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혀들의 전쟁 하이퀄리티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썰전>이 1주년을 맞이했다. 그에 따라 <썰전>은 프로그램의 특색을 살려 1주년을 기념하는 갖가지 다양한 특집을 마련했다. 


앙케이트 조사로 돌아본 <썰전>
1부 <썰전>과, 2부 <예능 심판자> 모두 프로그램과 관련된 앙케이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중 1부 <썰전>에서는 <썰전>과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는 기자 들의 평가를 받아들였다. 그 결과 그간 1년 간의 활동을 통해 여, 야의 두 성향을 대표하는 이철희, 강용석 두 사람의 평가는 상반되었다. 개인적 구설수에 시달렸던 강용석의 경우, '이미지 세탁'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걸맞게, 그간 그가 보여준 성실한 태도와 명확한 입장으로 인해 '또라이'는 아니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반면, 이철희 소장의 경우는 그 개인보다는, 그가 대변하는 입장을 통해, 그의 야성이 괴팍하거나 편협하지만은 않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그저 패널 두 사람에 대한 평가이지만, 보수적 세력에 대한 인간적이라는 평가나, 야권 성향의 인물에게 알고보니 '객관적'이라는 평가는 묘하게도 우리 사회 보수와 진보에 대한 평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알고보니 '인간적'이라는 보수와, 알고보니 '객관적'이라는 진보는 얼마나 서로 상대 진영에 대해 편견과 오해에 사로잡혀 있는가를 증명하는 언어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편견과 오해를 낳을 소지가 있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과연 '성공적인 이미지 세탁'이라는 효과를 얻은 인간적인 보수 강용석이지만, 그의 성실하고 순박한 인간성이 곧 그의 정치적 식견의 성실함(?) 혹은 정치적 야망으로의 성실함(?)으로 드러날 때의 위험성은 잔존한다. 그가 매회 준비한 엄청난 양의 자료에 의해 윤색되는 그의 논리는 또 다른 함정일 수 있다. 이철희 소장의 프로그램만 하라는 부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인 강용석의 발톱은 늘 실전을 위해 날세워져 있고 <썰전>은 그런 그를 위한 도구로 소용될 가능성 잔존한다. 
또한 '객관적'인 이철희 소장의 진보가 진보적 스펙트럼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어디인가에 대해서도 불명확하다. 최근 안철수의 신당 움직임처럼, 이제 더 이상 아니 원래부터도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진보 세력 내에서, '민주당'과 '안철수'에 대해 부정적인 이철희 소장이 포지션이 객관적인 것인지, 그저 이제는 현장에서 멀어진 노회한 평론가적인 것인지에 대한 검증 역시 애매모호하다. 

그러기에, 1년을 맞이한 <썰전>의 미묘한 무딤은, 점점 더 평론가적이 되어가는 이철희 소장과 현실에의 발톱을 숨기지 않지만 인간적인 강욕석의 조화에서 오는, 균형의 무너짐에 기인한다.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링 안에서의 실전을 준비하는 여와, 링 밖에서 훈수를 둔 야의 대전은 가끔은 날이 곤두서지만, 어쩐지 한 김 빠져 보이는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jtbc뉴스9>이 가지는 현장성도, 이제는 그 래디컬함도 한 김 빠져버린 훈수두기에 
빠져가는 <썰전>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사진; osen)

패널을 평가하는 또 다른 패널
<예능 심판자>의 경우, 앙케이트 조사에 덧붙여, 동업자들인 비평지[ize]의 편집장 강용석, 전 [씨네21]기자 김도훈, 한겨레 tv의 이승한, 개그맨 조세호, 배우 여민정들을 패널들과 <예능 심판자>에 대한 평가를 덧붙였다.

예능이라는 특성을 잃지 않으려는 애교(?)로 보여지는 여민정과 조세호의 등장은 뜬금없었지만, 각계 전문가들의 입에서 나온 <예능심판자>에 대한 평가는 이 프로그램이 처한 상황을 가감없이 드러내 주었다. 바쁜 스케줄에 밀려 더 이상 공부하지 않으면서 특색을 잃고 고루해지는 김구라와, 동료 연예인들의 뒷담화 외에는 아직 그 자리에 걸맞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채 눈치보기에 급급한 김희철, 미디어 평론 프로그램에 나와서 코미디를 하고 있는 이윤석 등에 대한 평가가 적나라하게 이어졌다. 

무엇보다 <예능 심판자>의 딜레마는 최고 시청률의 1분, 혹은 최저 시청률의 1분에서 보여진다. 배우들의 연예담과 부업 등에 쏠린 대중의 관심은, 대중들이 이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가 아니라, 여전히 대중들이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대한 혼돈을 지니고 있다는 점으로 보아져야 할 것이다. 즉, 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각계 각층의 입담가들에 의한 미디어 평론을 지향한다 하지만, 보는 시청자들은 그저 또 하나의, 혹은 좀 색다른  연예 정보 프로그램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1부가 <썰전>이라는 색깔에 안착한 반면, 제목이 무색하게 여전히 종잡을 수 없는 <예능 심판자>의 현실인 것이다. 더우기 패널들도 지적하듯, 김희철의 합류 이후, 눈에 띄게 방향을 잃고 정보에 대한 코멘트 정도에 그치거나, 노골적인 특정 소속사 사람들 띄우기나,  뒷담화에 귀기울이는 프로그램은 미디어 평론이란 미명이 무색해 질 정도이다. 그러기에, 최고의 1분 혹은 최저의 1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앞으로의 <예능 심판자>는 더더욱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패널 중 한 사람이 옹호한다. <썰전>의 무뎌짐은 무뎌짐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익숙함이라고, 정의내린다. 그런 평가도 그리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익숙함을 핑계 대거나 익숙함의 피로를 논하기에 앞서, 익숙함의 성질이 미더움인가 대해 생각해 볼 일이다.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찾아보게 되는 것은, 그 익숙함의 밑바탕에 미더움이라는 신뢰가 쌓여있기 때문이지만, 익숙함이 외면으로 바뀌어지고 있음은, 미더움을 쌓기도 전에, 나른해지고 있는 자신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돌잡이가 마이크를 굳이 잡지 않았더라도, 앙케이트 조사에서 시청자들이 <썰전>의 초심을 소원한 것처럼, 1주년에 초심을 기대하는 처지가 된 것에 <썰전>은 진지한 방점을 찍을 때라고 보여진다. 



