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조선 총잡이> 마지막 회, 갑신정변이 실패로 끝난 후 겨우 목숨을 건진 박윤강(이준기 분)과 정수인(남상미 분)은 산채를 꾸려 사람들과 생활을 한다. 고부에서 탐관오리 군수가 백성을 괴롭힌다는 소식을 들은 윤강은 부하들을 이끌고 출동하고, 고부 군수 조병갑은 '총잡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혼비백산 하는 걸로, 드라마는 마무리된다. 

고부 군수 조병갑이라? 다름아닌 동학 농민 전쟁의 도화선이 된 바로 그 고부 민란의 그 문제적 인물 아닌가? 그렇다면, 그 조병갑을 혼내주러 온다는 박윤강은? 전봉준이 되는 것인가? 아니, 말을 타고 총을 쏘며 나타나는 의적 전봉준이라니? 
이렇게 우리가 너무나 익히 아는 역사적 사실에, 의인 박윤강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조선 총잡이>는 마지막으로 무리수를 둔다. 하지만, 어쩌면, 이 마지막 회의 무리수는, <조선 총잡이>란 드라마를 내내 지탱해 왔던 딜레마의 한 증표일 뿐일 지도.

가장 전근대적인 국가 '조선'과, 근대적인 무기 '총잡이'를 역설적으로 합침으로써, <조선 총잡이>는  근대의 물결에 휘말린 조선 말기 인물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리고자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조선 제일의 무관인 아버지를 둔 아들이, 억울한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하려고 나서지만, 그 또한 아버지를 저격했던 자들에 의해 죽음의 문턱에 이르고 만다. 바로 그때, 운명적으로 그의 목숨을 구해준 인물이 바로 김옥균! 그렇게 박윤강은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일본에 보내지고, 근대적 인물로 재탄생하게 된다. 
그에 반해, 어찌보면 운명적으로 개화를 선택하게 된 박윤강과 달리, 일찌기 통역관으로 외래의 문물에 일찌기 눈을 뜬 아버지 덕분에, 조선 말기 '신지식인'으로 활약하는 박윤강의 사랑 정수인의 경우는 목적의식이 뚜렷한 개화파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권신의 서자로서 태생적 한계를 개화 사상과 일본 유학을 통해 풀어보려 했던 김호경(한주완 분)이야말로 어찌보면 가장 개화파의 전형적 인물에 가까운 모습이다. 

뜻하지 않게 김옥균의 도움으로 일본을 가게 되어 운명적으로 개화적 인물이 된 박윤강과, 철학적 세계관으로 자기 확신이 확고했던 정수인, 하지만, 정작 드라마에서 그들의 활약은, 임오군란, 갑신정변으로 이어지는 격동기의 조선을 살아낸 현실적 인물이라기 보다는, 전형적인 사극의 주인공으로서 정의로운 의인과 그가 사랑한 강단있는 여인의 캐릭터를 벗어나지 못한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사진; tv데일리)

그리고 이렇게 전형적인 두 주인공 덕분에, 고생하는 것은 역사가 된다. 개화적 인물이 된 두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해, 드라마 중후반에 이르도록 드라마적 갈등의 구도는 마치 정조의 현신인 듯 개혁 군주로서의 포부를 지닌 고종과, 그에 대립되는 척신 세력으로 이어진다. 개화파에 속하는 주인공들, 심지어 신식 군대 별기군에 중요 직책을 맡은 김호경 덕분에, '임오군란'은 척신들의 손아귀에 놀아난 구식 군대의 해프닝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척신들의 전횡에 대항하여 자신의 세력으로 개화파를 적극적으로 기용했던 고종 캐릭터는, 무기력한 그의 역사적 현실로 인해, 드라마의 중반 이후 방향을 잃는다. 오죽하면, 마지막 회, 갑신정변을 겪고 갑오개혁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그 승인의 이유가, 더는 자신의 주변 인물이 자기로 인해 죽기를 원하는 않는다는 지극히 인간적인 감상을 가진 초라한 인물로 귀결된다. 
명성황후 역시 마찬가지다.  개화 세력인 수인을 자신의 측근으로 들이는 등 개화 세력에 친근한 인물이었다가, 정작 갑신정변이 일어나자 권신 영의정을 활용해 청국군을 불러 들이는데 앞장서는 이율배반적인 결정을 하지만, 명성황후의 취약한 외세관은 드러나지 않은 채, 현명한 국모이거나, 지아비인 고종을 대신할 만한 강단있는 리더의 모습으로만 그려지기 십상이다. 
이런 고종의 모습이 옳다거나, 저런 명성황후의 모습이 맞았다가 아니라, 드라마가 스토리를 전개하기 위해, 주인공들의 활약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역사적 인물을 일관성 없이 편의적으로 재해석해 냈다는데 <조선 총잡이>의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개화기의 문제적 인물 김옥균으로 가면 한술 더 뜬다. 우리 역사에서 실패한 혁명으로 규정된 '갑신정변'의 주역이었던 그는, 박윤강을 구해 일본으로 보내준 의인이었다가, 드라마 후반 등장하여, 박윤강, 정수인과 함께 개혁을 추진하는가 싶더니, 갑신정변 과정에서, 느닷없이 주인공들을 배신한 채, 무모한 개혁을 시도하는가 싶더니, 그 마저도 주인공은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상황에서 비겁하게 일신의 안전만을 도모한 비겁한 인간으로 그려낸다. 

