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썰전>만이 아니라 여러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강용석을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이 과연 한때 여당 저격수에, 아나운서들을 대상으로 성적 폄하 발언을 했다가 재판까지 갔던 그 사람이 맞나 싶냐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썰전>의 예능 심판자 코너를 보면 평론가 허지웅나 교수 이윤석에 못지 않게 가장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사람이 바로 강용석이요, <수요 시식회>를 보면 음식점의 역사에서 먹거리의 역사까지 그 어떤 분야든지 모르는 것이 없는 박학다식의 대가다운 면모를 보이는 것이 또한 강용석이니, 이 사람 참 볼수록 매력저이단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런 최근 tv를 통해 비춰지는 강용석과, 과거 정치인 강용석은, 마치 '페이스 오프'처럼 다른 사람이었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용석 스스로 2월 19일 <썰전>을 통해 증명한다.


2월 19일 <썰전>은 최근 총리 인준 후보 과정에서 드러난, 이완구 총리의 충청권 맹주론에 대해 짚어본다. 이완구 총리의 총리 후본 인선 과정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충청도 총리론이라는 지역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그에 대해 또 한 사람의 패널 이철희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사람이 총리가 될 수 있을까? 싶게 부동산에서 부터 시작하여, 병역 등 털면 털수록 수많은 의혹이 등장하는 이완구 후부자에 대해 느닷없이 충청도라는 지역 감정을 들쑤셔, 충청 민심을 들쑤시려는 시도에 대해 이철희 소장은 이런 구 시대의 지역 감정을 부추기는 획책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분노한다. 
그런 이철희 소장에 대해 강용석이 들고 나온 논리는, 애초에 지역 감정은 문재인 새정치 연합 대표가 시작한 거 아니냐는 식이다. 문재인 대표가 전라도 총리론을 들고 나옴으로써, 총리라는 직위에 지역 감정 프레임을 들쒸웠고, 그에 따라 당연히 이 후보자에게 충청 총리론이 등장할 수 밖에 없다는 투이다. 
사안은 이완구 총리가 총리로써의 자격이 있는가 없는가 라는 객관적 사실을 놓고 검증하는 것인데, 느닷없이 그 사람이 어느 지역 사람인가 라는 엉뚱한 지역 감정 프레임이 등장하면서, 애초에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검증할 대상의 촛점이 흐려지기 시작한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걸 이철희 소장은 문제를 삼고 있는데, 거기에, 강용석은 다시 한번, 그 문제가 된 프레임을 들고 나오면서, 그것이 야당 탓이라는 식으로 물고 늘어진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애초 본질이 된 문제를 놓치고, 그렇지, 문재인이 그랬지, 이완구는 충청도지 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다음 사안, 박원순 후보자의 28억이라는 비싼 서울 시장 공관을 둘러싼 문제가 등장했다. 기존에 그에 비해 열 배 정도나 싼 아파트에서 지내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비싼 전세금의 시장 공관을 마련했다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한다.
강용석의 논리는 '서민 코스프레'를 하던 박원순 시장인데, 이제 와서 비싼 공관으로 이사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박원순 시장의 서민 행보는 필요할 때 하는 이현령 비현령이냐는 식이다. 그에 대해 이철희 소장은 의전 상의 이유로 필요하니까 구입을 한 것이고, 서울시가 우리나라 최고의 도시인데, 그 정도를 하는 것으로 무슨 큰 문제가 될 것이며, 총리 공관은 300억이 넘는 돈을 짓는데 그에 비하면 문제가 될 것도 없는데 물고 늘어지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그 공관을 박원순 시장 개인이 가지는 것도 아니고, 공관으로 유지하다 후임자에게 물려줄 것인데, 그게 무슨 문제냐고 하는데 대해, 강용석은 그 동안 살지 않냐고, 3년간 살지 않냐며 반문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이철희 소장이 박원순 시장 개인 사저가 아니라 의전상 필요에 따른 서울 시장 공관이며, 박원순 시장에 비교할 것이 안되게 여당 측 총리나 부산 시장의 공관이 있는데 유독 박원순 시장만 문제 삼냐고 하면, 강용석은 그래도 비싼데 살지 않냐며, 서민이란 말은 코스프레였냐며 토를 단다. 

