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은 영화 평론가이자, 기자이다. 하지만 일찌기 tvn의 <시사콘서트 열광>을 통해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이기 시작하여, 이제 <썰전>등의 고정 패널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싱글족이다.

mbc다큐 스페셜은 바로 우리 시대 대표적 싱글족인 허지웅을 내세워 이제는 보편적 존재가 된 1인 가구, 그리고 1인 가구의 식사 행태인 '혼자 먹는 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시작은 혼자 사는 허지웅이 밥을 찾아 식당을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대한민국 전체 가구수 중 혼자 사는 사람들이 이제 거의 네 가구 중 한 가구, 즉, 전체의 25.9%를 차지할 정도로 보편적 증상이 되어가고 있는 이 즈음, 하지만, 여전히 '혼자 밥을 먹는' 행위는 '보편적'인 증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물론 스스로 장을 보고, 요리를 해서 자신을 위한 푸짐한 한 상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혼자 밥을 먹기 위해, 사람들의 이목을 덜 받는 시간을 택해 식당을 찾아들거나, 식당에 가더라도 주로 '2인분'이상을 요구하는 메뉴 덕분에 원치 않는 음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위한 식당은 이제 막 생겨나기 시작하지만, 아직도 혼자 밥을 먹는게 용이하지는 않다.

이에 대해 사회학자는 지적한다. 인간이라는 종이 생존해온 방식이 늘 무언가를 함께 하면서 외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적 방식이었기에, 그런 지금까지 관성들을 거스르는 삶의 존재 방식이 인간 전체 문화에서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더구나, 집단주의 문화가 아직도 강고하게 남아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외국인들조차, 혼자 밥을 먹는데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사진; 마이데일리)

 

하지만 그럼에도 '혼자 먹는 밥'이 줄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혼자 먹는 밥'에 대한 사고 방식도 전환되어 간다. 2013년 기준, 빅데이터의 조사 결과, sns 상에서 사람들은 이제 '혼자 먹는 밥'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서러워하는' 대신 떳떳하게 인증하고 긍정적으로 사고 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그렇다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혼자 먹는 밥'의 행태가 용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먹는 밥'의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에 대해 <mbc다큐 스페셜>이 꼽고 있는 것은, 바로 [단속 사회]를 통해 저자 엄기호씨가 진단한 우리 '소통'이 끊어진 우리 사회 현실과 다르지 않다. 즉, 사람들은 오프라인의 관계는 단절시킨 채, sns를 통해 소통한다.

<지금 혼밥하십니까>에 등장한 싱글족도 그렇다. 음식이 나오기 무섭게 사진부터 찍어 sns에 올려 소통하는 그는, 전형적인 '단속 사회'의 일원이다. 이에 대해 심리학과 교수는 진단한다. sns 상의 소통은 심리적 품앗이와 같다고. 즉, 누군가 자신의 감정을 토로했을 때, 서로 괜찮다. 공감한다 하며 댓글을 달아주는 sns의 형식은, 바로 심리적으로 거들어 주는 행위 양태라는 것이다. 바로 그런 심리적 증상의 결과로 등장하게 된 것이 '혼밥'이라고 다큐는 정리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오프라인의 관계의 소통 대신, 인터넷 공간의 심리적 위로를 택하게 되었을까? 이에 대해 <지금 혼밥하십니까>에서 만난 사람들은 말한다. 밥을 먹는 행위조차, 일련의 사회적 행위가 된 사회에서, 인간들 사이의 관계가 위로나 소통 대신, 경쟁과 일을 위한 협업의 도구가 된 세상에서, 사람들은 홀로 밥을 먹기를 택한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중, 그 누구의 눈치도, 간섭도 받고 싶지 않을 때 홀로 밥을 먹는다고 말한다.

 

물론 이렇게 스스로 택한 혼밥족과 달리 사회 경제적 이유로 불가피하게 '혼밥'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음을 다큐는 짚는다.

식당에 들어가자 마자 사진부터 찍어 sns에 올리던 청년은 입사 지망생이다. 아직 사회적으로 그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그의 존재가 그를 '혼밥'하게 만든다. 이렇게 일인 가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사회적으로 안정된 신분을 차지하지 못한 이른바 88만원 세대들의 혼밥은 고달프다. 편의점의 3000원 짜리 도시락이 가장 풍요로운 영양 공급원이 되거나, 인스턴트 즉석 요리들이, 그의 싱크대 선반을 채우기가 십상이다. 인디 밴드의 멤버들에게는 동료와 나누는 밥 한끼가, 곧 그들의 생존을 위협할 만한 무기가 되기도 하는 세상에서, 동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젊은 밴드원은 싱크대에 홀로 서서 먹는 '혼밥'을 택한다.

 

<지금 혼밥하십니까>는 이제는 트렌드가 된 '혼밥'을 트렌디한 존재가 된 허지웅을 내세워 트렌디하게 접근한다. 다큐에서 등장한 '혼밥'은 '혼밥'이지만, 실상, 그 혼밥은 우리가 sns상에서 쉬이 만나는, 사진 속의 '혼밥'이다. 물론 모델 지망생이나, 인디 밴드의 현실을 짚어가며, 혼자 밥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경제적 이유를 짚어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다큐의 톤은 트렌디하다. 거기에서 대한민국 일인 가구 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나이든 사람들의 존재는 드러나지 않는다. 덕분에, '혼밥'은 트렌디한, 혹은 불가피한, 그리고 대안으로서의 젊은이들의 행동 양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건 전체 '혼밥'의 한 부분일 뿐이다.

 

사회적 양식이 되어가는 '혼밥', <지금 혼밥하십니까>는 그 사회적, 심리적, 그리고 경제적 원인을 다양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하지만, 다큐 속 드러난 '혼밥'은 삶의 행태가 달라지면서 등장한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정작 일찌기 '혼밥'을 먹어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외려 '독거노인'을 비롯한 혼자가 된 어른들이다. 그저 이제 나이가 많건, 적건 혼자 살고,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보편적이 되어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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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9.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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