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 것이 왔다!

컴퓨터, 핸드폰, 텔레비젼 없이 살기, 그리고 쓰레기 안만들기를 거쳐 드디어 <인간의 조건>이 자동차 없이 1주일을 살기로 했다. 김준현의 말대로 '~없이 살기'의 생활을 떠올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은 해볼 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것, 그것이 바로 '자동차 없이 살기'이고 드디어 <인간의 조건>은 그 과제에 도전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간의 조건>판 자동차 없이 1주일 살기는 만만치 않다.

 

느림의 미학? 아니 느림의 고행

'자동차 없이 1주일 살기' 미션 수행을 위해 제작진이 제일 먼저 한 일은 평지에 있던 아지트를 마을 버스도 다니지 않는 부암동 산꼭대기로 옮겨 자동차가 없는 생활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평지에서 부터 시작하여, 완만한, 조금 가파른, 심하게 가파른 4단계의 500여 m의 경사지를 올라가야 도착하는 새 아지트는 내려가는 것은 물론 올라가는 것은 거의 등산 수준이다. 어디 그뿐인가. 평지에 도착해서도 다시 버스를 타야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외진 동네는 그간 자동차 없인 절대 이동하지 않았던 삶에 익숙한 6 멤버들에겐 동네 지도와 지하철 노선도가 있어도 온통 헤매게 만드는 미로 그 자체다.

'느림의 미학'이라며 여유를 부리며 주변을 둘러보며 길을 떠났던 멤버들이지만 온몸이 비라도 맞은 듯 흠뻑 젖어야 도착할 수 있는 길을 걸어 집에 돌아왔을 때는 다들 방전이라도 된 듯 지쳐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면서, 오로지 자가용이라는 이동 수단에만 의존하던 습관은, 버스 값은 얼마인지? 지하철은 어떻게 타야 하는지? 교통카드는 어떻게 사야 하는지까지 모든 것에서 어리버리하기만한 '서울 촌놈' 그 자체 였다.

더구나, 불규칙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연예인이기에 12시 정도는 훌쩍 넘어서는 하루 일과는 일보다 '귀가'라는 고민에 안절부절하게 만들었고, 겨우 꼼수로 생각해낸 세그웨이나 전기 자전거의 수단들도 생각만큼 만사형통이 아니니, 그 어느때보다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는 이들에게 자동차 없는 1주일은 버거운 과제일 수 밖에 없다.

 

 

함께 걷자 이 길을

하지만 벌써 세 번째 미션을 부여받은 멤버들은 불가능해 보였던 과제들을 수행해낸 그 저력으로 자동차없이 사는 일주일을 극복해 나가려고 한다.

모 케이블 방송에 출연하여 과도한 체중으로 인한 건강상의 적신호를 알게 된 김준현은 자동차 없이 살기의 1주일을 본격적인 '다이어트'의 실천 기간으로 삼기로 한다. 비록 힘들게 걷고 난 후 들이킨 한 대접의 물때문에 체중의 감소는 없었지만, 옷이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며 걷는 김준현의 모습을 보노라면, 그의 1주일은 정말 그를 '호올쭉' 하게 만들 거라는 확신을 준다. 그만이 아니다. 그간 장시간 차에 쭈그리고 앉은 자세 때문에 생긴 요통과 목의 협착으로 고생하는 김준호에게 의사가 내린 처방이 '많이 걷기'라니, 김준호의 자동차 없는 1주일은 '일도 하고, 병도 고치는' 일거양득의 시간이 될 것이다. '걷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는 책도 있듯이, 가파른 산비탈 위에 있는 집을 향해 오고가는 길은 고달프지만, 그 과정에서 분명한 것 하나는, 돈 들여 운동하지 않아도, 저절로 운동이 되니, 여섯 멤버 모두의 건강이 자연히 좋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뿔뿔이 매니저가 기다리는 자신의 차로 돌아가 혼자 꾸벅꾸벅 졸며 돌아오던 길을, 애써 다른 동료가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함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그 걷는 과정에서 차를 타고서는 그저 스치듯 지나치던 거리의 집들이 새삼스레 다가오는 것은 물론이고. 늘상 그렇듯이, 환경을 생각하며 시작하는 '미션' 이지만, 언제나 그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돌아오는 것은 '보다 인간다운 삶'이다.

김준현은 말한다. 어느덧 연예인이라고 지레 사람들 속에 섞여 들어가는 게 어색해 했는데, 막상 사람들 속에 섞여보니 생각만큼 서먹하지 않았다고, 연예인이라는 삶에 갇혀 늘 보는 사람만 보다가, 몇 년 만에야 나이가 드신 분도, 어린 학생도 접하게 되었다고.

이런 김준현의 말은 굳이 연예인이라는 특정 직업의 특성상 두드러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동차라는 개인적 공간에 갇혀 '자폐적 삶'에 어느덧 익숙해져 버린, 그리고 그런 삶을 지향하는 현대 문명의 지향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준다.

by meditator 2013. 3. 3. 02:31
  • 익명 2013.03.03 08:40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meditator 2013.03.03 13:41 신고 EDIT/DEL

      사람 개개인의 취향이 있겠죠, 전 이 프로그램이 편하더라구요, 물론 비평의 입장에선 모든 프로그램을 다 보아주어야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호불호가 있어서 늘 뒤처지는 편이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