세상에 제일 싸움이 안되는 게 이쪽은 논리로 대응하는데, 저쪽에서 떼를 쓸때이다. <썰전>을 보노라면 이철희 소장이 객관적 근거에 따라 이성적 판단을 촉구하는 사안에 대해, 강용석 변호사는, 이번 사례처럼, 그래도 충청도 아니냐던가, 그래도 비싼 집에서 살지 않느냐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대응할 때가 있다. 언제나 수많은 자료를 제시하고, 그가 아는 객관적 사실들을 주워 삼기던 사람이, 느닷없이 떼 쓰는 아이마냥 물로 늘어지는 식이다. 그런데 바로 그런 때가 이완구 후부자처럼 여당의 첨예한 사안이라던가, 박원순 서울 시장처럼 차기 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 사람일 때가 그런 것이다. 항상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줄줄 주워삼기던 강용석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자신이 저격할 대상이 등장하면, 논리고, 근거고 다 내던지고, 예전에 하던 식으로, 떼를 쓴다. 

강용석이 하는 떼의 문제는 그가 혼자 어리광을 부리는게 아니라는데 있다. 여당에서 시작하여, 종편에서 하루 종일 읊어대는 이른바 '프레임'의 정치의 연장 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총리 부적격 여러 사안이 등장해도, 그가 그래도 충청도 사람인데 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고 그걸 줄창 강용석처럼 읊어대면, 사람들의 시선은 부적격한 사실 검증에서, 이완구 총리가 어느 편이냐로 옮겨간다. 옳다 그르다라는 이성적 판단보다, 우리 편이냐 아니냐란 편가르기가 인간의 감정을 더 움직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박원순 시장도 마찬가지다. 서민적이라는 이미지로 시장 선거에 당선된 그에게, 귀족 공관이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비판을 하기 시작하면, 그 공관의 필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근거가 핑계처럼 들리고, 서민 코스프레라는 비아냥이 그럴듯해 보이기 시작한다. 총리 후보자가 300억짜리 공관을 짓거나 말거나 서민을 내세운 박원순 시장은 단 돈 10원도 쓰면 아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철희 소장 말대로, 그냥 박원순이 서울 시장 하는게 꼴보기 싫어 지는 것이다. 

강준만의 <감정 독재>의 50여가지 감정 이론을 보면, 결국 결론은 하나다. 인간은 이성적이기보다는, 이성조차도 감정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감정적 동물이라는 것이다.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감정과 편의에 따라 쉽게 좌지우지되는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이용하는 것이, 바로 '프레임'의 정치다. 제 아무리 객관적인 근거와 이유를 가져도, '지역 감정'이라는 프레임, '서민 코스프레'라는 프레임을 한번 뒤집어 씌우는 순간, 여타의 모든 이성적인 판단 근거는 사라지고, 그거냐 아니냐는 이분법적 영역에 갇히데 되는 것이다. 그리고 <썰전>에서 강용석이 하는 가장 위험한 행동은 내둥 이성적인체 하다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필요할 때면 이성적인 근거는 다 내 팽개치고, 예의 '프레임'의 정치를 끄집어 내서 우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도 충청도 아니냐고, 그래도 비싼데 사는거 아니냐구!

<썰전>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제반 정치, 사회적 사안에 대해 건강한 보수와 진보의 시각들을 가지고 건전한 논평의 장을 벌이자고 하는 것인데, 정치적 이해가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 매번 강용석이 이성이고, 건강한 논평이고 나발이고, 예의 자신의 정치적 프레임만 들고 나온다면 어떻게 건강한 논평의 장이 되겠는가 말이다. 그 예전의 여당 저격수랑, 비싼데 산다며 중중거리는 강용석이랑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제 아무리 이철희 소장이 이성적 근거로 대도, 비싼데 사는데 라는 강용석의 한 마디 말이면 전셋값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라서 속상한 사람들은 300억 총리 공관은 잊은 채, 이완구 후보자의 엄청난 부동산 비리도 잊은 채 박원순이 서민 코스프레 한다는 그 불쾌함을 기억한다. 애초에 부자인 놈들은 그렇다 치고, 우리 편인줄 알았던 너마저! 라는 서운함이 앞서는 것이다. 그렇게 기가 막히게, 강용석의 비논리적인 '프레임' 정치는 기가 막히게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파고 들어간다. 

