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을 통해 '폭력'을 정죄하겠다며 수감자 네 명을 모아놓았던 '나쁜 녀석들', 하지만 회를 거듭하다 보니, 그들의 구성에는, 강력계 형사 오구탁(김상중 분)의 슬픈 사연이 숨어 있었다. 결국, 10회 마지막, 서로의 악연으로 오구탁이 이정문(박해진 분)에게 총구를 겨누고, 다시 그런 오구탁을 정태수(조동혁 분)가, 그리고 다시 이정문을 박웅철(마동석 분)이 죽이려고 한다. 


물론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죽이지 못한다. 총은 던져지고, 칼은 멈추어 진다. 애초에 그들이 모였던 의도, '폭력'을 '폭력'으로 정죄하겠다는 그들의 목적이 무력해 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오구탁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애초에 자신의 아들을 죽인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이들을 모았던 남구현(강신일 분) 경찰청장이 죽어가며 건 전화이다. 죽어가며, 남구현은 말한다. '악'을 '악'으로 정죄하겠다고 마음먹었던, '짐승'의 길, 그건 자신이 죽음으로 갚고 갈 터이니, 이제 그만, '짐승의 길'에서 놓여나라고. 

무기력한 경찰을 대신하여, 범죄자들을 모아, '법'의  테두리를 뛰어 넘어 '범죄'를 추적하고자 했던 '나쁜 녀석들'. 애초 그 시도엔, 수사 도중 죽어간 형사였던 아들의 보복을 하고자 했던 남구만 경찰청장의 사적 복수가 있었고, 그 이후 경찰의 손길이 닿지 않은 연쇄 살인범을 쫓아가던 과정 속에서 드러난 이정문 암살 의뢰, 그기로 거기에 얽혀든 박웅철과 정태수의 사적 인연들의 몰락에는, 오구탁 반장의 개인적 원한이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오구탁 반장이 오해한 개인적 원한, 이정문 사건의 배후에는, 다시 또 오재원검사(김태훈 분)의 사적인 원한이 들어있었다. 

결국 방법을 제 각기 다를 지언정, 오재원 검사, 오구탁 반장, 그리고 남구만 경찰청장까지, 자신들의 혈육을 잃은 통한의 감정, 그리고 그것을 속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하는 '법'의 한계를 넘어, '단죄'하고자 했던 '짐승'의 길'이 이정문을 연쇄살인범으로 만들고, 박웅철과 정태수를 보복의 꽃놀이패로 삼았다. 

뉴스엔

하지만 그런 '짐승의 길'은 오구탁 반장의 말대로, '나쁜 짓만 하던 놈들이, 사람답게 살아보니, 살 맛이 나냐?'라고 반문했듯이, 애초에 의도야 어찌되었든, 오구탁 반장과 함께, 자기 보다 더 나쁜 놈들을 정죄하는 과정에 함께 했던 박웅철, 정태수, 이정문이 짐승의 길에서 벗어나, 오구탁 반장을 죽이지 않는데서, '사적 보복'의 악순환은  끊어진다. 
가장 '법'의 최전선에 있던 검사, 경찰청장, 형사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사적 복수의 잔치판을 벌이고, 정작, 그 장치판의 꽃놀이패였던 '나쁜 녀석들'이, 그 잔치만을 마무리한 것이다. 
오구탁 반장이, 남구만 경찰청장이 시작할 때만 해도, 착한 놈을 패면, 폭력이지만, 나쁜 놈을 패면 '정의'가 된다고 자부하던, '나쁜 녀석들' 프로젝트가, 결국, 방법을 달리했을 뿐 의도가 같았던 오재원 검사에 이르면, 똑같이 '짐승의 길'이었음을 자인하게 된다. 오구탁 반장의 '증오할 대상'이 필요했다는 고백처럼.