by meditator 2014. 2. 21. 10:08
  • 2014.02.21 10:33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meditator 2014.02.22 10:43 신고 EDIT/DEL

      그러게요,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인 거 같습니다.

      그래요, 늘 집에서 부딪치는 부모님들과의 사이에서 여유란게 참 어렵지만 그럴 수록 화이팅!!

옆집 아줌마와 차를 타고 이야기를 나누며 가던 중, 버스 앞에 걸린 텔레비젼에서 나오는 뉴스에 철도노조 파업이 등장했다. 

옆집 아줌마; 아니 왜 불편하게 철도 노조는 파업을 하고 그런대, 도대체 돈을 얼마나 더 받겠다고 시민들의 발을 잡아두는 거야!
그 분께 물었다. 어디 뉴스 보시냐고, tv조선 뉴스를 즐겨 보신단다. 민영화를 아시냐고. 
어제 검색어까지 올라간 민영화는 성접대 의혹이 있는 여배우의 이니셜 ㅁㅇㅎ로 추측된 여배우 이름이 아니다. 철도 노조 노조원들이 직위해제를 당하면서 반대한 철도의 '민영화'이다. 하지만 tv조선 뉴스를 백날 봐봐야 절대 알 수 없는 미지의 단어일 뿐이다.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데 어떤 방송을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게 되는 것이 요즘 우리들의 현실이다. 그것은 정치 평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그간 <썰전>이 재미있었던 것은 한 주간 가장 시의성있는 사안들에 대해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는 시각을 가진 두 사람의 정치 평론가가 자신의 입장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밝혀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고 있는 <썰전>에서는 '시의성'도, '적나라한'의견도 점점 무디어져 가고 있는 느낌을 준다. 

12월 12일 방영된 42회 <썰전>의 포문을 연 것은 뜬금없이 시사 이슈가 아니라 오리털 패딩의 이슈였다. 정치 이슈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다루겠다는 <썰전>의 의도가 반영된 꼭지였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겠다는 문제 의식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과연 이 시점에 오리털 패딩이 첫 꼭지가 되어야 할 사안이었는가라는 점에서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주에 가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일까? 앞에서 잠시 언급한 철도 민영화를 둘러싼 철도 노조 파업으로 '지난 9일, 파업 개시 11시간 만에 파업 참여 노조원 4천 356명을 직위 해제한 데 이어 매일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을 파악해 직위해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 파업 나흘째까지 직위해제된 노조원은 노조 전임간부 136명을 포함해 모두 7천608명으로 늘고 있는 중이다. 이보다 더한 사회적 이슈가 어디있겠는가. <썰전>이 녹화 방송이라서 그렇다고? <썰전>은 매주 월요일 녹화를 한다. 하지만, 철도 노조 파업을 시작한 것은 9일이었다. 이미 <썰전> 녹화를 시작하기 전에 철도 노조원 다수가 직위 해제를 당했을 상황이 예상된다. 다음 주에 할 거라고? 하지만 그러면 이미 가장 '시의 적절한' 상황을 지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 tv리포트)

거기에 얹어, 정치인들의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 조경태 의원의 문재인의원을 향해 날린 독설을 한 꼭지로 다루었다. 물론, 그것이 민주당 내의 이른바 '팀킬'을 가져오는 자중지란의 상징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이주에 주목할 만한 정치인의 발언이었는지는 또한 의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12월 8일 성명서를 통해 대선 불복을 밝힌 장하나 민주당 의원, 이어 12월 9일 양승조 의원의 발언이, 청와대를 진노케(?)한 덕분에 새누리당에서는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조경태 의원 정도의 발언이 이 주의 주된 이슈가 되었는지 또 하나 의문을 얹게 되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썰전>에서 다루고 있는 이슈들이 '시의적절'하지 않아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그것이 녹화 날과 방영 시간의 텀에서 오는 불가피한 함정이라고 여겨졌지만 정확히 따져보면 꼭 그것도 아닌 것이 드러나고 있다. 과연 '시의성'을 잃은 정치 평론을 매주 늦은 시간 기다렸다가 봐야할 이유가 있을까? 차라리 꼬박꼬박 매일 jtbc뉴스를 보는 게 낫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썰전>의 두 평론가의 입장 역시 마찬가지다. 차기 국회의원을 노리고 있음을 결코 숨기지 않는 강용석이 여당의 입장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야권 대권 주자에 대한 저격수의 자세를 낮히고 있지 않은 반면, 야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철희씨 같은 경우는 회를 거듭할 수록 야당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그저 '평론가'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강용석은 호시탐탐 뜯어 먹을 것이 없나 노리고 있는데, 그에 대해 이철희씨는 그 누구에 대해서도 공평부당한 자세를 견지한 듯한<썰전>은 이미 균형추를 잃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매회 <썰전>을 보고 있노라면 드는 생각은 강요석은 헛발질을 할 지언정 치열하지만, 이철희 소장의 의견에 따르면 야당은 쓸모도 없고, 열의도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이즈음되면, 이철희 소장보다 조금 더 '야성'이 강한 평론가가 한 사람 더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시 42회 <썰전>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시의적절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기 위해 첫 꼭지를 장식한 오리털 패딩의 이야기가 적절했는가를 보자. 오리털 패딩의 이야기를 하면서 장황하게 요즘 인기를 끄는 캐나다 구스와 몽클레어 제품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자신들이 현재 착용하고 있는, 그리고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사준 오리털 패딩 이야기가 역시나 장황하게 이어졌다. 그리고 그 이야기 말미에 비싼 오리털 패딩을 입게 되는 현상에 대한 의견이 한 줄 요약 식으로 덧붙여 졌다. 

