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를 비롯하여 소속사, 자국의 팬들을 비롯하여 해외 팬들은 읍소했다. 아직 혐의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박유천의 '인권'을 지켜달라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하지만 대중과 언론은 냉혹했다. 그 공신력있다는 jtbc 8시 뉴스에서 박유천 고소라는 기사가 뜸과 동시에 모든 언론은 서로 뒤쳐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라도 난 듯이 박유천 인민 재판의 레이스를 펼쳤다. 




가열찼던 박유천 인민 재판 레이스 
그가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있는 '공익'이라는 점, 거기에 '아이돌' 출신이라는 점, 특히나 예전 소속사였던 sm을 상대로 지난 7년간 지난한 싸움을 벌였고, 그럼에도 여전히 가수로서 공중파 출연은 못하고 있는 등 법적으로 하등 문제가 없다지만 여전히 암묵적인 '차별'을 받는 불리한 존재라는 점, 그리고 최근 우리 사회를 민감하게 달구고 있는 이슈, '성폭행'과 관련된 사안이, 거기에 다른 곳이 아닌 '여자'들이 나오는 술집에서 벌어진 하위 성문화의 장소가 사건의 배경이라는 점에서, 박유천은 대중과 언론의 가장 '만만한' 상대가 되었다. 

그래서 '언론'은 '고소'를 당했다는 그 사실 만으로, '고소'를 한 여성의 입장을, 심지어 그녀의 편의에 따라 종종 새롭게 재단되는 입장들을 퍼나르기에 바빴다. 그 누구도 왜 그 여성이 '법'의 보호 대신, '언론'의 폭로를 택했는지 하등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채, 서로 '박유천'이 '성폭행'범이라는 낙인을 찍기에 바빴다. 심지어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머스럽게' 그린 그림까지 동원하며, 그를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몰아갔다. pd수첩의 경우, 확인되지 않은 고소 여성들의 증언을 근거로 '대역' 연기자까지 동원하며 확증되지 않은 혐의를 '사실'인 양 확정지었다. 과거 박유천의 사진을 통해 당시의 사건을 실감나게 글로 재연해낸 디스패치에 대해, 평상시에는 '찌라시' 언론이라 손가락질 하던 대중들이, 박유천 사건에는 '한 건'을 했다며 박수쳤다. 

일부 자각있는 측에서는 박유천 사건을 빌미로 각종 세월호 선상에 실린 철근에서 부터 세월호 특조위 종결, 전기, 가스 민영화까지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 정치적 현안들이 묻힌다고 읍소를 했지만, '민언련' 발표처럼 일부 종편에서는 방송 분량의 70%를 박유천에 할애하면서, '의도적'으로 사회적 이슈들을 묻어 버렸다. 





달라도 너무 달랐던 미국와 한국의 언론 
그런 가운데 미국 피츠버그 파이러리츠 소속인 강정호 선수의 '성폭행' 사건이 터졌다. 우리나라 언론들은 또 다시 새로운 '가쉽'에 솔깃하는 사이, 이 사건을 두고 보여지는 미국 언론의 모습은 그간 보여진 우리 언론의 모습과 너무도 판이했다.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은 '사실' 보도 외에 어떤 그 이상의 '기사'를 쓰지 않았다. 심지어, 강정호 선수는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고, 경기에 나가 '홈런'을 쳤다. 그리고 그런 강정호 선수를 인터뷰하는 언론들은 그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아니다. 다른 것은 미국 언론만이 아니다. 공익 근무중인 아이돌 출신의 연예인에 대해 그토록 무참하게 닦아 세우던 한국 언론이, 같은 사안임에도 강정호에 대해서는 '혐의가 밝혀진 바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저 고소 사건의 횟수가 문제일까, 아니면 현재 국위 선양 중인, 그것도 미국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 스포츠 선수와, 누구말대로 만만한 딴따라의 차이인 것인지. 박유천은 우리 나라 스타 중 독보적으로 한, 중은 물론, 해외 각국에서 인기가 있는 굳건한 기반을 가진 한류 스타로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을 비롯 물포럼, 아시안 게임 등의 굵직굵직한 행사에서 홍보 대사 등으로 한 몫을 했지만, 그런 그의 지난 이력은 '딴따라'라는 '존재'를 뛰어넘지 못한 채 언론과 대중의 가장 구미가 당긴 먹이감이 됐을 뿐이다. 

오죽하면 한 영국 변호사는 박유천 갤러리에 '한국 대중 매체에 드리는 편지'를 통해, 박유천 사건이 '한국 대중 매체인들이 만든 한 편의 드라마'을 본 듯하며 한국 뉴스 방송인 협회 및 한국 기자 협회가 만드는 <뉴스 윤리 도덕 규범의 취업 표준>을 위배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변호사가 지적한 대로, 이런 언론이 침해안 명예나 권리는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지만, 과연, 박유천이 받은 피해는 보상받을 수 있을까?



무협의가 된 박유천, 그러나 그 훼손된 인권의 보상은?
7월 7일 역시나 섣부른 sbs 뉴스의 보도를 시작으로, 7월 8일 경찰은 박유천의 첫 번째 고소 사건이 무혐의로 처분되었음을 발표했다. 그나마 dna증거를 가진 첫 번째 고소건이 이렇게 일단락 된 이상, 시간 경과가 크고, 증거 조차 미미한 그 이전의 사건들의 결과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무혐의로 판정이 난 후, 각 언론들은 담담하게 이 사건의 결과를 보도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무혐의'로 판결이 났지만, 훼손된 연예인 박유천의 이미지는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그 이미지 훼손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당사자들이, 한 마디의 '사과'는 커녕, 그래도 공익이면서 술집에 드나들고 여자들이랑 성관계를 가진 것은 사실이니, 이미지 추락은 어쩔 수 없다고 냉정하게 단언한다. 댓글들도 마찬가지다. 마치 그간 자신이 물어 뜯었던 박유천이 '범죄자'가 되지 않은 것이 원통하기라도 한 듯이, 그의 '실수'를 닦아 세우며, 그래도 넌 끝이라고 다그친다.

'언론'도, '대중'도 '실수'와, '범죄'의 경계를 구분짖지 않는다. 그리고, 강남 번화가를 화려하게 빛내는 그 술집과 그 술집에 드나드는 엄연한 하위 문화에 대한 고찰이나, 반성은 커녕, 회사월들도 드나들었다는 그곳에 그저 '박유천'만이 그곳에 드나든 양, 그를 여전히 '속죄양'으로 삼아 씹기에 바쁘다. 이 유난스런 도덕적 '결벽주의'가 과연, 진정한 '도덕'의 결과물인지, '마녀 사냥'의 전형인지, 그 누구도 이제 와 쉬이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들의 냉정함이, 그리고 그들의 집요함이, 박유천 사건이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동안 묻혀버린 제반 사회, 정치적 사건에 조금이라도 나누어 졌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세월호 특조위는 마무리되지 않았을 것이며, 아마 우리 사회는 지금 보다 조금은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았을까? 제발, 그간 당신이 던진 돌로 이미 충분히 피 흘리고 있는 박유천을 향해, 반성과 사과는 차마 자존심이 상해 못한다 하더라도, 더 이상 돌을 던지지 않는 최소한의 양식을 바란다. 지난 삼주간 당신들의 무차별한 분노와 욕받이로, 박유천의 실수는 이미 충분히 '처벌'받지 않았나?

by meditator 2016. 7. 8.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