그런데 이렇게 종편에서 하듯이 똑같은 논리로 앵무새처럼 '프레임' 정치를 할 거면, 굳이 건강한 진보와 보수의 썰전이란 타이틀이 왜 필요하겠는가? <썰전>이 건강한 논평의 장이 되려면, 강용석이란 패널을 좀 더 객관적 의견을 건강하게 제시할 수 있는 인물로 교체를 하던가, 강용석이 예의 '프레임'에 갇힌 우기기를 자제해야만 할 것이다. 종편의 앵무새 소리가 듣기 싫어, 그나마 좀 낫겠지 싶어 <썰전>을 틀었는데, 거기서 또 그 논리를 재방송으로 듣는 건 너무 불쾌하다. 제발 새해에는, 건강한 정치 평론을 듣고 싶다. 우기기와, 프레임의 틀을 벗어난.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이철희 소장이 객관적 중심을 지키려고 해도, 불리하면 입다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우기거나, '프레임'의 틀을 들고 나서는, 여전히 제 버릇 개못준 저격수 강용석이어서는 곤란하다. 이건 단지 강용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나마 단초를 마련해 가는 건전한 정치 평론의 싹을 밟아버리는 행동이다. 이래서는 건강한 담론의 장이 마련될 수 없다. 


by meditator 2015. 2. 20. 11:11

자, 여기서 역사 문제 하나 내보자.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한 치만 낮았다면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과연 이 정의는 타당한 것일까?
흔히 역사는 마치 DNA 의 나선구조처럼 우연과 필연이 어우러져 이루어 내는 결과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클레파트라의 코는 그 중 우연에 속하는 것일까? 
아니다. 그건 우연도, 필연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역사적 결과를 놓고 클레오파트라라는 역사적 인물을 '폄하'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들이댄 잣대에 불과하다. 저녁 무렵 술 자리에서 술 한 잔에 끼얹은 농지꺼리처럼. 왜냐하면, 그것은 실질적으로 역사적 결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줄 우연적 사건도 아니요, 필연적 귀결도 아니니까. 하지만, 증권가 정보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런 '따지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해석에 귀를 기울인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그리고 <썰전>의 강용석이, 그가 주장하는 해석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식이기 때문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일베'와 "강용석'은 지난 번 강용석의 'NLL문건'과 관련한 여당 인물의 사퇴 무리수 운운 이후, '일베'나 혹은 그와 입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실망했다', 심지어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에서 보이는 것처럼 동일한 궤적을 지닌다. 
친척 중학생이 재미있어서 들여다 보게 된다는 '일베'가 그 돌출적인 입장(?)으로 인해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끌게 되는 것도 우려할 만한 일이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들과 동일한 입장을 취하지만, 전혀 다른 포지션으로 그것을 교묘하게 위장하는 강용석이다. 

(사진;tv리포트)

처음, 강용석이 텔레비젼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아나운서'와 관련된 말도 안되는 언급과 그와 관련하여 '개그맨'을 고소하겠다는 등, 더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그가 소속된 집단에서 조차 방출된 '또라이' 정도로만 보였었다. 더구나, 그가 처음 'TVN'에서 진행한 '고소한 19'는 그의 캐릭터에 맞게, 제작진에 의해 자의적으로 편집된 요지경 세상사로, 그가 보여준 캐릭터와는 유사성을 지니되, 탈정치적 프로이기에 큰 무리없이 방송계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변호사 출신에, 서울대에, 유학까지 화려한 스펙에 걸맞는 화려한 입담과 박학다식함은 곧 그를 돋보이게 했고, 결국 그를 JTBC의 시사 프로<썰전>에 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 
처음 <썰전>에서 그가 안철수를 물어 뜯고, 박원순을 발목 걸을 때만 해도 '팽'당한 주제에 이른바 여당 저격수로 활동하던 시절을 잊지 못한 채 '지 버릇 개 못준다'는 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썰전>의 회가 거듭될 수록, 강용석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촌철살인의 한 마디를 즐기는 이철희 소장과 달리, 강용석은 허겁지겁 그가 가진 지식을, 그가 준비한 정보들을 즐비하게 나열했고, 시청자들은 부지불식간에, 그를 '전문가'로 받아들이기에, 그가 제시하는 의견들을 전문가적 견지의 식견으로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호시탐탐 정치인으로 '리바이벌'을 꿈꾸는 강용석은 <썰전>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수복'하기를 노렸고, <썰쩐> 앙케이트에서 '이미지 세탁'이란 평가조차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만큼,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전환을 야곰야곰 진행해 왔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 <썰전>에서의 강용석의 발언들은 이미 얼마간 이루어진 대중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막무가내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에 이르른다. 물론, 그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일관되게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보인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가 보이는 입장이, 과연 그가 지향하는 '건강한 보수'의 이미지와는 거기가 멀 뿐만 아니라, 이제 <썰전> 등을 통해 인기를 얻은 그의 입장은 더 이상, <썰전>의 자막처럼 '상상의 나래' 정도의 파급력을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주 <썰전>에서, 강용석은 국정원을 규탄하기 위해 시청 앞에 모인 촛불 시위자들을 '동원'이라고 했다. 자기가 여당을 해보았는데, 동원을 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모일 수가 없다고 장담을 얹었다. 어디서 들어봤던 언어의 스타일 아닌가? '내가 해봤는데.....' 이 더위를 무릎쓰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인 진심들을, 관광버스를 타고 돈을 받아 동원된 알바 수준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이번 주 <썰전>에서는 안철수의 멘토로 나섰던 최장집 교수의 <내일> 포럼 이사장직 사퇴를 두고, 내 돈 내고 하기 싫어서, 잘못하면 내가 뒤집어 쓰게 될 것 같아서, 라는 식으로 몰아갔다. 이철희 소장 표현대로, 재야 학계의 거두를 '돈'을 중심으로 행보를 달리하는 속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딱 증권가 찌라시에나 실릴 법한 해석이다. 그걸 보수라고? 보수는 정치적 입장이지, '클레오파트라 코가 높아서 세계가 바뀌었다'는 식의 루머는 아닌 것이다. 이철희 소장이 화를 낸 것은 강용석의 입장이 자기와 달라서가 아니라,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상대방을 낮잡아 보거나, 폄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와 동등한 사람으로, 나와 다른 입장으로 자신의 의견을 중심으로 사안을 바라보는게 아니라, 상대방을 '속물'이나 '찌질이'를 만들어 버림으로써, 은연 중에 그 사람이 제대로 된 인물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가장 비열한 수법을 번번히 강용석은 유지해 간다. 
예전같으면 '찌질한' 강용석이 하는 말이기에 우스개로 넘어갈 수 있지만, 이제 야금야금 이미지 세탁을 통해, 어느덧 '전문가'의 견지에 오른 강용석이 하는 말은, 그저 웃고 넘어가기엔 불쾌하고, 불편하며, 위험하다. 

