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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에 해당되는 글 3건
- 2014.06.16 개그콘서트, 신선한 개그의 모색과, 정체 2
- 2013.06.10 <개그콘서트 700회> 잔치잔치 열렸네
- 2013.04.01 <개그 콘서트> 리노베이션이 필요할 때
개그 콘서트는 일요일 밤 시청률의 강자다. 예능 1위의 확고한 지위를 고수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수치로만 보만(평균 14.7%), 20%를 넘나들던 예전만은 못하다. 심지어 같은 방송국 작품인 <정도전>(평균 시청률 18.9%)에게 동시간대 1위까지 내주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개그 콘서트>는 지금 변화 중이다. <끝사랑>이나, <후궁뎐>, <놈놈놈>, <깐죽거리 잔혹사>, <시청률의 제왕>과 같은 인기 코너는 유지하면서, 매주 새로운 코너들이 선을 보이며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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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끝나자 화면에 대뜸 송중기가 얼굴을 비췄다. 왜지?
그러자 송중기가 말한다. 개그 콘서트와 인연이 깊다고. 아하, 생활의 발견에서~ 송중기가 게스트로 나오자 신보라가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던, 그래서 송중기가 앙탈(?)을 부리며 안먹는다고 뱉어낸 음식까지 줏어 먹던 진짜 같던 그날의 개그가 기억에 떠오른다.
이어서 등장한 첫 코너 모처럼 돌아온 '꺽기도'에 이어, 정말 오랜만에 개그 콘서트에 등장한 '수다맨'에 진짜 수다맨 강성범이 등장했다. 어디 그뿐인가, '씁쓸한 인생'에선 개그콘서트 초창기 멤버였던 김영철이 텔레마케터인양 등장해서 예의 애드립 풍년을 이룬다. 심지어, 개그콘서트의 효시인 전유성은 '버티고' 코너에서 곰 탈을 뒤집어 쓰고 등장했다. 그 당시에는 정말 뚱뚱했떤 정형돈이 인기와 반비례하듯 홀쭉해져 돌아와 '도레미 트리오'를 다시 선보이고, 아직도 개콘 멤버 같은 이수근, 신봉선, 김병만이 '키컸으면', '대화가 필요해', '달인' 등 추억의 코너에 등장한다. 물론 오랜만에 등장한 선배들의 호흡은 딸리고, 대사의 웃음 포인트는 빗나가기 일쑤였다. 하지마, 그들의 등장만으로도, 700회, 단 90분 만에 개그콘서트의 역사가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사진; mbm스타)
700회의 개그 콘서트가 잔칫집 같던 이유 중 하나는, '무한 도전' '개그야' 등 공중파 타 방송 개그 프로그램의 축하 인사는 물론, tvn의 'SNL' 을 거쳐, 심지어, '썰전(썰전이 개그 프로그램이었어?)' 멤버의 축하 인사를 집어 넣은 것이다. 그 느낌은 마치 환갑 잔치에 동네 방네 지인들을 초대하듯한 느낌이기도 하고, 방송국을 불문하고 모든 개그맨들이 하나된 듯한 묘한 일체감같은 걸 느끼게도 해주었다. 심지어, TVN의 '코미디 빅리그' 출연진들은 박준형, 안영미, 박휘순 등 거의 대부분 한때 개그 콘서트에 몸담았던 개그맨들로, 새삼 개그 콘서트의 저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700회지만 출연진의 면면도 새로웠다. 이미 다른 특집에서 등장했던 김미화나 심현섭이 아니라, 또 강성범이나, 김영철, 심지어 전유성을 초대한 것처럼, 선배들마저 순번으로 등장할 정도로 개그콘서트의 인력 풀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냈다.
또한 자주 등장하는 선배이고, 코너인 이수근의 '키컸으면'과 '달인'은 특집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듯하다. 지난 번 '키컸으면'이 원조 장두석, 이봉원을 초대해 원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벌였다면, 이번에는 개그콘서트의 키가 비슷하게 작은 개그맨들을 동원해 일곱 난장이 버전으로 새로운 개그를 선보였다. 김병만의 '달인'도 지금 그가 잘 나가고 있는 SBS의 정글의 법칙를 그래도 이입시켜 '정글의 달인'으로 재탄생시켜, 또 다른 공감을 얻어갔다.
물론 모든 개그 콘서트 출신의 개그맨들이 여전히 개그 콘서트 팀과 사이가 좋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때 개그콘서트를 거쳐갔던 그들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잔칫날 불러서, 심지어 지금 그들의 성과 조차 흔쾌히 박수쳐 가며 개그콘서트 버전으로 재 탄생시킨 것은 700호를 거친 개그 콘서트의 품이 그만큼 넓고, 깊어 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그건, 결국 어떤 누가 와도, 혹은 누가 가도, 개그 콘서트의 시스템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사진; tv리포트)
700회 특집에서 또한 돋보인 것은, 지금 <개그 콘서트>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른바 최고참, 박성호, 김대희, 김준호 3인방의 활약이다. '애정 남보원', '대화가 필요해', 씁쓸한 인생' 등 이미 추억이 된 코너에서는 물론, 여전히 '화가 난다~', '쇠고기 사묵겄지' 하며 유행어를 들이대며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개그 콘서트>를 이끌고 있는 이들의 존재감이 새삼 특집에서 빛났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뒤를 받쳐주고 있는 김준현, 정성호, 박성광 등 애정남 최효종의 정의처럼, 이제는 그의 이름도 알고, 그가 한 코너도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인기 개그맨이 된 개그맨들의 두툼한 인맥 풀도 이젠 든든하게 <개그 콘서트>를 빛내주고 있다는 걸 자랑하며 내보일 만 했다. 그리고 그에 질세라, 새내기 개그맨들의 의욕적인 재롱잔치도 700회 특집은 놓치지 않았다.