역사적으로 '갑신정변'은 일본 유학등을 거쳐 개화에 눈을 뜬 급진적인 신진 엘리트에 의해 주도된 하향식 개혁으로 규정된다. 그런데 이들의 급진적인 성향에 '정변'으로 불을 붙인 것은, 명성황후의 측근인 민영익과, 명성황후의 '변심'이다. 이들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이들의 후원을 얻어 정권의 힘을 확장시켜 나갔던 이들이, 자신들의 권력의 편의에 따라, 급진 개화파인 김옥균 등을 소외시킨데서 '갑신정변'의 단초는 마련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패한 개혁 세력인 김옥균은, <조선 총잡이>에서 비겁한 권력욕을 가진 사람으로만 그려진다. 그럼으로써, 이들과 함께 한 박윤강, 정수인의 정당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윤강과 정수인은 김옥균등이 인지하지 못한 '신분제 타파' 등의 갑오개혁의 진정성을 실천하고자 한 혁명적 의식의 소유자이며, 김옥균등이 깨닫지 못한 외세의 개입으로 인한 위험성을 미리 간파한 현자들이다. 박윤강과, 정수인은 비록 갑신정변에 합류했지만, 당시 급진적 개혁 세력들이 가진 역사적 한계를 뛰어넘은 인물들로, 덕분에 그들은, '갑신정변'의 주역이지만, 동시에 '피해자'가 되어, 그들이 도모한 정변의 책임을 모면해 갈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완벽한 역사적 인식을 가진 인물들로, 역사적 원죄를 뒤집어 쓸 필요가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러기에, 앞장서 왕과 왕비를 궁궐 밖으로 유인하고, 그를 위해 폭약을 폭파하려던 시도를 하기까지 한 이들은, 김옥균 등의 오판으로 실패한 '개혁'에 대해 그 어떤 죄책감이나, 반성도 없이, 다시 한번 '백성'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방식이 전봉준같은 식이라니? 역사 교과서에도 나와 있지만, 개화파의 사상적 계보를 그나마 가지고 있는 조선 말기의 운동 방식이라면, 그나마 '애국 계몽 운동'이 어울릴 법도 하건만, 가장 이질적인, 동학 농민 운동이라니? 그것도 쾌걸 조로식으로 총을 들고 악인을 혼내주러 출동하다니 말이다. 역사적 패러디라 해도, 이건 '썩소'를 불러올 상상력이다. 

애초에 아비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의 도움을 받아, 일본인으로 행세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박윤강이 어떻게 그리 현명한 일본관을 가질 수 있었으며, 고종의 청조차 마다한 채 아비의 원수를 갚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였던 그가, 어떻게 갑자기 '민중의 대변자' 연 하며 갑신정변의 성격을 확대시키는지, 드라마는 타당한 설명을 부여하지 못한다. 아비의 죽음을 고민하는 과정에 척신들의 권력에 항거한 거까지는 맥락이 닿지만, 그것이, 이후의 개화파의 한계를 뛰어넘는 '의인'으로서 박윤강을 설명해 내기에 드라마의 전개는 역부족이었다.  

