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프로듀사에 해당되는 글 4건
- 2015.06.21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프로듀사>, 문제는 그 이후다. 2
- 2015.06.14 <프로듀사>프로듀사의 승승장구? 신선한 시도? 배우들 호연? 방영 시간의 꼼수?
- 2015.05.23 <프로듀사> 어수선한 '그사세' 해프닝 끝에 비친 백승찬의 가능성
- 2015.05.16 신참 피디 김수현보다 갓 태어난 염소 새끼가 더 흥미로우니 어쩐다 2
6월 20일 화제의 드라마 <프로듀사>가 종영하였다. kbs예능국의 서수민 피디, 거기에 표민수 연출,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까지 '어벤져스'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팀들이 모여, 마지막 회 17.7%(닐슨 코리아)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공중파 미니시리즈를 위협하는 케이블의 <집밥 백선생>등의 요리 프로그램 (0) | 2015.07.01 |
---|---|
탐식의 시대-'걸진' 밥상에 빠지다. (0) | 2015.06.26 |
<신분을 숨겨라> '액션'에 방점이 찍힌 '무간도' (0) | 2015.06.17 |
다큐, 요리하는 남자에 빠지다 -<sbs스페셜요리, 남자를 바꾸다>, <mbc다큐 스페셜 별에서 온 셰프> (0) | 2015.06.16 |
백종원 vs. 최현석, 정창욱, 요리를 대하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태도 (2) | 2015.06.14 |
kbs 예능국과 <별에서 온 그대>의 스타 작가 박지은, 그리고 역시나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 로코의 대명사 공효진, 차태현, 아이돌스타 아이유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던 <프로듀사>. 역시나 그 화제성에 걸맞게 2회를 남겨둔 현재 시청률 14.6%(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며 이름값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가시적으로는 명성에 걸맞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프로듀사>이지만 과연 박수칠 일만 있는 것일까? 한번쯤은 생각해 볼 지점들이 있다.
다큐, 요리하는 남자에 빠지다 -<sbs스페셜요리, 남자를 바꾸다>, <mbc다큐 스페셜 별에서 온 셰프> (0) | 2015.06.16 |
---|---|
백종원 vs. 최현석, 정창욱, 요리를 대하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태도 (2) | 2015.06.14 |
<성적 욕망> 사교육 시대 예능이 대체하는 교육 컨설팅, 그 마저도 감지덕지? (2) | 2015.06.12 |
<pd수첩-가게 빚 1100조, 우리 이대로 괜찮을까?> 잘못된 정부의 정책으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국민들 (1) | 2015.06.10 |
<집밥 백선생> 상상하라! 백선생이 하면 요리 수업도 다르다 (0) | 2015.06.10 |
윤성호 감독에서 표민수 감독으로 좌장을 교체하는 극단의 조처를 마다하지 않은 이 화제작<프로듀사>, 하지만 3회를 맞이한 이 새로운 시도의 작품은 여전히 미지수다. 신참 피디 백승찬(김수현 분)을 따라다니는 다큐 피디의 존재가 여전한 가운데 다큐인 듯하다가, 탁예진(공효진 분), 라준모(차태현 분), 신디(아이유 분)까지 네 사람이 서로 얽히고 설키는 지점에서는 '로코'인 듯하다가, 왁자지껄한 방송가 에피소드의 연속된 해프닝에서는 시트콤인 듯도 하다. 그런데, 이 다큐인듯, 로코인듯, 혹은 시트콤인 듯한 설정들이 3회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프로듀사>라는 드라마에 집중할 수있도록 만드는 매력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3회 마지막 부분, <프로듀사>에서도 희미한 서광이 비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서광은, <프로듀사>가 궤도를 튼 '로코'쪽은 아닌 듯하다.
방송국, 그들이 사는 세상
3회까지 방영된 <프로듀사>를 보고 mbc의 이춘근 피디는 자신의 이야기같다는 평을 트윗에 남겼다. 어리버리 조연출 김수현의 연기와, 프로그램의 위기에 봉착하여 남은 소주를 집에 싸가는 차태현, 그리고 스탭을 물리고 아이유에게 아부하는 공효진까지. <불만 제로>가 강제 종료된 후 영업직이 된 이춘근 피디를 웃프게 만드는 내 얘기아닌 내 얘기는, 그의 평대로, 방송가의 '리얼'한 에피소드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들일 것이다.
