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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사회적으로 '당'의 과도한 섭취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먹방의 범람에 이은, 쿡방 열풍이 사회 전반에 '먹거리'에 대한 '탐닉'을 무방비하게 만들고, 사회적 성취로 도달하지 못한 개별화된 사람들의 열망은 가장 용이한 '먹'는 열망으로 이어져 '탐식'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한 현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탐식'의 중심에 있는 과도한 '당'의 섭취에 대해 황교익 씨 등의 맛 칼럼니스트와, sbs 스페셜 들의 다큐 등이 중심이 되어 꾸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고, 한동안 붐을 이루던 무방비한 '탐식'의 열풍은 이제 자기 점검에 단계에 이르렀다. 그에 따라 심지어 된장 찌개에 까지 설탕을 넣어 먹는 최근의 당의 과도한 섭취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었다. 과연 우리가 지금까지 먹던 설탕 등을 줄이면 우리의 당섭취는 줄어들게 될까?
이에 4월 11일과 18일 2부작에 걸쳐 방영된 <mbc다큐 스페셜-밥상, 상식을 뒤집다-탄수화물의 경고(이하 탄수화물의 경고)>는 그저 설탕을 줄이는 것만으로 우리가 섭취하는 당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탄수화물의 경고>란 제목에서도 이미 알 수 있듯이 다큐는 우리가 섭취하는 탄수화물이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돤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탄수화물이야!
성인 기준 탄수화물의 최저 섭취량은 100~150g이상, 성인의 하루 권장량은 281.9g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성인 남녀 1000명을 기준으로 조사했을 때 65% 이상이 과잉 섭취, 그중에서 9%는 중독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하루 권장량의 두 배 이상이 넘는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주식으로 삼고 있는 밥, 국수, 빵등 대부분이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절대 필요한 영양소이다. 뇌를 비롯하여, 장기, 적혈구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인류의 역사에서, 사냥과 채집에만 의존하던 인류가 농사를 지으면서 문명이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그들이 안정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인류학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렇게 인류의 역사 발전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가진 탄수화물이 하지만 현대에 와서 애물단지가 되어가고 있다.
탄수화물 과잉 섭취나 중독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다큐는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 성인병은 물론 암과 혈관 질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러한 성인병의 원인을 과도한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에서 찾았는데, <탄수화물의 경고>는 그 상식을 뒤집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주장을 위해 탄수화물 중독에 가까운 네 명의 사례자를 등장시킨다. 하루 종일 빵등을 입에 달고사는 22세의 대학생, 야식을 참을 없는 국수예찬론자, 어떤 음식을 먹어도 마지막은 밥 한 공기로 마무리지어야 포만감을 느끼는 주부, 하루 일과의 끝에는 맥주를 빼놓을 수 없는 외식을 주로 하는 직장인 등, 우리, 혹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현대인의 전형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건강 검진 결과 이들 4명 모두 당뇨는 물론, 콜레스테롤, 지방간, 중성 지방 등에서 위험한 수치가 드러났다. 이에 다큐는 4주라는 기한을 두고 이들에게 '탄수화물 줄이기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처음 탄수화물 줄이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 4명은 공통적으로 흰 밥 대신, 잡곡밥을 먹는 등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은 물론, 그 구성에서도 차별화를 가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다이어트란 생각에 대뜸 먹는 양을 줄이거나 대부분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 이들은 고통을 받는다. 심지어 탄수화물 금단 증상으로 어지러움증을 호소하거나 우울해 한다.
이에 제작진은 무작정 먹는 것을 줄이거나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공복감에 시달리는 네 명의 사례자에게 권장 식단을 제시한다. 제작진이 제시한 것은 그저 무작정 굶거나 줄이는 것이 아니라, 탄수화물을 제한하되, 그 부족분을 다른 영양소로 채우는 일본 에베 코지의 당질 제한 다이어트 식이었다. 즉, 탄수화물은 줄이되, 그 공복감을 각종 채소와 단백질 공급원이 되는 육류, 생선들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열 사람 중 여섯 사람이 당뇨로 고생하는 일본에서 10년전부터 꾸준히 주장되어 방식으로, <sbs스페셜-콜레스테롤을 허하라>를 통해 등장한 하버드의 채소 50%, 단백질 30%, 탄수화물 20%의 식단과 일맥상통한 방법이다.
편중된 식습관을 개선하라
물론 처음 먹는 잡곡밥 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무작정 굶는 것이 아니라 탄수화물 부족분을 포만감을 주는 다른 영양소로 채운 당질 제한 다이어트로 4명의 사례자들은 한결 순조롭게 4주간의 실험 기간을 마쳤다. 이후 실시된 건강 진단 결과, 놀랍게도 4명은 모두 한 달 전과 비교해 체중 감량은 물론 건강 상에 문제가 되었던 당뇨,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 지방간 등에 있어 한결 나아진 상태를 보였다. 즉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건강 상의 적신호가 줄어든 것이다.
사례자들의 결과는 탄수화물이 문제였음을 분명하게 증명한다. 우리 사회 상당수의 성인들의 건강상의 문제점은 그 무엇보다 우리 사회 편중된 식습관에서 비롯된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우리가 알고 있던 성인병 및 각종 현대 질병의 상식을 뒤짚는다. 또한 다큐는 이미 다각도로 실천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보여주며 개인의 결단을 넘어 사회적 실천 양식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매식 등의 생활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편의점에 진열된 저탄수화물 빵등이나, 가정으로 배달되는 저탄수화물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작진이 권장 식단을 제공해도 대부분 외식을 하는 직장인이 그 내용을 따라하기 힘든 우리 사회 현실과 대비된다.
물론 탄수화물은 필수 영양소다. 필수인만큼 하루 20g 이하로 섭취했을 때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지는 등 부작용도 드러난다. 하지만 절반 이상의 국민이 두 배 이상의 탄수화물 섭취를 해서 각종 성인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탄수화물의 경고>는 <설탕 전쟁>만큼이나 시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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