조선 말기, 가족적 상처를 입은 젊은이가 뜻하지 않게 개화의 물결에 휩쓸리게 되어 '갑신정변'에 이르게 된 젊은이를 그리고자 한 역사적 상상력은 그간 드라마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반가운 시도다. 하지만 친일과, 개화라는 우리 역사가 가졌던 딜레마를 소화해 내기에 <조선 총잡이>버거워 한다.  개화기의 지식인으로 그리자니, 그의 결말이 김옥균과 같은 친일파가 되어야 할 것같고, 그렇지 않은 인물로 표현하려니, 역사적 현실성을 상실한 뻔한 영웅이 되고 만다. 

역사를 극복하는 것과, 역사를 윤색하는 것은 다르다. 역사적 인물로서, 당대를 살아낸 인물로서의 현실감을 놓쳐서는 안된다. <조선 총잡이>의 박윤강은, 해석으로서의 역사보다는, 역사를 밑밥으로 한 영웅전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차라리, 박윤강이 김옥균처럼, 한정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몰락할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인물이었다면, <조선 총잡이>의 운명적 정취는 한결 배가되었을 것이다. 총알도 피해가는 고수 총잡이의 비현실성이 드라마의 전개 속에서까지 이어진듯한 드라마, <조선 총잡이>, 그래서 아쉽다. 


by meditator 2014. 9. 5. 10:31

임오군란에 대해 포털에 물어 보았다.

임오군란; 1882년(고종 19) 6월 일본식 군제(軍制) 도입과 민씨정권에 대한 반항으로 일어난 구식군대의 군변(軍變). (두산백과)
하지만 드라마 <조선 총잡이>가 광복절 하루 전날인 8월 14일 방송을 통해 다룬 '임오군란'은 이와 달랐다. 

<조선 총잡이>라는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역사적 갈등의 근간은 개혁 세력인 고종과 그의 측근들, 그리고 이에 대해 반기를 드는 기존 수구 세력들이다. 
실권을 쥐고 정권을 흔들어 왔던 집권 세력들에 대해, 젊은 왕이 야심차게 개혁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 왕에 대해 기존 수구 세력들은 '중종 반정'처럼 왕을 갈아치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자 했고, 그 결과로 드러난 것이 '임오군란'인 것이 드라마적 내용이다. 졸지에, 구식 군대의 '난'은 기존 수구 세력의 '반정' 도구가 되었다. 

역사란 '해석'이다. 
누구든 자신만의 입장에 서서 새롭게 해석할 자유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 앞에 펼쳐진 역사는 당시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전달 된 것이 아니라, 군데군데 디딤돌이 빠져있는 냇물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디딤돌을 놓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역사'를 건넌다. 하지만, 디딤돌을 놓는 방식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끝나지 않는 전쟁이 되어가는 '국사 교과서' 선정과 관련된 논란은 바로 이런 디딤돌의 선택과 선정 방식에 대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 총잡이>의 '임오군란'의 해석은 매우 위험하다. 

실제 '임오군란'의 진행 과정을 보면, 구식 군대들은 군란의 진행 과정에서, 당시 정권을 틀어쥐고 있었던 명성황후 세력에 대해 반발을 하는 한편, 사태가 발생하자, 대원군에게 달려가 자신들의 입장을 토로하며 함께 해줄 것을 종용했다. 또한 이후의 과정에서 대원군의 수하가 가담했다는 내용도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사실 그 어디에도 그들의 배후에 당시의 수구 권력 세력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또한 그들과 함께 했던 수구세력이 있다해도, 5위영 군인들의 실직을 막지 못했을 만큼 실질적 능력이 없었다. 

오히려, 당시 '임오군란'을 일으킨 군사들의 경우, 그들이 목표로 삼았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명성황후와 그 측근들의 권력 남용이었다. 즉, 개화파와, 수구파의 대립 격화라고는 하지만, 이미 정권은 명성황후와 그 측근들에 의해 전횡되었고, 그들의 매관매직과, 권력 남용이 도를 넘었고, 그들이 만든 신식 군대 별기군에 대한 '편애'와, 5위영 등 구식 군대 군인들의 실직과, 개편된 무어영, 장위영 군대에 대한 형편없는 처우, 밀린 녹봉들이, 구식 군대의 '난'을 일으킨 직접적 원인이었던 것이다. 