그리고 거기엔, 굳이 피디라는 특수 직업이 아니더라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말을 바꾸는 상사와, 그런 상사를 비웃음으로 넘길 수 밖에 없는 부하 직원들, 그리고 당돌한 신입과, 면이 서지 않는 상사 등, 일반적인 직장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감대 또한 내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사>가 보이는 '리얼'과 '공감'은 어쩐지 허전하다.
고지식한 서울대 출신 백승찬을 두고 '니마이, 쌈마이'론을 펼치는 지점은 어쩐지 2015년의 그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과연 2015년의 서울대 출신 조연출들도 '고지식'할까? 문득 그런 의문을 제기하고 싶어진다.즉, 이춘근 피디의 회고적 트윗처럼, 이제는 제법 나이가 든 사람들이, 그들의 90년대를 회고하듯 마치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듯한 정서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방송국의 초짜로서 과자를 사다 바치고, 호떡을 하루 종일 들고 다니는 백승찬의 고된 '을'로서의 수난시대가 온전한 공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초반 자사 프로그램 <안녕하세요>까지 동원하며 '회사 가기 싫어요'를 외치지만, 그 외침은 벼랑 끝의 갑을 관계의 절박함이라기 보다는 '치기어린 발버둥'처럼 다가오는데 <프로듀사> 공감의 한계가 있다. 차태현의 위선적 말바꾸기에 욕이 나올 것을 꾹 참는 작가들의 반응에서 보여지듯이, 이러니 저러니 해도 피디들은 방송가의 갑인 것이다. 아마도 2015년의 '리얼'한 방송국의 갑을 관계를 드러내려 했다면, 방송국에서 밉보여, 영업직으로 발령받은 이춘근 피디의 이야기 정도는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 고지식하고 순수한 첫사랑의 감성을 지닌 신참 조연출이 아니라, '일베'의 전력으로 목이 간당간당한 신입 직원은 어떨까?
거기에 덧붙여 김태호 피디가 벌이는 자기 자식 학원비를 아끼려 거대 소속사에 연습생으로 들이미는 해프닝에서부터,섭외를 둘러싼 실제 유희열, 신동엽, 윤종신, 그리고 박진영까지 동원한 해프닝들은 버전은 다르지만 역시나 어디선가 본듯한 해프닝의 연속이다. 줄곧 방송가의 '리얼'을 강조하기 위해 실존 인물들까지 동원하며 고된 방송가의 나날들을 나열하지만, 분명 그럴만한데, 지루하다. 그나마 '박진영의 '버퍼링' 정도가 웃음의 포인트가 되었달까. 하지만 그 정도로 '재미;를 유발한다면, 시트콤으로서 <프로듀사>는 썰렁한 축에 속한다.
아직은 공감보다는 뻔한 로코의 설정들
방송가에 갓 들어온 신입 사원들은 '고지식'하고 순수할 거라는 전제에서 풀어내기 시작한 <프로듀사>의 갈등 구조는 백승찬의 '순수한' 첫사랑과, 그가 바라보는, 아니 그가 오해하는 라준모, 탁예진, 그리고 백승찬의 첫사랑녀 신혜주(조윤희 분)의 삼각 관계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걸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 뻔하다. 고지식한 백승찬, 그가 피디직을 도전할 만큼 순수하게 바라보았던 신혜주까지도 90년대에도 있을까 말까한 이야기인데, 거기에 알고보니 잘 생긴 장혁에, 스윗한 이천희까지 마다하고 일관되게 탁예진이 라준모 바라기였다니. 게다가, 해프닝으로 연결된 백승찬과 탁예진, 신디가 이제 또 다른 남녀의 관계로 전환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런 뻔한 사랑의 구도에 대한 공감이 어설프다는 것이다. 첫 회부터 내내 일관되게 짜증나는 선배 피디의 역할에 집중했던 탁예진도 그렇고, 작가들 앞에서 말바꾸기는 당연하며 자주 비겁하며, 비굴한 피디의 리얼리티를 실현해 가고 있는 라준모 피디 모두, 어쩐지 '로코' 버전에는 이질감을 주는 캐릭터가 된 것이다.
