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ive tv를 통해 새로 발진한 예능의 제목 셰어 하우스(share house)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도입되고 있는 새로운 삶의 양식 셰어 하우스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렇다면 셰어하우스란 무엇일까?
이미 서구나 일본에서 익숙한 싱글들의 독신들의 삶의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셰어 하우스는 가족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 거실, 주방, 식당, 등을 함께 공유하며 살아가는 주거를 말한다. 1~2인 가구가 많은 서구나 일본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주거 양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바로 그런 따로 또 같이 사는 셰어 하우스를 olive tv의 예능 <셰어하우스>는 그 삶의 형태 그대로, 이상민을 비롯하여, 손호영, 최희, 우희, 김재웅, 천이슬, 황영롱, 송해나, 최성준 등, 예능인, 가수, 모델, 배우, 그리고 구두 디자이너 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한 집에 모여 살게 된다.
공교롭게도 마찬가지로 공동 주택 프로젝트인 <룸메이트>가 4월 20일 sbs를 통해 시작되는 가운데, '나의 두번 째 가족을 만난다'라는 부제를 걸고 시작하는 프로그램답게, 외로운 독거 생활을 청산하고 함께 사는 삶의 온기에 집중한다.
1회, 각자 다른 분야와 다른 연령대, 그리고 다른 성격의 출연자들이 함께 한 자리는 서로의 낯설음을 쉽게 좁히기 위한 장기 자랑에서 부터 시작하여, 함께 간식을 만들어 먹고, 밥을 만들어 먹고, 함께 살아가는 규칙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첫 회의 백미는, 가장 음식을 못만들 거 같은 멤버, 우희와 최성준, 천이슬표의 닭볶음탕과, 해파리 냉채 등을 먹으며 느낀 출연진들의 소회였다. 이상민을 비롯하여, 대부분 홀로 살아가는 이들은, 그저 함께 먹는 것만으로도 맛있는 음식에 새삼 감동한다. 그 과정에서 홀로 살아가는 외로움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음식을 시켜도 2,3인분을 시켜서 먹는다는 이상민의 고백에 공감하는 모습에서, 이 시대 홀로 사는 사람들의 고충이 드러났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간밤에 술을 마신 출연자들을 위해 이상민이 끓인 북어 해장국을 함께 먹으며 느끼는 아침 식사에서도 전날의 그 함께 먹는 집밥의 온기는 이어진다. 평소에는 먹지 않던 아침밥이지만, 누군가 자신을 위해 마련해준 그 정성에 감동하고,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해줄 수 있는 기쁨에, 먹는 사람도, 음식을 하는 사람도 모두 감동할 수 있는 시간이 함께 밥을 나누어 먹는 시간이라는 것을 새삼 프로그램은 강조한다.
실제 대부분 셰어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이 느끼는 셰어 하우스에 사는 장점은 우선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주거 형태를 누릴 수 있다는 것과 함께, 홀로 밥 먹고 생활하는 외로움을 지양할 수 있는, '함께 하는 삶'에 있다. 그래서, 셰어 하우스가 그저 전세나 월세같은 또 다른 주거 형태를 넘어, 우리 시대 새로운 대안적 삶의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함께 하는 삶의 온기를 <셰어 하우스>는 첫 회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물론 함께 살아가는 기쁨이 있는 것처럼, 단점도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셰어 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이 꼽는 공통적인 단점이 '서로 민폐를 끼치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 바로 그 지점이다. 예능 <셰어 하우스>는 바로 그런 단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함께 살아가는 규칙을 정한다. 함께 살아가는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시된 것은 당연히 서로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보이는 것과 달리 깔끔함을 내보인 이상민의 변기 사용법에서 부터 시작된 이야기들을 통해, 손호영이 그럼 우리도 변기를 앉아서 사용해야 하냐는 반문에서 처럼, 생각보다 함께 살아가는 생활을 위해 서로가 조심해야 지점들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것이 사실적으로 프로그램을 통해 드러난다.
첫 날 저녁 식사 후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나눈 이야기들 중, 이상민은 말한다. 누구나 아픔이 있다고, 나도 한 팔이 아프지만, 그런 나도 나보다 더 아픈 사람을 보며 위로를 삼을 수 있다고, 그리고 그런 대상으로 자기가 이 프로그램을 함께 하게 되었다고. 그런 이상민의 출연의 변은, 대부분 젊은 출연자들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인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최근 아픔을 겪은 손호영을 배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osen)
실제 방송분에서도 드러나지만, <셰어 하우스>에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손호영은 이미 또 한 차례의 구설수를 겪게 된다. 자의가 아닌 사건에 휘말린 시간이 10개월이나 지났음에도 그의 출연 사실만으로 색안경을 낀 누군가의 도마 위에 올려지게 된 것이다. 이상민의 출연의 변과, 손호영의 출연은, 이미 그 자체로 노이즈 마케팅의 요소를 가지고도 있지만, 그런 부담을 안고서라도, 함께 하는 삶을 통한 치유라는 이 프로그램의 야심찬 목적을 내보인 지점이기도 하다. 첫 회, 이상민이 이끌어 간 함께 하는 공간과 삶을 통한, 서로가 아픔을 나눠보고자 하는 지향은, 그런 <셰어 하우스>의 의도를 십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이제 막 우리 사회에서 대안적 삶의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한 셰어 하우스처럼, 예능 <셰어 하우스> 역시 아직 가능태로서 존재한다. 함께 나누는 집밥의 온기를 강조하고, 출연자 사이의 대화에 선뜻 끼어들지 못한 천이슬과 산책하며 그녀의 속사정을 드러내 보이고, 자신의 아픔을 강조하며 손호영의 아픔을 감싸 안으려는 이상민의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그것이 계속 프로그램의 색깔로써 유지될지, 그게 아니라, 결국은 케이블의 많은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처럼, 자신을 알리고자 하는 연예인, 혹은 연예인 지망생들의 홍보의 장이 될 지는 결국 제작진들과 출연자들의 진정성에 달려있게 될 것이다. 이제 막 붐을 이루기 시작한 셰어 하우스가 투자의 가치로써의 집이 아닌 삶을 함께 하는 대안적 삶의 형태로 자리잡길 바라는 것처럼, 부디 또 하나의 따뜻한 예능의 상징으로 <셰어 하우스>가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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