소문난 잔치 먹을 거 없다고 하지만, 700회의 역사를 훑어 보는 것만으로도 <개그콘서트> 90분은 충분히 과식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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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개그콘서트를 봤다. 소파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몸을 베베 꼬면서 지루하게 시청하는 나와 달리, 남편은 '아이디어가 신선하다'며 감탄까지 하면서 연발 웃음이다. 이 두 사람의 차이가 뭘까? 나는 개그콘서트를 줄곧 시청해 오던 호청자이고, 남편은 간만에 텔레비젼 개그 프로를 본 사람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지금이 <개그콘서트>의 현실을 상징하는 한 장면이 아닐까 싶어 남편까지 팔아먹어본다.
<개그 콘서트>를 논하기 전에 다음 주면 끝날 <남자의 자격> 이야기를 해볼까?
종영을 앞두고 <남자의 자격>은 그간 남자의 자격이 만난 101명의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중이다. 그런데 기존의 멤버들과 달리 개편 때 새로 들어온 김준호와 주상욱을 콤비로 붙여서 가애란 아나운서도 만나고 백담사도 다시 가는데 이건 '회자정리'라기 보다는 거의 새로운 미션 수준이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반응이 없어서 종영하는 프로그램 맞나 싶게 두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서 벌이는 해프닝들이 이른바 빵빵 터진다. 저렇게 좋은 콤비를 보내다니! 란 생각이 절로 든다.
김준호와 주상욱이 만난 사람들 중에 새로운 멤버로 거론되었던 김준현도 있었다. 김준현 왈, 내가 남자의 자격에 있었다면 지금처럼 폐지가 되었을까? 라며 우스개를 하는데, 바로 그것이다.
지난 번 개편 때 만약 <남자의 자격>이 눈물을 머금고 과감하게 좀 더 많은 멤버들을 바꾸고 환골쇄신했다면 오늘과 같은 치욕을 맞보았을까 싶다. 더구나 최근 토요일 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김준호, 김준현 두 사람이 모두 함께 한<인간의 조건>을 봤을 때 무시할 수 없는 가능성이다. 이윤석은 아내를 만나 당신 때문에 나가라는 눈치도 참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지만, 그의 오랜 굴욕이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의 종영을 한참 앞당긴 건 아니었을까?
1박2일이 시즌2로 거듭났듯이, <남자의 자격>도 익숙한 관계와 거기에서 나오는 뻔한 리액션 등을 벗어던지는 과감한 리노베이션을 했다면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가 사라지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종영을 앞둔 아쉬움을 앞선다.
마찬가지다. <개그 콘서트>도.
오프닝을 장식한 코너 '전국구'는 개그 콘서트가 그간 해왔던 패션에 음악을 곁들인 익숙한 아이템이다. 개그콘서트가 잘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미 여성 개그맨 세 명이서 의상학과 여대생이란 컨셉으로 했던 코너의 변종이다. 신사동 노랭이도 요즘 인기있는 작곡가 신사동 호랑이를 빌어 와 코너를 짰지만 내방한 진지한 상담자를 두고 말도 안되는 말 장난과 엉뚱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 역시 개그 콘서트의 특허 개그다.
물론 익숙함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 개그콘서트 특유의 익숙함 때문에 습관적으로 채널을 일요일 밤이면 kbs2에 고정하는 시청층이 있을 테니까. 하지만 시청자가 개그콘서트에 익숙해 진 것과 익숙한 개그는 다른 문제이다. 지금의 개그 콘서트의 개그들은 익숙해도 너~무 익숙하다. 앞의 코너들은 물론, 말의 유희에 남다른 박영진과 한때 붐을 이루기 까지 했던 최효종은 여전히 그들이 잘 하는 무기로 무대에 서지만, 그들이 들고 나선 칼이 날 선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예전에 보면서 그래! 하며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리던 느낌이 없다.
개그 콘서트의 큰 축은 콩트에 의존한 코미디와 언어를 통해 해학성을 높인 스탠딩 개그로 크게 나뉘어진다. 콩트가 일상 생활 속의 공감을 소재로 한다면, 스탠딩 개그의 비중은 아무래도 사회를 얼마나 냉철하게 반영하는가에 달려있다. 그런데, 스스로의 방식에 익숙해져가는 <개그 콘서트>는 생활의 반영도, 현실의 비판에서도 상당히 무뎌진 느낌이다. 또한 코너들이 새롭더라도 그것을 채우는 구성원들의 개그 방식이 한결 같은데서 오는 지리함도 어쩔 수 없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네 가지'가 코너의 진부함을 새로운 네 가지 이원구의 등장을 통해 해소하려고 하면서 색다른 긴장감을 조성한다거나, 여전히 같은 방식임에도 자신의 캐릭터를 극대화시키는 코너로 승부하는 황현희 등은 익숙함을 뛰어넘고 있다.
<개그콘서트> 시청률 여하에 따라 당장 <남자의 자격>처지가 되진 않겠지만 삶이 퍽퍽한 시대에 시청자들의 맘을 복수극이나 막장 드라마에 빼앗긴다면 직무 유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개그콘서트>만의 익숙함을 새롭게 리뉴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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