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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부터 시작하여 이제 전세계가 그 손아귀에 사로잡히고 만 코로나 팬데믹, 우리나라는 어언 2달째 그 소용돌이에 빠져있다. 말이 두 달이지 거의 2년이 된 것처럼 시간과 공간이 정지된 다른 차원에 빠져버린 듯한 상황, 과연 우리는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그저 의료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격리'라는 전무후무한 '사태'로 인하여 일상은 물론, 사회, 경제, 기술 전반에 급격한 변화의 파고를 몰고온 코로나 팬데믹. 과연 우리는 이런 '공황 상태'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현대 사회의 다양한 주제들에 대하여 '관점의 전환'을 모색해온 <tvn shift>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을 진단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일상의 변화
우선 코로나 팬데믹 사회가 주는 시그널을 읽기 위해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씨가 나섰다. 지난 2달간 사람들이 한 검색어를 통해 우리 삶의 변화를 알아보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코로나로 인한 충격이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망인 식욕마저 앞섰다는 것이다. 그간 검색어 순위에서 항상 제일 앞장섰던 건 '먹는 것'에 대한 검색이었다., 그런데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이를 앞질렀다. 사람들은 무서워한다. 그리고 그 무서움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알수 없다'는 불가지론(agnosticism, 不可知論)으로 부터 비롯된 불안이다. 거기에 더해 치료약이 아직 없다는 불확실성이 사람들의 공포를 '에스컬레이션' 시킨다.
흔히 사스나 신종 플루 등 앞선 바이러스 전염병과 비교가 되곤 하지만, 그 무서웠다던 메르스가 8주에서 10주 사이였던 것과 달리, 지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전의 바이러스 전염병들에 압도적이다.
송길영 씨는 확진자, 마스크, 혼초밥 등 사람들이 많이 검색한 50가지 단어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사회를 정의내린다. 그 첫 번 째는 '하루 종일', 아이들의 개학이 연기되어 '번아웃'에 빠진 엄마들, 60대 엄마, 아빠랑은 어떻게 놀아드려야 하냐는 질문을 올리는 자녀들처럼, '사회적 격리'로 인하여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가족들의 고민이 등장한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활동하는 공간이 축소되었다. 답답함을 넘어 심리적 불안을 느끼는 경우도 생겨났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친구'보다 '남편'이 중요한 관계의 대상이 되는 등 관계의 변화도 감지된다. 층간 소음 등의 갈등이 심해지는가 하면, 온라인 쇼핑몰 주문량 폭주와, 홈오피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등이 늘었다.
손세정제, 마스크 등 이전과는 다른 물품들이 인기 품목이 되었고, 재택 근무가 권장되며 화상회의처럼 지금까지와는 다른 '산업', 일의 형태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는 코로나 이후,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는 새로운 산업 구조 혁명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빅데이터는 예측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렇다면 경험해 보지 못했던 다른 세상을 열고 있는 이 코로나 팬데믹은 과연 언제가지 갈 것인가? 이에 대해 감염 내과 최원석 교수가 전망을 펼친다.
무엇보다 날씨가 풀리고 있는 즈음에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건 바이러스가 좀 수그러드는 것이다. 하지만, 평균 30도를 넘는 탄자니아에서 본격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나타나는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기온과 바이러스의 상관 관계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최교수의 판단이다.
그리고 21세기 최초의 팬데믹이었던 신종 플루가 4월에 시작하여 8월에 기승을 부렸던 전례에 비추어 봤을 때 더더욱 섣부른 기대를 할 수 없게 만든다. 더욱이 북반구가 날이 풀리면서 좀 수그러든다해도 남반구가 겨울을 맞이하여 코로나가 지구의 남과 북을 순환하는 도돌이표 전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덧붙인다.
마음의 경계를 푸는 순간 언제라도 다시 대유행할 수도 있는 코로나 팬데믹, 이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 중 첫 번째는 영국이 시행하려 했고, '대유행 받아들이기'이다. 자연 상태에서 몇 명까지 감염될 수 있는가라는 기초 감염 재생산자 수에 따르면 코로나가 2명에서 5명 수준, 그에 따르면 65% 정도가 감염되면 집단 면역이 생길 것이라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집단 면역이 생기면 감염 자체가 저지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총리까지 감염되며 국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이 방식을 바꾸게 된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러시안 룰렛'과도 같은 집단 면역 방식은 의료체계와 국민들의 희생이 너무 크다.
