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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제국에 해당되는 글 4건
- 2013.09.18 <황금의 제국> 괴물들이 사는 나라 2
- 2013.08.14 팜므파탈'유디트'를 닮은 그녀들- <스캔들>의 윤화영, <황금의 제국>의 한정희, 그리고 최서윤
- 2013.07.17 <상어>, <황금의 제국> 복수는 달콤하다?
- 2013.07.02 <황금의 제국>,<스캔들>; 그 시절엔 말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 현대사
영화 <관상>을 보고나온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와 그를 보호하려던 김종서를 제거하는 '계유정난'(1453년)이란 역사적 사실은 변할 수가 없기에, 그들의 관상도, 그 틈바구니에 끼인 내경 일가도 그 이미 결과가 자명한 역사 속에서 짖눌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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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화에서 팜므 파탈(프랑스어로 '치명적인 여자'.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악녀(惡女)의 캐릭터로 통한다. 화려한 외모와 선정적인 몸매의 한 여자가 한 남자를 감미롭게 유혹한 후 파멸로 이끈다-네이버 지식백과)의 전형적인 인물로 받아지는 대표적 여성 중 한 사람이 유디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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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달콤하다'
복수에 대한 이 정의는 7월 16일자 한겨레 칼럼에서 전중환 교수(경희대 후마니타스 교수, 진화 심리학)가 내린 것이다.
복수가 달콤하다니? 그 이유는, 당할 때는 그 어떤 것보다도 분노를 일으켰던 복수가 복수를 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가는 순간, 뇌에는 초콜릿이나, 마약을 한 거 같은 짜릿한 흥분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술래잡기의 술래가 되어 상대방이 숨어 있는 장소를 향해 나아갈 때 느끼는 그 긴박감같은 거랄까.
그런데 술래잡기의 술래가 다가가서 상대방을 잡으려다가 술래가 먼저 덜미를 잡힐 때가 있듯이, 복수란 꼭 계획을 할 때의 짜릿한 흥분을 일으키는 그 상황대로 이어가는 것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복수란 진화론적으로 볼 때, '복수심은 상대방의 공격을 사전에 억제한다는 뚜렷한 기능을 수행하고자, 나를 두 번 다시 건드리지 않게 하려면 상대로 하여금 앞으로 그 어떠한 도발도 털끝만한 이득조차 가져다주지 못할 것임을 똑똑히 각인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라는 것이다. (마틴 테일리 & 마고 윌슨) '상대방의 순이익이 0이 되기 위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되도록 갚아주려는 것인데, 그 과정은 대단히 소모적이고, 자기 파괴적이기 까지 하다'는 것이다. 즉 '엎질러진 우유를 다시 담을 수 없듯이, 내 가족을 죽인 원수에게 보복한다고 해서 가족이 살아돌아올리는 만무하'니까. 하지만, 진화론적으로, 그 어떤 나쁜 짓도 영원히 보존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인류는 오늘도 자기를 내던지며 복수에 헌신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월, 화 드라마의 남 주인공들은, 이런 복수에 대한 진화론의 시뮬레이션 실행 모델이라도 되는 것처럼, 비명횡사한 아버지의 복수를 갚기 위해 스스로 불나방이 되어 복수의 화신으로 살아간다.
<황금의 제국>의 주인공 장태주(고수)는 성진그룹의 건설 공사 과정에서 철거민으로서 저항하다 목숨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를 갚기 위해 그 스스로 '황금의 제국'이라 일컬어지는 성진그룹을 향한 복수의 일전을 꿈군다.
<상어>의 김준 역시 마찬가지다. 조상국(이정길)회장이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킬러를 이용해 없애버린 자신이 아버지와 자신의 복수를 갚고자, 15년만에 김준이 되어 나타났다.