이렇게 그럴 듯한 수미일관한 '주제 의식'으로 마무리된 <나쁜 녀석들>이란 드라마의 묘미는, '폭력적 카타르시스'이다. 착한 놈을 패면 폭력이지만, 나쁜 놈을 패면 '정의'라는 '나쁜 녀석들'의 슬로건을 충실히 이행하는, '처절한 폭력'이다. '미친 개'들을 자부하는 오구탁을 비롯한 폭력의 절대 고수들이, '개처럼 달려들어 갈기갈기 물어뜯는' 그 정당화된 '폭력'이 바로 '나쁜 녀석들'의 정수이다. 그의 드러난 모공조차도, 연기의 일부처럼 보이는, 흑화된 김상중의 다크한 캐릭터에서 부터, 무지막지한 근육만큼이나, 절대 괴력을 선보이는 마동석의 주먹, 이른바 '간지가 철철 흘러내리는' 자태에서 비롯된 정제된 폭력의 조동혁, 심지어 사이코패스로 그의 두뇌가 한 역할을 하겠다는 기대와 달리, 전기 충격기까지 들이대며 폭력을 거드는 박해진까지 멋지고, 폼나고, 잘 생기고, 아름다운 남자 주인공들이 뿜어내는 '폭력적' 액션의 미학이 드라마를 전반적으로 이끌어 간다. 제 아무리 줄거리는 어디서 본듯해도, 남자 주인공들의 액션 한 방이면 통쾌했던 것이 <나쁜 녀석들>이었다.

또한 무기력했던 여자 출연자 강예원의 존재가 아쉽지 않게, 박웅철, 이정문, 정태수, 그리고 오구탁, 남구만 등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묘한 남남 캐릭터의 조합이, <나쁜 녀석들>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심지어, 이 드라마의 멜로 라인은, 박웅철과 이정문이 담당하며, 히로인은 이정문이라는 농담이 무색하지 않게.

이렇게 통쾌한 액션과, 트렌디한 '브로맨스'의 정서로 금요일 밤을 달궜던 드라마였지만, 지난 11회의 과정이 꼭 후련한 것만은 아니다. 
각종 영화와, 미드를 대놓고 베낀 듯한 설정들이 매회 등장하여, 영화와 미드 마니아들의 조소를 산 것이 무엇보다, 대놓고 시즌2를 겨냥하는 시즌1을 마무리한 <나쁜 녀석들>의 과제로 남는다. 결과만 좋고, 반응만 좋다면, '오마주'의 수준을 넘어선 베끼기라도 괜찮은 건지.

결국, 흑화된 오재원 검사를 법의 심판대로 보내면서, 폭력이 정의가 되었던 '나쁜 녀석들'의 활약도 마무리되었다. 그간 '폭력'을 수단으로 삼았던 그들의 활동은, 네 사람이 나란히, 경찰들 앞에 순순히 잡혀가는 것으로 종지부를 찍는다. 그리고 이 과정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었던 이정문이 혐의를 벗고, 박웅철, 정태수가 폭력의 면죄부를 얻는 절차이고. 또한 사적 보복의 그늘에서 허덕이던 오구탁이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 이들은, 각자 개인의 원한과, 인연에서 벗어나, 시즌2에서 자유롭게, '폭력적 정의'를 실천할 '자유(?)'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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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12.14 12:41

'청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 덕담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우리 사회 청춘에겐, '꿈이 사치'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절이 돌아왔다. '꿈이 '사치'가 되는 시절, 하지만, 그럼에도 '꿈'을 꾸는 청춘에게 세상은 가혹하다. 그 가혹한 세상의 이야기를  tv는 전한다. 요즘 가장 인기있다는 두 개의 드라마, <미생>과 <나쁜 녀석들>이 그것이다. 아마도 젊은이들이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현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토로하기 때문일게다.

