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을 한다. 결자해지라고, sbs는 특집 다큐를 통해 이명박 정부 5년을 끌어왔던 이른바 이너 서클, 핵심 인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명박 정부 5년을 정리하고자 했다.

 

다큐의 시작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연설에 나섰던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에서 시작되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썰렁해 보이는 식당엔 여전히 대통령이 식당을 찾았던 사진이 걸려 있고, 할머니는 살기는 퍽퍽하지만, 그 사진을 걸어놓듯이 대통령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욕쟁이 할머니처럼, 그리고 가락시장에서 대통령의 목도리를 받고 눈물까지 보이던 할머니와 다르지 않게, 이명박 정부를 책임졌던 인사들은 여전한 목소리로, 우리의 대통령 이명박의 업적을 해명하고, 칭송한다.

 

애초에 정부를 준비하는 인수 위원회의 위상이 곧 그 정부의 5년을 가름한다는 평가와 다르지 않게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이른바 '강부자 고소영' 정부라는 지탄을 받았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이동관 대변인은 말한다. 강부자 고소영이 아니라, 그것을 대신할 만한 패러다임을 만들지 못해 비난을 당했다고, 그리고 5년 여의 모든 과실에 대한 변명도 이와 비슷한 톤으로 일관한다. 우리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소리, 한미 FTA협상은 노무현 정부의 책임이다. 환율 정책은 우국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기업 편향이 아니라,낙수 효과를 바라고 한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도 대기업에게 서운해 했다. 그래도, 세계 경제의 하강기에 세계 전체 수준보다 높은 3%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것이 이 정부의 치적이다. 북한 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예상치 못한 김정일의 죽음과 그에 이은 김정은의 무모한 도발 때문이며, 우리가 주는 원조가 고위급의 비자금으로 돌아가는 걸 볼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계속 퍼줄 수는 없었다 등에서. 심지어, 4대강의 평가는 아직 이르다까지.

 

곽승준, 강만수 등 이너 서클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자아 도취에 가까운 지난 5년에 대한 평가와 달리, 밖에서 본 전문가 들의 평가는 차가웠다.

같은 날 8시 KBS1의 <KBS스페셜>은 중산층이 무너진 우리나라의 현실을 냉정하게 짚는다. 이른바 이명박 정부가 자랑하는 OECD 국가 중 기업의 이익 증가와 노동자들의 임금의 격차가 가장 심하고, 갈수록 심하게 벌어지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며, 사회 안전만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노동자들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기업의 흥망과 해고에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어 거기로 내몰리고 당장 생계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고.

누군가가 자신들의 지난 5년을 사무적인 말투로 우리는 이런 식으로 열심히 해왔으나,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거나, 혹은 본의 아니게 이런 부작용이 있었다고 말한 그 결과가 바로 중산층이 무너진 오늘의 현실인 것이다.

 

대통령이 그저 대기업이 일자리 창출을 많이 안해줘서 투자를 늘리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말하는 우리 나라와 달리, 독일에서는 중소기업의 손실을 나라가 보상해 주고, 해고 대신 노동자들의 월급을 대신 지불해 주며 일자리를 보전해 준다. 스웨덴은 직장을 잃어도 나라가 300일 이상의 생활비를 지급해 주고, 재취업을 위해 교육까지 시켜준다. 대통령과 관료들이 핑계를 대는 동안 사람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크레인 위로 올라갔던 것이 지난 5년의 결과물인 것이다.

물론 진실도 있었다. 다음 정부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니, MBC의 노골적 우향우와 종편 체제의 확립이라는 미디어 환경에 각종 국영 기업의 민영화까지, 다음 정부가 일할 기반은 제대로(?) 닦아 놓은 셈이다.

굳이 학자들의 아카데믹한 평가가 아니더라도, 그 사람을 찍었던 사람들 조차도 입에서 쌍욕이 나올 정도로 세간의 평가가 냉혹한데도, 5년을 돌아보는 그 짧은 시간에 조차도, 반성은 커녕 자기 논리만이 확고한 어설픈 해명을 굳이 듣기 위해 특집의 한 시간은 아까웠다

by meditator 2013. 2. 18. 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