그래도 살만해 보이는 패널과 mc의 오리털 패딩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내 자식에게 비싼 오리털 패딩을 사주지 못한 부모는 능력없는 사람같다는 자괴감이 든다. 심지어, 김구라는 자기가 나서서 사주겠다고 했단다. 한동안 노스페이스 패딩으로 등급을 나누고, 비싼 패딩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들의 현실은 저 바깥의 이야기다. 부모의 부담이 크다는 호소는 <유자식 상팔자> 수준이다.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반성이 없는 평론은 영혼이 없다. 기껏 덧붙인다는 게 이철희 씨의 사회적 문제 나아가 교육적 문제로 다루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도이다. 이철희씨는 비싼 오리털 패딩의 효능에 대해 밝혀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거 이미 공중파 뉴스를 통해 적나라하게 기사화되었던 것이다. 그런 정보 조차 마련하지 않은 건 제작진의 준비 부족이다. 실제 오리털 패딩의 성능에 대한 조사도 없이, 그저 내 자식 사줘보니 부담스럽더라 하면서 장황하게 오리털 패딩 홍보에 가까운 제품 소개나 하고, 분석이라는 게 한 줄 댓글 수준인, 함량 미달의 이슈라면, 차라리 다루지 않는 편보다 못하다. 공중파의 비교 조사해 보니 10만원대 패딩의 효능이 가장 나았다는 뉴스를 틀어 주는 것이 낫다.


by meditator 2013. 12. 13. 10:05

재미있는 구도다. 

jtbc뉴스9에 손석희 앵커가 들어온 후로, 과연 가장 핫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 <jtbc뉴스9>과 <썰전>이 어떤 식으로 요리해 가는가를 비교하는 재미가 생겨났다. 
그도 그럴 것이, <jtbc뉴스9>은 뉴스이지만, 그날에 촛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인터뷰까지 심층 취재와 보도를 통해 그 사안을 집중 해부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썰전>의 위클리 이슈와 일과 주의 단위가 다를 뿐 다루는 방식이 동일하다.  
<jtbc뉴스9>이 손석희라는 앵커가 중립적 위치에 서서 모든 팩트의 서열을 정리 정돈하는 방식을 통해, 시청자들이 사건의 실체에 보다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도록 해준다면, <썰전>은 이철희와 강용석이라는 여와 야를 대변하는 두 평론가가 나와 사안에 대한 자신의 진영적 입장에서 분석을 해주고 시청자들은 그 서로 다른 입장을 들으며 새로운 평가의 시각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낳게된다. 
그런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두 프로그램의 분석과 해석을 보면, <썰전>이 <jtbc뉴스9>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올만한 경우가 종종 눈에 띤다. 
(사진; tv리포트)


<썰전>이 <jtbs뉴스9>보다 못해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주 단위로 사건을 다루는 시의성의 뒤처짐 때문이 가장 커보일 것이다. 
10월10일자 <썰전>에서는 국가 정보원에서의 남북 정상 회담 기록과 채동욱 검찰 총장 사퇴를 다뤘다. 이 중 회의록 사안은 아직도 정치적 논제의 핵심에 있는 핫한 이슈인 반면, 채동욱 검찰 총장 사건은 물론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나가고 있는 논제인 것이다. 결국 뉴스의 현장성에서 약간 밀려나 있다는 것인데, 결국 그 사안을 다룸에 있어, 패널의 해석력이 사안의 이슈를 되살려 낼 수 있는 관건이 되는 것이다. 실제, <썰전>에서는 이미 흘러가 버린 뉴스임에도, 그것을 냉철한 분석을 통해 재해석해내는 기지를 선보였던 바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채동욱 사건에 대해서, <jtbc뉴스9>에서 보여진 것처럼 '채동욱 검찰 총장 찍어내기' 이상의 해석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바, 그리고 심지어 자꾸 촛점을 '혼외 자식'이라는 가쉽성 논란에 치중하고 있는 한에서는 <썰전>의 매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썰전>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데는 강용석의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가쉽성 자세가 한 몫 한다. 10월 10일 <썰전>에서 강용석은 국정원 회의록 실종과 관련해, 야당이 정상 회담을 하려고 했던 이유가 바로 이 문제를 덮어달라고 하기 위해서 라는 발언을 한다. 그러자 당연히, 또 다른 패널 이철희 소장이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고 발끈한다. 그러면 강용석 변호사는 꼬리를 내리면서 말한다. '아님 말고, 그저 내 생각이라'면서. 이런 강용석 변호사의 태도는 이른바 종편의 '가쉽성 보도 태도'를 대변한다. 마치 증권가 찌라시처럼 온갖 흘러 돌아다니는 루머를 보도의 내용으로 삼고서는, 아니면 말고, 내 생각이 그렇다는 식의 무책임한 보도 태도 바로 그것인 것이다. 
분명히 강용석은 그저 '내 생각'일 뿐이라고 했지만, 과연 정말 속으로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강용석이라는 여당을 대변하는 패널이 그 자리에 앉아서 하는 말을 그가 '내 생각'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일까? 
오히려 이철희 소장의 말 그대로 아직 결론도 나지 않은,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그것을 두고 야당 대표가 그걸 덮기 위해 여야 정상 회담을 이용하려고 했다는 루머는, 민주당,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서 그것과 관련하여 캥기는 구석이 있다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발언인 것이다. 사실 만큼 아니 때로는 사실 만큼 무서운 것이 '카더라' 통신이다. 아님 말고 식의 카더라로 인해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세상에, 강용석은 다시 아님 말고 식의 자기 생각을 위클리 이슈 분석 시간에 내뱉는다. 

