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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밤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두번 째 파일럿 프로그램 <별바라기>가 방영되었다.
스타와 팬의 단체 팬미팅이란 컨셉을 내세운 별바라기는 그에 걸맞게 세대별 스타들과 그들의 팬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장 감동적인 스타 바라기를 한 팬에게 주는 해외 여행권을 놓고, 각 스타의 팬들이 자신들의 경험담을 나누었다.
각 세대별, 혹은 장르별 구색을 맞추기 위해 90년대 개그맨으로서는 드물게 팬클럽을 가졌던 이휘재를 비롯하여, 전설의 아이돌 은지원과 현역 아이돌 인피니트, 배우 유인영, 가수이자 탈렌트인 손진영등이 스타로 출연했고, 그들의 사연많은 팬들이 등장해, 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이휘재의 소중한 기록들을 소개하고, 산후 우울증의 위기를 넘기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생기를 되찾게 해준 아이돌 인피니트에 감사를 전했으며, 돌싱이 된 은지원을 꼬집을 만큼 세월을 함께 한 과거 젝스키스의 아이돌이 그 시절 팬문화를 회고하였다. 또한 자신의 작업에 영감을 준 뮤즈가 되준 유인영에게 세상에 한 벌 밖에 없는 옷을 만들어 준 디자이너와, 함께 집을 짓고 살자며 땅까지 주려고 한 아낌없는 부모님같은 손진영 팬의 사연도 등장했다.
해외 여행권은 자살 위기까지 맞았던 하지만 텔레비젼에 나온 활기찬 아이돌로 인해 삶의 의미를 찾은 주부에게 돌아갔지만, 이제는 쌍둥이 아빠로 대중에게 각인되었지만, 꽃미남이라는 호칭이 무색치 않게 전성기를 누렸던 이휘재의 역사도, 응답하라 1994만큼 흥미진진하던 전설의 HOT와 젝스키스의 팬대결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아직은 연예인이 서툰 손진영에게 향수까지 챙겨주는 따스한 팬 이야기는 훈훈함 그 자체였다.
(사진; 스포츠 서울)
하지만, 무엇이 어떻든 별바라기라는 제목에서부터, 그리고 합동 팬미팅이라는 프로그램의 의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별바라기>가 가진 스토리텔링의 구조는 한결같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그저 서로 다른 이야기일 뿐이다. 저마다 다른 이야기같지만, 벌써 첫 회에, 몇 순배를 돌자, 동어반복 처럼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제 아무리 대중문화의 팬클럽 문화가 트렌드가 되었다 한들, 매주 목요일마다 찾아가는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 하기에는 버겁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안녕하세요> 한 회 특집 정도면 적당할 내용을 가지고 굳이 이 시기에, 정규 프로그램으로 까지 해야 할 타당성을 찾기 힘들달까?
무엇보다 과연 이 프로그램이 강호동이란 MC가 의기양양하게 들고나올 만한 컨셉의 프로그램인가도 의심스럽다. 1회의 진행으로만 보면, 오히려 솔직히 강호동보다, 게스트로 나온 이휘재가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있어 훨씬 자연스러워 보인다. 심지어, 첫 방인데도 불구하고, 패널로 등장했던 김영철, 권오중, 소유 등의 존재감은 몇 마디 멘트에 그쳤다. 의욕적으로 들고나온 토크쇼이지만, 컨셉의 한계도 분명했고, 함께 하는 패널들의 활용도도 의문스러웠으며, 굳이 이 프로그램이 강호동이어야 하는 이유 조차도 분명하게 하지 못한 이 정도의 프로그램으로 과연 목요일 밤의 아성을 지키고 있는 <해피 투게더>를 이겨낼 수 있을까 싶다.
<별바라기>가 성공치 못한다면, 강호동의 위기설은 쉽게 진화되지 않을 듯 싶다. 하지만, 오히려 <별바라기> 1회를 놓고 본다면, 강호동은 스스로 자신의 위기를 부추키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파일럿 프로그램임에도 유재석의 <나는 남자다>는 진짜 트렌드가 되고 있는 남자들의 속사정을 들춰보는 이야기를 컨셉으로 잡았었다. 실제 프로그램의 내용은 평이한 편이었지만 그것을 맛깔나게 살려냄으로써 역시 유재석이다 라는 평가을 재삼 확인시켜 주었다. 하지만, <별바라기>는 지금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프로그램도 아니었고, 강호동이어서, 혹은 강호동이어야 하는 이유를 확인시켜 주지 못했다. 여전히 강호동은 당대 최고의 MC로서 트렌드를 제대로 읽어내고 있지 못하는게 아닌가라는 의심만 불러일으켰을 뿐이다.
또한 아쉬운 것은, 같은 Smc&C에 소속되어 있지만, 신동엽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같은 소속사의 인맥을 드러내놓고 활용하지 않고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춘 패널들과 함께 하는데 반해, 번번히 강호동의 프로그램에는 자신의 소속사의 잔상이 크게 드리워진다. <별바라기>에도 함께 하는 신동과, 첫 번째 게스트로 등장한 인피니트가 그들이다. 물론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는 걸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과연 강호동의 행보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강호동 자신이 점검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예전 <달빛 프린스>에서 초창기 함께 했던 같은 소속사의 최강 창민이나 민호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사라지고, 오히려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 다양한 게스트의 활용과 함께 강호동이 살아났던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패널들과 강호동의 진행 방식이 과연 <별바라기>라는 신선한 파일럿 프로그램에 적합한가, 그저 <스타킹>의 다른 버전같은 건 아닌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스타를 사랑하는 별바라기 1기 모집에 들어감으로써 스타에 관심이 많은 다수의 아이돌 팬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아이돌들이 주로 출연하는 음악 쇼프로그램의 낮은 시청률만을 봐도, 이제 이들만으로 대중문화의 트렌드가 되겠다는 시도는 그다지 시의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두 번에 걸친 목요일 밤의 파일럿, 하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새롭게 등장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그 프로그램을 이끄는 mc 누군가의 책임도 책임이지만, 그것을 기획하는 mbc예능국의 안목부터 점검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목요일 밤, 세상 어디선가의 희한한 이야기, 스타의 이야기가 아니고서는 할 이야기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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