 

9회에 돌입한 <나쁜 녀석들>, 드디어, 나쁜 녀석들을 모아놓고, 박웅철(마동석 분)과 정태수(조동혁 분)로 하여금 이정문(박해진 분)을 죽이도록 사주한 오구탁(김상중 분)반장의 사연이 하나씩 풀어진다. 그리고 화연동 연쇄 살인 마지막 희생자였던 오구탁 반장 딸의 사연도 함께.

처음 딸의 유학을 앞두고 설레이며, 이별을 아쉬워 하며 함께 상을 마주했던 두 모녀, 하지만, 오구탁 반장 딸의 유학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었다.

 

범인을 '공명정대'하게 쫓느라, 전셋집 대출금 갚기도 빠듯한 오구탁 반장의 딸은 레슨 선생이 이제 더 이상 가르칠 게 없을 정도로 피아노 치는 실력이 월등하다. '유학'을 권하는 레슨 선생, 하지만, 자신을 회유하는 범인에게, 법의 심판을 들이대는 오구탁 반장에게는 딸을 유학 보낼 돈 5000만원이 없다. 검찰총장을 비롯한 주변 지인들에게 빌려봐도, 다 오구탁 반장 같은 그들이 돈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런 아버지를 아는 듯 괜찮다는 딸, 하지만, 사실 딸은 괜찮은 게 아니었다.

 

어느 날 소식을 듣고 달려 간 병원, 그곳에서 오구탁 반장은 고수익 알바 보장이라는 문구에 속아 노래방 도우미를 자청했다 폭력을 당한 딸을 마주한다. 그리고, 자신이 꾼 '꿈'으로 인해 좌절하며 절망하는 어린 딸을 목격한다.

 

결국 이 사회에서, 자신이 소망하는 '꿈'을 가진 것 없는 아버지로 인해 꿀 수 없게 되어 절망하는 딸 때문에, 청렴함을 자랑처럼 내세웠던 오구탁 반장은, 처음으로 검은 세력을 눈감아 준다. 하지만, 그런 그의 결탁이 무색하게 유학을 갈 수 있게 되어 기뻐했던 딸은 유학을 가기 전 날, 무참히 살해되고 만다. 그리고, 오구탁 반장은, 자신의 신념조차 헌신짝처럼 버리며 지켜주려 했던 짓밟힌 딸의 '꿈' 앞에, 가장 잔인한 복수를 계획하고, 그것이 바로, '나쁜 녀석들'이 된 것이다.

 

그리고 방식은 다르지만 또 한 명의 짓밟힌 꿈이 있다. 바로 <미생>의 비정규직 장그래(임시완 분)이다.

박과장의 횡령 등으로 엎고 가야 했던 요르단 수출 건을 영업 3팀의 프로젝트로 대담하게 내세워 원인터내셔널 전 직원의 주목을 받은 것도 잠시, 장그래에게는 비정규직의 현실이 다가온다. 마치 하늘을 난 것도 잠시 뜨거운 태양의 열기에 밀랍으로 만든 날개가 녹아내려 바다로 추락하고 만 이카루스처럼, 전직원의 주목을 받고, 각종 회의에 참가하며, 신입 동기들의 부러움과 질시를 받던터라, 연봉 협상은 커녕 하다못해 새해 선물에서조차 차별이 노골적인 비정규직이란 존재의 자각은 장그래에게 더 뼈아프다.

 

오구탁 반장이 평생을 지켜왔던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면서 까지 딸의 '꿈'을 지켜주려 했던 것과 달리, 장그래의 멘토 격인 오과장(이성민 분)은, 장그래에게 냉혹하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한다. '아마도 너에게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대학을 나오고, 어학 연수를 다녀온, 정규직들의 내공을 넌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고. 차라리 기대하지 않는 게 속편하다고.