그리고 바로 이런 지점에서 <썰전>은 <jtbc뉴스9>의 뉴스 분석에서 뒤지게 되는 것이다. 처음 출사표에서 사실만을 다루겠다는 그 말처럼, 손석희 앵커는 '사실'만을 다룬다. 물론, 의도적으로 다루지 않는 사실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날의 보도 사안이 된 한에서는 냉정하게 사실만을 다룬다. 국정원 기록과 관련하여, 양 측의 입장을 상세하게 보도하였다. 거기에 한 마디 더 얹을 만도 하건만, 절대 손석희 앵커는 그러지 않는다. 그저 명명백백한 사실들만을 나열해 준다. 판단은 당신의 몫이라고. 하지만 그런 정확한 사실의 나열만으로도 이미 시청자들은 충분한 해석의 근거를 가진다. 
물론 <썰전>은 그와는 다르다. 이미 자신의 입장을 가진 패널들이 존재하고, 그들에 의해 재해석된 뉴스가 등장한다. 하지만 재해석이 막무가내 식 내 의견이어서는 안된다. 더구나, 루머나, 가쉽의 태도를 가져서도 안된다. 그 자리에서 패널의 의견은 사견일지 모르지만,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는 그의 말은 이미 정치적 입장을 지는 담론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번번히 매 사안 별로, 해박한 지식과는 별개로, 그 사안을 다루는 태도에서, 찜질방 한 구석에서나 어울릴법한 가쉽성 해석으로 일관하는 강용석의 태도는 아쉽다. 더구나, 국정원 사건을 덮기 위해 여야 영수 회담을 바랐다는 의견(?)은 거의 tv조선 급의 시각이다. 

이런 태도는 이어지는 '예능 심판자'에서도 마찬가지다. 
10월11일자 검색어에는 김희철의 sm 디스라는 단어가 올라와 있다. 실제 방송에서도 강용석이 조마조마하다고 할 만큼 김희철은 sm의 드라마들이 망했다는 것을 대놓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건 사실이 아닌가.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데, 패널들도 그렇고, 사람들도 마치 큰 일이라도 한 양 호들갑을 떤다. 물론 이 반응은, 현재 방송가에서 sm이라는 거대 기획사가 드리운 권력의 그림자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 방송에서 사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미 사실로 밝혀진 sm드라마가 망했다는 발언이 아니라, 그에 대한 해석이다. 
김희철은 말한다. 그토록 sm이 자사가 제작하는 드라마, 심지어 뮤비에 조차 자사 아이돌들을 투입하는 이유를, 너무나 sm이 자사 아이돌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서라는 식으로 표현했다. 과연 그럴까? 문어발식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그 프로그램마다 자사 소속인들을 투입하는 걸, 그저 '사랑'이란 추상적 표현에 기대어 해석할 수 있을까? 이런 식의 해석이, 예능 심판자에 어울리는 대중문화 평론의 방식일까? 섭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sm 아이돌들을 그저 이수만 사장님이 그 아이들을 아껴서 라고 표현한는 건, 앞서 강용석의 발언과 다르지 않다. 예능 심판을 하겠다는 자리에 나와서 하는 평론에 어울리는 발언이 아니다. 
김희철이 sm이라는 소속을 가지고, 현직 아이돌로써 <썰전>예능 심판자에 나와서 객관적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노력과 객관의 거리는 아직 간극이 있는 듯하다. 차라리 강용석처럼 난 여전한 여당인이요, 야당의 저격수라면 헷갈리지나 않지, 객관적인 듯 하면서도, 누가 누구를 아낀다는 식의 '인정에 끌리는'표현은 여전히 김희철을 sm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게 하고 있다. 


(사진 ; 오마이 스타)
이처럼 <썰전>은 여전히 평론과 가쉽의 경계에서 종종 혼돈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드러난다. 그리고 그 경우는, 강용석이나, 김희철처럼 자신의 소속이 분명함에도 그 소속의 정파적 입장을 객관으로 치부한 '사적 의견'의 불공정성, 주관성에서 기인한다. 이런 점에 대한 자기 점검이 꾸준히 계속되지 않는 한, 독한 혀들의 전쟁 <썰전>은 시시해질 수 밖에 없다. 


