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의 주말 예능 <맘마미아>는 4월에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불과 한달 정도된 이 시기에 mc를 맡고있는 샤이니의 민호가 물러난다고 한다. 이유는 해외 공연 스케줄.

무슨 해외 공연 스케줄이길래, 불과 한달전에는 예측할 수도 없었던 일일까? 샤이니의 소속사 sm은 그만큼 주목구구식으로 일처리를 했기에 생각지도 못한 스케줄이 갑자기 생긴 것일까? 그도 아니면 함께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버거워서 못하겠다는 것인가?하지만 어떤 이유를 댄다해도, 불과 한 달만에 프로그램의 mc자리를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엄밀히 <맘마이아>란 프로그램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아마도 다른 만만한 기획사 사람 같았으면 '찍혔다'느니, '퇴출'이란 말이 나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런데 찍히기는 커녕? 후임이 '규현'이란다. 아니, 그 자리는 SM 아이돌들 전용석이었나?

 

 

그런데 방송가에서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MBC의 <라디오 스타> 역시 군대에 간 '슈퍼 쥬니어'의 희철 대신에 규현을 영입했다. 이번에도 규현? 이 친구는 SM에서 제일 만만한 땜빵 전문 아이돌인가?

현재 공중파 예능만을 놓고 봤을 때 예능 프로그램에서 고정적으로 활약하는 아이돌 중 SM 소속 아이돌의 숫자가 아마도 가장 많을 것이다. <라디오 스타>의 슈퍼주니어 규현, <우리동네 예체능>의 동방신기 최강 창민, <맨발의 청춘들>의 슈퍼쥬니어 은혁, 그리고 물러난다고 하는 <맘마미아>의 민호까지. 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예체능>의 경우, 다루는 게임 종목에 따라 게스트가 바뀌는데, 탁구를 할 때는 샤이니의 민호에, 이제 볼링에 최시원까지, SM 아이돌들이 단골이다. 더구나, 이들 중 두 프로가 SM의 방계 회사, SMC&C에 소속된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강호동을 비롯해서, 신동엽, 김병만, 김수로 등 다수의 연예인들을 영입하고 있는 SMC&C의 상황을 볼 때 앞으로 시청자들이 텔레비젼을 통해 더 많은 SM 아이돌들을 만날 확률이 높아지면 놓아졌지 낮아지지는 않을 듯하다.

 

까짓 거 능력있는 기획사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자기 소속사의 아이돌들을 끼워넣는 게 하루 이틀 된 일도 아니고, 굳이 예능이라고 해서 문제가 될 게 있냐 할 수도 있겠다. 드라마든, 예능이든 아이돌 한 두 명 들어가는게 예삿일이 된 상황에서. 하지만, 그래도 그게 정도가 있는 것이지, 저렇게 대놓고 대물림까지 하는 상황은 좀 너무 노골적이지 않나? 재벌집 자제라 하더라도 대놓고 큰놈 앉았던 자리에, 작은 놈 앉히는 이런 일을 대놓고 하지는 않는다. 하다못해 상속을 해도 눈치껏 상속세라도 낸다. 그게 아니면 법정에 서거나, 지탄을 받는 세상이다. 어떤 '상속'의 댓가가 오고가기에 예능 MC자리를 대놓고 대물림할까?

작은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일반 고등학교였다. 그런데 워낙 특성화 고교로 아이들이 몰리다 보니, 작은 아이가 입학 할 때 이과 중심의 특성화 고교로 전환을 했다. 순진한 엄마는 설사 그렇다 해도 문과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는 않겠다는 학교 측의 말만 믿고 문과인 아이를 그 학교에 보냈었다. 그런데 웬걸, 학교 측에서 이과 학생들에겐 온갖 외부대회나 실험 실습 기회를 제공하며 이른바 입학 사정관제를 위한 스펙을 쌓아주고, 그것도 모자라,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문과 학생들을 제물로 내신까지 이득을 챙겨주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반고의 평범한 성적으로는 현 대학 입시의 변칙적 입학 사정관제란 시스템을 뚫고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수 없으니까.

JTBC의 <썰전>에서 3대 기획사 아이들을 평가하며, SM아이돌들을 이런 특성화 고교 아이들과 같다고 했다. 학교에서 알아서 공부시켜주고, 스펙 쌓아주며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해주는. 그렇게 어른들이 챙겨주는 학생들이 쌓은 스펙으로 대학을 여유만만하게 갈 때 순진하게 공부만 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듯, 거대 기획사의 압도적 영향력 틈에서 또 어떤 mc꿈나무가 스러져 갈 지 모를 일 아닌가.

 

1박2일을 통해 국민 남동생의 이미지를 쌓아 드라마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승기가 어쩌면 예능에 진출하고 있는 SM아이돌을 비롯한 대다수 아이돌들의 이상형일 수도 있겠다. 더구나, 샤이니의 민호나,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처럼 드라마에서 '발연기'라며 혹독한 비난에 직면했던 친구들이라면 더더욱.

장대한 포석이 아니라도, 이제는 저물고 있는 아이돌의 시대에, 나이가 들어가는 아이돌들의 재취업이 시급한 과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 되었든, 입학 사정관제 조차 불공적이라 낙인찍혀 없어질 것이 분명한 즈음에서, 공공재인 방송에서 대놓고 불공정 거래가 있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by meditator 2013. 5. 13.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