 

하지만 그런 오과장의 냉혹한 현실 정리에는 역시나 숨겨진 사연이 있었다. 그에게는 장그래 이전에 또 한 사람의 비정규직 부하 직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그래처럼 오과장을 따르며 오과장을 배우며 '꿈'을 키웠던 비정규직 직원, 그녀에게, 오과장은, '자기 개발서'에 나오는 '희망'의 언어들을 들려주었다. '꿈'을 키우면 언젠가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덕담을 마다치 않았다. 하지만, 오과장과, 최전무(이경영 분) 등, 정규직의 자기 보신과 안위를 위한 제단에, 그녀의 비정규직은, 제물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걸 깨달은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거두었고, 오과장에게는 내내 그녀의 이름이 잔인한 꾜리표가 되어 따라 다닌다. 그래서, '꿈'을 쫓다 추락하는 또 한 명의 비정규직을 만들고 싶지 않아, 오과장은 냉정하게 장그래에게 현실을 인정하라고 직언하는 것이다.

 

(tv리포트)

 

그런 오과장에게 장그래는 반문한다. '꿈'을 꾸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냐고? 그저 자신이 바라는 건, 계속 함께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그리고 그건 장그래 개인의 속내가 아니라, 오늘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많은 젊은이들의 질문이요, 외침일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오구탁 반장의 딸처럼, 스스로 자신의 꿈을, 그리고 자신을 포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돈이 없어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혹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에 대해, '꿈'을 꾸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 어른들이, 그리고 그 어른들로 대표되는 사회가 하는 일이란, 오구탁처럼 '비리'를 눈감으며 '검은 돈'으로 입신양명을 돕거나, 오과장처럼 책임감없는 맆서비스마저 할 수 없어 절망하거나, 최전무처럼 외면하는 것이다. 어른들이, 그리고, 이 사회가, 젊은이들의 '꿈'을 위해 '제도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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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11.30 09:58

방영 전부터 김상중, 박해진, 조동혁, 마동석 등 쟁쟁한 출연진에, 범죄자들이 범죄자를 소탕한다는 흥미로운 소재로 관심을 끌었던 <나쁜 녀석들>은 중반을 넘긴 지금, 평균 시청률 3.8%로는 설명할 길이 없는 화제성을 끌고 있다. 심지어 동시간대 남자 시청자 10명 중 3명이 이 드라마를 시청할 정도로 보통 젊은 층이 주시청층인 케이블 드라마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그러나, 중반을 넘기면서, 각자 자신이 가진 장기를 이용해, 종종 1대 100을 넘는 상황에서도, 한번 가는 인생, 뭐 아낄게 있냐면서 거침없는 액션으로 시선을 끌던, <나쁜 녀석들>이 이야기 상에서는 딜레마에 빠진 듯하다.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쁜 녀석들>의 여주인공은 이정문 역의 박해진이란 우스개가 있다. 실제 여주인공인 유미영(강예원 분)보다 더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며, 심지어 사연많은 사이코패스로서, 늘 다른 동료 나쁜 녀석들이 구해주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는 이정문은, 캐릭터로 보면 여주인공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대놓고, '브로맨스'는 아니지만, 매회, 이정문을 향해, 안타까운 눈빛을 발사하며, 그를 죽여야 함에도 죽이지 못하는 박웅철(마동석 분)에 이르면, <나쁜 녀석들>의 주 멜로 라인은 이정문과 박웅철이 아닌가 라는 착각이 들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정문이 누군가,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이다. 하지만, 만나서 으르렁거리는 것도 잠시, 마치 전쟁터의 전우처럼 함께 몇 번의 작전을 벌였던 이들은, 쉽게 동료애에 빠져 이정문을 죽이라는 청부 살해 요청을 수행하지 못한다. 청부 살해 요청을 수행하지 못하는 건 그렇다손 쳐도, 매회, 이정문을 구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쯤이면, '나쁜 녀석', 심지어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이라는 이정문에 대한 감정적 특혜가 지나친 게 아닐까?