by meditator 2013. 10. 11. 10:30

자, 여기서 역사 문제 하나 내보자.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한 치만 낮았다면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과연 이 정의는 타당한 것일까?
흔히 역사는 마치 DNA 의 나선구조처럼 우연과 필연이 어우러져 이루어 내는 결과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클레파트라의 코는 그 중 우연에 속하는 것일까? 
아니다. 그건 우연도, 필연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역사적 결과를 놓고 클레오파트라라는 역사적 인물을 '폄하'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들이댄 잣대에 불과하다. 저녁 무렵 술 자리에서 술 한 잔에 끼얹은 농지꺼리처럼. 왜냐하면, 그것은 실질적으로 역사적 결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줄 우연적 사건도 아니요, 필연적 귀결도 아니니까. 하지만, 증권가 정보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런 '따지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해석에 귀를 기울인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그리고 <썰전>의 강용석이, 그가 주장하는 해석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식이기 때문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일베'와 "강용석'은 지난 번 강용석의 'NLL문건'과 관련한 여당 인물의 사퇴 무리수 운운 이후, '일베'나 혹은 그와 입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실망했다', 심지어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에서 보이는 것처럼 동일한 궤적을 지닌다. 
친척 중학생이 재미있어서 들여다 보게 된다는 '일베'가 그 돌출적인 입장(?)으로 인해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끌게 되는 것도 우려할 만한 일이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들과 동일한 입장을 취하지만, 전혀 다른 포지션으로 그것을 교묘하게 위장하는 강용석이다. 

(사진;tv리포트)

처음, 강용석이 텔레비젼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아나운서'와 관련된 말도 안되는 언급과 그와 관련하여 '개그맨'을 고소하겠다는 등, 더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그가 소속된 집단에서 조차 방출된 '또라이' 정도로만 보였었다. 더구나, 그가 처음 'TVN'에서 진행한 '고소한 19'는 그의 캐릭터에 맞게, 제작진에 의해 자의적으로 편집된 요지경 세상사로, 그가 보여준 캐릭터와는 유사성을 지니되, 탈정치적 프로이기에 큰 무리없이 방송계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변호사 출신에, 서울대에, 유학까지 화려한 스펙에 걸맞는 화려한 입담과 박학다식함은 곧 그를 돋보이게 했고, 결국 그를 JTBC의 시사 프로<썰전>에 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 
처음 <썰전>에서 그가 안철수를 물어 뜯고, 박원순을 발목 걸을 때만 해도 '팽'당한 주제에 이른바 여당 저격수로 활동하던 시절을 잊지 못한 채 '지 버릇 개 못준다'는 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썰전>의 회가 거듭될 수록, 강용석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촌철살인의 한 마디를 즐기는 이철희 소장과 달리, 강용석은 허겁지겁 그가 가진 지식을, 그가 준비한 정보들을 즐비하게 나열했고, 시청자들은 부지불식간에, 그를 '전문가'로 받아들이기에, 그가 제시하는 의견들을 전문가적 견지의 식견으로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호시탐탐 정치인으로 '리바이벌'을 꿈꾸는 강용석은 <썰전>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수복'하기를 노렸고, <썰쩐> 앙케이트에서 '이미지 세탁'이란 평가조차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만큼,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전환을 야곰야곰 진행해 왔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 <썰전>에서의 강용석의 발언들은 이미 얼마간 이루어진 대중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막무가내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에 이르른다. 물론, 그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일관되게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보인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가 보이는 입장이, 과연 그가 지향하는 '건강한 보수'의 이미지와는 거기가 멀 뿐만 아니라, 이제 <썰전> 등을 통해 인기를 얻은 그의 입장은 더 이상, <썰전>의 자막처럼 '상상의 나래' 정도의 파급력을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주 <썰전>에서, 강용석은 국정원을 규탄하기 위해 시청 앞에 모인 촛불 시위자들을 '동원'이라고 했다. 자기가 여당을 해보았는데, 동원을 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모일 수가 없다고 장담을 얹었다. 어디서 들어봤던 언어의 스타일 아닌가? '내가 해봤는데.....' 이 더위를 무릎쓰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인 진심들을, 관광버스를 타고 돈을 받아 동원된 알바 수준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이번 주 <썰전>에서는 안철수의 멘토로 나섰던 최장집 교수의 <내일> 포럼 이사장직 사퇴를 두고, 내 돈 내고 하기 싫어서, 잘못하면 내가 뒤집어 쓰게 될 것 같아서, 라는 식으로 몰아갔다. 이철희 소장 표현대로, 재야 학계의 거두를 '돈'을 중심으로 행보를 달리하는 속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딱 증권가 찌라시에나 실릴 법한 해석이다. 그걸 보수라고? 보수는 정치적 입장이지, '클레오파트라 코가 높아서 세계가 바뀌었다'는 식의 루머는 아닌 것이다. 이철희 소장이 화를 낸 것은 강용석의 입장이 자기와 달라서가 아니라,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상대방을 낮잡아 보거나, 폄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와 동등한 사람으로, 나와 다른 입장으로 자신의 의견을 중심으로 사안을 바라보는게 아니라, 상대방을 '속물'이나 '찌질이'를 만들어 버림으로써, 은연 중에 그 사람이 제대로 된 인물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가장 비열한 수법을 번번히 강용석은 유지해 간다. 
예전같으면 '찌질한' 강용석이 하는 말이기에 우스개로 넘어갈 수 있지만, 이제 야금야금 이미지 세탁을 통해, 어느덧 '전문가'의 견지에 오른 강용석이 하는 말은, 그저 웃고 넘어가기엔 불쾌하고, 불편하며, 위험하다. 

