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의 막을 연 건 '미세먼지'이다. <호모더스트쿠스> 매일 아침 오늘의 날씨보다 오늘의 미세먼지를 먼저 챙기는 세대, 마스크와 공기청정기가 필수가 된 슬픈 족속, 바로 미세먼지가 압도하는 세상에서 건강한 삶을 꿈꾸는 오늘의 한국인들, 그들이 <시프트>의 첫 주인공이다. 

미세먼지가 걱정될 때마다 공기청정기를 한 대씩 사들이다 보니 어느새 집에 공기청정기가 7대가 되었다는 이 시대 대표적 호모더스트쿠스 정시아, 하지만 그녀만이 아니다.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네이버 까페 회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시위에 나섰다. 정부의 미세먼지 치수를 믿지 못해 '어스널스쿨' 등의 사이트에 올라온 미세먼지 예보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셀프 예보족'도 등장했다. 까페에 올라오는 '셀프 예보', 순식간에 2000 명이 조회를 한다. 심지어 어디를 가든 미세먼지 측정기를 들고 다니고, 집에서 미세먼지 지수가 0이 안되면 두려워 하는 '미세먼지 불안장애'까지 등장했다. 

미세먼지 천동설? -미세먼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
다큐가 말하고자 하는 건 과연 외부 유입 물질에 대해 갖는 반감과 분노가 건강한 사회 문제에 대한 각성인가 하는 것이다.  외려 우리 안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계기를 방해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묻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주대학교 예방의학 교실 장재연 교수는 '미세먼지 천동설'을 제기한다. 그 옛날 사람들이 자신들이 아는 '좁은 지식'에 갇혀 지구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을 신봉했듯이 오늘날 사람들 역시 미세먼지에 대한 왜곡된 정보로 인해 데마고기나 마타도어에 휩쓸리고 있는 건 아닐지 의문을 제기한다. 

  

   

장교수가 제기하는 첫 번째 오해는 환기에 대한 것이다. 미세먼지 지수가 높은 날 창문을 열어놓으면 큰일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하지만 장교수는 아이들이 뛰어놀거나, 집에서 조리할 때가 밖의 미세먼지보다 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거기서 한 술 더 떠서 마스크가 꼭 좋은 건 아니라고 덧붙인다. 외국의 경우, 특히 싱가폴에서는 미세먼지 지수가 200이상일 때에만 이른바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쓰도록 권장하거나, 불편하면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정부가 앞장 서서 마스크를 쓰도록 권장하는 상황, 장교수는 '산소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숨차다는 신체의 즉각적 반응에 유의해야 하며 외려 미세먼지를 잘 막는 마스크가 산소 공급이 안돼 신체에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심지어 지금의 미세먼지 상황이 최악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산업화가 극심하던 1950년대 런던처럼, 우리나라 역시 산업화가 한참이던, 굴뚝산업이 융성하던 1970년대, 즉 지금의 엄마들이 한참 자라나던 그 시기가 가장 미세먼지가 심하던 시절이었으며 88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서울 등의 공기는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주장한다. 

장교수만이 아니다. 각 계의 전문가들 100 중 53%가 지금의 미세먼지에 대한 대중들의 공포적 반응에 대해 '지나친 걱정이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즉 각약각색의 정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부정적 정보에 대해 더 큰 가중치를 두는 인간의 생존 본능적 반응이 판단을 방해하며, 거기에 현상만을 부각시켜 보도하는 언론 등의 보도 태도 등이 대중들을 불안장애 이를 정도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해외 언론이 중국 스모그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우리나라 언론의 중국 책임론이 증가되며 정작 우리 안의 원인에 대한 해결할 이성적 계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즉 좀 더 차분한 접근과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소통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심각한 초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그렇다면 지금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최근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공기질의 문제 중 심각한 건 2차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이다. 

자동차 매연 등 기체 상태의 유기 화합물질, 정유 산업 시설 들에서 발생하는질 소 산화물이 자외선과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대기 중 초미세먼지는 이러한 2차 생성물질로 인한 것이 76%나 된다. 최근들어 초미세먼지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고 있지만, 정부나 사람들 모두 그 원인과  대책에 있어 인식은 미비하다. 

   

 

1952년 12월 열 발자국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던 런던의 스모그 5일 동안의 이 나쁜 공기의 역습으로 무려 1200 명이 사망했다. 추운 겨울 급작스레 늘어났던 석탄 난방에 그 원인이었던 것, 영국 의회는 1956년모든 굴뚝에서 매연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시 처벌하는  '청정대기법'을 발의했다. 또한 도시 내에서 석탄을 때우는 걸 금지시켰다. 거기에 더해 영국은 2025년까지 석탄 화력 발전소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사회는 최근 원자력과 관련된 논의는 활발하지만 정작 화력 발전에 대한 인식은 미흡하다. 석탄 화력 61기가 가동중인 우리나라 발전 동력에서 석탄 화력에대한 의존도는 높다. 심지어 OECD 중 국토 면적 대비 석탄 발전 밀집도가 세계 1위다. 

 

 

  
경유차의 문제도 심각하다. 일본은  8~90년대 대기 오염이 심각해지고 주민 소송까지 발생하자, 그 원인을 자동차에서 찾고 경유차 NO 작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2003년부터 도쿄에서 경유차 주행이 금지하는 등 정책에 따라  2000년대 10년 동안 경유차의 절반을 감소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보다 적고 연비도 좋다는 이유로 디젤 차량을 권장하는 '클린 디젤' 정책으로 외려 디젤(경유)  차량이 더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거기에 '환경'보다는 '연비'를 우선하는 시민들의 의식도 한 몫을 하며 초미세먼지의 역습을 낳게 된 것이다. 아니 기본적으로 자동차 누적대수 22,882,035대로 인구 2,3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고 그 중 수도권 차량만 44.4%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초미세먼지 공습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거기에 부산 공기 질의 51.4% , 인천, 울산 등 지역별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경유차 50만대에 해당하는 선박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부재하다. 

2018년에서야 겨우 폐기된 '클린 디젤 정책', 다큐는 정책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책의 변화까지 추동해낼 시민들의 의식 변화,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동차 산업의 메카 독일 슈트트가르트, 그 중에서도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네카토어 지역 시민들은 '미세먼지가 우리를 죽인다'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서 정부의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요구하고 법적 조치를 끌어냈다.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왜곡된 정보로 부터 벗어나 우리 주변부터 변화시킬 수 있는 인식의 변화이다. 실제 런던보다도 3배가 넘는 4대문 안의 교통 혼잡에 대해 런던의 경우처럼, 혼잡 통행료라던가, 공해를 일으키는 차에 대한 독성 부담금 등 정책적 규제에 대한, 즉 내가 손해보더라도 기꺼이 환경을 위해 그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시민 의식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다큐는 주장한다. 

by meditator 2019. 2. 7.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