즉, 드라마는 기존 권력을 잡아오던 집권 세력에 대해, 개혁세력으로서 고종과 명성황후, 그리고 그 측근을 설정하였지만, 이미 '임오군란'이 일어날 당시, 조선은, 명성황후와 그 측근들이 권력을 틀어쥔 상태였고, 그들의 도를 넘은 권력 남용과, 그로 인한 후유증이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또한 <조선 총잡이>가 미처 그려내지 못하고 있는 혹은 그리고 있지 않은, 하지만 그래서 위험한 역사적 사실이 있다. 
' 군민들은 별기군 병영으로 몰려가 일본인 교련관 호리모토(掘本禮造) 공병소위를 죽이고, 민중과 합세하여 일본 공사관(서대문 밖 청수관)을 포위, 불을 지르고 일본순사 등 13명의 일인을 살해했다. 그러나 하나부사(花房義質) 공사 등 공관원들은 모두 인천으로 도망쳐서 영국 배의 도움으로 본국으로 돌아갔다.  (한국근현대사사전)

즉, 드라마에서는 개혁 세력은 상당히 자주적인 세력으로 등장하며, 별기군의 책임자는 좌상의 서자인 김호경(한주완 분)으로 그려져 있지만, 당시 별기군의 교관은 일본인이었고, 임오군란  과정에서 구식 군대의 군인들이 그 분노의 향방으로 일본을 삼았다는 것은 이미 당시 궁정에 일본의 영향력이 상당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또한, 임오군란에 가담했던 군인들이 이후, 일본에 대항한  '의병'의 단초가 되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미 당시 정권의 친일본적 폐해가 드러나기 시작했던 시기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 고종은 강단있는 개혁 세력일뿐이고, 명성황후는 그런 왕의 지혜로운 조력자일 뿐이다. 별기군의 책임자 김호경은 그저 일본에서 유학을 했을 뿐이고, 드라마의 주인공 박윤강(이준기 분)는 그저 우연히 운명처럼 김옥균을 만나 일본에 가서 일본인의 도움을 받았을 뿐이다. 
14일 마지막 장면, 왕후조차 궁궐에서 도망친 후 고립무원의 고종에게 측근은 청의 도움을 받을 것을 청한다. 그때 김옥균은 반대한다. 청의 도움을 받는다면, 나라가 청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하지만, 정작 드라마는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그가, 말한 청의 도움을 받는다면 나라가 청의 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이면에, 그가 의존하고 있는 것들을. 즉, 드러나지 않는 '친일'이 바로 <조선 총잡이>의 결정적 문제점이다. 


구한말 조선이 스러져간 상황을 목도한 한 이방의 역사학자는 말한다. 어떻게 그토록 집권 세력이 순진하게 나라를 외국에 넘겨줄 수가 있는지 신기했다고. 고종과 명성황후의 문제점은, 단지 임오군란이 일어나고, 청을 불러들인 것이 아니다. 그들이 생각했던 개혁을 주체적인 능력이 아닌, 일본에 의지해서 실행하다, 그게 안되니 청을 불러들이고, 또 그게 안되니 러시아 공관으로 도망가고, 한반도를 열광들의 놀이터가 되도록 자진해서 그들을 불러들인, 그 얄팍한 역사적 안목, 그리고 그에 의지해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려던 안일한 자세에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박윤강의 아비의 억울한 죽음에 몰두한 <조선 총잡이>는 그렇게 드라마를 끌고가지 않는다. 고종은 하염없이 의분강개한 개혁적 군주요, 명성황후는 그의 옆에서 고독한 왕을 품어주고 도와주는 '영리하고 따뜻한 여인'일뿐이다. 주인공 박윤강도, 정수인(남상미 분)도 그저 의로운 인물들일 뿐이다. 시대는 바야흐로 열강 세력들이 몰려오는 조선 말기인데, 드라마가 그려내고 있는 상황은 흡사, 조선 중종 시기의 권력 구도와도 같다. 그러다 보니, 단순하게, 고종은 마치 정조처럼 개혁을 꿈꾸는 군주라 단순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것이고, 명성황후는 실질적 권력자가 아니라, 단순하게 그를 지켜주는 '여인'이 되는 것이다. 