(사진; tv리포트)

처음 <썰전>이 시작되었을 때, 종편의 여당 위주의 편파적 입장 전달과 달리, 여, 야 각 정파의 입장에서 여러가지 정치, 사회적 현안을 다룬 기획이었기에 반가웠다. 하지만 이제 24회차에 이르른 <썰전>이 과연 공정한 정치 비평 토크쇼가 되고 있는지 제작진은 준엄하게 점검해 보아야 할 듯하다. 
아마도 지금쯤 강용석은 재야에서도 '야당 저격수'로 불철주야 헌신하는 그를 어느 분인가 알아주어 정치에 복귀할 날을 꿈꾸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강용석의 비평이라는 명목을 내세운 야당, 혹은 야당 인물의 루머성 흠집 내기를 '상상의 나래'라는 표현으로 눈 감아주기에는 도를 넘었다


by meditator 2013. 8. 16. 10:12

'200회도 아니고, 20회를'

'하이퀄리티 예능 미디어 비평 '예능 심판자' 중 멘트를 하다 그만 20회를 200회라 잘못읽어버린 박지윤은, 그런 자기 자신이, 그리고 그 보다도 더 20회를 기념하는 <썰전>이 민망하여 썩소를 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에, 20회를 했다고 잔치를 벌이는 프로그램이라니!

 

하지만 강용셕의 tv출연에 대한 찬반론이 거세지는 이 즈음, 초기 <썰전>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만큼이나 겨우 20회만에 초창기(?)의 <썰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썰전>에게 있어서, 자화자찬이든, 20회 생존에 대한 의미 부여이든, 20회 기념식은 '주위 환기'에 있어서 꽤나 '발랄한' 발상이다.

 

(사진; 일간 스포츠)

 

 

1. 논란이 된 출연자를 <썰전>의 방식으로 구제하다

무엇보다 요즘 <썰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강용석이다. <예능 심판자> 코너의 미디어 분석 과정에서도 드러나듯이, <썰전>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강용석이기 때문이다. sbs아나운서 실장을 비롯하여 의식있는 많은 사람들이 최근 강용석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도가 높아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대해 강용석이 보답이라도 하듯, NLL사안에 대해 그것을 문제 삼았던 여당 국회 의원의 책임론을 내세우자, 이른바 자칭 '남들이 다 너를 욕할 때도 너의 편이었다'던 사람들이 강용석을 질타하기에 이르른다. 11일 <썰전>에 출연한 강용석은 외양에서부터 숱한 구설수에 시달린 흔적이 역력하게 등장했고,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 보이는데 소심한 자세를 보였다.

그리고 <썰전>은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많은 수혜를 얻은 강용석에 대한 대중들의 '뭇매'를 가감없이 고스란히 노출시킴으로써 강용석을 구제해간다.

그 전주에도, 이번주에도 <썰전>을 통해 강용석의 고뇌(?)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심지어, 20회 기념으로 안철수 국회의원을 목소리 출연시켜, 한때, 그리고 여전히 안철수의 저격수이고 싶어 하는 강용석을 더더욱 난처하게 만듬으로써, 역설적으로 강용석이란 희화화된 예능 캐릭터를 완성시키는데 일조한다. 또한 '빅 데이터'를 통해, '정치만 하지 않으면 괜찮을' 사람이요, 논란이 되고 있는 '세탁'조차 본인의 입으로 '긍정적'이다란 평가를 통해 강용석을 구제한다. 세간의 논란에 대해 직접적으로 논하지는 않지만, 교묘하게 프로그램의 수혜자이자, 프로그램을 화제성있게 만들고 있는 강용석과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논란이 되면, '하차'나 '사과 후 잔류'라는 두 가지 방식 밖에 없었던 출연자들의 해법을 '썰전'만의 방식으로 구제한 것이다.

 

(사진; tv리포트)

 

 

2. 앞으로 <썰전>이 나아가고 싶은 방향은?

20회 자축쇼를 벌이는 <썰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은 늘 정치적 사안만 다루던 <썰전> 내의 '썰전' 코너에서 처음으로 정치적 사안이 아닌, 기성용 선수의 SNS문제를 다루었다는 것이다. 김구라는 농담식으로 이효리-이상순의 결혼도 다루고 싶었다고 했지만, 이어서 다루어진 기성용 선수의 문제는, 분명 지금까지 <썰전>이 추구해온 정치 중심의 지향과는 궤를 달리한다.

'예능 심판자' 코너에서 손석희씨의 JTBC사장 취임과 관련하여, '삼성을 깔수 있느냐 마느냐' 라는 허지웅의 평가를 가감없이 내보낼 수 있는 곳이 <썰전>이라는 자부심을 내보이고, <썰전>의 제작진들이 JTBC 내에서도 내놓은 자식이란 식으로, <썰전>의 청렴함(?)을 자부했지만, 분명 기성용 선수를 다룬 것은 그간 정치적 사안에 치중했던 썰전에게 있어서는 의미심장한 사안이었다.

더구나, <썰전> 자신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초창기 날이 선듯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예리한 시각과 달리 회를 거듭할 수록, 정론보다는, 뒷담화, 혹은 가쉽성 내용에 더 힘을 실어가는 듯한 <썰전>이 이제, 사안마저도, 정치를 넘어 이른바 다양한(?) 문제를 다루겠다고 하는 것은 본인의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알아서 기어가는게 아닐까 하는 우려를 접을수 없다.

 

거기에 더해, '예능 심판자' 코너에서, 김구라는 시청자들이 '재미'를 추구한다며, 라디오 스타에서 처럼 보다 '막 던지는' 즐거움을 전해드리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런데 사실 '예능 심판자' 코너의 빅 데이터를 통해 이 프로그램이 시청률에서 겨우 2%를 넘나들지만, 그외에 다운로드 등을 통해서는 무한도전이나, 라디오 스타를 따라갈 만큼의 관심도를 유지하고 있다지만, 그 상당 부분은 <썰전> 중의 '썰전'코너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예능 심판자' 코너의 경우, 허지웅의 날선 표현들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고 자부했지만, 그의 비평은 단말마적 외침으로만 편집될 뿐, 아직도 '예능 심판자'의 내용은 다양한 기획에도 불구하고, 심판이라기 보다는 감상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정도이다. 그런데 거기에 '재미'까지 추구한다면, 예능 비평판 '라디오 스타'를 지향하겠다는 건지.

