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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에 해당되는 글 3건
- 2013.08.26 '먹방', 텔레비젼을 차고 넘치다
- 2013.06.17 <진짜 사나이> 군대 간 아들과 대화를 위해 찾아 본 <진짜 사나이>에서 우리 사회 그 자체를 느끼다
- 2013.04.21 남자들의 예능, 분화하다 3
<맨발의 친구들>은 '자작곡 프로젝트'에 이어 '집밥 먹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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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리아라는 거 알아?"
"그럼, 그걸 왜 몰라?"
""너도 빵 안에 쨈이랑, 다른 거랑 막 섞어 넣어서 먹어?"
"어휴, 아무리 군대라도 난 그건 못먹겠더라."
"우유에다 적셔 먹기도 하던데?"
"응, 그건 맛있어."
그렇다. 이 대화는 군대 간 아들과 엄마가 <진짜 사나이> 매개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아들이 군대 간지 어언, 5개월이 지나가고, 야, 이제 16개월만 더 하면 돼! 하고 저도 나도 화이팅을 외치지만, 올 한 해를 보내고도, 고스란히 내년을 헌납해야 민간인 아들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런 안쓰러움과 달리, 군대의 생활을 잘 모르는 에미는 매주 엄마를 생각하며 전화를 걸어주는 아들과 이야깃꺼리가 점점 떨어져 가고 있었다. 맨날 해봐야 휴가 언제 나오냐? 아프지는 않냐? 그러던 엄마였는데, <진짜 사나이>를 보고 나서 자꾸자꾸 할 이야기가 생긴다. 엊저녁에도 아들 녀석이 전화를 했을 때 마치 <진짜 사나이>에서 유격 훈려을 할 때라 졸지에 작은 아들 녀석은 전화통에 대고 텔레비젼 중계를 하고, 군대에 간 녀석은 그 틈을 타서 자신의 유격 경험을 뽐내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대화가 가능했겠는가.
하지만, 이제 와서 이 프로그램 덕분에 아들과의 대화가 풍성해 졌다고 해서 처음부터 <진짜 사나이>를 즐겨 보았던 것은 아니다. 이른바, 386세대인 이 사람은 고등학교 다닐 때 여차하면 선착순부터 시키거나 출석부가 반으로 부러져라 두들겨 패는 선생님한테 교련 수업도 좀 받아봤었고, 대학에 들어와, 남학생들의 이른바 '병영집체 훈련' 반대를 지켜보기도 했었던 세대다. 그러기에, 군사적 훈련 시스템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80년대의 민주화 운동을 목도한 세대로, '군'자가 들어간 그 무엇에도 저항감이 스멀스멀 솟아오르는 세대인 것이다.
그러기에, tvn의 <푸른 거탑>을 시작으로 해서, mbc에서 <진짜 사나이>를 방영한다고 했을 때, 그 잠재되어 있는 거부감이 불쾌감의 형태로 우선 드러났던 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사람들의 이성을 가장 느슨하게 만드는 예능의 형태로 '군사 문화'가 '침투'한다는 사실에 막연한 분노조차 느꼈었다. 게다가, <푸른 거탑>이 흥하자, 얼른 그 과실을 따먹기랃 하듯 만들어진 <진짜 사나이>란 프로그램에는 더더욱 '아류'이상의 평가를 내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제 아무리 386이니, 민주화 세대니 버팅겨도, 세월은 가고, 정작 내 아들조차도 군대를 가는 상황은, 언제나 그래왔듯, 내 아들이 몸담고 있는 곳에 대해 다르게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고 그러다 보니 어찌어찌 자꾸 <진짜 사나이>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사진; 동아일보)
물론, <진짜 사나이>를 함께 보는 고3짜리 우리 아들이, 군대 가서 유격 훈련을 잘 하려면 어느 정도 체력은 키워야 겠다고 다짐을 하듯,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진 병영 생활은 생소하고, 때로는 저걸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어 보이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데 어느 틈에 우리는 그걸 보고 웃고 있다.
'강제 징집'이라는, 군대가 대학생 제재의 한 형태이던 시대로 부터, 이제 군대가, 군대 생활이 희화화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될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흐른 탓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꼭 그것만은 아니다.