(사진; tv리포트)

처음 <썰전>이 시작되었을 때, 종편의 여당 위주의 편파적 입장 전달과 달리, 여, 야 각 정파의 입장에서 여러가지 정치, 사회적 현안을 다룬 기획이었기에 반가웠다. 하지만 이제 24회차에 이르른 <썰전>이 과연 공정한 정치 비평 토크쇼가 되고 있는지 제작진은 준엄하게 점검해 보아야 할 듯하다. 
아마도 지금쯤 강용석은 재야에서도 '야당 저격수'로 불철주야 헌신하는 그를 어느 분인가 알아주어 정치에 복귀할 날을 꿈꾸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강용석의 비평이라는 명목을 내세운 야당, 혹은 야당 인물의 루머성 흠집 내기를 '상상의 나래'라는 표현으로 눈 감아주기에는 도를 넘었다


by meditator 2013. 8. 16. 10:12

'200회도 아니고, 20회를'

'하이퀄리티 예능 미디어 비평 '예능 심판자' 중 멘트를 하다 그만 20회를 200회라 잘못읽어버린 박지윤은, 그런 자기 자신이, 그리고 그 보다도 더 20회를 기념하는 <썰전>이 민망하여 썩소를 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에, 20회를 했다고 잔치를 벌이는 프로그램이라니!

 

하지만 강용셕의 tv출연에 대한 찬반론이 거세지는 이 즈음, 초기 <썰전>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만큼이나 겨우 20회만에 초창기(?)의 <썰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썰전>에게 있어서, 자화자찬이든, 20회 생존에 대한 의미 부여이든, 20회 기념식은 '주위 환기'에 있어서 꽤나 '발랄한' 발상이다.

 

(사진; 일간 스포츠)

 

 

1. 논란이 된 출연자를 <썰전>의 방식으로 구제하다

무엇보다 요즘 <썰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강용석이다. <예능 심판자> 코너의 미디어 분석 과정에서도 드러나듯이, <썰전>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강용석이기 때문이다. sbs아나운서 실장을 비롯하여 의식있는 많은 사람들이 최근 강용석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도가 높아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대해 강용석이 보답이라도 하듯, NLL사안에 대해 그것을 문제 삼았던 여당 국회 의원의 책임론을 내세우자, 이른바 자칭 '남들이 다 너를 욕할 때도 너의 편이었다'던 사람들이 강용석을 질타하기에 이르른다. 11일 <썰전>에 출연한 강용석은 외양에서부터 숱한 구설수에 시달린 흔적이 역력하게 등장했고,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 보이는데 소심한 자세를 보였다.

그리고 <썰전>은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많은 수혜를 얻은 강용석에 대한 대중들의 '뭇매'를 가감없이 고스란히 노출시킴으로써 강용석을 구제해간다.

