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블러드> 후속으로 kbs2 밤 10시에 <후아유 학교 2015>가 첫 선을 보였다. 광고가 끝나고 시작된 첫 장면, 강소영(조수향 분)이 친구에게 눈을 가려진 채 학교 건물 뒤로 온다. 건물 뒤에서 소영을 기다리는 건, 이유비(김소현 분)의 팔을 잡고 있던 또 다른 친구들. 소영이 오자, 소영과 함께 온 친구들은 '해피버스데이 투유~'하면서  '생일 축하 송'을 불러주고, 생일 축하 케잌이라도 되는 양 이유비의 머리 위에 달걀을 깨뜨리고, 밀가루를 끼얹고, 거기에 까나리까지 붓는다. 잠시 정적, 그런 모양새를 본 소영이 박수를 치며 좋아라 하고, 친구들은 그런 소영의 반응에 더 신이 난다. 오로지 머리에 달걀과 밀가루와, 까나리가 범벅이 된 이유비만이 무릎이 끓린 채 눈물을 흘리며 주먹을 움켜쥔다. 




'학교 폭력'과 '왕따'로 규정된 학교 
'왜 이래'라는 말 몇 마디 외에는 별 다른 반항을 하지도 못하는 이유비의 모습에서 이런 '학교 폭력'이 상시화되었음을 <후아유 학교 2015>는 보여준다. 또한 씻어도 까나리 액젓 냄새를 지우지 못한 이유비에게 짝궁이 저리 가라며 면박을 주고, 자신에게 말을 해야 도와줄 수 있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이유비가 '별 일 없다'고 애써 돌아서는 모습은 주변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실제 별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방관자의 역할을 하는 또 다른 학교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이제 시청자들은 그런 <후아유 학교 2015>의 장면이 낯설지 않다. 이미 이제 12회까지 달려온 <앵그리 맘>의 첫 회부터 역시나 적나라하게 등장했던 학교 폭력이기 때문이다. 아니, 거슬러 올라가 2013년 16부작으로 방영되었던 <여왕의 교실>을 통해 '학교 폭력'의 모든 것은 적나라하게 설명된 바 있다. 그 이후 방영된 드라마 속 '학교 폭력'은 <여왕의 교실>의 또 다른 버전으로 버전만 바뀔 뿐이다. 그래서, 그런 익숙해진 학교 폭력의 고민을 드라마들은 보다 시청자에게 충격파를 줄 강력한 사건으로 그려내고자 한다. 

여성과 남성, 성별의 구분없이 때리고 두들겨 맞는 것쯤이야 이젠 여사가 되었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는 억울한 상황이 등장한다. <후아유 학교 2015>에서 이유비가 결국 학교를 떠나게 된 이유는 가해자인 강소영의 자작극이다. 그 대상이 이유비가 된 것은 첫 회에서 설명하다시피 보육원 13년차의 보호자 없는 만만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딱히 '왕따'를 시킬만한 이유도 없이 드라마 속 왕따는 얼굴 이쁘고 착한 여주인공을 왕따 시킨다. 하지만 그런 '만만한 착한 아이'에게 아이의 편은 없다. <후아유 학교 2015>에서 학교는 가해자의 말을 믿어주고, <앵그림 맘>에서 친구를 보호하겠다고 나선 오아란(김유정 분)은 결국 학교 폭력의 희생자로 입원까지 하게 된다. <후아유>에서 강소영은 보복을 하지 못하게 이유비의 옷을 벗겨 동영상까지 남긴다. 각종 시사 다큐에서 등장했던 '학교 폭력'과 관련된 사건들이 고스란히 드라마 속 설정이 되어 돌아온다. 

하지만 학교를 다룬 드라마들은 단지 '왕따'와 '학교 폭력'이란 문제를 다루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 벌어져도 방관하거나, 심지어 조장하는 '학교'를 부조리의 근원지로 고발한다. 이제 첫 회를 선보인 <후아유 학교 2015>에서 등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또 다른 남자 주인공 태광(육성재 분)의 아버지 공재호(전노민 분)는 극중 중심이 되는 세광고의 이사장이다. 세광고가 생긴 이래 전무후무한 망나니 아들에 승부사적 기질이 있는 학교 이사장 아버지, 벌써 이 소개문구만 봐도, 이사장인 아버지의 승부사적 전횡이 그려진다. 거기에, 강남 한복판에 학군 좋은, 그래서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거센 학교라니! 
<앵그리 맘>의 오아란이 전학간 명성고 역시 강남 한 복판에 있는 집 자제들만 다닌다는 명문 사립 고등학교 이다. 심지어 <앵그리 맘>의 학교는 비리의 온상이자, 엄마 조강자가 자신의 아이를 지키고자 갔던 학교 폭력의 근원지이다. 그리고 그 사학의 비리는, 정관계와 밀접하게 유착되어, 우리의 녹록치 않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상징한다. 



거기에 '사학 비리'는 옵션
'강남', '부유한 집 아이들이 다니는', '사학' 그리고 부당한 성적 중심주의와 '비리'는 이제 커플처럼 짝을 이루어 등장한다. 부유한 집 아이들이 다니는 강남의 한 복판의 학교는, 비리로 얼룰진 사학재단이요,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각종 비리를 눈감거나 앞장서 저지르고, 학생들의 성적 올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각종 학교 폭력 등의 문제를 외면한다. 

물론 드라마니까 거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심을 잃지 않은 선생(<앵그리 맘> 박노아(지현우 분))이 등장하고, 그런 비리에 도전장을 내민 <앵그리 맘>의 오유란같은 학생이 등장한다. 

<앵그리 맘>에 이어 야심차게 <학교 2015>라고 돌아온 학교 시리즈 <후아유>에서 조차 학교란 곳을 '왕따'와 '학교 폭력'이 일상적이 된 곳, 하지만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곳, 그리고 심지어 학교 자체가 성적 중심주의에, 비리의 온상인 곳으로 그려나가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은 2015년의 대한민국 교육을 바라보는 시점이기도 하다. '왕따'와 '폭력'이 클리셰처럼 등장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성적 기계처럼 다루고, 자신들의 이익에 혈안이 되어있다. 그리고 그것이 거짓이 아니다. 

하지만 <앵그리 맘>에 이어, <후아유>에 까지 고스란히 이어진 이 학교 클리셰가 한편에선 강도 센 자극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뻔해지기 시작한다. 그것이 우리 현실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사회적으로 지적된 그런 문제 외에는 현실의 우리 학생들을 설명할 코드가 없는가 하는 아쉬움도 느껴진다. 마치 빨간색과 녹색의 보색으로 칠갑을 해놓은 그림처럼, 자극적으로 시선을 끌지만, 그 안에 숨겨진 무지개빛 또 다른 색채들이 아쉬운 느낌. 다른 색채가 이성간의 사랑으로만 채워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왕따'와 '폭력', 그리고 '사학 비리'로 점철된 이 비윤리적인 공간에 오늘도 우리의 아이들이 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설명하는 코드로, 이것들은 너무 단순하지 않은가하는 아쉬움이다. 부디 뻔한 클리셰로 시작된 <후아유>가 학교 생활의 실제를 잘 살려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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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5.04.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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