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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방송으로 여성편 <인간의 조건>' 아르바이트로만 살기'가 3부로 완료되었다. 마지막 그간 모았던 공과금으로 액자를 만들어 멤버들에게 건네자, 그걸 받은 여섯 명의 여성 멤버들은 울컥한다. 심지어, 결국 김숙과 최희는 눈물을 숨기지 못한다. 살다가 어려운 일이 생겨 돈 오만원이 없을 때, 과연 이렇게 받은 액자 속의 오만원을 헐어서 쓸 것인가 라는 우문에, 여섯 명의 멤버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젓는다. 그렇게 허무하게 써서 없애버릴 돈이 아니라고, 오랫동안 남겨두고, 아르바이트로 살기로만 보냈던 시간을 기억할 거라 다짐한다. 멤버 중 김지민은 말한다. 그간 몇 번의 <인간의 조건> 미션을 경험했지만, 이번에 미션이 가장 좋았다고, 김지민 만이 아니다. 각자 자신들이 처음 시작했던 그곳을 돌이켜 보게 만들었던 멤버들의 아르바이트로만 살기, 그들의 감동만큼 시청자들도 감동을 받는다.
미션이 다 끝나고 돌려 받은 지갑에서, 바로 전날 먹은 커피 영수증을 보고 김지민은 경악한다. 무려 커피 값으로 17000원이나 썼다고, 자신이 미쳤었나 보라고, 미션을 시작하기 전 김지민은 그저 어렵게 자신이 번 돈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가방을 사서 보상을 받던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의 미션이 그녀를 변화시켰다. 그녀, 아니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다시 모인 여섯 명의 여성 멤버들, 제작진은 그들에게 이전에 남성멤버들이 했던 아르바이트로만 살기 미션을 다시 부여한다. 개그맨이 되기 전 온갖 아르바이트를 섭렵했다며 그게 싫어서 개그맨이 되었는데, 다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는 김영희의 경악도 잠깐, 여섯 명의 멤버들은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를 구하기에 나선다.
(사진; osen)
하지만 상황 때문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여섯 명의 멤버들, 생각보다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전단지를 찾아 전화를 걸어보고, 직접 찾아나서지만, 하루의 일거리를 구하기는 만만치 않다. 자꾸 거절을 당하면서 위축감도 느끼고, 자신감도 잃었지만, 당장 오늘 벌어, 오늘을 살고, 공과금 만원까지 내야하는 처지의 여섯 멤버들에게 주저앉을 시간은 없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다니고, 거절을 당하고, 그리고 다시 구하러 다니고, 일을 얻어 오랜만에, 혹은 생전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해보면서, 오랫동안 잊었던 '돈을 번다'는 그 처음의 마음을 되새기게 된다. 이제는 <인간의 조건>의 정규 멤버, 혹은 게스트가 될 만큼 연예계에서 자리를 잡은 멤버들이지만, 누구나 다 그렇듯, 절박했던 그 시절의 마음을, 단 하루씩의 아르바이트지만, 그 시간을 통해 확인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렇게 느끼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바로 오랫동안 잊었던 아르바이트의 고됨이다. 미용실에서 한 나절을 일하고 파스를 도배를 하고 누워 버려야 할 정도의, 꿀알바로 알고 갔는데, 하루 종일 거지 코스프레를 하고 다니다 보니, 결국은 목이 부어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의, 한때 꿈꾸었던 제빵사였지만 정작 몇 시간을 무게를 재고, 반죽을 빚기만 하는 단순 노동에 팔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일이 주는 노동의 무게에 여섯 멤버들은 새삼 세상의 현실을 절감한다. 그리고 힘들다 불평했던 지금 자신의 일이 주는 소중함을 되새긴다.
하지만 팍팍한 노동의 하중만이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여섯 멤버들로 하여금 자신의 초심을 되돌아 보게 만든 건, 아르바이트 과정에서 만난 젊은이들이었다. 쇼핑몰에서 똑같은 자세로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마임을 선보이는 아르바이트 생들은, 기왕 하는 거 즐겁게 하는 게 좋다며, 공연이라 생각하며 그 시간을 즐기다 보면 시간이 쉽게 흘러간다며, 힘들다는 김영희를 무색하게 만든다. 꿀알바라는 해석에 새로운 개념이 필요했을 경마장 땡볕에서의 단순 노동과, 거대한 말의 뒷감당을 해야 하는 시간을, 미래의 꿈을 위한 충전의 시간으로 보내는 젊은이들이, 몇 탕의 아르바이트를 뛰면서도 주눅들지 않는 당당한 젊음이 이제는 조금은 지치고, 조금은 닳아버린 여섯 명의 중견 연예인들에게 자신의 초심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르바이트로만 살기'는 이미 남자편에서 했던 미션이다. 그런데, 똑같은 미션임에도, 여성편의 아르바이트로만 살기는 마치 남자편의 첫 미션, 핸드펀, 텔레비젼, 컴퓨터 없이 살기를 통해 조우했던 아날로그적 삶의 반추 편처럼, 각별한 감성을 가지고 다가온다. 똑같은 미션인데, 무슨 차이일까? 여성이 보다 감성적이기에? 아니 그런 성별의 차이라기 보다는, 미션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에서 오는 차이가 더 클 것이다. 같은 미션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멤버들은 매일 매일 다른 미션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음식적 서빙이나, 매장 직원은물론, 짜장면집 배달에서부터, 말 오줌 받기, 상추 모종 심기, 웨딩드레스 바느질, 동대문 시장 장봐주기, 아기에 강아지 봐주기, 하다못해 비닐 접기 부업까지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다. 첫날 최희가 스케줄로 인해 공과금을 넣지 못했지만, 그날 이후로 누구 하나 그럴 일이 없을 정도로, 아니 공과금을 내고도 때로는 만찬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누구 하나 뺀질거리지 않고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여섯 멤버들이 일주일 간, 스스로 발로 뛰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경험과, 만난 사람들이, 오랜 연예계 생활에 스스로 조금은 굳어진 일상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결국 <인간의 조건>의 성패는, 어떤 미션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미션을 대하고, 수행하는 멤버들의 자세와 성실함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을 여성편 아르바이트로 살기 미션이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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