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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0.10 <제3의 눈 써드아이> 공익의 도구로 돌아온 cctv, 블랙박스, 핸드폰 카메라
<해피 투게더>를 잡기 위해 무수한 예능을 런칭하는 mbc가 이제 방향을 선회해, 목요일 밤 11시 15분, 공익적 성격을 내세운 다큐 프로그램을 파일럿으로 등장시켰다. <제 3의 눈 써드아이>
<제 3의 눈, 써드 아이>는 말 그대로, 이제 우리 사회 요소요소에서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cctv, 블랙박스, 핸드폰 카메라를 공익의 도구로 불러온다. 하지만, 언제나 당신을 지켜보고 있어 하는 듯한 스릴러의 제목과 같은, 제3의 눈, 써드아이라는 제목과 달리, 우리를 지켜보는 시선의 공공성을 프로그램의 근간으로 삼는다.
제일 처음 등장한 사건은 지난 7월 광주 도심 한 가운데에서 폭발하여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린 광주 헬기 추락사고이다.
70~80도, 거의 수직으로 내리 꼿듯이 추락한 광주 헬기 추락 사건을 <제 3의 눈, 써드 아이>는 주변 cctv 영상, 차량 블랙 박스 영상을 동원하여 다시 한번 재조명한다.
우선 이를 통해 다시 부연 설명된 것은, 왜, 헬기는 그곳에 그렇게 가파른 각도로 추락하게 되었은가이다.
cctv 영상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작은 공터에 추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인명 보호를 우선으로 훈련받아왔던 소방관들이기에, 헬기를 조종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면서도, 상가와, 아파트, 심지어 버스까지 피하며, 좁은 공터에 헬기를 추락시키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였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헬기가 추락할 시점에 바로 그 자리를 지나던 버스는 어떻게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바로 그 공터 옆에 정류장에 서게 되어 있던 버스, 하지만 천재일우로, 버스는 새로 신설된 정류장에 내릴 사람이 없어서 그냥 지나칠 수 있었으며, 마치 하늘이 돕기라도 한듯이, 신호등도 바뀌지 않아 버스와 헬기의 추락을 피할 수 있었다는 간담이 서늘한 우연을 보여준다.
헬기를 탄 소방관들의 살신성인의 희생을 cctv 영상을 통해 재조명한 것도 감동적이었지만, 9일 방송에서, <제 3의 눈 써드아이>란 프로그램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 준 것은, 헬기의 각도나, 버스의 우연한 행운보다는, 마지막에 설명된, 버스 정류장의 여고생이었다.
사고 전 cctv를 통해 확인된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던 여고생, 그 학생이 앉아있는 정류장은 헬기가 추락한 지점으로부터 불과 어른 걸음으로 열 다섯 걸음이었다. 하지만 헬기가 폭발을 일으킨 후, 울면서 버스로 달려온 여고생은 겨우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은 정도일 뿐이었다.
그 학생이, 건너편 상가 유리창이 폭발의 잔여물로 인해 다 깨질 정도의 상황에서 그나마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정류장 때문이었다.
강화 유리와, 철제 기둥으로 만들어진 정류장이, 학생의 폭발로 인한 부상을 막아주었던 것이다. 공무원의 인터뷰를 통해 혹시나 차량이 인도로 들이닥칠 경우를 대비해서 강화 유리와 철제 기둥으로 만들어진 정류장을 선택했다는 인터뷰를 통해, 그저 별 의미없이 표지판처럼 서있던 정류장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보기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디자인의 의미도 새롭게 부각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본을 지키는 것들이, 유사시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가를 <제 3의 눈, 써드 아이>는 광주 헬기 폭발 사고의 정류장을 통해 강조한다.
헬기 폭발 사고 현장의 정류장과, <제 3의 눈 , 써드 아이>의 소재가 되는 cctv, 블랙박스, 핸드폰 카메라는 비슷한 성격을 지닌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평상시에, 일상 생활에서 드러나지 않은 존재, 하지만, 언제나 그 자리를 묵묵히 성실하게 지켜 감으로써 유사이에 인명과 재물의 손상을 최소화하거나, 진실을 밝혀주는 존재로서의 '공공성'을 지닌 존재로써 말이다.
이후 이어진 13명의 인명 피해를 낳은 부산 마을 버스 사건도 마찬가지다. 폭우 속 고무 대야로 목숨을 구한 아이의 사연 역시 시민들의 공공성이 부각되는 사건이다.
이처럼 <제 3의 눈, 써드 아이>는 cctv, 블랙박스, 핸드폰 카메라처럼 일상화된 존재가 된 것들의 존재를 드러내며, 그 공공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이다. 첫 회, 광주 헬기 사건이나, 부산 마을 버스 사건에서 처럼, 이들 기기를 통해, 시청자들은 몰랐던 진실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 osen)
하지만, 어쩐지 그, 제 3의 눈, 써드아이의 공공성에 흔쾌히 맞장구만을 쳐줄 수는 없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다음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서 보여지듯이, 우리 사회에서 일상화되어 가고 있는 각종 정보 기기들이 우리 삶을 항시적으로 주시하고 있는 '빅브라더' 의 역할 때문이다.
이 기기들은, <제 3의 눈, 써드아이>에서처럼, 흘려지나가는 사건의 숨겨진 문제를 찾아내는 공공적 성격을 지니지만, 동시에,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지켜보는 무서운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해 내고 있다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cctv, 블랙박스, 핸드폰 카메라 가 숨은 곳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그들의 지켜봄을 용인하게 되지만은 않는 것이다.
첫회, <제 3의 눈, 써드 아이>는 숨겨진 1인치를 찾아내듯 재미있었다. 심지어, 광주 헬기 추락 사고의 소방관들의 살신성인과, 정류장의 공공성이 살려낸 학생에 이르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연예인들이 나와서 구성하는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맛볼 수 없는 사실이 전하는 감동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공공성에의 편향이, 혹은 '빅브라더'에 나를 양도하는 백지 수표가 될까 두렵기도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양자의 딜레마를 수용한 <제 3의 눈, 써드 아이>는 힘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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