<조선 총잡이>가 가진 문제점은 그저 '임오군란'에 대한 색다른(?) 해석에 있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말하지 않은, 그래서 더 심각한 당시 조선에 이미 짙게 드리우고 있는 '일본'의 그림자이다. 일본 상인의 도움을 받은 박윤강, 일본을 통해 들어온 신식 문물에 깊게 경도되어 있는 정수인, 그리고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김호경, 오랫동안 일본에 칩거하다 돌아온 김옥균까지, 그 누구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정확히 드러내지 않은 채, 의로운 인물인 척,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 이렇게 가다보면, 이른바,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근대화 과정이자, '진보'이자, '발전'이라는  해석도 그리 이물감이 없이 그려질 거 같다는 불안감은 노파심일까? 그래서, '임오군란'에 이어, 다가올 '갑신정변'이 더욱 의심스럽다. 과연 이 드라마는 '갑신정변'을 어떻게 설명해 낼까? 


by meditator 2014. 8. 15. 11:44

변방을 지키다 고종의 부름을 받고, 왕의 최측근인 무위소 별장이 된 박윤강(이준기 분)의 아버지 박윤한(최재성 분)은 조선 제일의 검객이었다. 조선 최고의 칼잡이답게, 개화파들을 저격하는 총잡이들에게 칼로 맞서던 그는 결국 총에 의해 쓰러졌다. 그리고 그의 아들 박윤강 역시 총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일본인 거상이 되어 나타난 일본인 하세가와 한조, 그는 아비의 복수를 하기 위해, 아비의 무기 칼 대신, 총을 들었다. 


<조선 총잡이>라는 제목부터 아이러니다. 500여년을 이어 온 전통의 나라와, 가장 근대적인 무기인 총이라니, 당연히 내용도 그러하다. 조선 최고의 검객 아들이 아비의 복수를 위해 든 총!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보면, 제목이나, 드라마가 보여주는 내용만이 아니라, 이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조선 개화기의 상황 자체가, '조선 총잡이'이와 같은 '모순' 그 자체다.

7월 10일 고종(이민우 분)은 역관 정회령(엄효섭 분)을 만난 자리에서, 조정을 장악하고 있는 권신들에 대적하기 위해, 즉 지금의 조정 안에서 왕의 권한을 늘릴 수 없기에, 대신 새로운 기관, '아문'을 만들 것을 다짐한다. 보수적인 권신들은 '수구'적인 입장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않기에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 개화적 내용을 적극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고종의 구상, 혹은 개화파 정회령의 제안은 결국 1894년 '갑오개혁'으로 실현된다. 
드라마 상 고종은 많은 비중은 아니지만, 등장할 때마다, 척신들이 전횡을 일삼는 닫힌 조선에서, 외국의 문물을 받아들여 나라를 근대화하고, 권신들을 제압하고자 하는 '의식있는' 군주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고종이 손을 내민 것이, 내재적으로 형성된 '개화파'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갑오개혁'의 실체는 어떨까? 
1차 갑오개혁의 주체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종이 아니었다. 청일 전쟁 과정에서 청나라 쪽으로 기운 고종과 명성황후에 대해, 일본은 궁궐에 난입하여 명성황후 세력을 몰아내고 대원군을 옹립한 후, 김홍집 등 개혁 세력을 중심으로 갑오개혁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왕이었던 고종은 배제되고, 일본의 영향력 하의 김홍집 등의 17명의 의원들이 만든 군국기무처 등을 통해 기존 6조를 대신할 8아문 등이 만들어진다. 

즉, 고종은 새로운 나라, 왕권이 중심이 되는 나라를 꿈꾸었지만, 더 이상 왕권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아니었고,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조선은 강력한 친정을 꿈꾸던 고종의 희망을 품어줄 수도 없었다. 또한 개화를 통해 강력한 근대 국가를 꿈꾸던 개화 세력 역시, 섣부르게 의탁한 일본에 의해 꼭두각시 노릇을 하게 된다. 결국 나라 안의 적을 제거하기 위해, 불러들인 세력이 보다 강한 적이 되어, 고종도, 개화파도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이제이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건은 고종 만이 아니다. 
보부상단의 수장 최원신(유오성 분)의 총을 맞고 죽은 것으로 되버린 박윤강도 마찬가지다. 천재일우로 죽어가던 그를 살린 것은 바로 훗날 갑신정변을 시도한 급진 개화파 김옥균(윤희석 분)이다. 그의 구명 덕분에 일본으로 건너간 박윤강은 복수를 위해 자신을 버리고 일본인 하세가와 한조로 거듭난다. 그리고 조선 제일 검객이던 아버지 덕분에 남못지 않게 다루던 칼을 버리고 아버지를 죽인 총을 택한다. 


