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류 페스티발이 열리기 이틀전인 3일 밤, 한류 페스티발이 열릴 예정인 영동대로 한국전력 공사 앞 한 구석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선착순 입장이 예정된 jyj 콘서트에서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서이다. 그러기 시작한 이후로 몰려든 사람들은 콘서트 당일 오전, 벌써 한국 전력 본사 앞은 물론, 주차장에 뺑글뺑글 뱀이 또라이를 틀듯 끝도 없이 줄을 이어갔다. 오후 5시 입장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콘서트 장으로 빠지는게 무색하게, 계속해서 콘서트를 보려는 사람들로, 주차장은 계속 채워져 갔고, 결국 콘서트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콘스트 장 주변 인도까지 빼곡하게 채운채, 오만 여 명의 사람들이  jyj의 공연을 지켜보았다. 한류 페스티발이라는 콘서트의 주제가 무색하기 않게,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도대체 누가 공연하길래 이렇게 외국 사람들이 많냐고 놀라듯, 공연장을 채운 상당수의 사람들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다양한 국적의 이방인들이었다.

(사진';뉴스엔)

 

 

'왕의 귀환'이라는 이번 앨범의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jyj는 7시부터 시작된 공연은 예의 '아이돌'이라는 틀에 국한시키기에는 아쉬울만큼의 '뮤지션'다운 풍모를 뽐냈다.

비더원(be the one), 바보보이(baboboy) 등의 화려한 무대로 오프닝을 연 jyj는 그들의 콘서트와 조금은 달랐던 개인의 단독 무대가 돋보인 공연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김재중은 이적의 '하늘을 달린다'를, 박유천은 '너에게 기대' 등 일반에게 익숙한 대중 가요를 선보였다.

이어진 공연에서, 김재중은 자신의 곡 '화장'으로 가을의 정서를 더했고, '버터플라이'를 통해 록커로서의 면모를 아쉬움 없이 뽐냈다. 박유천 또한 자신의 자작곡, '서른', '그녀와 봄을 걷는다'를 통해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풍부한 감성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김준수는, '사랑은 눈꽃처럼'을 통해 이미 뮤지컬 가수로서도 정평이 난 그의 가창력을 확인시켜 주었고, 이어 '인크레더블', '타란탈레그라'등 빠른 템포의 곡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라이브를 보여줌으로써 불가능한 경지의 댄스가수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준수의 말처럼, '동방신기'로 광화문 앞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 이후, 오랜만에 대중 앞에서 오픈 콘서트 기회를 얻은 jyj는 자신들에게 기회를 준 강남구청과 현대 자동차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고, 쌀쌀한 가을 밤 자신들을 보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가을 밤의 한기를 잊을 정도의 열정을 분출해 내었다. 각자의 개성을 살린 개인 무대에 이어진 jyj 무대에서, 인해븐(in heaven), 소소(soso) 등 발라드 곡은 물로, 이번 앨범의 대표곡인 백싯(back seat), 발렌타인(balentine)은 물론, 아시안 게임 개막식에서도 사람들을 열광시킨 엠티(empty) 등의 댄스곡으로 가을의 영동대로를 뜨겁게 달궜다. 공연이 마무리 된 후, 사람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jyj와 앵콜을 연호하며 이들을 기다렸고, jyj는 그런 팬들의 성원을 잊지 않고, 다시 돌아와, 신나는 앵콜을 통해 두 시간 여의 공연을 충만하게 마무리했다.

 

영동 대로 한쪽 차선을 막고 설치된 이날의 야외 무대는, 야외라는 말이 무색하게 훌륭한 음향과, 전광판으로 멀리서도 jyj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배려가 돋보였다. 또한 공연 중간, 물과,불과, 폭죽으로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도 이날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그 어떤 외국인이 봐도, 손색이 없는 한류 페스티발이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며칠 밤을 새서야 겨우 앞 자리를 차지 할 수 있거나, 당일 날 오더라도 하루 종일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한 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선착순 입장은 좋은 콘서트를 위한 감내의 시간이라기엔 고통이 가혹했다. 심지어, 주최측과 일반인과, jyj멤버쉽 회원간의 입장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은, 오랜 시간을 기다린 관객들에겐 또 한번의 혼란이었다.

또한 길다랗게 만들어진 특설 무대도 만만치 않았다. 올 스탠딩 특설 무대는 멀리 자리잡은 팬들에겐 가수를 보는 건 거의 언감생심 수준이었고, 전광판을 통해서나 그나마 가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하필 이날따라 전광판은 가수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불친절하여 때론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려고 몸싸움을 하며 발돋움을 하다 우는 관객조차 속출하였다.

강남 한복판에서 벌린 한류 페스티발로써 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루었다는 성취는 보였지만, 정작 콘서트 관객에게 그리 배려되지 않은 공연으로서의 아쉬움을 남긴다. 그나마, 안정된 음향과,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음악 그 자체만으로도 즐길 꺼리가 되었던 jyj의 음악만이, 오랜 시간을 기다린 콘서트 관객들의 위로가

by meditator 2014. 10. 6.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