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성인이 된 당신의 자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십니까? 

그렇다면, <마녀 사냥>을 보십시오. 
어떤가? 이 홍보 문구, 단언컨대, 지금의 <마녀 사냥>에 가장 어울리는 문장이 아닐까?

청춘의 '청춘'고민을 들어주기 위해 거리에 설치한 마이크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물론 걔중에는 인사 치례상 하는 말도 있겠지만, 모두들 입을 모아 <마녀 사냥>을 봤단다. 재밌단다. 그리고 진지하게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이게 '사랑'이냐고, 사귀어도 되냐고 묻는다. 때로는 '백주대로'임에도 19금의 내용들이 발설된다. 하지만, 그 19금이 신경쓰이는 건, 주변에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지, 19금이라서가 아니다. 


물론 처음부터 마녀 사냥이 지금처럼 '그린 라이트'를 켜고 끄는 청춘 상담소 버전이 되었던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마녀'를 사냥하겠다는, 치명적이지만, 그 속내를 알 수없는 여자들에게 놀아나는 순진한 남성들을 구원하겠다는 컨셉으로 시작되었다. 덕분에 숱한 명작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을 어거지로 '어장관리녀' 등으로 등장, 사랑의 역사에 한 유형의 마녀로 분석 대상이 되곤 하였다. 
하지만, 점차 청춘들의 솔직한 '사랑'에 대한 고민 상담이 반응을 얻게 되면서, 처음에 단순히 '그린 라이트를 켜줘'가 확장하여, 거리로 나가 직접 고민을 들어보고, 반대 버전인 '그린 라이트를 꺼줘'까지 등장했다. 마치 '화성에서 온 여자, 금성에서 온 남자'의 텔레비젼 변형판이 되어간다. 

처음엔, 좀 놀아본 네 남자가 감히 텔레비젼을 통해 할 수 없었던 음험한 속내를 드러내는 '폭로', 혹은 거칠 것 없는 여성 게스트의 솔직한 고백, 그리고 '탑' 게이의 성적 취향에 촛점을 맞추는가 싶더니, 회를 거듭할 수록, '성'을 논하는 걸 당당한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솔직한 남자들의 이야기에, 온갖 심리학 등 각 분야의 학자들의 견해까지 소개해 줄 수 있는 전문 칼럼니스트에, 여성의 입장에서, 게이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진지한 '카운셀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녀 사냥>의 가장 긍정적인 성취는 바로 음지에서 논해지던 사랑에 대한 또 하나의 이면을 솔직하게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가볍게는 스킨 쉽에서부터, 사랑을 나누는 것에서, 이것이 사랑일까에서부터, 이것이 이젠 사랑이 아닐까 까지의 남녀 관계 문제를, 그 어떤 영역도 마다하지 않고, 솔직담백하게 다루어 준다는데서, 청춘들의 '열렬한' 반을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열혈 청춘들 고민의 상당 부분이 바로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그 과정과 내용에 대한 것인데, 막상 거기서 문제가 생겼을 때 의논할 곳이 없다. 고만고만한 친구라든가, 그도 아니면, 믿을 수 없지만 내놓고 말할 수 있는 그나마의 장소 인터넷 게시판 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음지의 이야기들을, 19금을 불사하며 공론의 장으로 꺼내들었다는 것에 이 프로의 장점이다. 더구나, 그것이 부끄럽지 않은 것이라, 솔직하게 말하자며 청춘들의 건강한 '성'을 독려(?)하기 까지 한다. 


10월 18일 방송 사례에서 보면, 어떤 학교 선배가 여자 후배에게, '넌 참 색기있어'라는 말을 했다며, 과연 이것이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그런데 그에 대한 반응에서, 불쾌하다는 반응과, 그것이 자신을 성적 매력이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 아니겠냐는 식으로 서로 의견이 갈렸다. '색기가 있다'는 말에,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요즘의 젊은이들이, '성적'이라는 단어에 예전 세대와 달리 선입관을 가지지 않고,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마녀 사냥>에서 만이 조우할 수 있는 지점들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분위기 상으로, '그린 라이트'로 몰고가는 남성 mc들의 획일적 판단은 위험성을 지닌다. 여전히 그런 발언에는 성적 편견이나, 심지어 성적 희롱의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한 것과, 성적 편견을 표출하는 것 혹은 '음담패설'은 다른 것이다. 때로는 남성의 심리를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지점에서, <마녀 사냥>의 경계선이 불분명해질 때가 종종 있다는 건, 지속적인 자기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다. 


by meditator 2013. 10. 19.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