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를 논하기 전에, <미스코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미스코리아>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별에서 온 그대>가 경쟁작이란 말이 무색하게 20%을 훨씬 웃도는 시청률로 쭉쭉 치고 나가고 있는데다, 그나마 만만한 경쟁작이던 <예쁜 남자>가 이번 주로 종영하고, 다음 주부터는 방학기 원작의 <감격시대>가 야심차게 대기하고 있으니, 뭐라도 해야 할 입장인 것이다. 아마도 그러기에, 삼일 밤을 샌 주인공 이연희를 <라디오 스타> 미스코리아 특집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놓고 보자면, 과연 <라디오 스타>는 자신의 프로 앞에 방영되어 자기 프로그램의 시청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같은 방송국 수목 드라마에 도움이 됐을까? 그 답은 글쎄다. 아니 오히려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일 지도 모른다는 느낌까지 들기도 한다. 


(사진; 한경 닷컴)

물론 시작은 이 드라마의 히로인 이연희에 대한 화려한 소개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 화제가 되었던, 계란과 귤의 먹방을 재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뿐, 삼일 밤을 새고 온 여배우 이연희는 그 자리에 앉아 눈빛을 흔들리지 않느라 애쓰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보였고, 프로그램 말미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하는 소회를 남기기에 이른다. 

오히려 1월 8일의 <라디오 스타>를 빛낸 것은 이제는 분량도 없는 아마도 이젠 나오지 않을 거라는 예측을 하게 되는 쥬얼리의 멤버 예원이었다. 하지만 과연 예원의 독보적인 활약이 드라마 <미스 코리아>에 도움이 되었는가 라면 그녀가 <라디오 스타>의 출연으로 다시 간택되어 드라마에 나오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을 듯하다. 

드라마 내의 캐릭터를 다시 재연하는 예원의 모습은 톡톡 튀었지만 그 모습을 다시 볼 이유가 없을 것 같고, 오히려 예원이 전하는 바 주인공 이연희에 대해 섭섭했던 점은, 모 신문 연예계 가쉽란에, 신인 여배우를 군기 잡으려는 못된 선배 여배우에 대한 이야기처럼 이미 회자되었던 것이라, 주인공 이연희의 이미지를 갉아 먹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라디오 스타> 제작진은 가쉽으로 떠도는 이야기를 굳이 또 거르지 않고 방송으로 내보냈다. 언제나 그렇듯 이연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명은 변명을, 구설은 구설을 낳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라디오 스타>는 그걸 마다치 않는다. 

(사진; 폴리뉴스)

심지어 이제는 나오지도 않는 예원에 이어, 서브남이라는 이기우의 분량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는 경지에 이르르면, 과연 <미스코리아>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이 드라마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라며.

물론 <미스코리아> 특집까지 마련해 주었음에도 제작진이 밝히듯이 촬영 때문에 자리를 채워주지 못한 주인공급들 때문에 애초에 원하던 바의 그림이 그려질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1월 8일의 방송분은 애초에 원하던 그림이 나오지 않은 <미스코리아> 특집이라기 보다는, 그래도 애써서 <미스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을 홍보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기 보다는, 시늉으로만 홍보요 하고, 그저 늘 <라디오 스타>가 하던 식의 레파토리를 반복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식이었다면 과연 주연 여배우가 삼일 밤을 새고서도 이 프로그램에 참석할 의의가 있었나 싶게.

즉 <라디오 스타>라는 프로그램의 강박인 것이다. 오늘도 누구 하나를 띄워야 한다는. 오늘도 출연자 중 누구 한 사람을 검색어의 수위에 올라갈 만한 이슈를 만들어 내세워야 한다는 강박이 앞 시간대 드라마<미스코리아>에 대한 지원 사격이란 명제에 앞서는 것이 1월8일의 방송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출연한 네 사람 중 스스로 열심히 주목을 받으려는 예원이 치고 나오고, 여주인공 이연희는 계란과 귤이나 먹다, 존박이 해서 유명한 '니냐니뇨'나 해주고 간 셈이 되었다. 이기우는 기면증 재연이라도 해서 빵 터져 강력한 한 방을 보였다지만, 제작진의 예언처럼 등장 인사가 마지막 멘트가 된 허태희는 마지막 인사조차 편집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이기우의 배우들은 <라디오 스타>를 무서워 한다는 말처럼, 예능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감히 <라디오 스타>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홍보할 엄두를 내선 안된다는 명제를 재연해 줄 뿐이었다. 

<라디오 스타>가 살벌한 토크 서바이벌이요, 미는 놈만 밀어준다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새삼 확인할 필요조차 없는 사실이라지만, 과연 자사 드라마의 홍보의 장을 펼쳐놓고 까지 이런 식이라면, 굳이 애써 그런 장을 열 필요가 있을까 싶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그램 내내 드라마 <미스코리아>에 대한 제대로 된 소개는 '가슴' 등 가쉽성 소재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기우의 말 대로 정말 좋은 드라마라지만, <라디오 스타> 어디에서도 정말 좋은 드라마 혹은 그게 아니라도 재미있을 거 같은 드라마, 파스타의 제작진이 다시 뭉쳐 만든 드라마, 골든 타임의 배우들이 다시 한번 고군분투하는 드라마,  <미스코리아>의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제주도를 오가며 찍었다는 하다못해 그 흔한 촬영 에피소드조차 없었으니 더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싶다. 

물론, <라디오 스타>는 <미스코리아>의 홍보건 뭐건, 늘 자신이 해오던 대로 해왔으니, 굳이 탓할 꺼리가 없다라고 하면 없을 것이다. 아니, <라디오 스타>는 <라디오 스타>지, 왜 대신 홍보를 해줘 라고 당당히 반문할 수도 있을 수도 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대신 이제 mbc프로그램이라도 자기 작품의 홍보를 위해서는 kbs2의 <해피투게더>의 한 자리를 섭외해 보는게 나을 듯하다고 말할 밖에.


by meditator 2014. 1. 9. 08:53