 

많은 사람들이 흔쾌히 <썰전>을 찾아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난 대선을 통해 편협한 시각의 극을 달렸던 종편과 달리, 예민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나름 균형잡힌 시각을 전달하려 애썼기 때문이다. 하이퀄리티하건, 그렇지 않건, 이른바 예능을 연예 가쉽 수준이 아니라, 비평의 입장에서 보려 했기 때문이었다. 재미는 그 다음에 발생하는 2차적 효과였다. 그런데, 20회를 맞이한 <썰전>의 각오는 무언가 핀트가 어긋난 듯하다.

낯부끄러운 20회, 혹은 살아남아 장하다 20회, <썰전>의 중간평가가, 이런 사람들이 <썰전>을 찾는 가장 본원적인 이유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를 바란다.

by meditator 2013. 7. 12. 10:06

지난 선거에서 야당을 찍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남편은 강용석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그가 나오기만 해도 채널이 돌아가는 건 당연지사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썰전>을 '닥본사'하기 위해서는 채널권을 둘러싼 소심한 투쟁이 필요할 지경이었다. 그런 남편이 <썰전>을 함께 보며 호쾌하게 웃어제낀다. 김구라의 말처럼, 개그콘서트보다 재밌다. 그뿐만이 아니다. 야당의 편에서 보면, <썰전>의 이철희 소장 표현대로, '일베' 사람들이나 좋아할 강용석이지만, 그런 그의 편향된 입장도 종편같은 일방통행이 아닌 나름 균형잡힌 시각을 추구하는 <썰전>에선 꽤 쓸모가 있다. 종종 김구라에 의해 슬슬 먹여지는 이른바 '디스'도 볼 만하고.

 

<썰전>의 변화를 지켜보는 건, 우리나라에서 정치에서의 소통 가능성을 꿈꿔보는 일 같다.

물론 지금은 현직 정치인이 아니지만, 한때는 야당의 저격수 노릇을 하던 정치인이거나, 대통령직 인수 위원회에서 활동을 했을 정도로 정치권에 몸담았던 여야의 인물이 자그마한 삼각 탁자를 앞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모습 자체가 처음엔 생경했다. 거기다, 초기만 해도 상대방을 알기 보다는 자신의 노선이 앞섰던 서로 다른 입장의 두 사람은 사사건건 대립의 날을 세웠었다. 그러던 것이 회를 거듭하면서 그 날카롭던 대립의 날이 무뎌져 간다. 심지어 지난 회에 이어, 이번 회처럼 장관 후보자 청문회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왜 내가 할 말을 먼저 하냐고 아웅다웅할 정도로 '이구동성'이다. 여전히 '안철수'만 나오면 강용석의 말은 괜히 곤두서있고, 여당의 모든 사안에 이철희 소장은 냉소적이지만, 막연한 불신과 배제는 한결 줄어들었다.

강준만의 표현대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소통을 내걸면서, 사실은 소통이 아니라 자기 편가르기와 자기 편 만들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두 입장의 정치권 사람들이 도란도란 여러가지 다른 사안에서 조율을 해가며 논의를 만들어가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물론 여기에는, 그들의 무턱댄 견제심을 '거 왜 그래~'하며 두루뭉수리 넘겨준 김구라의 역할이 지대하다.

 

 

 

덕분에 서로 다른 정파적 입장의 두 사람이 막연한 적대감을 넘어서자, <썰전>에 등장한 사안들에 대해 보다 본질적인 논의가 가능해졌다. 이리저리 재어보는 자기 입장이 아니라, 실제 그 사안, 사건이 차지하는 위치, 혹은 세간의 통념으로는 짚어보지 못할 측면들이 <썰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다루어 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저 웃긴 개그같던 윤진숙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입각이, 막연한 무지가 아니라, 해수부의 광범위한 영역과 달리, 특정 분야 전문가라는, 게다가 연구직 출신의 한계 때문에 우려가 된다는 점을 짚어줌으로써, 사안을 이성적으로 생각해 볼 지점을 만들어 준다.

또한 증폭되고 있는 남북한의 갈등을 정확한 통계에 근거한 실질적 군사력 비교에 얹어, 사실은 그 이면에 남북한, 혹은 미국의 집권 세력 혹은 군부 세력이 얻어가고 있는 이득을 짚어준 면은 그 어느 신문보다도 날카로운 해석이었다.

그에 따라 전문가입네 하면서 사실은 정파적 입장에 따라 상대편 누군가를 까기위한 논리를 전개하기에 급급한 종편 정치프로램과는 스스로 차별성을 갖게 됐다. 저격수로란 일회용 소모품으로 쓰여졌던 강용석조차 여전히 편향되긴 하지만 잡다한 상식으로 무마가 되는 시사평론가로써 갱생할 여지를 얻어가고.

 

 

이렇게 <썰전>의 '썰전'이란 코너가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반면에, '예능심판자'는 여전히 어수선하다. 이슈가 되는 주제를 다룬다는 화제성과, 다양한 사안을 시청자 의견을 앙케이트화 하여 수치로 내미는 것 외에, 참여자들의 독설이 과연 제대로딘 독설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부호 그대로이다.