아버지를 죽인 복수를 하기 위해, 바로 아버지의 무기를 택한 박윤강의 딜레마는, 그저 한 개인의 딜레마이기 보다, 어쩌면 조선 말기, 외세와 외국의 문물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역사적 존재가 택할 수 있는 불가피한 선택의 길을 상징한 듯이 보인다. 
아버지를 죽인 총잡이, 보부상단의 수장 최원신, 그리고 그 배후가 되는 척신 세력, 그들을 없애기 위해, 가장 강력한 그들의 상대가 되는 일본과 손을 잡은 박윤강, 그는 그의 희망대로, 이제 최원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일본인 거상 하세가와 한조가 되었다. 그런 그의 앞에 보부상단 수장 최원신은 한없이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를 거상으로 만들어준, 일본이, 과연 그에게 아무런 댓가를 요구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그의 복수를 위한, '이이제이(以夷制夷)'는 모든 개화파들이 그러했듯, '매국(賣國)'의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눈 앞의 적을 없애기 위해 손을 잡은 세력이, 어쩌면 더 큰 적이 되는 운명에 처한 사람들, 그리고 바로 그런 개항기 조선의 딜레마가, <조선 총잡이>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by meditator 2014. 7. 11. 11:21

결국 친정에 접어든 고종 곁에서 그의 힘이 되주었던 박윤강(이준기 분)의 아비, 박진한(최재성 분)은 고종을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권문세가 김병제(안석환 분)의 의도대로 최원신(유오성 분)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둔다. 조선 제일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딸을 구하고, 아들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총구 앞에 피 흘리는 몸을 내민 결과이다. 김병제의 음모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단지 고종의 오른팔을 죽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빌미로 삼아, 박진한을 대원군을 복귀시키려는 반란의 주모자로 몬다. 안동 김씨 가문의 거두 김좌영(최종원 분) 앞에 모여든 권신들은, 저마다 사헌부며, 대신들이며를 책임지겠다며 음모를 키워나간다. 


얼마전 종영한 <정도전>에서, 조선의 기틀을 만든 정도전을 대놓고, 왕은 그저 신하들을 품어주는 어버이같은 존재라 일갈한다. 즉, 정치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자신들과 같은 유학을 터득한 선비들이, '민본'의 정신을 살리며 할 터이니, 그저 왕은 그런 자신들의 울타리 노릇이나 하라고 대놓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정도전 자신도, 군권까지 틀어쥐며 요동 정벌에 나선 그의 권력 독점을 못마땅하게 여긴 이방원 일파에 의해 제거되고 만다. 그리고 드라마 <정도전>에서 이방원이 자신만만하게 엄포를 놓듯, 조선을 만들다시피 했음에도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사라진 정도전은 고종 대에 이르러서야 정치적으로 복권이 된다. 

그런데, 만약에 정도전이 하늘나라에서, 470여년이 지난, 그래서 자신을 복권시켜준 고종 연간의 조선을 보면 어땠을까? 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무위소 별장이나 되는 왕의 오른 팔을 가볍게 쳐내고, 그를 반역죄로 몰아가는 권문 세족 김씨 일가를 보면서, 자신이 뜻하던 대로, 유림들이 다스리는 나라가 되었다고 반겼을까?

아마도 하늘 나라에서 고종 연간의 조선을 정도전이 보았다면, 그곳에서 다시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을 정도로, 조선의 마지막은, 그가 만든 제도는 여전하되, 그 제도는 전혀 다른 의도로 전횡되어, 오히려 고려 말 권문 세족이 판치던 세상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괴로워 할 것이다. 

(사진; tv리포트)

정도전이 만든 조선은, 단지 그의 뜻이 관철된 제도로써의 유림의 정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나라이다. 왕은 새벽부터 일어나 유학자인 대신들과 유학을 공부하고 논해야 했으며, 왕의 권력은 그 아래 삼정승으로 부터 견제를 받고, 그도 모자라, 사간원처럼 아예 견제를 목적으로 한 기관을 통해 사사건건 간섭을 받아야 했다. 왕이 신하들의 뜻에 거스르는 어떤 일을 하면, 사간원을 비롯한 신하들의 상소가 빗발치고, 전국의 유생들이 궁궐 앞에 몰려와 항의를 했다. 

