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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07 <스파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었던 스파이 모자 이야기
- 2015.01.17 <스파이> 분단이 낳은 또 다른 가족의 비극사, 스파이물로 탄생되다 2
월 6일 16부작 <스파이>가 마무리 되었다.
2012년 이스라엘에서 평균 시청률 26%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마이스>, 미국에 앞서 우리나라에서 <스파이>란 이름으로 방영되었다.
이스라엘의 인기 드라마이며, jyj 김재중의 출연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매주 금요일 1,2회를 연속 방영하는 모험을 시도하였다. 초반 2회의 경우 7.9%(닐슨)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 몰이에 성공하는가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미 동시간대 시청자들을 사로 잡은 <삼시세끼>나,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하고 있는 <나 혼자 산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전작 <하이스쿨 러브 온>과 비슷한 평균 3% 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을 맞이하였다.
부익부 빈익빈의 시청률 구도 속에 고전하다
무엇보다 <스파이>란 드라마가 다수의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데는, 이미 금요일 밤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 잡은 tvn의 <삼시 세끼>나, mbc의 <나혼자 산다> 등이 고정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스파이>의 낮은 시청률을 운운하기도 그런 것이, 동시간대 mbc<띠동갑내기 과외하기>가 평균 1.7%, sbs의 <용감한 가족>이 4.3%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삼시 세끼>와 <나 혼자 산다>와, <스파이>, <용감한 가족>, <띠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부익부 빈익빈의 시청률 구도를 가지고 간 셈이다.
그 중 <스파이>가 안타까운 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탄탄함을 기반으로 우리 실정에 걸맞는 각색과, 스파이 물에 어울리는 박진감 넘치는 연출로 16부작에 이르기까지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이루어 내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했던 <마이스>는 우리 나라에 와서 남과 북의 대치라는 분단 상황과, 그 상황 속에 비극을 잉태한 가족의 이야기로 충분히 개연성있는 설정을 품고 있었다.
특히 이데올로기에 앞서 남과 북이라는 분단의 상황 속에 놓인 '가족'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6.25 전쟁 통에 이산 가족이 된 어른들의 아픔을 넘어, 북의 스파이였던 엄마 박혜림과, 남의 스파이가 된 아들 김선우를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를 가로지르고 있는 분단의 비극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가족을 위해 스파이가 된 이윤진(고성희 분), 조수연(채수빈 분)을 통해 그 비극의 공감대를 확산시킨다.
현실의 분단이 낳은 비극적 상황이 낯설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분단으로 인한 가족의 비극하면 '이산 가족'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뛰어 넘어서 현재에도 여전히 생성되고 있는 또 다른 비극이 씨앗을 '공감'으로 까지 이어가는데 역부족이었음을 <스파이>의 낮은 시청률은 증명하고 있는 셈이 되었다. 즉, 새터민들에 대한 무관심은 물론, 남한 사회에 진입하고자 하는 그들에 대한 차가운 우리 사회의 시선처럼, 여전히 우리 사회에 비극을 낳을 수 있는 현재화된 분단 상황에, 오늘을 사는 다수의 사람들이 '무심'하다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스파이>의 낮은 시청률의 이유일 것이다.
1973년부터 1983년까지 매주 방영 되었던 간첩 수사극 <113 수사본부>가 <수사반장>에 필적할 만한 인기를 누리던 시절을 지나, 여전한 남과 북의 대치에도 불구하고, 냉전 종식 이후 그 시절만큼 '간첩'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 '리버럴한' 사회가 된 한국 사회에서, 사랑을 찾아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남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엄마 스파이 박혜림의 이야기가 매주 지켜볼 흥미를 지속시키지 못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종북'이나, '좌빨'이 주요한 사상적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과 달리, 인도적 차원에서 그들에 대한 관심은 '이기적일 정도로' 무심하다는 것을 <스파이>가 반증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즉 스파이 모자의 슬픈 운명은 우리의 이야기라기엔 너무 낯설었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작<스파이>의 존재 가치
더구나 이데올로기적으로 어느 편이 옳고 어느 편이 그르냐의 전통적인 남북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아니라, 북의 황기철(유오성 분)과, 남의 송중혁(김민재 분)나, 정규용(이대연 분)을 그리 다르지 않는 인물로 그려냄으로써, 이데올로기가 아닌, 그 이데올로기를 자신의 사적 이해나, 정치적 이해에 이용하는 인물들을 극중 악역으로 설정함으로써 <스파이>는 남북 관계를 다룬 드라마의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개인적 이해 관계에 얽힌 남과 북의 부패된 인물에 맞서 북의 스파이였던 엄마와, 남의 스파이인 아들은, 자신들의 가족과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스파이물의 형식을 띠었지만, 결국은 우리 사회에 가장 기본단위이자, 절대적 가치인 '가족애'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스파이>는 다양한 연령대의 흥미를 만족시키고자 한다. 매회 박진감 넘치는 액션, 총격씬은 스파이물로써의 쾌감을 선사하고, 그런 장르물의 외연을 넘어, 엄마와 아들의 갈등, 그리고 남과 북의 스파이로써 맺어진 김선우와 이윤진의 비극적 사랑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나 주말극의 뻔한 엄마역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선택한 스파이 엄마를 그려낸 배종옥의 연기와 캐릭터는 신선했으며, 일명 '엄마 바보'와 이윤진을 향한 '순애보' 사이에 갈등한 김선우 역의 김재중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연기를 선보였다. 거기에 초반 배종옥과 콤비를 이루며 부부 스파이로 울고 웃겼던 아버지 김우석 역의 정원중의 순애보와 가족애 역시 주인공 두 사람에 못지 않았으며, 이미 다수의 작품에서 '씬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조달환과 김민재의 포스도 만만치 않았다.
비록 여러가지 요인으로 다수의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충분이 일어날만한 분단의 현재적 상황을 개연성있게 그려내고자 했던 <스파이>의 존재 가치와, 마지막 까지 주제 의식을 놓치지 않았던 완성도는 시청률로 설명할 수 없는 수작임을 증명한다. 부디 우리의 분단 상황을 새롭게 해석하며, 극중 박혜림이나, 이윤진, 그리고 조수연처럼 여전히 분단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또 다른 작품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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