그들은 방송가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데 열연하기에, 그들이 이제 3회에 이르러 서로를 '남녀'의 관점으로 바라보려는데, 여전히 히스테릭한 탁피디, 비굴한 라피디의 면모가 그들의 캐릭터를 지배한다. 자고로 사랑 이야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레이는' 지점이 있어야 하는데, 동생의 말처럼, 탁피디는 도무지 궁금해 지지 않는 뻔한 여자요, 라피디는 잘생긴 전 애인을 대체할 만한 매력이 보여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잘 난척하는 왕싸가지 캐릭터의 신디 역시 다르지 않다. 당대의 대표 가수 아이유의 실제 매력에 한참 못미치는 신디의 당돌한 캐릭터 역시 아직은 전혀 사랑스럽지 않다.
게다가 <프로듀사>에서 앞으로 러브 라인을 탈 두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묘하게 동질감을 준다. 신입 피디에게 과자 심부름이나 시키는 철면피 탁피디나, 왕싸가지 신디나 다른 배우, 다른 직업의 두 사람임에도 자기 중심적인 여성 캐릭터라는 점에서 동질적이다. 그런 면에서 멋지기 보다는 궁상맞고 어쩐지 불쌍해 보이는 지점에서 라피디와 백승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나이가 많고 적음, 잘 생기고 , 덜 생김 외에.
그런 면에서 <프로듀사>가 앞으로 집중할 '로코'에 산적한 과제가 많다. '리얼리티'의 만연 속에서 이 네 사람의 주인공들이 '사랑할만한' 대상이 될 매력을 찾아내어야 하며, 서로 겹치는 캐릭터들 속에서 각자의 고유성을 찾아내야 비로소 '로코'로서의 <프로듀사>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백승찬의 캐릭터가 보이는 가능성
그렇지만 <프로듀사>가 내내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스펙에 걸맞게 김수현이 연기하는 백승찬의 캐릭터가 어리버리 신참 피디라는 뻔함을 넘어 조금씩 그만의 장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여전히 '꽃미남'처럼 보이는 김수현의 외모가 아니라, 오히려 '니마이'로서의 백승찬 캐릭터이다. 도대체 선배 누나를 좋아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개성이 보이지 않던 그가, 조연출의 '사마천'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방송가의 역사를 두루 섭렵한 면모를 보이면서 피디로서의 능력을 드러내며 백승찬의 가능성도, <프로듀사>의 가능성도 열린다.
방송가 프로그램의 주기를 차분하게 도표까지 보이며 설명하는 백승찬, 그리고 그저 자신을 추파를 던지는 남자나, 섭외만을 생각하는 또 한 사람의 피디로 바라보는 신디 앞에서 뻔한 캐릭터로 소비되지 않는 인간으로서의 연예인론을 펼칠 때 해프닝으로만 연속되었던 <프로듀사>의 '그사세'는 다른 질감을 선보인다. 그리고 이는 여태까지 이 드라마가 해프닝으로 점철하면서, 라준모, 탁예진을 희화화했을 뿐, 그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업인'으로서의 피디로 그려내는데 실패앴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백승찬을 피디를 할 만한 인물, 그리고 누군가을 진심으로 감동시킬 만한 인물로 가능성을 열듯이, 그를 제외한 다른 세 주인공 역시 백승찬처럼 '감동'과 '공감'의 지점을 열 인물로 설득해 낼 때, 비로소 드라마 <프로듀사> 역시 진정한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촉촉한 오빠들> 평범한 사람들의 사연과, 소박한 서프라이즈, 그리고 공감의 눈물 한 스푼 (0) | 2015.05.26 |
---|---|
<인간의 조건3> 대세 쉐프와 함께 도시'농사'에 도전하다 (0) | 2015.05.24 |
<냄새를 보는 소녀> 이희명 표 로코 80%의 성취와 20% 스릴러의 좌절 (0) | 2015.05.22 |
수렁에서 <냄새를 보는 소녀>를 건진 박유천, 신세경 (0) | 2015.05.21 |