여기서 재밌는 건, 회를 거듭할 수록, '썰전'의 두 출연자 이철희 소장과 강용석이 긴장을 풀고 심각한 사안에 조차 허허실실 여유롭게 대처하는 반면, '예능심판자'의 출연자들은 우후죽순 자기 목소리를 내세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두 명의 출연자와 네 명의 출연자라는 비율의 차이와, 시간에 비해 너무 많은 안건을 다루는 본원적 한계가 있겠다. 하지만, 제아무리 예능 비평 프로그램이라지만 그저 편하게 이야기할 사안조차도 높고 경직된 목소리로 '나 전문가입네'라는듯 딱딱하게 전달하는 자세들은 앞선 '썰전'을 모니터링하며 개선해 보길 바란다. 현재 강용석, 이윤석, 허지웅, 박지윤 네 명 출연자의 성향과 포지션은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중구난방이 되지 않기위해서는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by meditator 2013. 4. 12. 09:45
  • 2013.04.12 10:0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meditator 2013.04.14 09:30 신고 EDIT/DEL

      jtbc는 종편이지만, 종편같지 않은 컬러를 지향한다고 할까? 공중파가 안위에 빠진 사이, 슬금슬금 케이블과 종편이 치고 들어오는 거 만만치 않네요. ㅎ 비가 오네요, 감기 조심~

0%에 가까운 시청률로 고전하던 종편을 구원한 건 대통령 선거였다. 종편 각 방송국마다 주야장창 쏟아내는 각종 정치 관련 프로그램들에 중장년층들은 귀를 기울이면서 종편은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종편 정치 프로그램들의 부작용은 만만치 않았다. 이제는 청와대의 입으로 등장한 사람이 종편 프로그램에 등장해 걸러지지 않은 표현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이용해 정치적 반대편을 저격했듯이, 종편은 그 태생적 보수성으로 말미암아 객관적 공정성을 잃기가 십상이었고 그것은 상당 부분 선거 결과에 반영되었다. 그 과정에서 새삼스럽게 깨달아진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그 중에서도 중장년층들에겐 '정치'란 그 어느 것보다도 흥미진진한 오락거리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취향을 재빠르게 반영해, jtbc는 <썰전>을 런칭하였다.

 

 

'성역과 금기없는 각계 각층의 입담가들의 하이퀄리티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라는 취지를 가지고 만들어진 <썰전>은 김구라를 mc로 두 파트로 나뉘어져 진행된다.

 

우선 말 그대로 '썰전'으로, 야권 성향의 시사평론가 이철희와 한때 여당의 저격수로 활동하다 구설수로 국회의원직까지 잃고 이제는 오락프로 mc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당 성향의 강용석이 김구라와 함께 트라이앵글을 이루어, 한주간 핫한 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이른바 '뒷담화'를 나눈다. 그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의 완판녀 스토리 같은 가쉽성 소재부터, 낙하산 인사 등의 민감한 이슈까지 다양한 뉴스꺼리들을 이철희와 강용석이 각각 자신의 당파적 입장에 맞춰 해석하고 갑론을박 토론을 벌이고 한 줄 논평을 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또한 한 회마다 마지막에 그날의 상대방의 토크 점수를 매겨 불리한 쪽이 박을 맞은 오락적 요소까지 갖추면서.

썰전 코너의 의의는 jtbc가 종편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타 종편 프로그램이 노골적 정치적 성향을 추구한 것과 달리 여, 야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정치적 오락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낙하산 인사를 돈 문제로 해석해 내듯 종종 김구라 특유의 음모론적 설정에, 강용석의 세속적 해석이 덧붙여져 화두가 폄하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밥상머리나, 게시판을 통해 설왕설래되던 이슈들을 노골적으로 끄집어 내어 각자의 잣대로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굳이 박으로 머리 맞추기란 평가를 하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에게 풍부한 판단을 할 기회를제공해 주는 것이다.

 

 

두번 째는, '예능 심판자'란 코너로 '영화, 드라마, 공연, 음반은 물론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떡밥을 에능계의 아나키스트들, 이윤석, 허지웅, 강용석, 박지윤 등이 그들만의 잣대로 주물러 보는 코너이다. 지난 주에 종편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에 이어, 이번 주에 박시후 사건에 대한 정리에서 보듯이, 연예계의 가장 핫한 이슈들에 대해 논하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에서도 말해지듯이 '박시후'란 연예인의 사건이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적나라하게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연예 프로의 입장이 아니라, 거기서 드러나는 인터넷 찌라시 언론의 폭로성 기사와 대중의 호기심에 대한 논의라던가, 그를 통해 이른바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시선에 대한 통계까지, 가장 핫하면서도 사실은 꼭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공중파 예능들이 여전히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그저 그런 토크 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갑론을박 되는 소재들을 끄집어내 과감히 수용한 <썰전>의 기획은 신선하고 획기적이다. 또한 비평이란 어찌보면 '순수한' 영역 하지만 이제는 영화 평론가들보다, 리뷰어들의 평이 더 공감을 얻는 세상에서 과감히 그걸 함께 즐길 수 있는 영역화한 것 또한 제대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본다.

단지 아직, <썰전>이나, <예능 심판자>나 많은 주제들을 소화해 내려다 보니, 때론 예능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토론에서 보여지듯이 겉훑기식으로 그냥 한번 짚어보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 아쉽다.

 

중구난방으로 떠들기 보다, 단 한 마디라도 '촌철살인'이 되도록, 그것이 바로 <썰전>이 비평 오락 프로그램으로 개척해 나갈 과제라 할 수 있겠다.

by meditator 2013. 3. 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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