 

논외지만, 드라마 상에서, 이정문은 7회에 도달했는데도 오리무중이다. 천재 사이코패스라는데, 드라마 중 그의 활약은 언제나 어설픈 액션이기 십상이고, 천재성은 발견하기 힘들다. 그런데 반해,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상관없이 동료들의 그에 대한 편애와 믿음은 절대적이다.

 

드라마는 이런 범죄자에 대한 연민을 우회적으로 풀어가고자 한다. 박웅철에게 이정문 살해 요철을 한 것은, 그가 오랫동안 모시고 있던 형님이다. 하지만, 이미 이정문에게 동료애를 느낀 박웅철은 그 명령을 수행하지 못한다. 그러자, 형님은 그러면 너를 대신 죽여야 한다며, 박웅철을 묻는다.

7회에 등장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정태수가 이정문을 살해하라는 청부 요청을 거절하자, 정태수를 죽이라는 명령이 하달되었고, 이를 막기 위해 움직이려던 정태수의 대부같은 임종대 등이 살해되었다.

즉, 애초에 이정문에 대한 동료애, 측은지김에 대한 개연성 부족을, <나쁜 녀석들>은 박웅철과 정태수의 측근들을 죽이거나, 상해를 입힘으로써, 메꾸어 가고자 한다.

 

(헤럴드 경제)

 

몇 번의 범죄자 소탕 과정을 거치면서, 박웅철과 정태수는, 정태수의 말대로, 범죄자로서 가져서는 안되는 죄책감, 연민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더 이상, 그 예전, 함부로 사람을 죽이던 조폭이나, 청부 살해업자가 될 수 없다.

물론 그들의 작전 참가에 따라 복역 기간이 줄어드는 특혜를 얻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사람을 죽이고, 상해를 입혔던 범죄자이다. 그것은 그들이 죄책감과 연민을 얻게 되는 것과 별개의 영역이다. 마찬가지로, 이정문 역시 마찬가지다. 보호해 주고 싶은 애처로운 존재요, 자기 자신이 사이코패스인 줄 확신을 가지지 못한 미궁 속의 인물이지만, 그 역시 범죄자이다. 귀요미 박웅철에, 자신이 살해한 남자의 아내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오열하는 정태수라 하더라도 말이다. 다짜고짜 동료애에서, 그런 그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나쁜 녀석들은 그래서, 추동하는 스토리에 딜레마를 내포한다.

 

결국 남은 회차 동안, <나쁜 녀석들>은 이런 이정문에 대한 무한 보호, 사랑이란 딜레마를 이야기로 설득해 내야 한다. 또한, 진심으로 개과천선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쁜 녀석들이었던 그들에 대한 범죄자에 대한 미화가 아닌  설득력있는 마무리도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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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11.16 02:40

ocn의 새로운 장르물이 등장했다. 벌써 몇 달 전부터 출연진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군침을 돌게 했던 <나쁜 녀석들>이 바로 그 작품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맡은 이후, 출연 작품조차 그가 방송을 통해 보여준 균형잡힌 시선의 이미지에서 크게 훼손되지 않았던 작품만 골랐던 김상중이 냉혹한 법률 로펌의 대표 변호사였던 <개과천선>에 뒤이어,  '미친 개'같은 형사로 돌아왔다.

김상중만이 아니다. 그래도 그는 전직 형사기라도 하지, 다른 '나쁜 녀석들'은 말 그대로 나쁜 녀석들이다.

한 덩치하는 마동석이야, 조폭이 낯설지 않는다 해도, 멜로 드라마에서 실장님 역을 단골로 맡던 미남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볼만하다. 번듯한 외모의 조동혁은, 지방 0%의 느낌을 주는, 날선 근육질의 살인청부업자 이태수가 되었다. 훈남 박해진은, 흰자위 안에 동동 뜬 검은 눈동자가 섬찟하게 느껴지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이정문이 되었다.

 

<나쁜 녀석들>의 시작은 한 가정의 가장인 형사에게서 시작한다.

