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영된 <삼시 세끼> 정선편 10회는 평균 12.4%, 최고 15.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닐슨 코리아 케이블, 위성, iptv 시청률 기준) 거기에 10대에서부터 50대까지 걸쳐 동시간대 1위를 하며 전 연령대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호사다마'일까? 뜨거운 시청률만큼, <삼시세끼>를 둘러싼 각종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이러한 논란이 유명세일까? 시청률 고공 행진의 <삼시 세끼>에 그 '구설수'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밍키, 패밀리일까? 촬영용 소품일까?
17일 방송에 시청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 중 하나는 다름아닌 밍키의 출산이었다. 이미 그 전회 예고에서 보여진바 있듯이 <삼시 세끼>의 귀염둥이 밍키가 임신을 하고, 10회 드디어 출산을 하게 된 것이었다. 

일찌기 이서진이 시인한 바 있듯이 방송 초반 <삼시 세끼> 인기의 견인차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이서진도 옥택연도 아닌 바로 강아지 밍키였다. 그저 동네 강아지였지만 아련한 그 눈빛에, 누굴 보더라도 꼬리를 흔들며 쫓아다니는 서글서글한 성격에, 텃밭을 뛰노는 자유분방함까지, 그저 구색을 맞추기 위해 들여놓은 강아지 밍키가 뜻밖에도 '밍키를 보기 위해 삼시세끼를 본다는' 팬덤까지 만들 정도로 프로그램의 인기에 한 몫을 톡톡히 했다. 오죽하며 만재도라는 외딴 섬에 어울리지도 않는 장모종 치와와 산체를 들이밀 정도로 <삼시 세끼>와 강아지의 어울림은 절묘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뿐이었다. 몇 달이면 성장해버리는 더더구나 가정에서 기르는 애완용 개와 달리, 부쩍 성숙해져 버리는 동네 개 밍키는 <삼시 세끼> 제작진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그래서 밍키를 보기 위해 <삼시 세끼>를 본다는 밍키 팬들은 자유롭게 떠돌던 밍키가 줄에 묶여 한 쪽 구석에 '쭈구려져' 있는 모습을 보며, <삼시 세끼> 보이코트를 운운해야만 했다.

그러던 밍키가 다시 <삼시 세끼> 카메라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밥도 먹지 않은 채 마루 밑에 들어가 웅크려 있던 밍키가 알고보니 임신을 했던 것이다. 부랴부랴 이미 배가 부를 대로 부른 밍키를 데리고 동물 병원에 간다, 집을 지어준다 하며 <삼시 세끼> 패밀리는 밍키에 대한 관심을 보였고, 더불어 시청자들도 아직 어린(?) 밍키를 임신시킨 나쁜 놈을 수배하는 등 부화뇌동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17일 방송에서 밍키는 오랜 산통을 이기지 못하고 제왕절개를 거쳐 '사피와 에디'라는 '바둑이' 두 마리를 출산했다. 

그런데 가슴을 졸이며 밍키의 출산 장면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눈을 거슬리는 것이 있었다. 다름아닌 출산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몸부림치는 밍키를 옭죄는 굵은 체인의 '개줄'이었다. 심지어 그 개줄은 두 마리의 새끼를 낳은 후에도 밍키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미 새끼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이서진과 옥택연이 밍키를 위한 큼지막한 나무 울타리를 한 집을 지어주었는데도 밍키의 몸에선 개줄이 떨어지지 않았다. <동물 농장>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동물 농장>에선 볼 수 없었던 개줄이 줄곧 밍키의 몸을 얽매이자 불편해 했다. 

불편한 건 그뿐이 아니다. 말이 <삼시 세끼> 패밀리지 자신의 집이 있고 촬영 때만 출연하는 밍키는 강아지 티를 벗은 이후 부쩍 카메라와 <삼시 세끼> 패밀리를 낯설어 하고 눈치를 보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강아지를 낳고 난 후 편하게 몸을 풀고 먹이를 먹어야 하는데도 눈치를 보는 모습에서, 동물 예능의 훈훈함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말이 밍키는 우리 가족이요, 자막은 한껏 밍키의 출산을 칭송하고, 그 기쁨을 만끽하는데, 시청자들은 어쩐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게 불편한 것이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시골 풍경 속 '유기농 리얼 라이프"의 환타지에서 퍼뜩 깨어나는 자각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유명세라기엔 어쩐지 불편한 <삼시 세끼>의 시선
물론 이러한 시청자들의 불편함은 인기의 상승 곡선과 함께 늘어나는 <삼시 세끼>에 대한 과도한 애정 표현이라고, 혹은 유명세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삼시 세끼>와 그것을 지켜보는 시청자들 사이의 시선의 차이랄까, 그런 것들이 비번해지면서, 그저 유명세라기엔 짚어볼만한 지점들이 생겨난다. 

7월 3일 방영된 <삼시 세끼>의 게스트는 김하늘이었다. 방영 이전 일찌감치 각종 뉴스를 통해 김하늘의 삼시 세끼 하우스 방문을 알렸고, 그 어느때보다도 훈훈한 분위기였음을 예고했다. 하지만 막상 김하늘을 출연한 8회를 본 시청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결국은 김하늘의 별명이 되고만 '옹심이'를 야심차게 준비해 온 김하늘, 하지만 칼질조차도 서투른 그녀에겐 버거운 요리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사회 생활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대번에 느껴지는 가장 함께 하고 싶지 않은 태도, 함께 하는 사람들 의견 무시하기, 잘 하지도 못하면서 부득부득 우기기, 그러다 결국 망치기 등등을 김하늘이 8회 내내 보여주었다. 결국 시청자들은 그런 김하늘에 대한 호불호로 의견이 갈렸고, 그로 인한 논란으로 각종 게시판은 뜨거워졌다. 

다음 주 8회의 논란을 알았다는 듯이 <삼시 세끼>는 서투른 김하늘을 '옹심이'라고 놀리며 그것을 웃음의 포인트로 잡아가며, 그런 김하늘을 '만만하고 친숙한'이미지의 인물로 그려냈다. 하지만, 이미 그때는 김하늘이란 이름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후였다. 그렇게 친숙한 이미지로 그려낼 양이었으면 왜 애초에 8회에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8회에 그려진 김하늘의 모습은 9회에 달리 포장을 하지 않은, 혹은 포장의 포인트를 달리 잡은 모습이었다. 

그러다 보니 최근 <삼시 세끼>의 총괄 피디 나영석의 인터뷰가 잦아진다. 보아의 출연 이후도, 김하늘의 출연 이후도 나영석은 <삼시 세끼>라는 프로그램 대신 인터뷰를 통해 해명했다. 인터뷰는 인터뷰일 뿐이다. 결국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의 의미는 그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피디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삼시 세끼의 공감은 유명세라기엔, 구설이 잦다. '공감'의 시선에 대해 반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by meditator 2015. 7. 18.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