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첫 선을 보인 jtbc의 <라스트>, 정관사 the와 합쳐져 종말, 결말, 끝, 그리고 인생의 종말을 의미하는 이 단어가 뜻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정상적인 사회 생활에서 튕겨져 나온 잉여 인생, 노숙자들을 의미한다. 전국의 1만2천명(2013년 기준), 서울시에만 4천여명 삶에서 방치되고, 일반인들에게 멸시받고, 그 스스로 어떤 삶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의 공동체, 그리고 그 속에 암약하고 있는 100억의 지하 경제가 바로 드라마 <라스트>의 배경이다.
<라스트>가 기대되는 이유
지난 6월 30일 jtbc본사에서 열린 드라마 cp간담회에서 송원섭 드라마 제1cp는 시청률 20%를 넘는 주말 드라마의 반 정도 밖에 안되는 <미생>이 전국적인 화제성을 보인 점을 예로 들며, 시청률을 뛰어넘은 의미를 지닌 것이 화제성이며 jtbc의 드라마는 <미생>처럼 시대성을 보여주는 드라마, 지상파에서는 하지 않는 차별화된 드라마를 지향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시대성을 보여주는, 지상파와 차별화된 드라마로 첫 선을 보인 드라마가 바로 24일 첫선을 보인 <라스트>다
조회수 600여만건을 기록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라스트>는 지상파에서 다루기 힘든 노숙자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지하경제를 다룬다. 비범한 두뇌를 가진 전직 작전 세력이었던 장태호(윤계상 분)가 작전에 실패하여 경찰과 사채업자에게 쫓겨 하루 아침에 노숙자의 신세로 전락하게 되고, 거기서 돈 되는 일이라면 강매, 장기 밀래, 대포 통장 거래 등 그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노숙자 지하 세계에 발을 들이며 그곳에서 승부사의 기질을 다시한번 발휘해 가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그 어떤 드라마보다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신선한 스토리이다.
지상파에서는 엄두를 내기 힘든 노숙자를 배경으로, 케이블에서나 다룰법한 장기 밀매 등의 지하경제가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라스트>는 그렇다고 느와르의 침침함에 기대지 않는다. 외려 하루 아침에 노숙자가 된 장태호가 단돈 5000원을 위해 우연히 노숙자 세계 넘버7을 때려 눕히면서 시작되는 넘버1을 향한 생사를 건 액션어드벤쳐의 성격을 띤다. 그런가 하면 장노인 정종준과 변칠복이 김영웅 등이 펼치는 질펀한 노숙자의 세계는 언뜻 <유나의 거리>가 보여준 질펀한 사람 사는 세상의 모습과, 그속에서 벌어지는 '주먹'리그의 인간 군상이, <라스트>의 첫 회에서 떠올려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드라마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sbs을 통해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등을 통해 독자적인 연출 세계를 확보한 조남국 피디의 첫 jtbc연출작이라는 점이다. 과연 그가 <추적자 the chaser>와 <황금의 제국>을 통해 선보인바 있는 사회 고발적인 세계관이 jtbc와 <라스트>라는 작품을 통해 얼마나 자유롭게 발휘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그와 더불어 첫 회 단 한 장면으로도 시선을 사로잡은 박혁권을 비롯하여, 이미 조남국 감독과 함께 한 <추적자 the chaser>에서 주목받은 바 있는 넘버 7 뱀눈 역의 조재윤에서 부터 넘버 1이범수까지 걸출한 조연들의 포진이 <라스트>의 빼놓을 수 없는 기대 요소이다. 마치 잘 차려진 조연진에 주연 윤계상만 잘 떠먹으면 되는 모양새이다.
제작사간 판권 분쟁이라는 잡음에도 순조롭게 첫 선을 보인 <라스트>.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웹툰 원작이 오히려 <라스트>의 뒷덜미를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첫 회 선보인 적나라한 서울역 노숙자의 세계와, 원작보다 더 절묘한 조연진들의 연기가 우선은 그런 우려를 잠재울 만 하다. 그저 앞으로 매력적인 장태호의 캐릭터를 윤계상이 잘 살려내기만 한다면, <라스트>는 순풍에 돛단듯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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