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십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당신의 답은 어떻습니까? 먹고 사느라 바쁜데 운동이라뇨?,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운동은 무슨! 혹은 꾸준히 운동할 만한 게 없어요. 라던가, 그게 아니면 운동 너무 힘들어요일까요. 그도 아니면 보는 건 즐기지만, 직접 하기에는...... 입니까?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견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로 들어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갈수록 뚱뚱해지는 대한민국에서, 정작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국민 10명 중 단 4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한참 뛰고 움직여야 할 젊은 세대로 가면 상태는 더 심각합니다. 10대에서 20대에 이르는 사람들 중 60%가 전형 운동이란 것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운동 취약 계층에게 운동이란 더더욱 남의 일이 되어버리곤 하지요. 


일본의 속담에 규칙적 운동이 부자를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 운동은 하루를 짧게, 인생을 길게 만든다는 명언도 있지요. 단련된 신체만이, 삶을 건강하게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을 빗대어 만든 경구입니다. 하지만 정작 스포츠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제 아무리 부자를 만든다 한들 꾸준히 재미있게 규칙적을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습니다. 올림픽 경기 종목에서도 보여지듯이, 그 옛날 그리스 시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경기에서 시작된 대다수의 남성 중심 스포츠에서는 여성, 노인, 어린이는 소외가 되기 십상입니다.

그런 지금까지의 스포츠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뉴 스포츠'입니다. ebs는  4월 22() ~ 4월 24()  오후 12시 10분, 3회에 걸쳐 대안으로서의 뉴 스포츠의 세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름도 생소한 뉴 스포츠라는 건 무엇일까요?
다큐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로 '경쟁'과 '훈련'이 목적인 기존 스포츠에 대한 대안으로서 남녀 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입니다. 

첫 회 방영된 타큐에서는, 유방암을 앓았던 주부, 혹은 흡연과 학교 폭력에 찌들었던 아이들, 심지어 마약에 빠져들었던 사람들이, 뉴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삶의 활로를 찾았다는 사례를 전하고 있습니다. 
실제 대구 중학교에서 한 달간 누구가 하기 쉬운 뉴스포츠를 경험하게 한 결과, 한달 만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학생들의 인지적 능력에 변화가 생겨난 사실을 그 예로 듭니다.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원반 던지기인 플라잉 디스크같은 것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학생들은 좀 시시하다는 반응이었지만, 정작 한 달간 다양한 뉴스포츠 경기를 꾸준히 진행한 결과, 그 전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학생 상호간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협동심에 대한 인식이 발전됩니다. 심지어, 학교 올 이유를 찾지 못하던 학생들이 그저 함께 즐기는 이 뉴스포츠를 맛본 이후로 학교에 재미를 붙였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입니다. 

무엇보다 뉴스포츠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기존의 스포츠가 강도높은 훈련과 고도의 기술을 획득해야 도달할 수 있는 차마 다가가기 힘든 분야였다면, 뉴스포츠는 누구나 함께 손쉽게 배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사실입니다. 
이미 생활 체육이 광번위하게 자리잡고 있는 일본에서는 노년층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전통 화살을 변형시켜 호흡을 강화시키는 스포츠 후키야나, 컬링을 실내에서도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만든 유니컬 등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을 전해줍니다. 
또한 장애인들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볼링을 변형시킨 롤볼이나, 소리로만 공의 위치를 파악하여 골을 넣는 골볼 등도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온 가족이, 하다못해 겨우 발걸음을 뗀 아들과 아빠가 함께 할 수 있는 열 두개의 컵을 쌓았다 부수는 스포츠 스태킹이나, 지도, 나침반만 가지고 최종 목적지를 찾아가는 오리엔티어링에 이르면 스포츠라기 보다는 함께 하는 게임의 재미가 더 강조됩니다.


뉴스포츠의 영역은 규정될 수 없음을 다큐는 거듭 알려줍니다.
야구를 보다 쉽게 접근하도록 만든 티볼이나, 하키를 변형시킨 플로어 볼, 탁구를 변형시킨 넷볼처럼 기존의 스포츠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변형시키고 결합시킨 종목이 있는가 하면, [해리포터]에서 등장했던 경기를 단지 날 지 못할 뿐 실제화한 퀴디치나, 고대 로마 검투사들의 격투기에서 착안한 저거처럼 뉴스포츠가 가진 상상력의 영역은 무한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길고 지리한 마라톤을 변형시킨 나이트런 시합은 경주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16억 전기 없이 사는 사람들을 위한 기부 운동으로 발전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3부작 다큐가 강조하는 것은, 뉴스포츠를 통한 삶의 담론의 변화입니다. 경쟁이 아닌 화합, 승부가 아닌 재미를 통해 삶이 변화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엔터테인먼트와 구경꾼으로서의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가 되어 온가족이, 능력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과정으로서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매개로서의 새로운 스포츠를 제시합니다. 


by meditator 2014. 4. 24.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