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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 직장인이 있다. 준비를 마친 그가 문을 나선다. 그런데, 그가 마주한 거리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2층버스가 오가는 이국의 한 거리다.
<sbs스페셜>은 '나는 세계로 출근한다'를 통해 청년 구직자 950만의 청년 실업 시대, 취업의 비젼을 확대시킨다.
당연히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닌 꿈의 직장에서 근무하는 이방의 한국인들이다.
미국 실리콘 밸리 구글 본사 상무로 근무하며 아시아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김현유씨는 연세대 역사학과 출신으로 대학 졸업 전까지 한국에서 살아왔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업체 드림웍스에서 레이아웃 총감독을 맡고 있는 전용덕씨도 마찬가지다. 산업 디자인계에서 유명한 탠저린에서 공동 대표가 된 이돈태씨도 홍대 출신이다.
이제는 글로벌 기업의 주역이 된 이들이지만, 이들이 그곳에 있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 않다. 전용덕씨는 그가 했던 애니메이션 하청 업체가 문을 닫게 되어 실업자 신세가 되자 혹시나 하면서 접수를 했던 드림 웍스에 발탁이 되었다. 하지만, 입사한 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쿵푸 팬더를 만들어 냄으로써 전용덕씨는 그 능력을 입증해 냈다. 탠저린에 인턴으로 입사한 지 단 7년 만에 공동 대표가 된 이돈태씨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대표적 글로벌 기업의 인물들 만이 아니다. it기업들의 메카 실리콘 밸리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건 그리 낯설지 않은 일이 되었다. 숭실대학교 출신의 엔지니어는 미리 그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선배의 알선으로 실리콘 밸리에서 직장을 얻었다. 그가 자주 어울리는 동료 들도 그와는 다르지만, 각각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마친 이후 실리콘 밸리로 직장을 얻은 케이스다. 이국의 낯선 곳에서의 직장 잡기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꼭 구글이나, 드림웍스, 실리콘 밸리같은 유토피아만이 기회는 아니다. 독일에 가서 플로리스트가 된 사람도 있다. 한국에서는 전혀 다른 직종에 종사했던 그는, 남자임에도 독일에서 플로리스트의 길을 걷게 되었다. 독일처럼, 유럽의 나라들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사회의 활동적인 영역에서 외부의 인적 자원을 끌어들이는데 적극적이다. 당장 이웃 일본만 해도, 자신들의 고령화 사회를 외부 인력 수급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모색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찾아보면 상대적으로 일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한국에서 남자 플로리스트는 이변이지만, 독일에서 플로리스트는 성과 상관없이 예술가로 존중받는다. 낯선 이국의 땅에서 새로운 도전, 새로운 가능성이다.
물론 모두가 선진국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졸자 10명 중 7명이 대학을 가고, 대학을 간 학생들은 다시 또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1학년 때 부터 스펙을 쌓는다, 각종 공무원 시험에, 고시 공부를 한다 대학 생활을 제대로 누릴 여유 조차 없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조금 시야을 넓히면 기회는 달라진다.
우리나라와 달리, 신흥 시장에서 대학을 나온 고학력자의 대접은 다르다. 인도네시아 pt. doosan. cipta에 취직한 한지연씨, 그녀의 아침은 도우미가 차려준 한정식이며, 출근 길은 회사에서 마련해 준 차가 데려다 준다. 현지 직원 20명에 상응한 비용이지만, 현지의 사람들은 한국의 인재를 신뢰해 대접해 준다. 이제 입사 1년차, 한국에 있었다면 아직도 서류 심부름에 바쁠 처지이지만, 그녀는 인도네이사에서 당당히 고급 인력으로서의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명문대 졸업생인 한규호 씨 역시 아직은 보장되지 않은 베트남 기업 협회의 인턴이지만, 한지연씨처럼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서의 개발 도상국의 미래를 보고, 베트남 현지 시장을 누빈다.
<sbs스페셜-나는 세계로 출근한다>의 미덕은 이른바 글로벌 취업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데 있다. 꿈의 직장으로서의 구글이나, 드림웍스, 실리콘 밸리도 있지만, 발 디딜 곳이 없다고 여기는 유럽이, 고령 사회를 보완할 인력의 요구가 시급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고학력자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 지고 있는 신흥 인력 시장의 존재를 짚어 줌으로써, 글로벌 취업의 시야를 넓혀준다. 실제 취업 컨설턴트들의 충고도 다르지 않다. 대부분 우리나라 학생들은 취업이라 하면, kt같은 공기업이나, 삼성, 현대 등의 대기업, 그도 아니면 공무원이라는 식의 협소한 시야를 가지고 있다고 아쉬워 한다. 그런 상황에서, <sbs스페셜>은 나름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려 애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남는다. 마치 성공 신화를 조명하는 다큐처럼, 해외 취업의 청사진만을 화려하게 밝힌 <나는 세계로 출근한다> 이면에, 호주에 취업 비자로 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직종에 종사하게 되는 안타까운 사례 등의 그림자도 존재한다고 하면, 글로벌 취업의 빛이 바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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