6월16일 <진짜 사나이>에서 유격 훈련 중 웅덩이에 꼿힌 상대방의 깃발을 쟁취하기 위해 서로 다른 팀의 아홉 명의 군인들이 아비규환의 육박전을 벌이는 모습은 생소하지만 전혀 이질적인 정서는 아니다. 이제 이 사회에서 무언가를 쟁취하려면 그 정도의 각오는 있어야 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왜 번번히 뉴스에서 여름방학 때마다 해병대 훈련에 합류하는 수험생이나, 취업 준비생들을 보여주겠는가. 해병대 정신 정도는 있어야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상징 아니었는가 말이다.
번번이 훈련만 하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해, 몸이 따라주지 못해 낙오를 하는 샘 해밍턴의 모습 역시 낯설지만은 않다. 전체가 '갑을 컴퍼니'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을'의 존재는 시간이 가도 진급하지 않는 이등병이나 마찬가지니까. 훈련을 제대로 숙지하지못해 머리를 박는 샘 해밍턴이나, 잘 할 때까지 반복해야 하는 신병 박형식의 모습은, 그래도 언젠가 고참이 될 수 있는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의 신>에서, '내가 왜 언니를 언니라고 부르는지 알아?'라며 장규직에게 모멸을 받았던 정주리의 삶은 오히려 보장된 진급이 대기하고 있는 군대보다도 못하지 않나 말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제 맘 편하게 주말 저녁 <진짜 사나이>를 시청할 수 있는 진짜 이유는 군대가 우리 곁으로 친근하게 다가와서가 아니라,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의 삶이 군대 곁으로 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기에 군대로 간 연예인들을 마치 내 사회 생활의 동료처럼 호불호를 가지고 재단하고 있는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장담한다. 남자가 군대 다녀오면 사회 생활은 잘 할 꺼라고.
<정글의 법칙>으로 부터, 이제 <진짜 사나이>까지, 이른바 '야생 리얼 체험 버라이어티'는 한편에선 보다 자극적인 것을 찾아가는 예능 모색의 극한치이지만, 또 한편에선 그 정도가 아니면 공감할 수 없는 '야생'보다 더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글픈 오락거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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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인간의 조건>, <나 혼자 산다>, <진짜 사나이>, <무한도전>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맞다. 바로 남자들만의 예능이다. <<런닝맨>과 새로 시작하는 강호동의 예능 <맨발의 친구들>은 여성 멤버가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 내내 종횡무진 달려야 산다던가, 외국에 나가 무일푼으로 그 나라 사람처럼 생활해야 하는 포맷은 여성을 포함한다지만 기본적인 흐름에 있어서는 남성적이다. <남자의 자격>이 101가지의 미션을 다하지 못하고 역사의 한 장이 되어 사라진 것을 아쉬워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오히려, 이 프로그램에서 다하지 못한 군대 체험하기, 혼자 생활하기 등의 미션들은 분화되어, 여러 프로그램의 주제가 되어 각개약진 중이다.
1세대 예능; '북치고 장구치고'
종영한 <남자의 자격>도 그렇고, 건재한 <무한도전>도 그렇고, 프로그램의 관건은 어떤 미션이 주어지는가에 달려 있다.
한때 <남자의 자격>이 합창 미션을 통해 멤버들의 수장 이경규가 연예대상을 다시 거머쥘 수 있었던 것처럼, 미션에 따라 프로그램의 부침이 오고간다. 실제 <남자의 자격>이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프로그램의 종영을 앞당긴 것도, '화무십일홍'이라고 유효기간이 지나 '합창' 미션에 연연한 탓이 크다.
<무한도전>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에 대해 절대적 충성을 다하는 두터운 팬 층을 지니고 있지만, '돈을 갖고 튀어라' 등의 미션에 따라, '무한도전답다' 라던가, '너무 매니악하다'라던가의 평이 엇갈리며 시청률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다.
크게 보아서 <1박2일>도 장소에 따라 '삶의 현장'급의 체험을 하기도 하고, 맛집 투어가 되기도 하며, 복불복의 살벌한 배틀 현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1세대 예능들은, 멤버들과 함께 프로그램 틀 안에서 무한변주를 해내는 것이 프로그램의 묘미였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미션'을 위한 '미션' 그 자체가 중요시되었던 것이다.
2세대 예능; 하나만 잘 하자
하지만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인간의 조건>이나, <나 혼자 산다>, 그리고 <진짜 사나이>는 마치 앞선 프로그램들의 한 회차 분의 미션을 옮겨 놓은 것처럼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시작한다. 이미 1세대 예능들이 자리를 잡거나, 그 인기를 다하고 사라져가는 시점에서, 일종의 고육지책이랄까. 하지만 분명한 선을 긋고 시작한 예능들은 오히려 그로 이내 색다른 묘미를 자아내며 순항 중이다.
