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학교로 부터 버림받은 '이동우'란 학생의 실종에서 시작된 7회 <실종 느와르 m>의 소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HOME'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이 드라마를 보고나면, 'HOME'이란 제목의 의미가 절실하게,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도 가슴아리게 다가온다.
거기에 덧붙여, 'HOME'이란 제목에서 빚어지는 역설적인 의미, 상황을 통해, 진정한 'HOME'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듯이, 이제 중반을 넘어서 마지막 고비를 남긴 <실종 느와르 M>은 우리가 믿고 있는 '정의', 그것이 단어에 대한 것이든지, 혹은 개인적 신념에 대한 것이든지,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적 신념에 대한 것이든지, 그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위험한 존재로서의 길수현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
그 질문의 시작은 오대영(박휘순 분)의 길수현(김강우 분)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다. FBI 출신이지만, 거기서 일곱 차례의 총기 오발 사고, 즉 과도한 총기 사용으로 문제가 되었던 길수현, 그와 한 팀이 되어 네 차례의 사건을 겪으면서, 오대영은 차츰 길수현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한다. 더구나, 실종 전담반을 꾸려 미제 실종 사건을 다루며 성과를 내는 것과 달리, 비리를 저지른 회사가 날라가고, 법무장관이 사표를 써야하는 상황에 경찰 윗선은 '실종 전담반'의 효용을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윗선의우려는 과도한 사건 개입의 혐의로 오대영에게 전달되고, 역시나 '제약 회사' 사건 과정 등에서 범죄를 방조하는 듯한 길수현의 행동으로 의심을 가지기 시작한 오대영은 거부하는 듯하면서도 길수현에 대한 의혹의 눈길을 접지 못한다.
이렇게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면서, 오히려 범죄를 방조하는 위험한 존재로서 길수현이 부각되는 가운데, 뜻밖에도 사건은 길수현을 통해 등장하게 된다. 그에게 다가온 희한한 복장의 가출 청소년, 그에게 자신이 가진 전재산인 똘똘 말은 돈 뭉치를 건네며, 한 소년의 행방을 부탁한 것이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한 자사고에 들어가게 된 소년, 이동우, 하지만 그는 학교 시험 답안지를 판 혐의로 학교에서 퇴학 당한 상태이다. 하지만 길수현이 추적해 들어간 사건은 또 다른 이면을 지닌다. 늘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소년 이동우, 그는 학교 기숙사에 머물기 위해, 기숙사비를 벌기 위해 시험 답안지를 팔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사배자'들이 그렇지 뭐 라는 선생님의 편견과, 학교에만 남아있게 해달라는 소년의 희망을 간단히 짓밟아버린 '퇴학'이라는 결정이다. 그리고 자식이 '퇴학'을 당했는지, 실종이 됐는지 조차 모르는, 아니 관심없는 가족. 거리의 피씨방으로 쫓겨난 소년은, 자신을 버린 세상에 대해 성공해서 복수하겠다고 마음을 다졌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나선다.
또 하나의 가족? 가족의 이름을 가장한 범죄집단?
하지만 소년 이동우의 실종 사건에서 만나게 된 것은, 청부살인이 분명해 보이는 두 건의 연쇄 살인, 그 현장의 CCTV에서 발견된 범죄 혐의자 이동우였다. 그리고 이 사건을 통해 날이 선채 부딪치게 되는 길수현과 오대영, 애초에 이동우라는 소년의 실종을 길수현이 수사하자고 할 때부터 의심을 했던, 아니 그 이전부터 길수현의 의도를 의심했던 오대영은 이 사건을 '실종자' 이동우가 아니라, 살인용의자 이동우로 해야 하지 않겠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그런 오대영의 까칠한 의심에 길수현은, 과연 '실종자' 이동우일지, 살인혐의자 이동우일지는 수사를 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또 다른 문제 제기를 한다.
그런 길수현의 애매모호한 질문이 던져진 후, 이동우 역시 시체로 발견되고, 이제 사건은 범죄 혐의자 이동우가 아닌, 역시나 피해자가 되어버린 이동우의 살인 사건 수사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드러나기 시작한 이동우가 선택한 'HOME', 그리고 그 'HOME'을 이끄는 'MOM'이란 존재. 수사를 해가던 실종 전담반은, 실종팀의 진수현(조보아 분)의 숨기고 싶은 곽거와 함께 MOM의 존재에 대한 혐의를 심화시킨다.
진수현과 함께 가출팸을 꾸리며 인터넷에서 낚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매개로 돈을 갈취해내던 MOM, 당연히 실종전담반은 일련의 청부 살해가, 진수현과 함께 하던 그 시절의 범죄가 확산된 것으로 의심을 둔다. 그들의 아지트, 그리고 박사였다는 이동우와, 시인이라는 또 한 소년의 죽음을 수사하던 중, 수사반이 맞닦뜨린 것은 MOM이 만들어 가고자 했던 가짜이지만 진짜가 되고자 했던 HOME. 경찰이 된 진수현을 만나러 온 MOM, 진수현은 가출팸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들키고 싶지 않아 그녀를 외면했지만, MOM은 그런 진수현에 대해 섭섭해 하는 대신, 진짜 자신이 만들고 싶어하던 HOME을 꾸리고자 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그녀의 작은 소망을 짓밟아 버리는데.......
결국, '사배자'라 이동우를 멸시하던 학교 선생님과 다르지 않게, 길수현과 진수현 역시 그들이 가진 또 다른 편견으로, 이동우와 그가 만난 가족, 시인과 MOM을 재단하려 했던 것이다. 시인을 소년원에 보내지 않기 위해 무리를 했던 MOM, 그런 MOM의 경제적 무리를 도와주려 했던 시인과 박사 이동우, 결국 그들은 그들을 이용하려 했던 사채업자, 청부살해업자의 농간에 희생되고 만다.
남겨진 질문
사채업자의 목에 칼을 겨누는 MOM,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사채업자가 손에 쥐려는 유리 조각을 발견한 길수현은 사채업자에게 총을 겨눈다. 그리고 그런 길수현을 발견한 오대영. 그 순간 그의 뇌리에는 길수현의 총기 오발 사고 기록과, 제약 회사 사건에서 범죄를 방조하는 듯한 행동, 그리고 윗선의 지시가 스쳐가고, 그는 총기를 겨누는 길수현을 밀치고 만다. 하지만 결과는, 칼을 겨누었지만 결국 행하지 못한 채 주저하던 MOM의 목을 사채업자의 유리조각이 강타하고, MOM은 피를 뿜으며 죽어간다.
그리고 남겨진 질문, 언제나 그렇듯, <실종 느와르 M>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여기는 사건들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다. 그리고 우리가 믿고 있는 세상을 흔든다. '사배자'라는 편견어린 낙인, 가출 청소년들의 행로에 대한 또 다른 편견, 그리고 그들에게도 꿈이 있을 거라는 진실에 대한 외면, 그리고, 오대영의 행동에서 드러나듯, 사법적 진실이 과연 진정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느냐는 근본적 질문. 길수현의 오발 사고를 막기 위한 행동이, 결국 MOM의 죽음으로 이어지게 만든 오대영의 판단, 행동, 그리고 그 결과 그에게 주어진 씻을 길 없는 죄책감은, 곧, <실종 느와르 M>과 함께 정의가 실종된 사회에 다가가는 시청자들이 나눠져야 할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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