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방영된 <힐링캠프>의 게스트는 500회를 맞이한 <그것이 알고싶다>의 mc 김상중이었다. 7년째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혹여나 시사프로그램의 mc로써 이미지가 흐트러질까봐 드라마 배역 선택에서 조차 신중한 김상중이 <그것이 알고 싶다> 500회를 맞이하여 <힐링 캠프>를 찾았다. 




김상중의 존재감으로 메운 <힐링 캠프>
이제는 <그것이 알고싶다>가 곧 김상중의 다른 이름인 것처럼, 김제동의 표현처럼 시사프로그램 mc로는 전무후무한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유행어까지 가지고 있는 김상중, 역시나 그가 게스트로 출연한 <힐링 캠프>의 출발점은 <그것이 알고싶다> mc로서의 김상중이다. 

낮고 유려하면서도 그 누구보다 진지한 설득력을 가진 목소리로 김상중은 <힐링 캠프>의 포문을 연다. 그리고 <그것이 알고싶다>의 예의 날카로운 분석력으로, 마치 탐정처럼 '유행어'를 유추 추리해 내기도 한다. 또한 드라마와 달리, 온전히 자신의 옷으로, 자신만의 분위기를 연출해 왔다는 그의 정성에선, 그저 시사프로그램 mc를 넘어 <그것이 알고싶다>가 김상중의 정체성의 일부분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심지어 슈트핏을 위해 하루에 한끼만을 먹는다는 그의 자기 관리는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다. 또한 그저 프로그램의 mc로서의 소극적 자세를 넘어 '그런데 말입니다'를 탄생시킬 정도로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기여한 김상중의 면모도 드러낸다. 

과연 무엇이 김상중으로 하여금 7년을 올곧이 한 프로그램에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온전히 쏟게 만들었을까? 시청자들의 사연을 상담해 주면서도 꼭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았냐고 재차 확인하는 그의 애정도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건들을 다루었지만, 그 많은 사건들을 소개만 해주었을 뿐이라는 아쉬움, 그리고, 같은 사건을 되풀이하여 다루어야 하는 프로그램의 한계를 토로할 때, 오히려 그의 신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한다. 거기에 <그것이 알고 싶다>가 계속될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이라는 마지막 말까지 잊지 않는 그의 책임감이 화룡점정을 이룬다. 

그렇게 <힐링 캠프>는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을 <그것이 알고 싶다>을 7년간 올곧이 이끌어 온 김상중의 매력에 치중한다. 아니, 김상중이란 인물의 '마력'으로 <힐링 캠프>는 순항한다. 하지만, 김상중이 어디 <그것이 알고싶다> mc만으로 규정될 수 있는 배우인가, 이어 <힐링 캠프>는 다채로운 그의 매력을 탐구해 나가고자 한다. 김상중 역시 진지한 시사프로그램 mc로서의 공감대를 걱정하면서도, 중년의 소탈한 매력을 어필하는데 몸을 사리지 않는다. 
이렇게 8월 31일 <힐링 캠프>을 채운 것은 김상중의 진지함과, 그 진지함을 무너뜨리지 않는 애교같은 소탈한 매력이다. 



뜬금없는 아이돌 출현이 흐트러뜨린 김상중과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한 모색 
하지만 김상중이란 인물의 매력이 충만한 가운데 여전히 프로그램 자체로서의 아쉬움은 남는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뜬금없는 '아이돌 하니'의 출현이다. 이미 500명이나 되는 이른바 일반인 mc를 포진해놓고, 그들에게 제대로 말 한 마디 시켜주지도 않은 상황에서 하니가 등장하여 프로그램의 분위기는 급전환된다. 지금까지 <그것이 알고싶다>를 이끌어 온 진중하고 소신있는 남자 김상중은, 그저 아이돌을 좋아하는 중년의 아저씨로 탈바꿈한다. 물론 그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진지한 모습 이외의 뜻밖의 소탈한 모습을 내보이려 했던 의도는 공감한다. 왜 중년의 남자의 색다른 모습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을 통해서만 발현되어야 하는 것일까? 오히려 김상중이 즐겨하는 '바이크'를 통해서도 그의 색다른 모습을 끌어낼 수 있고, 하니가 아니더라도, 그 자리에 함께 한 '이른바 500명의 mc'들을 통해서도 '버카충 알아맞추기'처럼 신선한 재미를 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과연 김상중의 하니 춤 따라하기랑, '버카충 알아맞추기'를 놓고 보았을 때 어느 쪽이 더 신선하게 김상중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을지. 생각해 보면 그 답은 분명해 진다. 

아니 그것보다는, <그것이 알고싶다> 500회 특집을 기념하여 <힐링 캠프>에 출연한 당 프로그램의 mc 김상중인데, 과연 그 500회의 무게를 제대로 살렸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그의 이야기 중간 중간, 시사 프로그램의 중요성, 그리고 한계에 대해 진지한 토로가 등장했지만, 배우 김상중과, 연예인 김상중에 대한 모색에서, <그것이 알고싶다> 500회는 어쩐지 구색처럼 얹혀간다. 아마도 자신의 또 다른 작품을 언급하는, 혹은 개인적인 사연을 의논하고자 하는 시청자 mc를 향해 끈질기게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냐고 질문하는 김상중이 없었다면, 아마 그 자리에 김상중이 나온 의미를 어느덧 잊어버릴 프로그램의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개편이 된 이후, 아니 개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거나, 달라지지 않은 <힐링 캠프>의 한계이기도 하다. 실제 김상중이 <힐링 캠프>를 통해 보여준 모습, 이야기들은 그가 <한겨레> 등의 신문 지면 인터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힐링 캠프>에서 김상중의 <그것이 알고싶다>을 향한 신념은 아이돌 하니와, 시청자 mc들의 사연을 통해 분산되어 흐트러진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500명의 mc와 연예인이 함께 하는 새로운 <힐링 캠프>의 현실이다. 차라리 <그것이 알고싶다> 500회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면, 아이돌 하니의 출현이나, 어설픈 구색맞추기 시청자 사연이 아니라, <그것이 알고싶다> 500회를 함께 이끌어 온 피디나, 작가가 등장하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피디가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것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는 시대에, 굳이 <그것이 알고싶다> 500회를 기념하여 초대한 자리에, 구색 맞추기 사연 풀이와 아이돌의 출현이라니. 진지하고 특별한 이야기도 어느덧 그저 평범한 연예인 쇼가 되어버린 <힐링 캠프>의 현실이다. 김제동조차 여전히 <톡투유>의 김제동이기보다는 이경규와 함께 하던 그 시절의 김제동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점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by meditator 2015. 9. 1. 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