<휴먼 다큐 사랑-안현수,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이방인' 안현수'가 '영웅' 빅토르 안이 되기 까지 (2) | 2015.05.19 |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의 합류로 화제가 된 <프로듀사>, kbs의 작품답게, 프로그램의 시작은 야무지게 kbs의 <다큐3일>로 시작된다. 신입 피디들의 첫 출근 72시간을 다룬 <다큐 3일>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그 카메라 안으로 신입 피디 김수현 아니 백승찬이 들어온다. kbs 예능국의 신입 피디로서의 첫 출근이다. 그리고 이후의 상황은, 그가 예능국를 선택하게된 사연, 그리고 신입 피디로서의 OJT를 받는 과정이, 실제 KBS방송 프로그램 <1박2일>, <뮤직 뱅크>를 배경으로 그려진다. 물론, 실제 방송 프로그램은 <1박2일>이지만 그 피디는 차태현이 분하는 라준모요, <뮤뱅>의 피디 역시 공효진이 분한 탁예진이다. 이렇게 다큐의 시선으로 시작된 <프로듀사>는 현실이 아닌 배우들이,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피디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려냄으로써, 그간 보여지지 않았던 신선한 영역에 대한 도전장을 내민다.
<삼시세끼>의 방어전은 스테디 셀러인 생명의 탄생
그런데 그 시각, 또 하나의 도전장이 들이밀어진다. <프로듀사>의 도전에 '프로듀사는 어벤져스급'이라며 상당히 쫄아있고, 부딛치면 망한다고 엄살을 부리던 나영석이 던진 새로운 도전장은 뜻밖에도 새로운 생명이다. 김수현이 신입 피디로서 문자 수신조차 받지 못한 채 쩔쩔 매는 그 시각, 정선의 옥순봉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탄생되었다. 서진바라기였던 잭슨이 몸을 풀어, 하얀, 그리고 까만 염소를 두 마리나 나았던 것이다. 이 별거 아닌 염소의 탄생, 하지만, 그저 아이들만 나오면 시청률이 오르는 최근 예능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삼시세끼>의 시선을 빼앗은 것은 낳자 마자 엄마 젖을 향대 달려드는 막무가내 염소 새끼들이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이 염소 새끼들로 시작된 별 것도 없는 옥순봉의 뻔한 일상이 여전히 또 재밌다는 것이다. 여전히 우직한 옥택연이나, 여전히 툴툴 거리는 이서진, 그리고 다짜고짜 '좀 누워있을게'라는 대놓고 민폐 신참 김광규까지, 진짜 별거 없는데, 그저 보는 재미가 또 생긴다. 심지어, 역변한 밍키가 보여주는 야생발랄함까지. 달라지지 않아서 재밌고, 새로운 식구가 등장해서 재밌고, 그 귀엽던 아이가 '너구리'가 된 상황이 재밌다. <삼시세끼>가 그래왔듯, 그저 하릴없이 삼시 세끼 밥만 줄창 해먹고, 그 밥을 위해 재료를 마련하고, 준비하느라 아웅다웅하고, 심지어 이서진이 <밍키와 잭슨네 집>이라 제목을 바꾸자고 하듯, 인간들보다도 동물들 노는 거 보는 재미가 더한 '심심한' 프로그램인데도, 그게 또 봄을 맞이하여 기지개를 켜니 재밌는 것이다. 심지어, 김수현보다도.
별거 아닌 <삼시 세끼>가 여전히 재밌는데 반해, 신선한 시도로 야심차게 '어벤져스'급 출연진으로 출발한 <프로듀사>는 뜻밖에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다큐 3일>이라는 다큐적 시선으로 풀어가서 그런 것때문이었을까? 하지만, <다큐 3일> 얕볼 거 아니다. 평균 시청률 5%를 넘나드는 '다큐계의 스테디 셀러'가 바로 <다큐 3일>이다. 가장 대중적이고 친근한 소재로 공감을 얻어가는 <다큐 3일>인데, 문득, 첫 방 <프로듀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다큐 3일>이라면 저렇게 찍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차라리 <다큐 3일>이 진짜 카메라를 들이댄 신참 피디들의 진짜 모습이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하는.
