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밴드의 EV1이라는 노래는 이렇게 시작된다. ‘기묘한 얘기 하나가 있었어. EV1이라 불리던 차의 얘기........아직은 달릴 수가 있었는데, 사막 한가운데로 버려진 빨간색 초록색 EV1’ 여기서 EV는 전기 자동차, Electric Vehicle의 약자다. 이 노래가 담긴 자우림의 음반 제목이 음로론인 것처럼, 2006년 만들어진 ‘전기 자동차를 누가 죽였나’라는 다큐는 톰 행크스, 멜 깁슨 등도 즐겨 탔고, 출퇴근용으로도 많이 이용되던 GM의 전기 자동차 EV1이 석유를 많이 팔고 싶은 석유 회사들의 음로에 의해 결국 사막에서 폐기되게 되었다는 음모설을 다루고 있다.

전기 자동차의 부활

언뜻 그럴 듯한 이 무시무시한(?) 음모론이 사실이었을까? 1873년 영국에서 최초 개발된 전기 자동차는 19세기말 충전 가능한 배터리가 개발되면서 1900년대 초만 해도 미국 및 유럽에서 경쟁력을 가진 자동차로 팔렸었다. 하지만 언제나 음모론이라면 솔깃해지는 우리들 맘과 달리 가솔린 내연 기관이 발전하게 되면서 동일한 조건을 놓고 봤을 때 가솔린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에너지 효율에 최대 속력은 50km에 불과, 설상가상으로 높은 유지비용과 긴 충전 시간을 가진 전기 자동차는 자신이 운전하는 차가 오래오래 거침없이 달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선택에 따라 그 주요 부분인 배터리가 가솔린 자동차의 내연 기관의 일부인 시동기로 흡수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했다.

하지만 새옹지마라고, 석유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고갈 위기에 있는 세계 석유의 1/3을 소비할 뿐만 아니라 그 연소 과정에서 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그 양이 전 산업 분야 중 25%나 차지하는 등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가락질을 받게 되자,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전기 자동차가 나라 별 온실 가스 감축이 의무화 되는 이 시대의 대안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2012년 현재 친환경 자동차 하면 누구나 다 전기 자동차를 연상할 정도가 되었고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자동차 회사들은 너도 나도 전기 자동차를 생산하거나 생산 할 예정이다. 그래서 2020년 정도가 되면 전 세계적으로 300만대 정도가 되고, 이는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5.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조사)

우리나라 역시 수년 전에 현대의 ‘블루온’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기아의 ‘레이’가 2500 대 정도 관공서나 지자체에 납품되기 시작했으며 르노 삼성도 ‘SM3'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란다. 특히 경남 창원시, 울릉군, 경상북도, 제주도 등 지자체는 ‘탄소 없는 도시’의 상징으로 앞 다퉈 전기차를 구입하고 있다.

한때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전기 자동차는 이제 최고 시속 130Km/h에 1회 충전에 135Km(기아 레이)에서 501km(테슬러)를 갈 수 있는 완전체로 거듭났다. 뿐만 아니다. 주유량을 표시하던 계기판에는 전력 소비량과 배터리 잔여량이 표시되고 이산화탄소 줄임량과 다음 주유소 대신 다음 충전소 위치가 표시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한정 생산에 관공서용에 불과하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전기 자동차의 포르쉐를 꿈꾸는 테슬러 등은 대중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딜레마, 그리고 완충적 대안

환경이 최고의 화두가 되는 시대, 사람들은 100% 전기로만 움직이는 자동차를 꿈꾼다. 하지만 전기 자동차가 만들어진 이래 배터리의 성능과 충전 그리고 가격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전기 자동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조금만 더워도, 조금만 추워도 온 나라가 전력 부족 비상이 걸리는 현재, 과연 거리를 질주하는 자동차들을 먹여 살릴 전기는 어디서 충당할 것인가에서 부터 또 그 값은 가정용 수준으로 할 건지, 산업용 수준으로 해야 할 지도 문제다. 그리고 근원적으로 따지고 들자면 그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또 어떻고. 게다가 진화된 핸드폰의 가장 큰 문제가 짧은 배터리인데 과연 전기 자동차 배터리는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으며 그 충전은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 무엇보다 아직도 개발 ing인 전기자동차 그 자체가 정부의 도움 없이 개인이 사기엔 너무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그래서 과도기적으로 등장한 자동차들이 있다. ‘기름 40L로 서울 부산 왕복, 요즘은 어쩌다 한번 넣는 느낌, 언젠가 모두 하이브리드를 타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라며 이적, 원빈이 나와 ‘개념있게’ 타자라며 광고를 하는 ‘하이브리드(HEV, Hybrid Electric Vehicle)’ 자동차가 바로 그것이다.

하이브리드는 ‘두 개 이상의 요소가 융합되어 더 높은 성능을 가진’다는 의미로도 알 수 있듯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저속 구간에는 전기 배터리의 힘으로 움직이고 고속 구간에는 가솔린 엔지의 힘으로 움직이는 차이다. 당연히 전기와 석유를 동시에 쓰니까 석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을 수밖에 없다. 이 정도만 되도 헐리우드 환경주의 스타들이 레드 카펫 앞에 상징적으로 하이브리드의 대표적 자동차인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타고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친환경적’인 차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조금 더 전기로 움직이는 구간을 늘이기 위해 고민한다. 그 결과,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쓰는 동안에는 전기로 움직이고, 전기가 떨어지면 가솔린으로 움직이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차(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가 등장했다. 심지어 이 차의 배터리는 다시 충전이 가능하다. 당분간 세계의 자동차 시장은 마치 궁극적으로 100% 배터리에만 의지하는 전기자동차 BEV((Battery Electric Vehicle)를 지향하며 하이브리드 자동차 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PHEV와의 춘추 전국 시대를 과도기적으로 겪을 듯하다.

전기 자동차로 버전 업!

제레미 리프킨(저서 노동의 종말, 미 펜실베니아대 교수)교수는 ‘3차 산업 혁명’이란 책을 통해 에너지 소비 중심인 현 사회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절실하며 친환경적 기술을 중심으로 사회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직까지는 비싼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 자동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내연 기관의 부피를 줄인 전기 자동차를 주차하기 쉬운 도시형 작은 모델로 개발, 심야 전기를 활용하거나 리스하는 방식의 배터리 보급에 가전 기기와 상호 교통할 수 있는 보다 IT, 통신, 전력 등의 핵심 기술이 응집된 보다 스마트한 영역까지 전기 자동차의 도입을 통해 변화된 세상 그것이 바로 새로운 환경 중심의 발전된 사회이다. 기름 탱크 대신 배터리를 단 자동차가 도로를 점령하고, 주유소 대신 스마트 폰과 나란히 자동차에 충전기를 꼽아 놓는 것이 일상이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상!

by meditator 2015. 7. 22.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