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연예인들이 학교 생활을 다시 체험하는 것만으로 어떤 예능적 재미를 뽑아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부호가 달렸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단 일주일의 학교 생활만으로도 헤어짐이 슬프고 아쉬움을 남겼던 무던한 출발을 보였던 가운데, 두번 째 학교 생활을 맞이한다. 


두번째 학교로 선정된 곳은 '신장 고등학교'이다. 똑같은 고등학교 생활이지만, 이전의 '선정 고등학교'가 남녀 공학이지만 서로 다른 반에서 생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출연진이 '전학'을 하게된 학교는 한반에서 남녀가 같이 생활하는 다른 생활 환경을 보인다. 덕분에, 같은 학교 생활을 경험했던 출연진들은 똑같은 고등학교임에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인 학교 생활에, 새로운 설레임을 안고 '전학' 생활을 맞이한다. 또한 허가윤, 강준이 빠지면서, 새롭게 등장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이제는 배우이기보다는 예능인으로 더 활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홍은희와, 2am의 조권이 가세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똑같은 남녀 공학이지만, 이전의 학교와 다른 '남녀 합반'은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예능적 재미를 선사한다. 선생님의 표현대로, '선비'같은 남학생들과, '삐삐'같은 여학생들의 대조적인 모습에서부터, 초등학생 시절에서나 볼 수 있을 것같은, 남녀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공기'를 하는 모습은, 그 자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몰랐던 요즘 학생들의 모습을 알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남녀가 같은 반에서 수업을 하며 일어날 수 있는, '누가 누구와 사귄다'라는 흔한 해프닝에서부터, 그것이 알려지면 전국민이 알게된다며 조심하는, 학생들의 '예능감'에, 남녀가 한반에서 공부하면서 발생하는 '썸'은 아니지만, '훈훈한' 정서 역시 '남녀 합반'만이 가진 색다른 묘미이다. 물론, 남녀이지만, 같은 반에서 생활하다보니, 이제는 그 앞에서 반바지 위에 걸쳐입은 치마를 불쑥 벗는게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닌, '문화 충격'은 덤이다.


이미 학교 생활을 한번 체험했기에, 하지만 '매점'이 없다거나, 실내화를 신어야 한다는 등 달라진 환경에 조금은 당황하면서도, 성동일, 혜박, 윤도현등은, 이미 그 이전 학교에서부터 일관해온 자신의 캐릭터에 충실한다.  한참 연배의 선배같거나, 때로는 아버지 같기도 한 성동일의 여유로움, 일단 '매점'부터 찾고 보는 기센 짱언니 같은 혜박의 적극성, 모범생 모드로 일관하지만, 맞춤범 맞추기 등에서 좌절하고마는 윤도현의 절치부심은 이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예능적 기반이 되어간다. 
하지만, '선정 고등학교'편의 상당 부분이 처음 학교를 아니,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간 연예인들의 적응기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였듯이, 새롭게 찾아간 '신장 고등학교'편의 서두는 이번에 새로이 학교 생활을 시작한 홍은희와 조권의 적응기에 비중이 주어진다. 

오랜만에 학교를 다시 찾은 홍은희는 간밤 설친 잠에, 그 누구보다도 먼저 등교해버린 바지런함에서도 드러나듯이, 긴장감을 놓치지는 않지만, 두 아이 엄마로서의 서글서글함으로 새로운 학교 생활을 '아줌마'답게 기선 제압해 버린다. 제대로 눈도 못마주치는 짝궁에게 학부형같은 질문을 연신 던지며 다가가고, 한때 날리던 실력으로 동급생들의 공기 놀이의 판을 휘어잡는가 하면, 엄마의 그 마음으로, 선생님이 전해주신, 안도현의 '간장 게장'에 눈물을 보인다. 아직은 서른 다섯의, 이제 겨우 12살, 6살의 아이들을 둔 젊은 엄마이지만, 어쩌면 신장 고등학교 학생들의 엄마가 그 자리에 와도 다르지 않을 거 같은, '아줌마'의 학교 생활 체험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스며드는 간장에, 뱃속의 알들에게 이제는 잘 시간이야 라는 시인의 문구에 눈물을 흘리는 모성은, 이전 시리즈에서 보여주지 못한 그저 연예인의 신기한 학교 체험을 넘어선, <학교다녀오겠습니다>의 백미를 이룬다. 

학부형 모드로 일관한 홍은희와 달리, 아직도 당대 최고의 아이돌 그룹인 2pm의 조권은 노랗다기 보다, 거의 백발에 가까운 획기적인 헤어스타일의 등장에서 부터, '논란의 중심'이 된다. 단 하루 동안, 교문에서 부터, 수업 시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예고편을 통해서 보면, 학교 모의 법정에 이르기까지, 교칙을 위반한 조권의 머리는 그것이 그가 출연한 '뮤지컬'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학교'이기에 문제가 된다. 덕분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돌 수업을 받기 위해 제대로 즐기지 못한 학창 시절을 제대로 맛보겠다는 조권의 야심찬 의도는, 첫 날부터 삐걱대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권이 누군가, 그 누구보다도 오랜 준비생으로서의 시간을 견디며, 혹독한 예능 시절, '깝권'으로 재탄생되었던 이 아이돌은, '차라리 자신도 여자 친구로 봐달라'는 특유의 적응력과, 체육 시간 한 시간 동안 모든 종목을 섭력해 보이는 열성으로, 그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듯하다. 첫 시리즈에서, 몇몇 등장 인물들을 제외하고, 출연자간의 개별적 특성이 그다지 부각되어 보이지 않았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홍은희, 조권의 등장으로, 이전 편에 비해, 한결 풍부한 '예능적 재미'를 탑재한 느낌을 준다. 



이제 겨우 두 학교를 방문한 것에 불과하지만, 그리고 대부분 연예인들의 학교 생활 적응기에 많은 시간을 투여하고 있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이들 연예인들의 학교 생활을 엿보게 얻게 된 새로운 '학교'의 묘미가 있다. 그저, 우리가 '수능 시험대비' 장소로만 생각되어지는 학교에, 그리고 거기서 이루어지는 수업에 '생각 외로' 다종다양한 시도가 이루어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연예인들이 함께 하는 수업으로 인해, 그저 따분한 진도 대신에, 이벤트 성 행사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는 그저 '수능 시험'만을 위한 수련 이상의 풍부한 배움이 있다. 시인 안도현의 눈물어린 모성을 노래한 '간장 게장'이라는 시를 통해, '공감'을 회복하고자 하는 국어 선생님의 시도가 그것이요, 따분한 국사 책이 아닌, 사진을 통한 우리 문화재 알기나, 맞춤법 맞추기 퀴즈가 '수능 시험 준비'를 넘는 살아있는 수업의 현장이다. 또한 가사 시간의 바느질 하나 조차도, 그저 수업이 아니라, 보살핌을 받지 못한 신생아를 돕기 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의 교육 현장이 '산교육'을 향해 생생하게 살아움직이고, 그것을 위해 선생님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by meditator 2014. 8. 17. 0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