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말 그대로 농사에 귀의하는 귀농이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닌 사회적 현상이 되고 있다.
2011년을 기준으로 그 전해에 비해 158% 증가하여 만 가구(10, 503 가구, 23,415 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 수원 농업 진흥청 귀농귀촌종합 센터에서 상담자 1000 여 명한 중 무작위로 선정해 조사를 놓고 봐도, 그 전해에 상담자 중 실 귀농자가 11%에 불과한 것에 비해, 16%의 상담자가 이미 귀농을 했고, 52%가 귀농을 준비중 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귀농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삶의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바로 이런 사회적 현상인 '귀농'이 리얼 버라이어티로 들어왔다.
물론 농촌으로 향하던 리얼 버라이어티는 그간 종종 있어 왔다. <패밀리가 떴다>는 농가를 빌어 농촌 체험을 리얼 버라이어티의 소재로 삼았고, 최근 인기를 끌기 시작한 <사남일녀>의 첫 꼭지도 강원도 인제 산골짜기 마을로 찾아 들었었다. 하지만 <패밀리가 떴다>는 농가라는 배경을 리얼 버라이어티의 소재로 삼았을 뿐이고, <사남일녀> 역시 체험의 시한이 한시적이다. 아니 '귀농' 자체가 목적이 된 적도 있었다. <남자의 자격>에서 야심차게 농촌에 땅을 빌어서 일년 농사를 짓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었지만, 다른 미션에 짖눌려서, 일년간의 귀농은 멤버들이 농사짓는 모습 한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흐지부지 끝을 맺고 말았다. 이제 그 <남자의 자격>에서 결실을 얻지 못했던 '귀농'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전면에 내세워 졌다. tvn에서 새롭게 시작한 <삼촌 로망스>는 6개월간의 농촌 재생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네 남자의 농촌 정착기를 다룬다.
(사진; tv리포트)
프로그램의 목적이 귀농인 만큼, <삼촌 로망스>의 시작 역시 만만치 않다. 앞서 수원 농진청 귀농귀촌 종합 센터 상담자 중 32%가 상담 과정에서 귀농을 포기하고, 실제 귀농만큼 낭만적으로 귀농을 했다가 현실이 여의치 않아 귀농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는 시점에서, <삼촌 로망스>는 귀농을 꿈꾸는 네 남자 양준혁, 강레오, 강성진, 양상국의 귀농 면접부터 까다롭게 보면서 '귀농'을 시작한다. 그저 프로그램 하나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삶의 선택으로서의 '귀농'의 무게감이 <마스터 세프 코리아>의 무서웠던 심사위원 세프 강레오가 면접관들 앞에서 흘리는 식은 땀에서 현실감있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실제 귀농 인구의 평균 연령은 52.4세로(2011년 기준), 그 중 40대의 귀농 인구도 25.4%를 차지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귀농 인구 중 중장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따라 , <삼촌 로망스>도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네 남자의 평균 연령이 40.3 세이다. 이들은 각자 한때 잘 나가는 야구 선수이거나 배우였지만, 제2의 인생으로 귀농을 생각하고 있거나, 요리사로써 자기 요리의 재료를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로망을 지니고 있거나, 태어날 때부터 농가에서 자랐기에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구체적 목적을 가지고 '귀농 면접'에 임한다. 즉, 그저 리얼 버라이어티의 멤버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농'이라는 특정의 삶의 형태에 맞도록 각자 삶의 조건에서 그 목적이 배태되어 나올 수 있도록 제작진은 노력한다. 그래서, 그들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멤버인 줄 알면서도, 막상 면접관 앞에서 그들의 소견이 그리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들처럼 많은 도시인들이 그들과 비슷한 처지에서 저렇게 귀농을 시작할 것이란 막연한 공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버라이어티의 특성을 살렸음에도 불구하고 귀농 면접은 현실감있게 진행되었다. 양상국이 가져온 아메리카노와 부셔먹는 과자로 무마될 정도 면접이 호락호락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진심만 있다면 어찌 넘어가 볼 수 있는 대인 면접이라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에 이은 실습 장작 패기와, 실제 농장 체험 과정은 힘으로는 자신감이 넘치던 양준혁조차 신음 소리를 절로 낼 만큼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다. 물론 장작 패기를 농촌 실습으로 하는 장면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다수의 농촌 체험 프로그램들이 다짜고짜 농촌에 찾자들어 살기 시작하는 것과 달리, 실제 정착 과정이 5~7년이 걸린다는 귀농의 무게감을 '면접'이라는 과정을 통해 다루려고 한 것은 기존의 프로그램들과 차별성을 둔 지점이었다. 또한 그들이 살고자 찾은 강원도 인제군 소치 마을에서 기대와 달리 이장님의 냉랭한 반응이 그대로 방영된 것 또한 설정일 망정 '귀농' 프로그램으로서의 리얼리티를 살린 측면이다.
그저 막연한 농촌 체험이 아니라 '귀농'이라는 목적 의식성을 가진 <삼촌 로망스>의 첫 회는 그 목적에 어울리는 첫 발을 내딛은 듯하다. 동상이몽의 네 남자의 개성도 기대해 볼만하다. 부디 앞으로의 과정에서도 현실의 '귀농'이라는 사회적 현상이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과정을 통해 잘 버무려져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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