신선하려 했지만 진부해져버린 <프로듀사>
무엇보다 <다큐 3일>이라는 설정을 도입하면서 <프로듀사>의 첫 회를 시작한 이유는, 프로듀서라는 직업 세계을 엿보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겠다는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려내겠다는 야심찬 포부였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첫 회에서 보여준 <프로듀사> 내 피디들의 모습이 전혀 신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한 명의 김태호(박혁권 분)피디를 등장시켜 풀어낸 시청률표에 연연하는 예능국 피디의 모습, 음악만 들을 거 같지만 사실은 게임에 열중하는 예상 외의 음악 프로그램 피디의 모습, 거기에 방송 심의위원회를 들락거리고, 시청률이 낮아서 피디를 제외한 출연진들이 물갈이 되는 파리 목숨보다 못한 프로그램의 운명, 무엇보다, 첫 회의 관전 포인트였던 유명 여가수 신디(아이유 분)와 탁예진 피디의 힘겨루기는 이미 <그들이 사는 세상>, <온에어> 등의 드라마와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익숙한 상황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탁예진이 후배 신입 피디들 앞에서 한껏 '가오'를 잡을 때, 이미 이후의 상황이 그려진다. 이미 각종 미디어의 정보를 통해 가수들의 소속사의 권한이 늘어나고, 더 이상 피디들이 '갑'일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정보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프로듀사>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양 선보인 첫 회의 각종 설정들이 '리얼'하게도 신선하게도 느껴지지 않는다는데 무엇보다 첫 선을 보인 프로듀사의 안타까운 점이다. 오히려, 첫 회의 익숙한 장치들보다, 마지막 장면, 따로 들어와 한 식탁에 앉아 버린 라준모와 탁예진의 조우에서, 드라마 <프로듀사>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시작된다.
거기에 대해 핸드폰 문자 하나 확인하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조금이라도 드러내는 순간 찍히고 마는 신참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리는 김수현의 백승찬에게선 묘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새로운 직장, 신참, 바로 얼마전 케이블에서 화재를 불러 일으킨 <미생>의 장그래의 모습이 그것이다. 고졸 출신에 낙하산으로 무역회사에 이질적으로 섞여들어가지 못해 쩔절매던 장그래의 모습에서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을'의 전형을 읽어내며 열광했다. 그리고 이제 새로이 시작하는 <프로듀사>에서 김수현은 프로듀서가 되었지만, 그저 학교 선배가 좋아 프로듀서가 된 순진무구한 모습으로 또 한 사람의 미생으로 우리의 시선을 잡아 끌고자 한다.
하지만 방송 말미 에필로그에서 보여지듯이, 백승찬의 아버지는 프로듀서를 프로듀사라고 지칭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말씀이 틀린 게 아닌게 현직 프로듀서의 시험은 이른바 sky 출신들만이 붙는다는, 언론 고시라 지칭된다. 하지만, 정작 드라마에선 그런 직업의 현실적 환경은 배제된 채 막연한 학교 선배가 좋아서 프로듀서가 되었다는 '낭만적인' 설정만이 등장한다. 바로 이 지점이, 정작 '프로듀사'라고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가장 환타지적인 설정으로 첫 발을 뗀 이 지점이, 바로 <프로듀사>를 공감하기 어렵게 만드는 지점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이, <프로듀사>가 <미생>의 아류가 아닌 그저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서의 <프로듀사>의 차별성을 만들어 가는 지점일 도 있는 것이다.
<휴먼 다큐 사랑-안현수,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이방인' 안현수'가 '영웅' 빅토르 안이 되기 까지 (2) | 2015.05.19 |
---|---|
<sbs스페셜-병원의 고백> 드러난 의료 현실의 민낯, 그 해법은 ? (0) | 2015.05.18 |
<ebs다큐 프라임-교육대동여지도>8336km의 여정을 통해 확인한 교사들의 열정 (2) | 2015.05.14 |
<피디수첩-점심이 있는 삶>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존중받을 수 있는 노동 (0) | 2015.05.13 |
<징비록>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군, 그 파열된 관계의 결정적 장면 (0) | 2015.05.11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