전중환 교수는 복수가 비록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이라고 해도 결코 복수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국가라는 공적 처벌 제도를 지닌 문명 사회는 바로 이 횡행하던 사적 복수를 '법'이라는 심판을 통해 제도화함으로써 안정화를 기해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사회란 사적 복수는 엄벌에 처하지만, 복수심에 몸부림치는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회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다시 <상어>로 돌아와서, 납치당한 이현을 어렵게 구한 이수, 즉 김준에게 이현의 양아버지 변방진(박원상)은 내 손으로 너를 잡고 싶지 않다며 더는 복수를 진행하지 말 것을 호소한다. 그러나, 그에 대한 김준의 대답은 자신은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15년 전에 처럼 당하지는 않겠다고도 한다. 그런 김준에게, 변형사는 고개를 수그릴 수 밖에 없다. 미안하다고. 내가 15년 전에 조금만 더 진실을 밝히기에 노력했다면 니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상어>와 <황금의 제국>을 관통하는 복수는 공적 처벌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던 우리 근대사의 피해 사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상어>는한때는 친일파이다가, 전쟁 통에는 인민군이 되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학살했던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그 어떤 범죄도 서슴치 않았던 조상국이라는 근대사의 전범이 오늘날의 지도층으로 살아가기 위해 저지르는 만행을 복수의 배경으로 삼는다.
<황금의 제국>은 고도 성장기의 대한민국, 돈이 되는 것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철거민의 목숨 따위는 가볍게 거둬들였던 자본 축적기의 대한민국 재벌의 파렴치한 범죄를 역시나 복수의 배경으로 삼는다.
즉, 복수의 진행은 사적 복수이지만, 그 배경이 되는 피해 사례는, 근현대사의 과정에서 단죄되지 않았던, 공적 범죄들인 것이다. 그것은, 전중환 교수의 말처럼, 피해자의 눈물을 제대로 닦아주지 못한 '국가 제도'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드라마는 여전히 눈물 흘리고 있는, 공적 부조를 받지 못한 채 여전히 사적 복수를 통해서만이 억울함을 풀 수 있는 피해자 김준과 장태주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실을 짚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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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의 tv출연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때 그를 욕하던 사람들조차, 최근 종편과 케이블의 방송에 출연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바꿔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심지어 호시탐탐 정치인으로써의 복귀를 노리는 그를 두고, 이러다 대통령 후보에 까지 나서는 거 아니냐는 우스개까지 등장한다. 그리고 무슨 대통령 후보! 라는 말에, 왜 안되냐고, 전 대통령이 <야망의 세월>과 <사랑과 야망>을 통해 대통령까지 됐는데, 강용석이라고 안될게 무어 있냐고 '이미지 세탁'의 성공적 사례까지 들어준다.
많은 사람들이 텔레비젼을 통해 등장한 인물들, 사건들의 이미지를 여과없이 받아들인다. <야망의 세월>이나, <사랑과 야망>의 남자 주인공은 그저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었음에도 사람들은 그의 모델이 된 누군가가, 정말 드라마 속 그 사람처럼, 의지의 입지전적 인물에, 정의롭고 양심적인 리더라 믿으며 한 표를 행사했다. 그리고 그 사람만큼, 그 사람이 모델이 되어 등장한 드라마 속 우리나라는 '수출 입국'에 '건설 입국'의 성장기의 화려한 조명만 반짝거렸었다. 한강을 따라 즐비한 아파트를 세우기 위해, 신도시라는 신기루를 완성하기 위해 부서지고, 빼앗기고, 쫓겨난 삶의 흔적들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전쟁의 상처와 가난을 딛고, 그 산동네를 탈피한 '개천에서 용난' 신화만이 부각되었었다. 그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은 누구나 다 각자 자신의 삶을 업그레이드 시킨 승리자가 되어야 했고, 그 성공 가도에서 일탈은 곧 그저 가난이 아니라, '패배자'라는 단호한 낙인까지 찍혀야 했다. 누구나 부지런히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면 성공해서 번듯한 내 집 한 칸에서부터 대통령까지 될 수 있는 시대였고, 그렇지 못한 이유는 게으르고, 술독에 빠져있고 노름이나 하는 모자란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사진; 스캔들의 한 장면, 뉴스엔)
하지만, 그 '성공시대' 대통령의 5년이 정말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한때는 유행어였지만, 정작 히트작은 되지 못했던 어느 영화 주인공의 (사실은 실제 탈주범의) '유전무죄, 무전 유죄'라는 말이 현실로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대가 되었다. 집을 가진 사람은 집을 가져서 '하우스 푸어'가 되고, 젊은이들은 부모가 부자가 아니라면 '88만원' 세대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성공'이란 신화의 시대가 끝나고, '빈익빈 부익부'의 처절한 리그만이 현실이 된 시대에, 이제 드라마는 한때 영광과 승리로만 윤색되던 시대를 솔직하게 복기하기 시작한다. 누구나 다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고. 그 성공 뒤에 스러진 삶들이 있다고.