정도전이 이런 제도를 만든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유학을 공부한 자들의, 유학의 정신에 입각한, 백성을 생각하는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도이다. 이런 정도전의 정치 철학은, 일찌기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의 철인 정치와도 궤를 같이 한다.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자에 의해 선도되는 정치말이다. 하지만, 그 자신이 괴물이 되어가며 자신의 오랜 벗 정몽주와도 대립각을 세우며 새롭게 만들어 냈던 조선이라는 나라가, 불과 몇 백년 사이에, 진짜 괴물인 권문 세족들의 나라가 된 것에 대해 정도전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멀리 갈 것도 없다. 뜻을 함께 해서 조선을 건국했지만, 이방원의 왕자의 난 과정에서, 정도전과 등을 돌린, 조준 등은 이후, 척신이 되어, 조선의 첫 번째 권문 세족이 된다. 자신에게 집중된 권력을 오로지 자신이 뜻을 세운 '민본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쓰고자 했던 정도전과 달리, 이미 조선 초기부터, 온갖 특권과 그에 따른 댓가로 토지를 획득한 공신들로 인해, 정도전 등이 의도했던 백성에게 토지를 나누어 주겠다는 제도는 조선 초기부터 땅부족 현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권력과 부를 나눠가진 공신세력의 등장은, 이후, 고려 말 이후 재야에 묻혔던 또 다른 유림 세력인 사림파와의 갈등을 낳는다. 공신 세력과 사림 세력의 대결, 그리고 사림 세력의 숱한 이합집산은 우리가 일찌기 교과서를 통해 배운바, 다수의 당쟁과, 사화로 연결돤다. 그리고 그 피튀기는 당쟁과 사회의 최종 승자는, 바로 우리가 <조선 총잡이>를 통해 만나게 되는 노론, 그 중에서도 안동 김씨 권문 세족이다. 그들은, 정도전이 뜻하던 대로, 왕을 병풍으로 만들고, 자신들이 국가를 경영한다. 하지만, 그들의 뜻은 정작 정도전의 뜻과 다르다. '민본'을 기치로 내걸고, 유학자로서의 도리를 다하며,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는 대신, 노론, 그리고 안동 김씨의 권문 세족들의 정치는 그 목적이 오로지 김씨 일문의 영화를 위해 펼쳐진다. 정도전이 입안한 제도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리고 정도전이 원하던 대로, 유학자들이 나라를 경영하게 되었지만, 정작, 고종 연간의 유학자들은, 정도전이 생각하던 그 유학자들이 아니라, 그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학'을 도구로 사용하는 협잡꾼들일 뿐이다. 똑같은 제도이지만, 그것을 누가 어떻게 운용하는가에 따라, 그 제도는 '민본'의 수단일 수도, 권문 세족의 권력 수단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정도전>과 그로 부터 470여년이 흐른 <조선 총잡이>의 조선이 보여준다. 같은 조선, 다른 나라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그들이, 닫혀진 나라를 열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나라를 제대로 다스려 보겠다는 고종의 친정 의지를 꺾고자, 아무 죄도 없는 박윤강의 아비, 박진한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거기에, 권력에 붙어 역시나 자신의 이권을 보장받으려는 보부상단의 접장 최원신(유오성 분)이 있다. 당장은 아비의 증언에 따라 보부상단을 향해 복수의 총구를 겨눈 박윤강, 그가 아비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감에 따라 결국 그 총구는, 조선이라는 나라는 망해도, 자신들은 친일파로 거듭나며 권력을 유지해간, 안동 김씨 권문 세족을 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by meditator 2014. 7. 4. 06:51

6월 25일 이준기 주연의 <조선 총잡이>가 첫 선을 보였다. 

지극히 '서부영화적'인 제목, 총잡이를 내세웠는데, 정작 드라마의 배경이 된 것은 고종 친정 3년 시기, 개화와 수구의 세력이 첨예하게 맞붙는 시기이다.  아직 조선 군대의 무기는 구식 무기인 칼과 활이요, 느닷없이 등장한 총에 대해, 무위소 부관은 신미년에 미국의 양요에서 첫 선을 보인 무기, 화승총이 아닌 총에 대해 조선에서 당할 무기는 없다 고개를 젓는 그런 때이다. 


