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까지 ebs 다큐 프라임 6부작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가 마무리되었다. 1부 어메이징 데이, 2부 인재의 탄생1, 3부 인재의 탄생 등, 앞의 3부작이 이 시대에 대학생들이 '스펙'이란 강박을 통해 현재 대학 생활을 통해 추구하는 인재상이 아닌, 자신의 삶의 긍정에서 찾아지는 진정한 인재상을 찾는 것을 다룸으로써, 우리의 대학생들이 현재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면,  다시 4부 어메이징 데이2에서 시작된 후반부 3부작은 본격적으로 대학 속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의 과정으로 눈을 돌린다. 


역시나 시작은 10개 대 44명의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우리 대학생들의 진짜 이야기로 시작된다. 1부와 마찬가지로 대학이란 절반의 성공을 성취한 학생들은 하지만 나머지 성공 이력서를 채우기 위해, 세상이 정한 경쟁 구도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 바쁘게 살아간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취직을 위해 스스로 아웃사이더의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어도, 입사 시험에서 동료의 실수를 기뻐하는 자기 자신에 섬뜩해 하면서도,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걷고 있는 그 과정이, '꿈'을 향한 과정이란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대학생들이 걷고 있는 '꿈'을 위한 과정은 제대로 된 것일까?
엉뚱하게도 <왜 대학에 가는가?>란 다큐의 5부 제목은 '말문을 터라'이다. 진정한 대학 생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말하기를 걸고 넘어지다니?
5부의 시작은 오바마 대통령의 내한 연설 장면에서 시작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에게 특별히 질문권을 줬지만, 그 자리에 배석했던 기자들 중 그 누구도 선뜻 손을 들지 않는다. 심지어 대신 나선 중국 기자에게 질문권을 넘기고 만다. 그리고 이 영상을 본 ebs의 기자들 역시 자기 역시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기자들이 이럴 진대, 당연히 대학 강의실의 풍경 역시 다르지 않다. 실험으로 한 수업 시간에 다섯 번을 연달아 질문을 한 학생에게 불편한 시선을 보낼 정도로 우리 대학에서 질문이란 낯선 것이다. 학생들은 지나온 그들의 중, 고등학교 시절처럼 '조용히' 앉아 교수님의 수업을 경청한다. 

▲ EBS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EBS

다큐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이상한 시험을 본다. 1. 사람의 일생에서 인생의 꿈과 행복에 대한 생각이 이루어지는 시기는 언제인가? 2. 운동장, 교실, 도서관에서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은? 3.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기면? 이라는 질문이었다. 대학생들도, 그리고 같은 질문을 받아든 교수들조차, 이 시험지에 나온 답을 고르는 것을 당혹스러워 했다. 
그런데 이 시험지의 질문들은 대학생이 된 이들이 지나온 초등, 중등, 고등 교육 과정 동안 배워왔던 내용들이다. 즉, 이들 학생들은 지나온 과정에서 이런 것들을 배우면서, 그 과정에서 요구하는 모범 답안을 외우고 시험을 보면서 대학생이 된 것이다. 즉, 인생의 꿈과 행복을 이루는 시기는 중학교 시기요, 운동장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오른쪽으로 걷기란 답안을 의심하지 않고 달달 외워야 대학을 갈 수 있었던 시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초등학교 시절 너도 나도 손을 들어 선생님께 자기 생각을 말하던 아이들은 '질문'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리의 교육은 그저 주어진 것을 외워야지 물어볼 수록 이상한 사람이 되는 학생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이 왜 중요한가?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카메라는 시선을 밖으로 돌린다. 세계 노벨상 수상자 중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유태인들의 교육의 산실인 예시바 대학, 그곳의 교육 방식 '하브루타'를 조명한다. 두 사람씩 짝을 이뤄 묻고 토론하는 공부를 하는 이 교육 방식에 깔려있는 생각은 '말로 할 수 없으며 모르는 거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식의 공부가 절대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은 3시간의 혼자 하기 공부와 말하기 공부 방식의 비교 실험을 통해 증명된다. 
일반적인 인간의 생각을 인지라고 하면, 그런 인간의 생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 메타 인지가 바로 말하는 공부를 통해 키워진 다는 것이다. 자신의 입을 통해 묻고 설명함으로써 자신이 아는 것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 분명해지고 자신의 진짜 생각이 키워진다는 것이다. 
결국 질문을 하지 않는, 자신의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 우리의 대학 효육은 가르치되 가르치지 않는 어리석은 과정을 쳇바퀴돌듯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큐는 질문과 말하기 교육을 거들떠 보았던 것이다. 

말을 잃어버린 대학생들, 그래서 생각의 말문을 닫은 대학생들에게서, 그래서 왜 대학에 가느냐란 질문을 던지면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대학, 큰 배움과 큰 물음은 커녕 진리라는 말이 무색해진 대학에서 다시 배움의 답을 찾을 수는 있을까?

그것을 위해 6부 '생각을 터라'는 대학 내에서 적극적으로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 해법을 찾고 있는 교수 3명의 강의를 따라간다. 한 학기 동안 서울대 건축학과 김광현 교수, 한양대 학부 '유쾌한 이노베이션' 강의를 하는 정효찬 교수, 그리고 연세대 철학과 김형철 교수의 강의가 그것이다. 

이 세 교수의 강의를 통해 다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곱 가지이다. 1. 교수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2. 틀에 박힌 수업을 혁신하라. 3. 학생은 실패를 통해 배운다. 4. 질문으로 배움에 도전하라. 5.암기가 아닌 생각을 평가하라. 6. 교수는 학생을 위해 존재한다. 7. 최고의 교수는 학생이다. 세 명의 교수가 수업을 통해 밝힌 비법 일곱 가지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누구나, 다 이상적인 대학 강의를 위해 생각해 낼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 누구나 다 생각할 법한 내용들을 교수들은 실제 자신의 강의를 통해 실천하고 있고, 이들 교수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다큐가 지금까지 지켜 봐왔던 강의실에 수동적인 학생들과 달랐다. 학생들은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흔쾌히 밤을 지새웠으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질문을 던졌고, 다른 동료 학생의 질문에 귀 기울였다. 그리고 한 학기의 강의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조금 더 성숙시키고, 한 단계 발전하고 성취감을 느꼈다. 즉, 소통하지 부재한다는, 진정한 배움을 이룰 수 없다는 대학에서도, 가르치는 교수들이 노력만 한다면 학생들은 달라질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다큐는 증명해 낸다. 

물론, 대학에서 제 아무리 인재를 배출하고 제대로 된 교육을 한다 하더라도, 청년 취업률이 30%를 윗도는 현실에서 대학의 존재는 무기력할 지도 모른다. 진실한 인재와 질문을 던지는 삶보다는 당장의 스펙과 등록금이 긴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신의 내부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인재, 살아가며 끊임없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대학이 기업을 위한 신입 사원 양성소가 아니라, 학문을 배우는 곳이란 본연의 답을 스스로 얻을 수 있는 학생이라면,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 본 세상이 막막하지만은 않을 것이요, 취업률 30%의 사회에 대한 답도 스스로  쟁취해 낼 힘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청년 자살율 1위라는 오명 역시 던져질 수 있을 것이다. 

답은 언제나 그렇듯 가장 원칙적인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게<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는 배움의 시작을 왜곡된 배움으로 얼크러진 우리 대학생들의 삶을 제대로 풀어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이 아니라, 진짜 나머지 인생에서 필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가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학이,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조금만 노력한다면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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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02.0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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