자신의 가정을 넘어 세상 모든 가정의 평안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범인을 쫓던 형사는 끝내 범인의 칼을 피하지 못한다. 경찰청장인 아버지(강신일 분)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과도한 사건 조사로 물의를 빚고 쫓겨난 '미친 개 오구탁(김상중 분)을 찾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범죄로 잃은 형사 오구탁에게 아들을 죽인 범인을 잡아준다면, 나쁜 놈들을 소탕할 전권을 주겠다고 설득한다. 경찰청장의 청을 받아들인 오구탁, 자신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그가 수단으로 삼은 것은 또 진짜 나쁜 놈들, 살인청부업자에, 조직 폭력배에, 연쇄 살인범이다. 이들을 감옥으로부터 부른 오구탁은, 몇 십년을 감옥에서 썩어야 하는 그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형량과 관련된 '딜'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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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n)

 

첫 회의 <나쁜 녀석들>은 '미친 개'같은 캐릭터의 향연이다. 형사 오구탁을 위시하여, 조폭 박웅철에, 살인청부업자 이태수에, 연쇄살인범 이정문까지, 언제나 한껏 감정을 꼭꼭 담아 누른 위압적인 연기를 통해 카리스마를 발산하던 김상중이, 정말 미친 개가 '으르렁거리기라도 하듯' 한껏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낯설게 분로를 발산한다. 오구탁의 김상중만이 아니다.  누가 더 나쁜 놈인가를 내기하도 하듯, 정태수는 독사처럼 비열함을 내뿜고, 박웅철은 성난 황소처럼 씩씩거린다. 멜로 드라마에서 빛나던 박해진의 허여멀건한 외모는, 밀랍으로 만든 인형처럼 감정을 소통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에 제격이다.

 

한껏 각자의 캐릭터를 발산하는 만큼, 첫 회의 드라마는 단선적이다. 나쁜 녀석들을 모아, 더 나쁜 녀석들을 소탕하기 위해, 경찰이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고심하는 중간 과정은 생략되고, 법의 수호에 상징인 경찰청장은, 자신의 아들이 죽자, 대번에 '사적 복수'를 위해 불법적 수단을 마다치 않는다. 거기에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미친 개' 형사는 제격이다. 그리고 미친 개에 어울리는 '더 미친 녀석들' 세 명의 포스와 활약 만으로도 <나쁜 녀석들>의 아우라가 넘친다. 경감이라는 유미영은, 경찰 고위직에도 불구하고, 김상중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라도 되는 듯 단순하고 감정적이고, 다짜고짜 상의를 벗고, 굴곡진 몸매를 드러내며, 이 드라마에서, 그녀의 또 다른 존재감을 보이며, 전형적인 남성드라마의 여성 캐릭터로 소비된다.

마치 레이스를 기다리던 차들이 '부릉부릉' 시동을 걸다, 깃발이 올라가기 무섭게 질주하듯, <나쁜 녀석들>의 1회는 사이코패스 이정문이 합류하기 까지 그들이 얼마난 나쁜 놈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달린다.

 

그러기에, 이렇게 진력하여 얻어낸 '나쁜 녀석들'로 이제 진짜 연쇄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2회가 기대된다. <나쁜 녀석들>이 어떤 드라마일 것이라는 판단 역시 초반 스파트에 치중한 1회만을 보고는 선뜻 이렇다 정의내릴 수 없다. 또한, 그래도 경감이라며 조사를 해서 알아냈다는 유미영의 정보, 세 나쁜 녀석들과, 오구탁 경감의 면직일 사이의 관계, 왜 하고많은 범죄자들 중 이들을 선택했는지의 이유가, '나쁜 녀석들을 이용하여 더 나쁜 녀석들'을 잡는 드라마의 숨은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죄자를 단죄할 수 밖에 없는 비도덕적 도전에 대한, 고뇌와 해명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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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tator 2014.10.05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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