신식 무기의 대명사인 총인데, 그래서 당연히 개화 세력의 대변자가 되어야 할 총구는 아이러니하게도 개화 세력의 대표자들을 향한다. 드라마가 시작되자, 저잣거리에서 개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저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나라가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이라는 연설을 하던 개화파의 거두 현암(남명렬 분)을 쓰러뜨린다. 그리고 현암을 지켜보던 박진한은 칼을 휘두르고, 활시위를당기며 처격을 했던 총잡이를 쫓는다. 
현암이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고종(이민우 분)은 분노한다. 자신이 친정 체제 이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했던, 그리고 그를 위해 불러들이려 했던 개화 세력이 하나 둘 쓰러지는 것이, 곧 자신의 개화 노력에 대한 제지라고 느낀 고종은 구식 무기를 쓰는 별장 박진한(최재성 분)으로 하여금 자신을 도와 개화를 실현한 마지막 인물 오경(김정한 분)을 지켜 줄 것을 부탁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개항 시기의 역사적 대립각 중 하나는 구식 군대와 신식 군대 별기군의 대립,  칼 vs 총, 결국 '임오 군란'으로 귀결된 신구 세력과 그 상징적 무기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정작 드라마는 그런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고정 관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발상을 한다. 개화를 추구하려는 고종, 하지만 아직 그의 손에 쥐어진 무기는 구식 군대의 칼과 활, 정작 그의 개화를 제지하려는 수구 세력들이 개화 세력을 암살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총!
결국 이를 통해, 개화와 수구, 총과 칼이라는 우리의 역사적 고정 관념을 뒤엎으며, 무기란 결국,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지 않음을 드러낸다. 즉, 이는, 조선 제일 검, 하지만 이제 개화를 추구하는 고종의 오른 팔이 되어, 수구 세력의 제거 대상이 된 박진한의 아들이자, 그 역시 총구 앞에서 결코 주눅들지 않으며 칼을 뽑아 덤비는 무예에 능한 박윤강(이준기 분)이 총잡이가 될 수 있는 드라마적 배경이 되기도 한다. 

1회는, 개화 세력과 그를 불안하게 여기는, 하지만 절대적 힘의 우위를 자랑하는 수구 세력의 대립과 각각의 인물들을 설명하는데 진력한다. 조선 제일검 박진한과 하지만 그의 아들임에도 기생집 한량으로 세월을 보내는 박윤강,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현암의 제자가 될 만큼 개화적 의식이 뚜렷한 정수인(남상미 분), 그런 수인을 돕는 보부단 수장의 딸 최혜원(전혜빈 분)과 그 주변 인물들의 역학 관계를 설명하기에 진력한다.


그런데, 비록 드라마는 고종 시대, 칼과 총이 맞부닦치는 역사적 격변기를 대상으로 삼지만, 극의 얼개는 그리 낯설지 않다. 개혁을 하려던 왕의 최측근으로 왕을 돕는데 앞장서다, 정치적 기득권 세력의 눈 밖에 난 아버지, 아마도 결국 그 아버지는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사는 아버지를 심드렁하게 여기던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각성하고, 아버지의 복수이자, 아버지가 완수하지 못한 신념을 위해 떨쳐 나서는데, 여기에 신념에 찬 여주인공이 합류한다. 이미 <공주의 남자> 등의 사극을 통해 익숙해진 얼개이다. 작가진은 드라마스페셜을 통해 입봉한 신인작가들이지만, 김정민 피디가 바로 <공주의 남자>의 연출자이다. 
덕분에 드라마는, 드라마로서는 생소한 칼과 총의 대결에, 개화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정작 전개의 방식은 어디선가 본듯 익숙하다.
그리고 그 익숙함은 낯선 배경, '총잡이'라는 낯선 이야기를 들고 나온 <조선 총잡이>의 생경함을 보완해주는 안전 장치이자,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뻔해보이게 만드는 위협 요소이기도 하다. 
부디 <조선 총잡이>가 뻔한 '복수'를 매개로 한 사극을 넘어, 격동의 개화기를 제대로 담는 한편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 


by meditator 2014. 6. 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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