최한결(공유 분)도 달라졌다.

<하트 투 하트>의 첫 장면은, 얼굴이 빨개지는 여주인공이 아니라, 의자 위에 책을 놓고, 넥타이를 골라 목을 매려는 남자 주인공이 장식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자전거를 만들어 파신 할아버지에 하버대 대학을 나온, 거기에 베스트 셀러 작가이신 이 주인공, 하지만 알고 보면, 자가용과 진찰실 곳곳에 술병이 상비되어 있는 알콜 의존증이요, 여자랑 사랑은 나눠도 잠을 잘 수 없는 이상 증후군을 가진, 여주인공 말대로, 진짜 미친 놈이다.

심지어 첫 회를 장식한 해프닝은, 바로 그가 술로 인한 블랙 아웃 상태에서, 진료하던 환자가 그가 쓰던 만년필로 자해를 하는 바람에, 살인 혐의를 받게 된 것이다.

 

e스타

 

이렇게, 그림같은 커피 전문점을 배경으로 동성애인가, 이성애인가 헷갈리는 사랑을 키우던 꿈많던 청춘은, 이제 2015년에 이르면, 각자 자신이 짊어진 정신병리학적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중생이 되어 등장한다.

전셋값 500만원 인상에 이사를 고민하는 여주인공은, 세상으로 부터 끈 떨어진 신세가 되어, 할머니 분장을 하며 겨우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살고, 그런 그녀의 상대가 될 예의 재벌남 남주인공은, 번듯한 이력의 이면에서, 심각한 자아 분열을 겪는 중이다.

드라마는 그런 두 사람의 현재를, 어린 시절 그들로 부터 지금까지, 단 몇 컷의 성장 과정을 통해, 설명한다. 구구절절 설명이 없이도, 어린 시절부터 자신감을 잃어, 그  증상으로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하여, 결국 세상의 끈을 놓치고 마는 과정이나,  눈이 나빴던 소년이 자신의 컴플렉스인 안경을 벗어 제끼며, 자신의 자의식을 포장하기 시작하며 성장하는 컷의 연결은, 경우는 다르지만, 우리 시대를 사는, 가진 자는 가지고 성취하기 위해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지지 못해 소외된 청춘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그려낸다.

 

그렇게 간략하게 설명된 두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통해, 드라마는 뻔한 스펙 좋은 재벌남과, 가난한 여주인공의 러브 스토리를 넘어, 우리 시대를 사는 상처받은 상징적 젊은 존재들의 만남과 소통, 그리고 치유를 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비록 <트리플>을 통해서는 주저 앉아 버렸지만, 일찌기, <태릉 선수촌>과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당대 젊은이들의 고뇌를 섬세한 결로 지켜 보았던 이윤정 pd의 내공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또한 <하트 투 하트>가 기대되는 지점은, 일찌기, 그들의 20대 시절 이래, 로맨틱한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던, 최강희와, 천정명이 모처럼, 자신들에게 맞춤한 옷으로 돌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늘 해왔던 것이라 하더라도, 천연덕스럽게 노인 행세를 하고, 질펀하게 욕을 해대는 최강희에게서는 역시나 최강희라는 찬사가 나올만한 내공이 느껴지고, 까실한 정신과 의사로 등장한 천정명 <리셋>의 어색함이 한 풀 벗겨진 듯한 자연스러움이 느껴져 반갑다. 그들과 함께 등장한 장두수 역의 이재윤과 고세로 역의 안소희 역시 버거워 보이지 않는다. 이 반갑고도 신선한 조합의 앙상블이 그려내는 맛깔나는 로맨틱 코미디로서, <하트 투 하트>가 또다른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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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01.10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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