그 전주에도, 이번주에도 <썰전>을 통해 강용석의 고뇌(?)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심지어, 20회 기념으로 안철수 국회의원을 목소리 출연시켜, 한때, 그리고 여전히 안철수의 저격수이고 싶어 하는 강용석을 더더욱 난처하게 만듬으로써, 역설적으로 강용석이란 희화화된 예능 캐릭터를 완성시키는데 일조한다. 또한 '빅 데이터'를 통해, '정치만 하지 않으면 괜찮을' 사람이요, 논란이 되고 있는 '세탁'조차 본인의 입으로 '긍정적'이다란 평가를 통해 강용석을 구제한다. 세간의 논란에 대해 직접적으로 논하지는 않지만, 교묘하게 프로그램의 수혜자이자, 프로그램을 화제성있게 만들고 있는 강용석과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논란이 되면, '하차'나 '사과 후 잔류'라는 두 가지 방식 밖에 없었던 출연자들의 해법을 '썰전'만의 방식으로 구제한 것이다.

 

(사진; tv리포트)

 

 

2. 앞으로 <썰전>이 나아가고 싶은 방향은?

20회 자축쇼를 벌이는 <썰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은 늘 정치적 사안만 다루던 <썰전> 내의 '썰전' 코너에서 처음으로 정치적 사안이 아닌, 기성용 선수의 SNS문제를 다루었다는 것이다. 김구라는 농담식으로 이효리-이상순의 결혼도 다루고 싶었다고 했지만, 이어서 다루어진 기성용 선수의 문제는, 분명 지금까지 <썰전>이 추구해온 정치 중심의 지향과는 궤를 달리한다.

'예능 심판자' 코너에서 손석희씨의 JTBC사장 취임과 관련하여, '삼성을 깔수 있느냐 마느냐' 라는 허지웅의 평가를 가감없이 내보낼 수 있는 곳이 <썰전>이라는 자부심을 내보이고, <썰전>의 제작진들이 JTBC 내에서도 내놓은 자식이란 식으로, <썰전>의 청렴함(?)을 자부했지만, 분명 기성용 선수를 다룬 것은 그간 정치적 사안에 치중했던 썰전에게 있어서는 의미심장한 사안이었다.

더구나, <썰전> 자신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초창기 날이 선듯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예리한 시각과 달리 회를 거듭할 수록, 정론보다는, 뒷담화, 혹은 가쉽성 내용에 더 힘을 실어가는 듯한 <썰전>이 이제, 사안마저도, 정치를 넘어 이른바 다양한(?) 문제를 다루겠다고 하는 것은 본인의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알아서 기어가는게 아닐까 하는 우려를 접을수 없다.

 

거기에 더해, '예능 심판자' 코너에서, 김구라는 시청자들이 '재미'를 추구한다며, 라디오 스타에서 처럼 보다 '막 던지는' 즐거움을 전해드리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런데 사실 '예능 심판자' 코너의 빅 데이터를 통해 이 프로그램이 시청률에서 겨우 2%를 넘나들지만, 그외에 다운로드 등을 통해서는 무한도전이나, 라디오 스타를 따라갈 만큼의 관심도를 유지하고 있다지만, 그 상당 부분은 <썰전> 중의 '썰전'코너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예능 심판자' 코너의 경우, 허지웅의 날선 표현들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고 자부했지만, 그의 비평은 단말마적 외침으로만 편집될 뿐, 아직도 '예능 심판자'의 내용은 다양한 기획에도 불구하고, 심판이라기 보다는 감상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정도이다. 그런데 거기에 '재미'까지 추구한다면, 예능 비평판 '라디오 스타'를 지향하겠다는 건지.

 

많은 사람들이 흔쾌히 <썰전>을 찾아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난 대선을 통해 편협한 시각의 극을 달렸던 종편과 달리, 예민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나름 균형잡힌 시각을 전달하려 애썼기 때문이다. 하이퀄리티하건, 그렇지 않건, 이른바 예능을 연예 가쉽 수준이 아니라, 비평의 입장에서 보려 했기 때문이었다. 재미는 그 다음에 발생하는 2차적 효과였다. 그런데, 20회를 맞이한 <썰전>의 각오는 무언가 핀트가 어긋난 듯하다.

낯부끄러운 20회, 혹은 살아남아 장하다 20회, <썰전>의 중간평가가, 이런 사람들이 <썰전>을 찾는 가장 본원적인 이유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를 바란다.

by meditator 2013. 7. 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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