1988년을 배경으로 한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하 스캔들)>과 1990년을 배경으로 한 <황금의 제국>은 공교롭게도 '건설 입국'의 뒤안길을 다룬다.
<스캔들>에서 등장한 건설 자본은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안전 기준 따위는 개나 줘 버리고 설계 도면을 고친다. 심지어,그로 인해 건물이 붕괴될 위기에도, 그리고 붕괴된 이후에도 자신들의 죄과에 대한 반성이나, 사람의 생명보다는, 자신의 안위가 우선되는 도덕적 불감증와 자본 이기주의의 끝장판을 보여준다.
<황금의 제국>에는 철거 대상인 건물과 거기에 남아 농성을 하는 사람들과, 철거 깡패들과, 그들을 부려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사람들 목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또 다른 '건설 자본'이 등장한다.
<스캔들>에서 88년 올림픽은 범국가적 축제가 아니라, 철거민들이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시위도 할 수 없는 준계엄령이 상황이요, 그것을 경찰과 공무원의 비호 아래 폭력적으로 밀어 붙일 수 있는, 그리고 건물 붕괴를 테러 위협으로 둔갑시킬 수 있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걸 보여준다.
(황금의 제국, 사진; 엑스포츠 뉴스)
<황금의 제국> 역시 마찬가지다. 장태주의 아버지는 60평생 열심히 일해 가게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권리금까지 주었지만, 그 가게는 단 한 달만에 철거 대상이 되었고, 아버지에게 닥친 건, 철거 깡패의 무차별 폭력이요, 가게 주인이 응급실에서 생명의 경각에 놓인 태주의 아버지에게 돌려 준건 입에 발린 '기도'뿐이었다.
철거민들의 시위, 분신 자살, 철거 깡패, 경찰과 공무원의 비호, 건설 자본의 폭거, 이것이 이제와 무에 그리 새삼스러운 거냐고 하겠지만, 그것이 그 시절에는, 그저 대학생들의 유인물에서나 만날 수 있는 '진실'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비합법적인 수단을 통해서만, 혹은 신문 하단을 통해서만 단신으로만 전해지던, 절대로 방송을 통해서는 보여지지 않던, 역으로 성공의 팡파레만 울려퍼지던 그 시대의 사실들이, 이제야 버젓하게 그 시절 사실은 이랬다며 이야깃거리가 되어 나타난다. 격세지감이다.
물론 그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여전히 용산을 비롯해서 많은 곳에서 철거 현장이 있고, 그곳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싸우고, 다치고, 잡혀가고, 죽는다. 어디 그뿐인가, 지금도 여러 첨탑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노동을 지키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여기에도 여전히 진행중인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때도 그랬듯이, 지금도 여기의 이야기가 당장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 시절의 이야기들이 필요한 그 어느 때를, 이 시절의 이야기를 용감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그 어느 때를 또 한참이나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대 '빈익빈 부익부'에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그 시절의 진실들은 묘한 위로가 된다. '성공'만이 삶의 바로미터가 아니라는 것을, '빈익빈'이 패배가 아니라, 제도적 부조리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을 통해 이 시절의 고단한 삶을 버틸 자존감을 심어준다.
<칼과 꽃> 스타일만으로 드라마는 완성되지 않는다 (0) | 2013.0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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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사건 전담반 텐2> 자, 이제 F를 잡으러 가볼까? (0) | 2013.07.01 |
<스캔들>, <결혼의 여신> 재벌로 인해 균열된 우리네 삶 (0) | 2013.06.30 |
<땡큐>'결혼'에 대처하는 세 가지 자세, 그리고 그것을 공감하는 시간 (0) | 2013.0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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