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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1.25 <재벌집 막내 아들> '재벌'과 맞짱뜨는 미래에서 온 흙수저
지난 2021년 상반기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던 <빈센조>에서 배우 송중기는 극중 주인공인 이탈리아 마피아의 전담 변호사 콘실리에리로 분했다. 어린 시절 친모에게 버림받고 입양된 전력을 가진 빈센조, 하지만 그를 입양한 양부모는 강도의 손에 살해당하고 이탈리아 마피아 손에 길러지게 된다.
죽은 마피아의 돈을 찾기 위해 돌아온 고국, 하지만 그는 돈 대신, 자신을 품어 준 변호사 홍유찬의 죽음 앞에서 예의 마피아 콘실리에리의 능력을 발휘해 법의 비호를 받는 재벌가를 징벌한다. '악은 악으로 응징한다', 친모에게서, 그리고 고국에게서 버림받은, 마피아 출신 변호사라는 그의 배경이, '안티 히어로'로서의 빈센조라는 존재 이유가 된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법과 상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정의에 대한 갈증을 마피아 식으로 풀어내는 콘실리에리 빈센조에게 열광했다.
윤현우의 이생망?
그로부터 1년 여, 배우 송중기는 또 다른 안티 히어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미 웹툰으로 화제가 되었던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자신을 죽이려던 마피아에게 잔혹하게 복수를 하고, 거대한 포도밭을 태우는 장면으로 시선을 잡아 끌었던 <빈센조>의 첫 회와는 정반대로, 대를 이은 재벌가 순양의 기획조정본부 산하 미래자산 관리팀장으로 등장한 현재 윤현우의 삶은 척박하다.
동료 직원들이 부러움 반, 시샘 반의 대상인 윤현우, 하지만 말이 관리 팀장이지 '재벌가의 미래'인 재벌가 식구들을 위해 그는 변기 뚜껑을 직접 갈고, 감정 조절못해 휘두른 골프채에 피를 보는 처지이다. 그래도 '거절도, 판단도, 질문도' 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직무에 충실한 그에게 '동앗줄'이 내려온다. 처음으로 한 '판단'으로 새로 취임한 진성준 회장에게 보고한 페이퍼컴퍼니에 관련된 사안, 그 자리에서 진성준은 그를 재무팀장으로 발령하고 그 자산을 찾아오라는 명을 내린다. 홀홀단신 해외로 날아간 윤현우, 여유롭게 돈을 찾았지만 누구하나 도울 사람없는 그곳에서 벼랑 끝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가난한 집안의 사연있는 장남, 고생만하다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무능한 아버지와 고시생 동생을 부양해온 윤현우, 흙수저 출신으로 자신을 갈아 겨우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이 어이없는 죽음이라니, 말 그대로 '이생망!'
1987년의 재벌가 자제로 인생 2회차
그런데 '이생망'이었던 윤현우의 의식이 깨어난다. 가난한 집안 흙수저였던 그가 깨어난 것은 사라진 순양가 3남, 진윤기의 둘째 아들로였다. 윤현우이던 시절, 쓰러진 진영기의 병실에 찾아와 자신의 사라진 둘째 아들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면 지분을 주겠다던 진윤기의 처 이해인, 그런데 이제 윤현우가 그녀의 아들 1987년의 진도준이 되어있었다.
기존 드라마와는 다르게 금토일, 매주 3회 편성을 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번 생에서 죽임을 당한 '이생망'의 주인공을 과거로 소환한다. 현재에서 과거로 온 주인공, 언제나 그렇듯 '과거의 역사'를 아는 주인공은 그곳에서 이미 강자이다. 그런데 하물며 비록 서자지만 순양가 3남의 자제라니. 비록 순양가에 발도 못붙이게 하지만 재벌가의 일원이라는 인생 2회차가 우선 <재벌집 막내아들>의 관전 포인트이다.
과거로 소환된 윤현우, 아니 이제 진도준은 그렇다면 무얼 하고 싶을까? 당연히 우선 그에게 최우선 목표가 된 건, 현재의 시절 윤현우를 죽이라고 명령을 내린 '범인'을 찾고 싶을 것이다. 그가 비밀 문서를 진성준에게 준 것을 안 비서실장 허정도의 배후가 누구일까?
그런데 배후를 알기 위한 진도준의 행보는 좀 다른 궤도를 그린다. 이미 현재에서 자격이 없음에도 순양가의 '미래'로 등극한 진성준, 그를 넘어 자기 외에는 그 누구도 믿지 않고,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진양철 순양 그룹 회장의 눈에 들고자 한다. 바로 이미 살아본 자로써의 '어드밴티지'를 이용해.
<재벌집 막내아들>은 '순양'이라는 불특정한 재벌가를 등장시켰지만, 역시나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라면 머릿 속에 그 누가 떠오르는 현대사의 재벌가를 배경으로 '아는 자'가 되어 돌아온 현재의 흙수저 진도준의 복수를 넘어선 야망을 통해 ,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양 김 통합이라던가, 다음 대통령이라던가, 지나온 역사의 순간에 던져진 진도준이 그걸 '치트키'로 이용해 진양철의 사람이 되어가는 장면이 아는 이야기임에도, 아니 아는 이야기라 더욱 흥미를 배가시킨다. 진도준과 함께 역사를 아는 시청자들이 그 한 치 앞을 모르는 미래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과거의 재벌을 굽어보는 묘미를 드라마는 한껏 보여준다.
또한 그에 더해 칼기 피격사건에서 할아버지의 목숨을 구한 대가로 저쪽 경기도 짜투리 '분당 땅'을 얻은 진도준이 시세차익으로 거대한 자금을 손에 넣고 그를 이용해 진양철- 진영기 - 진성준으로 이어지는 장자 상속의 룰을 헤집고자 하는 거대한 구상은 <빈센조>와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복수물'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물론 드라마는 그저 진도준의 야심과 복수만으로만 펼쳐지지는 않는다. 1987년이라는 시대를 배경으로, 서태지의 은퇴를 둘러싼 현재의 적이었지만, 이제는 '연인'의 인연을 풀어가는 서민영과의 만남, 영화 수입업을 하는 아버지에게 <타이타닉>에 투자하고, <나홀로 집에>를 수입하라는 진도준의 조언은 마치 <응답하라 1987>을 보는 듯하다.
거기에 <빈센조>가 송중기에 전적으로 의지한 드라마였다면 <재벌집 막내아들>은 순양가 회장 진양철에 이성민에, 진영기에 윤제문 등 연기파 배우의 다수 포진으로마치 현대 재벌가판 <용의 눈물>을 보는 듯 쟁쟁한 연기 경합의 장을 펼친다. 식구들 모두 눈도 못마주치는 진양철 앞에 말간 눈으로 그를 휘두르는 진도준이라니, 이미 그의 복수는 '성공' 중이다.
물론 그런 보여진 진도준의 광폭 횡보 아래, 과연 윤현우는 왜 진도준으로 깨어났을까 라는 기본적인 의문을 드라마는 제기한다. 사라졌다는 진도준, 그리고 친아들이 아닌듯했던 윤현우, 윤현우가 진도준이 된 건 필연이었을까 라는 물음표, 출생의 비밀이라는 우리 드라마의 가장 흥미로운 요소마저 <재벌집 막내 아들>을 내포하고 있다.
<빈센조>에 이어 또 새로운 장르물로 <재벌집 막내 아들>이 배우 송중기의 빛나는 필모그래피가 될까? 무엇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신선한 플롯과, 배우들의 열연이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드라마의 입성이 기대되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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