<인간의 조건>은 ~없이 살기란 부정적 상황을 근거로 한다. 하지만, 세번째 미션(파일럿 프로그램까지 합하면 네번 째) 돈 없이 살기를 통해 멤버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고, 자신의 직업, 그리고 현대 사회를 이루는 돈이란 것에 대해 고민해 보는 중이다. 미션은 부정적이되, 그 부정을 통해 늘 얻어가는 건 '삶의 긍정'이랄까.
<나 혼자 산다>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의 조건>과 마찬가지로 간보듯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된 남자들이 혼자 사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현대 사회의 부정적 산물인 '혼자 살기'를 그저 인간으로써 살아가는 모습의 하나로 긍정한다. 때로는 외롭고 쓸쓸하지만, 악플을 남긴 데프톤의 스타일처럼 이미 거기에 길들여진 모습도 나쁘지 않다며 보여준다.
이제 막 시작한 <진짜 사나이>는 더더욱 역설적이다. 남자들이 가장 꿈꾸기 싫은 바로 그 군대 다시 미션이라니! 이 프로그램이 케이블에서 성황리에 방영되고 있는 <푸른 거탑>의 리얼리티 버전이라는 것에는 변명할 여지가 없겠다. 하지만, 시트콤과 리얼리티는 또 다른 질감을 자아낼 것이니, 이미 1회의 방영만으로도 화제성은 충분했다.
이처럼 2세대 남자들의 예능은,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생각되는 상황들을 미션으로 시작한다. <진짜 사나이>의 예후는 아직 진단하기 이르지만, <인간의 조건>과 <나 혼자 산다>는 그 부정적 상황을 통해 오히려 '힐링'을 추구한다. 혼자 살지만 나쁘지 않다라던가, 혼자 살아도 이렇게 잘 지낼 수 있어 라는 걸 보여주며, 고독에 몸부림치는 현대인들을 위로한다. <인간의 조건>은 더욱 성찰적이다. 당신이 목매어 사는 자동차, 돈, 이런 것들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멤버들의 체험을 통해 되묻곤하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너무 연연하지 않아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대안적 삶까지 슬쩍 곁들인다.
이렇게 새롭게 등장한 예능들의 주제가 '힐링'이다보니, 이 프로그램들의 미션은 1세대 예능들처럼 강요적이지 않다. 숨가쁘게 시간 안에 달성해야 할, 때로는 서로를 속고 속이며 도달해야 할 목표는 없다. 오히려 이미 나 혼자 사는 삶의 제한성, 혹은 분기 별로 주어지는 ~없이 살기가 밑에 깔리다 보니, 그 안에서 멤버 각자 혹은, 미션 별 다양함은 풍부해진다. 덕분에 데프콘은 빨간 무개차를 타고 달리며 맘껏 제주도의 먹방을 보여줄 수 있고, 돈을 벌기 위한, 김준호, 박성호 vs. 양상국, 허경환의 다른 선택을 마주치게 되는 것이다.
'~없이 살기'를 가지고 몇 주나 버틸까 싶지만, 매번 색다른 빛깔로 멤버들의 체험은 우리에게 또다른 삶의 질문을 던진다.
꼭 남자들만의 예능이어야만 할까?
세상은 점점 더 여성이 우위를 차지해 간다고 하지만, 여전히 직장 내에서 직원의 비율과 승진 기회에는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존재하는 것처럼, 예능에서의 남초 현상은 여전히 두드러진다. 물론 <인간의 조건>처럼 한 집에서 머무르는 한계적 상황에서 여성 멤버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좀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파업 기간이라는 변칙적 상황에서 편성된 <무한 걸스>의 처참한 시청률과, <남자의 자격>의 뒤를 이은 성격은 다르지만 여성 예능임을 내건 <맘마미아>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건 갈 길이 먼 여성 예능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꼭 '남성'들의 예능이 남성을 이해하는 건 아닐 수도 있겠다. 이젠 '군대가기'까지 주말 황금 시간대로 끌고 들어오는 것을 보면, 이건 오히려, 예능을 통한 '남성'의 이해라기 보다는 '남성'의 소비에 가깝단 생각이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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