이에 반해, 최대한의 방역을 하며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전염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 여기서 문제는 바이러스는 그 성질상 완벽하게 차단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소한의 방역을 통한 집단 면역 방식의 경우 바이러스 종식 기간이 짧아지는 반면, 완벽하게 방역을 하려하면 할 수록 팬데믹은 점점 느리고 길게 오랫동안 그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대한의 방역을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하지만 종식은 쉬이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굶어 죽게 생겼다는 자영업자 대표 홍석천의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결국 코로나와의 장기전을 대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위기는 곧 기술의 기회
이런 상황에서 그러면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기술이 인간을 앞지는 원년이라는 2020년, 그렇다면 기술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최재붕 교수가 이에 답한다.
비관론자들은 미, 중, 러 강대국들이 서로에게 코로나 팬데믹의 책임을 떠넘기는 음모론을 들이대는 가운데, 결국 인간이 만든 과학 기술의 무분멸한 자연 침식이 박쥐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이것이 코로나 팬데믹을 낳게 되었다며 기술 책임론을 내세운다.
하지만 그럼에도 팬데믹 쇼크의 답은 기술에서 구해야 한다고 최교수는 말한다. 일찌기 캐나다의 인공 지능 스타트업은 이미 올초 빅데이터에 기반하여 팬데믹을 예고했었다고 한다. 알파고를 만들었던 딥마인드는 코로나 분석에 돌입하였다. 이처럼 결국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기술로 부터 비롯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 시장을 장악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매월 5월 10일을 회사 최대 기념일로 삼고 성대한 축하 행사를 연다. 그런데 이 날은 바로 알리바바 직원이 사스 판정을 받은 날이다. 사스로 직겨탄을 맞았던 알리바바, 하지만 거기서 새로운 사업을 착안한 마윈 회장은 사업의 구조를 변화시켜 온라인 시장에 전격 투자를 감행하여 아시아 1위의 그룹이 되었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 재래 시장, 백화점 등 오프라인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과 달리, 마스크 판매 등으로 시작하여 코로나 사태에 발빠르게 대처한 우리나라 쿠*이 그간의 적자를 일소하고 흑자로 전환한 케이스처럼, 사재기가 성행하는 유럽 등과 달리 '온라인 산업'이 이미 기반이 닦인 우리나라는 '코로나 사태'가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든 인간이라는 의미에서 포노사피엔스, 이들에게 포스트 코로나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과학 기술은 단언한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방청객을 들일 수 없는 <tvn shift>방청객 대신 '사회적 격리' 중인 일반인들과 온라인 화상 공개 방송을 통해 화두를 공유한다. '랜선 파티' 등 이미 포노 사피엔스들에게는 익숙한 '온라인 문화'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보편적 문명'의 방식으로 세상에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여 약관 39세에 장관이 된 대만의 디지털 장관 오드리 탕은 마스크를 공급하기 위해 개발자 그룹에게 sns를 통해 문의한다. 그리고 단 며칠 만에 'e마스크 구매' 앱을 만들어 마스크 사태의 모범적 사례를 만들어 나갔다. 이처럼, 4차 산업 혁명을 통해 이미 다가올 미래는 정해졌다는 것이다. 진화한 역사는 결코 거꾸로 돌아간 적이 없는 세상, 결국 그 세상의 흐름에 누가 먼저 다가가느냐가 코로나 사태, 그리고 그 이후의 세상을 끌려가지 않고 주도할 것이라고 '과학 기술'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보다 15~20%나 늘어난 실업, 사회의 약한 고리가 되어버린 프리랜서들은 '무급'의 시절을 견뎌내고 있다. 남들이 밥벌이 걱정할 때 잘 나간다는 '택배' 기사는 쌀, 생수 등 늘어난 생필품의 무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다. 과학은 앞서 보라, 앞서 가라 강변하지만, 저마다 불안을 안고 버티고 있는 상황, 정작 가장 필요한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이 요원한 한에서 마스크로 가린 채 서로가 멀찍이 떨어져야 하는 일상은 호구지책의 늪에서 사람들을 구해낼 방도가 아득하다.
알고는 있었지만, 빅데이터에서 부터 감염학, 과학 기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이 진단한 코로나 팬데믹은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고생하고 있는 일상을 공감케한다. '음모론'으로 탁해졌던 눈을 밝게했으며, 당장의 어려움을 넘어 너른 시야를 제공해 주었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사자성어가 무색하게 당장의 이 고통을 끝낼 '묘수'는 보이지 않으니, 아예 문을 닫아야 겠다는 자영업자 홍석천의 답답한 하소연에 위로 말고는 해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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